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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불교회화(불교입문 73쪽-76쪽)
1. 탱화(幀畵)
탱화는 비단 또는 베 바탕에 불보살님의 모습이나 경전 내용을 그려 벽 같은 곳에 걸도록 그린 그림을 말한다. 탱화의 '탱'(幀)은 '틀에 그림을 붙이는 것', '걸개', '서화를 세는 단위' 등을 뜻한다. 흔히 일반 그림에서 족자로 불리는 양식을 말하는 것이다. 고려나 조선시대 때 가장 보편적으로 애용되던 양식이다.
우리나라에 현재 남아 있는 불화 가운데 대부분은 비단이나 삼베, 모시, 또는 면포(綿布)나 종이 바탕에 그림을 그리고 족자나 액자 형태로 표장하여 불단을 비롯한 의식단의 벽에 걸어 봉안한 그림이 대부분이다. 이런 그림을 탱화 또는 후불탱, 삼신탱, 약사탱 등이라 한다.
벽에 직접 그리는 벽화는 이동할 수 없지만 탱화는 액자나 족자 형태 등 별도의 화폭에 그려지므로 이동이 가능하다. 사찰에는 다양한 성격을 지닌 여러 전각이 있는데 각 전각의 성격에 맞는 탱화를 그려 봉안한다.
탱화는 천이나 종이에 그림을 그려 족자나 액자를 만들어서 거는 불화의 한 유형을 말한다. 예배의 대상으로 그려진 불화인 탱화는 법당이나 각 전각에 모신 불상이나 보살상 뒤에 걸려 있다. 그 내용도 모셔진 불.보살상에 따라 모두 다르다.
예를 들면 대웅전 석가여래상 뒤에는 주로 법화경을 설하는 장면인 영산회상이 표현되는 후불탱화가 걸려 있다. 법화경 첫머리를 보면 법화경을 설할 때 온 우주법계의 수많은 불보살을 비롯해서 각 천계의 왕과 왕이 거느리는 무리, 제자, 신도 등 천문학적인 청중이 모였다고 한다. 이 광경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을 변상도(變相圖)라고 하며 이 변상도를 압축한 것이 후불탱화이다.
또 탱화는 거는 장소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 즉 모셔진 불보살 뒤에 거는 후불탱화, 신중단에 거는 신중탱화, 명부전 등에 거는 시왕탱화, 그 밖에 칠성탱화, 산신탱화 등 그 종류가 많다. 이들 탱화는 시대나 지역에 따라 또는 화사(畵師)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부처님께서 깨듣고 들여다본 진리의 세계를 인간의 시각과 감각에 맞추어 가장 알기 쉽게 잘 묘사해 놓은 불교박물관이 법당이다. 또한 깨침을 주는 신성한 곳이다. 입체적 육감을 통해 사람의 불성을 화생(化生)시키는 영성회복의 도량이다.
거기 수미단 위에 부처님께서 앉아 불생불멸의 무언법문(無言法門)을 설하고 좌우에 관을 쓴 두 협시보살이 무언법문을 깨우치지 목한 미혹의 중생을 자애로운 어머니의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계신다. 그래서 불상으로 다하지 못하는 법문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이 탱화이다.
탱화의 종류는 그려진 주제의 내용에 따라 상단, 중단, 하단 탱화 그리고 각 불보살의 전각에 따라 각기 다른 탱화로 구분된다.
상단탱화는 사찰의 중심 법당인 대웅전, 대적광전, 극락전, 약사전, 용화전 등 전각의 상단 즉, 불전의 중앙에 모셔진 불보살상의 뒷면에 거는 후불탱화로서,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불탱화 또는 영산회상도, 극락전에는 아미타불탱화 또는 극락회상도, 대적광전에는 비로자나불탱화, 약사전에는 약사불탱화, 화엄전에는 화엄탱화, 용화전에는 미륵탱화 등을 모신다.
