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교육] 한국은 지금 '어린이 한자열풍'
작년 한자검정 104만명중 어린이가 71만명 논리·과학적 사고 익혀… 학습지 시장 호황 한자 주사위놀이 등 초등학교서도 '교육붐'
[안석배, 정시행 기자]
“너무 쉽잖아.”
“다음 급수는 언제 봐?”
일요일인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아현중학교. 한국외국어평가원 주최 ‘실용한자검정시험’이 끝나기 무섭게 교실 안이 시끄럽다. 놀랍게도 교실에는 어린이가 대부분이다.
이날 이 학교에서 시험을 치른 500여명 중 400명은 초등학생이나 취학 전 아동이다. 7급 시험(한자 150자)을 본 김재현(6)군은 “‘部下(부하)’ ‘東海(동해)’ ‘古書(고서)’ 등 독음(讀音)을 묻는 문제는 다 풀었다”며 “작년에 한자를 시작했는데 이제 중국음식점 간판은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 한자교육 열풍이 거세다. 초등학교 때의 한자공부는 기본이고, 취학 전에 한자를 공부하는 어린이가 늘어나는 등 한자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나이도 점점 어려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어문회가 주관한 ‘한자검정능력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은 104만명. 이 중 71만여명(68%)이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였다. 특히 취학 전 어린이의 한자시험 응시자는 2001년 2574명에서, 2002년 6896명, 2003년 1만2164명, 2004년 2만4678명으로 급증세다.
한자교육 열풍의 진원지는 초등학교다. 한자가 정규과목으로 개설돼 있지 않은데도, 대부분의 학교에서 재량수업·아침자습을 통해 한자를 가르친다. 본지가 서울 시내 559개 초등학교의 한자교육 실태를 조사한 결과, 411개교(73.5%)가 한자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생에게 한자교육을 시키는 서울 노원구 덕암초등학교에선 1~2학년에게 주사위 놀이(주사위를 굴린 후 윗면에 나타난 한자 맞히기), 5~6학년은 파리채 놀이(파리채를 잡고 교사가 불러준 단어를 먼저 치는 학생이 이기는 게임)로 한자를 가르친다.
백형윤 교장은 “한자를 배운 어린이와 그렇지 않은 어린이는 나중에 학습능력에 차이가 많이 난다. 흥미를 느끼게 하면서 재미있게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 수송초등학교 교실과 복도 곳곳에도 ‘창문(窓門)’ ‘출입문(出入門)’ 등 ‘한자카드’가 붙어 있다. 학생들이 언제든 한자 단어를 익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자 학습 붐을 타고 학습지·참고서 시장도 덩달아 호황이다. 최근 3~4년간 연간 20% 이상 성장했다. 학습지 업계는 한자교육 수요자가 130만명, 시장 규모만 4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03년 11월 출시된 ‘마법천자문’은 200만부 이상이 팔리는 초베스트셀러가 됐다. 에듀조선의 ‘한자능력검정시험 모의고사문제집’은 매출이 작년 대비 50% 이상 늘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경제대국 중국의 부상으로 중국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한자를 일찍 배우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서울 누원초등학교 김영애 교사는 “학교에서 한자경시대회를 실시하면 어떻겠냐고 설문조사를 하니 학부모 80%가 동의하더라”고 말했다. 한자교육이 독서뿐 아니라 사회·수학 등 다른 과목 학습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김현주(40)씨는 “아이가 한자를 배우면서 사회과목을 이해하는 정도가 빨라졌고, 암기력도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강대 김근 교수는 “한자를 배우면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익히게 된다”며 “어려서의 한자학습이 머리를 좋게 한다는 말은 근거없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첫댓글 이거 조선이 19단에 이어 기획한 것임.
저도 급수 2급 따놨는데요...유용합니다. 어디 기안문 작성할 때나 논문이나 자료읽을 떄 막힘없이 읽을 정도니까...중국이라는 나라를 싫어하는 것과 별개로 한자는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나도 초등학교때는 서예학원다니면서 많이 알았지..중학교들어오면서 공부만하느라 한자에 신경끊고 살다보니..이젠 거의 다 까먹었다는-_ㅠ;;
천자문 보다 보면 요즘 안 쓰는 한자 꽤 있던데... 조선이 친일에 이어 친중으로 변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