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끝에 경남 산청 지리산 대원사계곡길을 다녀왔습니다. 길은 순한데 뭔 난관이 그리 많은지 모르겠어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3년전 가려고 마음 먹었지만 장마때문에 취소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여름 트레킹 일정에 넣었지만 코시국 때문에 물건너 갔습니다.
이번엔 3주전에 정기트레킹 공지를 띄었는데 하필이면 최근 며칠새 수도권과 충청권 물난리 때문에 애를 태웠습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굳이 가지않을 이유를 찾을 수 없더군요.
참가인원은 마힐로가 정한 하한선을 넘었고 13일 산청지역은 하늘이 맑다는 예보가 있었습니다. 더구나 일주일전에 버스를 예약해놓았으니 취소하기도 애매했습니다.
씩씩하게 떠나기로 한 판단은 옳았습니다. 덥기는 했지만 지리산 계곡은 항상 기대했던 그 이상을 보여줍니다.
최근 잔뜩 찌푸린 하늘과 잦은 비 때문에 다운됐던 마음에 생기가 돈 것은 나 뿐만은 아닐겁니다.
일단 대원사계곡길의 들머리인 유평주차장에 도착하니 하늘이 얼마나 쾌청하던지요. 최근 경남지역 가뭄에도 불구하고 계곡의 물소리 만큼은 우렁차고 산과 숲과 계류와 하늘이 조화를 이룬 계곡미도 일품입니다. 역시 거대한 산은 결이 다르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기록을 보니 대원사계곡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중봉, 하봉을 거쳐 쑥밭재, 새재, 왕등재, 밤머리재, 응석봉등 산자락 곳곳에서 발원해 깊은 골짜기를 따라 흐르는 12km의 길고 긴 물줄기더군요. 그 만큼 전설도, 사연도 많은 계곡이겠지요.
마힐로는 유평주차장에서 대원사를 지나 유평마을까지 왕복 8km를 걸었습니다. 마음은 산청 1경인 천왕봉에 가있지만 무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등산 간것은 아니니까요. 회원들의 맛있는 점심도 챙겨야 하고요.
이 길은 전북 무주 덕유산 무주구천동계곡길과 경남 합천 가야산 홍류동계곡길과 비교되는 길입니다. 그 옛날 스님과 민초들이 짚신신고 다니던 시절, 깊은 산속 계곡에 접해있던 백련사와 해인사, 대원사등 천년고찰은 거칠고 고적한 오솔길로 왕래했으나 이젠 시대가 변해서 사찰로 올라가는 도로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그 아름다운 계곡을 그냥 놔둘리 있겠어요. 찻길이 아닌 흙길과 데크길로 걸어서 올라갈 수 있도록 계곡을 끼고 별도로 길을 냈습니다. 대원사계곡길은 계류 폭이 좁고 풍광이 아기자기한 무주구천동길과 홍류동계곡길에 비해 선이 굵고 용소가 크고 깊으며 광활합니다. 다만 홍류동계곡의 낙화담처럼 길의 대미를 장식하는 인상적인 폭포가 없어 다소 아쉽습니다.
오는 15일이 말복이니 올 여름 계곡을 찾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유턴지점인 유평마을 계곡의 차고 깊은 물에서 회원들이 탁족을 하거나 물에 뛰어들었습니다. 지리산 대원사 국립공원내에서 공식적으로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옷을 입은채 입수하는 회원들의 얼굴엔 동심이 가득합니다.
귀로에 국내 3대 비구니 참선 도량인 대원사에 들렸더니 커다란 배롱나무가 시선을 끌었어요. 초록이 가득한 한 여름에 분홍빛으로 화사함을 내뿜는 배롱나무는 이 절의 품격을 보태줍니다. 배롱나무 곁을 한참 지키다 원점으로 돌아오는데 갑작스레 장대비가 거칠게 쏟아졌습니다. 화들짝 놀랐지만 얼마나 시원하던지요. 대원사계곡에서 추억 한자락 더 얹었습니다.
대원사계곡길과 야영장으로 갈라지는 출렁다리에서.....