중단 탱화는 불단 좌우측에 있는 영단에는 신중이나 호법신을 그린 신중탱화을 모신다. 하단 탱화로는 영가들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감로탱화을 모신다.
영산전에는 영산회상도를, 16나한 등 나한을 모신 나한전에는 나한탱화를, 미륵불이나 미륵보살을 모신 용화전에는 미륵탱화를 모신다.
관세음보살을 모신 원통전에는 관음탱화를 모시며, 명부전에는 지장보살상과 시왕상 뒤에 모시는 지장탱화와 시왕탱화을 모신다.
천불전에 모신 천불탱화, 독성각에는 독성탱화를, 칠성각에는 칠성탱화를, 산신각에는 산신탱화를 모신다. 그 외에 괘불, 변상도, 제석탱화, 조왕탱화, 팔상성도, 삼불회도, 심우도, 진영, 만다라, 화엄일성법계도 등이 있다.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영축산에서 《법화경》을 열어 불보살에게 설법하는 모습을 도설화한 불화로, 사찰안의 대웅전이나 영산전에 봉안된다. 영산회상탱화는 넓은 의미로는 법화경변상도(法華經變相圖)라 할 수 있겠으나, 좁은 의미로 보면 영축산에서의 석가모니 부처님의 설법상이라 할 수 있다.
영산회상을 구현하거나, 영산정토에 왕생하려는 강한 신앙심의 구체적인 표현이기도 한 이 탱화는 보통 대웅전 후불탱화로서의 영산회상도와 순수한 영산회상탱화로 대별된다. 대웅전의 후불 영산회상도는 보통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좌우에 2대 또는 4대·6대·8대보살과 10대 제자, 호법선신인 대범천(大梵天)과 제석(帝釋)과 사천왕(四天王)과 팔부중(八部衆), 그리고 화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산회상탱화에서는 대웅전의 후불탱화보다 훨씬 많은 보살상·비구상(比丘像) ·화불·천상(天像) 등을 묘사하게 되고, 설법을 듣는 국왕과 대신 등의 청중들, 사리불(舍利佛)이 부처에게 질문하는 장면까지 나타내어 영산회상의 설법하는 현장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이 탱화의 주조는 신(信)·문(聞)·주(主)· 중(衆)·시(時)·처성취(處成就)의 6성취(成就)에 두고 있는데, 영산회상을 접하게 되는 근원은 믿음(信)에 있고 듣고자 하는 의지에 있다.
영산회상의 주(主)는 석가모니불이며, 중(衆)은 1만2천 비구와 운집한 보살이고, 시(時)는 일시(一時)이며, 처(處)는 왕사성 기사굴산 중의 영축산이고, 신(信)과 문(聞)은 도설된 서운과 각종 상(像)의 상호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처와 중은 어떤 실질적인 외적 형상이 아니라 순수한 불자내증(佛自內證)의 드러남이며 일시 또한 경을 듣는 자에 대하여 항상성을 지닌 현재이다.
문(聞)과 신(信)은 환희심의 발로로서 경전 첫머리의 여시아문(如是我聞)에서 찾을 수 있다. 아(我)는 그 자체가 무아(無我)이며 여시의 법(法)은 그대로 듣는 자의 것이 되어 설하는 법에 대한 믿음에 의한 환희만이 있을 뿐 설법자와 청취자의 대립은 사라진다.
이와 같이 영산회상탱화의 도설은 곧 6성취를 온전히 갖춘 《법화경》의 설법 광경을 그대로 도설한 것이며 더 나아가 석존께서 설하신 모든 경의 설법광경을 묘사한 것이다.
현전하는 것으로 청주 보살사 영산회상도, 하동 쌍계사 탱화, 여천 흥국사 탱화, 구례 천은사 탱화, 영국사 탱화, 순천 송광사 탱화, 영주 부석사 탱화 등이 대표적이다.
