명절 한 대목을 보기 위해
입실 문화관 확성기 소리가 연안까지 들린다.
여기는 입실 문화관
입실 문화관 마이크 선전실입니다.
오늘 저녁에 여러분을 모실 영화
시네마스코프 총천연색 대심청전
도금봉 최은희 허장강...
국내 인기스타 총 망라한 영화 시네마스코프 총천영색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영화 대심청전....
구태여 선전을 하지 않아도
소문이 쫙 퍼져서 이번 설에 용돈 생기면
새로 생긴 극장 입실 문화관에 상영 할 영화
대 심청전
총 천연색 시네마스코프라고...
그 때만 해도 시네마스코프에다 총 천연색이면 대단한 것이고
그런 영화 한 편 보고 오면 동네 사랑방에 친구들 모아 놓고
적어도 1주일은 화재의 주인이 된다.
기껏해야 홍보 영화나 대한 늬우스
그것도 신기해서 영화 온다는 소식이 있으면 저녁 일찍 먹고
입실 초등학교 운동장에 햐얀 천 임시 막을 세워서
대한 늬우스 후에 짧은 단막극 하나 보고 오면
그 흥분된 마음은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희안한 세상이라고 입을 모았는데
그 화면 10배나 더 큰 화면이 꽉 차다도록 넓은 은막에
총천연색으로 그 당시 유명했던 배우들
엄앵란 신성일 신영균 박노식 황해 이예춘 장동휘 허장강...
국내 인기스타 총 망라한 시네마스코프 총천연색
지옥문을 보고 와서는 그 감동으로 뇌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리 설 명절이라고 하지만 입장료가 보통이 아니니
일찌감치 포기를 하고 있는데
뒷동네에 사는 친구가 와서 영화 보여 주겠다고
같이 가자고 하여 기대를 하고 따라 갔더니
그 친구도 돈이 없어서 담치기 하여
화장실로 들어 가는 길로 들어 가면 된다고 하네...
그런데 왠지 마음이 내키지 않아서
같이 간 다른 친구는 그 길로 따라 들어 가니
낙오가 된 신세로 영화관 앞에 진열한 사진 구경만 하고
간판 푸로에 그려진 영화 배우 사진만 보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 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가설극장이 입실 갱빈에서
야외 극장으로 포장으로 쳐 놓고 총천연색은 아니지만
'오인의 해병' '아카시아 꽃잎이 필 때'...
이런 영화를 상영 할 때는 주위에 빙빙 돌다가
동네 형들이 포장을 들어 줘서 잽싸게 들어가면
한 푸로 보는기고 붙잡히면 붙들여 나오는긴데
붙잡혀 터지는 것은 시제 몫이라..
그렇지만 바깥에서 소리만 들어도
그 날 밤 거기까지 간 충분한 보상은 받은기라..
그런데 상영을 중간 쯤 했을 때
마음 좋은 주인께서 포장을 걷어 주니
절반은 공짜로 모두가 함께 하니 함성도 커진기라
몰라서 그렇지 영화는 뒤에 결론만 보면
다 보는긴데 그 날은 횡재를 한 것이라
그 덕에 지금도 '오인의 해병'이나
'아카시아 꽃잎이 필 때' 영화 봤다고 하지...
주인공 황해의 화이바 뒤로 젖히는 폼이 햐....
정말 기막히는데...따다다다다...폼도 좋고
스릴도 얼마나 있었던지..
그런데 사고가 났다.
밤도 아니고 대낮에 그것도 책보자기를 들고
그 화장실로 들어 가다가 친구 둘이가
잡혀서 학교로 끌려 왔데이...
그 날 학교에서 화장실로 들어가서
시네마스코프를 보고 왔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대낮에 들어가 보니 상황이 말과는 달라서
어리둥질 하는사이 이 친구들 주인에게 잡히고
경찰에 넘겨지니 학교까지 끌려 왔지....
주인도 그렇고 경찰도 그렇지
그렇게 넘길거는 또 뭐고
적당히 타일러서 보내면 될 것을....
그런데 모질게 때리는 선생은 또 뭐라
그 뒤로 영화 얘기만 해도 고개가 흔들려서
내가 당한 일은 아니지만 매 맞는 친구를 보고...
영화가 싫어진게라...
그 해 초등학교 졸업식 날
나에게 배정된 대외 상이 하필이면
입실 문화관장 상이라
담치기 않았다고 주는 상이려나...
그 뒤로는 문화관에서 확성기기 소리가 아니라도
차에 싣고 동네방네 다니면서
확성기로 외치는 소리가
왜 마음 속으로 안들어 오고 소음으로 들리는지
그럴수록 그 소리는 더 크게 더 크게...
오늘 저녁 여러분을 모실 영화
시네마스코프 총천연색 대심청전
도금봉 최은희 허장강...
국내 인기스타 총 망라한 영화 시네마스코프 총천영색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영화 대심청전....
첫댓글 보통 기억력이 아니고...이것은 정말 살아있는 인간 시네마스코프네....글을 읽어면서....영화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드네 ...입실 확성기 소리가 연안까지 들리는가베...나는 몰랐던 사실이고...모화에도 가끔 가설극단이 와서 가 본적이 있는데..천막 밑으로 숨어서 들어가기도 하고...끝날 무렵되면 천막 걷어치우기도 했고...공짜 볼라카다가 두들겨 맞기도 했지만,...경찰이 동원되고 선생님에게 일러주는 사례는 못들어봤는데...입실에서는 좀 각박하기는했네...참 재미있네..
얻어 맞으면서도 한 푸로 보고 나오는 놈이 용기 있는 놈이지...그 것도 못하는 놈...나중에 아무것도 못하데요...어릴 때 보고 싶은 마음 그 호기심이 얼마나 큰 마음을 먹게 했던지....그 맞은 친구가 친구들 중에 가장 성공한 친구로 세상을 살고 있지요...
가설 극장 가고 오고 하다가...처녀 총각들...연애도 하고....재미도 보고....역사가 이루어지기도 하고,,,,추억이 많았을 것이라....모화 촌놈들은 순진해서 그래 못했지만....입실 연안은 좀 별난 동네라 많이 있었지 싶기도..ㅎㅎㅎ
아마도 그 때 부터 연안 총각에게 잡혀서 지금껏 살고 있는 분 계실거에요 ㅎㅎㅎㅎ
입실1구 이해길선배님댁 가설극장 대단했지요, 우리 3구 철뚝밑 동네는 시끄러워서, 그런데 이해길선배 4촌동생이 우리친구라서 일찌감치 같이 1구 그집에 숨어들어 공짜 구경하던 생각이 나네요...
선배님께서는 빽이 든든하셨네요...가설 극장은 바깥에서 소리만 들어도 내용을알수가 있었습니다...그 뒤에 영화 한 푸로 보면 입장권을 추첨해서 제봉틀을 줄때는 그래도 중간 정도에 막을 거두고 여러 사람 구경토록 배려를 해 주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