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날 동호회 회원한분이 전주에 오셨어요. 밤사이 눈이 와서 택시를 타는게
좋겠지만 체인을 끼워서라도 자동차로 이동할려고 했습니다.
그분께서는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시기 때문이에요!
마중나간 기차역 그리고 가까이서 처음보는 ktx
휠체어 하차를 위해 전동식리프트가 대기중인걸 보고 그곳으로 갔습니다.
일단 한옥마을에 갔습니다. 노면이 다소 미끄러웠지만 회원님께서 탑승한
휠체어 무게도 있고 뒤에서 제가 밀어서 이동하니 생각만큼 어렵진 않았지만
눈이 다져지 않고 수북히 쌓인곳은 바퀴저항이 심해서 피해가야 했습니다.
한옥마을에서도 유명한 베테랑칼국수집입니다. 사실 다른곳을 갈려고 했는데
휠체어가 들어갈만한 음식점이 많지 않더라고요. 평소처럼 손님으로 혼잡했지만
주변분들께서 휠체어가 들어가기 좋은 자리로 양보를 해주셔서
(두팀이나 기꺼이 이동해주셨어요)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눈이 온탓인지 몰라도 주말이지만 한적하여 이동하는데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
그 외 한옥마을 여기저기를 둘러봤는데 걸어다닐땐 큰 문제가 안되던 작은턱
들이 휠체어를 끄는 동안엔 작은 장애물이 되었는데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이
없을땐 작은 턱 도 크게 보일수 있겠구나 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시 전주시내로 출발..!! 정말 다행인게 차 트렁크가 작아서 휠체어가 겨우
들어가네요. 휴~ ;;;;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다시 트렁크에서 휠체어를 꺼내는것도 손이 가지만 차에서
다시 휠체어로 탑승하는게 무척 힘들어 보였습니다. 도와드리고 싶었는데
혼자 하시는데 편하시데요..
다시 휠체어를 밀며 이동해보니 인도는 다 평평한줄 알았는데 미세하게 기울어진
구간도 있더군요. 이런곳에서 똑바로 갈려면 더 힘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은곳을 지나갈땐 다들 휠체어를 보고 피해주셔서 어려운점은
없었는데 시각장애인을 위한 유도블럭이나 울퉁불퉁한 인도에선 최대한
휠체어가 흔들리지 않기 위해 힘껏 손잡이를 잡아야 했어요.
평소 가고 싶다고 하셨던 곳을 들렀는데 그중엔 풍년제과도 있었습니다.
아마 풍년제과는 처음듣는분도 많으실텐데요 전주에만 있는 빵집일꺼에요.
그런데 여기 초코파이가 유명하다고 하네요. 저도 그분덕에 알았습니다 ㅎㅎ
호진이 줄 초코 파이도 사서 다시 주차장으로 갔어요.
원래 다음 코스는 제가 강추했던 커피집이였는데 그분께서 힘드신것 같아
커피집은 스킵하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저도 실례가 될거 같아서 자세히여쭈어
보진 않았지만 다리가 불편하시면서 통증도 있으신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예상치못했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휠체어 없이 이동이 힘들다보니 정작 저희집에 오셔서 집에 못들어가는 상황이
된거에요.. 보통은 휠체어를 그대로 타고 들어가신다고 했는데 눈때문에
더러워진 휠체이를 타고 실내로 들어가는게 부담스러우셨나봐요.
저는 장판이라 그냥 닦으면 된다고 설득했는데 결국 밖에서 시간을 좀 보내다가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이때부터는 저희부부와 호진이도 같이 동행했습니다 ^^
이제부턴 항상 염두를 해야 하는것이 있었죠 휠체어가 들어갈수 있는 음식점을
고르는데 그중에서도 잘하는곳으로 찾다보니 전주 래래향이 떠올랐습니다.
래래향은 언제가도 좋네요 !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또 소소한 문제가 생기더군요. 음식점과 인도까지
약간 비스듬한 경사가 있는데 휠체어의 앞바퀴가 인도에 닿아서 꼼짝도
않하는거에요.. 결국 다시 위로 올라가서 큰 바퀴가 먼저 닿도록 반대로
내려오니 별문제 없었습니다.
기차역 주차장에 가보니 장애인 주차구역이 보이길래 거기에 주차했습니다.
제차는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할수 있는차가 아니지만 평소 저는 이러한혜택은
자동차말고 사람에게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가 되는차라도 일반인이 운전하면 주차해선 안되는것이고
주차허가가 안되는 차라도 휠체어를 타는분을 동반한다면 주차하는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장애인주차구역이 더 확대 되고 이름을 노약자주차구역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도 다리를 다쳐서 잠시 목발을
짚어야 한다면 그동안만은 이런 주차공간을 쓸수도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한 규칙은 선진화된 교통문화에 따라 철저하게 지켜져야 할거고요..
기차역에서 커피를 한잔하며 호진이 재롱도 구경하고 시간을 보냈는데 기차가
오는 시간이 많이 남아서 먼저 인사를 하고 떠났습니다. 기차에 탑승을 위해서
리프트 가 먼저 준비 될수 있도록 발권할때 요청을 해야 하네요..
집으로 돌아와서 초코파이를 먹어봤습니다. 나름 유명하다는데..ㅎㅎ
맛은 괜찮네요 생크림과 호두 그리고 딸기잼이 조금 들어가 있어서 새로운
느낌이였어요.
하루동안 휠체어를 끌면서 그전에는 안보이고 알지 못했던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느껴졌고 또 한편으로는 배려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 시설도 잘되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 기억으론 전주역에 엘리베이터가 없었는데..
휠체어용 엘리베이터가 있더라고요 그덕에 편하게 이동했습니다.
평소 아이디만 알고 지내던 회원님을 만나서 즐겁기도 했고 보람도 느껴진
그런 하루 였네요.. 오늘 아침에 눈떠보니 쪼끔 뻐근한 느낌이들었습니다.
딱 하루 뒤에서 밀어준것뿐인데.. 항상 휠체어로 이동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힘드실까 라는 생각을 하니 이런부분에서 저도 많이 배려해주고
양보해줘야겠다는 다짐이 들었습니다!
첫댓글 대단하네요.
고생많으셨어요
저야 딱 하루경험해본거지만 몸이 불편하신분들 마음을 아주아주아주아주 쪼끔이나마 이해할수 있었어요 ㅠㅠ
등업감축드립니다 ^^
헙!! 붕가이님.. 저 등업된건가요 +_+ 엄마야!
고생 하셨어요...!
등업 축하드립니다...! 이제 자주 뵐수 있겠네요,,,,,,
헙!! 감사합니다
맞아요.
장애가 있는 분들과 함께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
다시 한번 마음에 새깁니다.
좋은말씀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