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추억

[청사.]

옥수수 추억

어느 시인은 내 고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라고 노래했지만
내 고향 칠월은 옥수수가 익어가는 계절입니다.
어릴 적 개울 건너 앞 밭에는 그리 넓지 않은 옥수수밭이 있었습니다.
황금빛 햇살 아래 푸르른 잎 사이로 옥수수가 익어갈 때 여름방학이 시작되곤 했습니다.

봄에 옥수수 알갱이를 땅에 묻어 놓은 행위만으로 파종을 끝냈는데
어느새 자라 내 키보다 훌쩍 더 자란 옥수수는 경이로웠죠.
나란히맥으로 이루어진 긴 이파리는 가장자리가 날카로워 스치기만 해도 상처를 남기곤 했는데
그래서 옥수수 따기는 무더운 여름철에 쉽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밭일을 갔다 온 아버지 지게에 옥수수가 대궁째 베어져 한 짐 실려있을 때
연미색 껍질을 벗기면서 행복했고, 옥수수수염을 따 내면서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옥수수는 단순한 여름 간식이 아니라 소중한 추억과 행복을 담은 존재였지요.

옥수수 속대를 씹어본 적이 있는지요?
옥수수는 사탕수수와 비슷해서 속대에 당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습니다.
단단한 껍질을 벗겨서 속살을 씹으면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지곤 했지요.
잘못 벗기면 겉껍질에 손을 베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옥수수를 삶아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어릴 적에는 좀 더 익은 옥수수를 은근한 불에 구워 먹기도 했고
바싹 마른 옥수수는 알곡을 털어 잘 말려 뻥튀기로 먹기도 했습니다.

옥수수를 손으로 밀어 여러 알갱이를 붙여 쌍으로 만들기도 했는데
누구의 길이가 긴가 내기를 하기도 했지요.
여름날 베어진 옥수수 대에 앉는 고추잠자리를 잡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내년에 종자로 쓸 요량으로 옥수수 다발을 만들어 서까래에 매달아 놓기도 했는데
나름 풍요로운 시골의 풍경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주변을 보면 옥수수가 참 많이 보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옥수수 수입국으로 세계 2위의 국가입니다.
생산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는 미국과 중국이고 수입을 많이 하는 나라는 일본과 우리나라입니다.
우리나라 옥수수의 자급률은 0.7%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 99.3%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거든요.

쉽게 말하면 사료용으로 쓰이거나 제과 제빵으로 쓰이는 옥수수는 전량 수입이란 것이지요.
밀, 쌀과 더불어 세계 3대 식량으로 불리는 옥수수는 우리나라에서 평가절하된 느낌이 적지 않습니다.
좁은 농경지에 옥수수 경작지를 획기적으로 늘리자는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우리가 처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 중요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우보십리]

옥시기 !
저희 고향에서는 옥수수를 옥시기라 불렀죠.
올해는 30대궁만 심었는데, 1대는 은제 죽었는지,
29대궁에 2개쓱 열매를 매달고 있더군요.
물론 아내가 심고 물주며 키우는데 전 가끔 츠다보기만 할 뿐...

근데 열매 2개 중 하나는 따버려야 한다는 얘기도 있던데, 맞나요?
전 걍 2개쓱 다 키우려구요.
하나를 따버리면 한개가 더 튼실하게 자랄 수도 있겠지만,
웬지 태아 중절수술하는 거 같아서리......

[청사.]

옥수수를 시장에 내다 팔려면 1개만 기르는 것이 더 유리하구요..
그냥 먹을 것이라면 2개를 기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3개는 무리이구요..ㅋㅋ

아래 달린 것은 어차피 상품성은 없으니..
그냥 삶아 드시는 걸루... 이웃과 나누기에도 부실한 것이거등요..

함튼 텃밭을 가꾸시는 분들.. 부럽습니다.

[카리스마 리]

[청사.]

우린 학교 다닐 때 왜 크기 순으로 번호를 정했는지..
중1-고3까지 10번 이내의 번호를 갖고 살았는데..

고2때 발 뒤꿈치 들어서 12번까지 해봤다는..ㅋㅋ
뭐 졸업해 보니.. 키가 세상살이에 큰 걸림돌은 아니던데..
왜 그땐 그랬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