23살 최연소 회원인 산과들 주니어 오상준군.
요란스럽게 흐르며 무더위를 식혀주는 대원사계곡 하류
유평주차장에서 대원사까지는 40여분 걸립니다.
사찰앞 유평마을 안내도앞에선 개나리 부부.
귀부인과 국군간호장교 1년 선배언니.
대원사에서 유평마을로 가는 다리위에서 금당.
아웃도어부터 거친 상남자 포스를 보여주는 비홍.
아주 오랫만에 마힐로에 컴백한 열무와 친구.
아마조네스 트리오, 연부인, 페퍼민트, 느티나무아래.
귀부인
대원사에서 유평마을로 가는 중간지점에서 동추, 블랙걸, 귀부인 일행.
늘 씩씩한 산과들.
낭랑한 물소리를 들으며 그늘 진 테크길을 열심히 걷고 있는 회원들.
반환점인 유평마을 계곡에 도착해 다이빙 선수처럼 한 손을 들고 입수를 준비하고 있는 귀부인.
"점잖은 체면에 입수는 좀 그렇고 탁족이나 할까나~~~"
상섭님.
"뭘 모르는 말씀, 얼마나 시원한데요~~~~"
물 만난 인어아줌마, 동추와 귀부인.
"옷 다 젖으면 어떻게 하려고~~~~"
현우
"옷이 대수예요~~ 찜통더위에 차가운 물속에 드러누으면 잠도 잘와요 ^^"
산과들 주니어.
"아들아~~~ 잠만 자지 말고 지리산계곡에서 멋진 추억을 쌓아야지~~~"
산과들
"그럼요.... 사랑하는 아빠와 함께~~~"
오랫동안 잊지 못할 행복한 추억을 쌓은 산과들 부자.
"다음엔 아들 데리고 오기로 하고 오늘은 우리끼리 친목을 다지자고~~~~"
산뽀와 비홍.
"남의 딸이라도 함께 찍어줘요~~~~"
비홍.
"나도 다음엔 우리딸이랑 같이 와야지~~~~"
느티나무아래.
"우린 그냥 물놀이나 합시다~~~~"
경남 양산 석남사, 충남 예산 수덕사 견성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비구나참선도량인 대원사의 참선공간으로 들어가는 월정문
월정문앞 배롱나무 아래에서 블랙걸.
금당
동추
동추 친구.
귀부인 선배
귀부인과 선배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했던 보물 1112호 대원사 다층석탑 앞에서 비홍.
붉은색이 감도는 탑은 646년신라 자장율사가 세웠으며 1989년 해체복원때 58과의 부처님 사리와 사리를 넣는 사리장엄구편이 발견됐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월정문 뒷쪽 풍경도 인상적입니다.
엄마와 함께 소중한 추억을 남기고 있는 산과들 주니어.
대원사를 고풍스럽게 치장하고 있는 일주문 가는 길의 수백년된 금강송
첫댓글 시원한 계곡에서 풍덩하고 쏟아지는 소나기를 맞으며 울가족 올여름 마지막을 마무리 하네요~
좋은 추억 또 하나 쌓아 갑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기회 되면 온 가족이 함께 와서 좋은 멋진 추억 쌓아요. ^^
무더위에 시원한 계곡트레킹 참 좋았어요...오래 생각날것 같아요
회장님 늘 감사합니다~~^^
나도 시원한 물속에 들어가서 참 좋았어요... 다음 주말 트레킹에서 봐요. ^^
끈끈했던 출발을 잊고 유평마을에서의 물놀이와 간식은 모든 힘듦을 한꺼번에 보상받은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게다가 오랫만에 쫄딱 맞은비도 저는 사실 아주 즐거웠습니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셔 우산도 없이 당황했지만 어찌나 시원하던지~~~^^ 다음 주말 트레킹에서 만나요.
오래간만에 참석한 트랙킹. 역시 트랙킹은 좋은것임을....
회장님의 수고로움은 여전하시군요. 회장님이 계시기에 마힐로가 운영되는 것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고마우이...^^ 자주 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