※극락회상도(極樂會上圖)
아미타불의 서방정토 극락세계를 묘사한 불화로 그려진 내용에 따라 아미타설법도·아미타내영도·관경변상도 등으로 분류된다. 아미타설법도는 서방정토에서 무량한 설법을 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아미타불이 주존으로 봉안된 극락전이나 아미타전·무량수전 등에 걸린다. 또 아미타내영도는 착한 일과 염불을 많이 외운 중생을 아미타불이 서방극락으로 맞이해 가는 그림이다.
관경변상도는《아미타삼부경(阿彌陀三部經)》가운데 하나인《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 설해진 내용을 그린 것으로 서방극락장면을 묘사했다. 아미타내영도는 그려진 형식에 따라서 다시 아미타불만 단독으로 그려진 경우와 좌우 협시보살을 나타내는 아미타삼존불을 그린 경우, 아미타불과 4대보살 또는 8대보살을 그리는 5존도·9존도의 경우, 아미타불과 8대보살 외에 수많은 청문중(聽聞衆) 등이 그려지는 복잡한 형식인 경우 등으로 나누어진다.
이들 극락회상도는 시대가 내려갈수록 복잡한 구도를 보이는데 17·18세기에 이르러 가장 화려한 경향을 띠고 있다. 현전하는 것으로 아미타설법도에는 강진 무위사 아미타삼존도, 대구 동화사 아미타극락회상도, 구례 천은사 아미타회상도와 중앙박물관 소장 수종사 금동불감아미타회상도, 동국대박물관 소장 장곡사 아미타극락회상도 등이 있으며, 아미타내영도에 속하는 것으로는 강진 무위사 아미타내영도가 있다. 또 관경변상도를 그린 것으로는 서산 개심사 관경변상도가 대표적이다.
※시왕도(十王圖)
시왕도는 염라대왕(閻羅大王)을 그린 그림으로 염라대왕은 염마(閻魔,炎魔,焰魔)왕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중국에서 더욱 발전·전개되어 10대왕으로 변형된다. 시왕의 이름과 그 권속의 수를 살펴보면 제1 진광대왕(秦廣大王) 15권속, 제2 초강대왕(初江大王) 17권속, 제3 송제대왕(宋帝大王) 17권속, 제4 오관대왕(悟官大王) 15권속, 제5 염라대왕(閻羅大王) 17권속, 제6 변성대왕(變成大王) 16권속, 제7 태산대왕(泰山大王) 17권속, 제8 평등대왕(平等大王) 14권속, 제9 도시대왕(都市大王) 17권속, 제10 오도전륜대왕(五道轉輪大王) 16권속이다.
10대왕을 따로 한 장면씩 묘사한 시왕도일 경우에는 죽은 자를 재판하는 광경을 묘사하고 있는데 대개 명부전의 중앙에 지장보살상과 불화가 있고, 그 좌우로 10왕상과 10왕도가 있는데 홀수(1, 3, 5, 7, 9)대왕과 짝수(2, 4, 6, 8 10)대왕이 좌우로 배치된다. 그림의 상단부는 각 대왕을 중심으로 시녀·외호신장 ·판관들이 둘러서 있고, 하단부는 구름으로 구별하여 죽은 사람·사자(使者) ·귀졸(鬼卒)·판관·지장보살 등이 그려져 있다.
대왕중에 전륜대왕(轉輪大王)만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은 무장의 모습일 뿐 이밖에 모두 관을 쓰고 붓과 홀을 잡고 있는 왕의 모습으로 앞에는 모두 책상이 놓여있고 그 위에 필기도구들이 마련되어 있다.
왕에 따라 죽은 자를 재판하는 지옥의 장면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이러한 내용의 시왕탱화는 불교에서 예토(穢土) 곧 청정하지 못한 이 세상을 떠나 정토(淨土)를 바라는 권선징악(勸善懲惡) 사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 곧 시왕이란 죽은 사람이 7일마다 7번, 100일째 되는 날, 소상(小祥), 대상(大祥)의 10번에 걸쳐 차례로 각 시왕에게 심판을 받게 되므로 많은 공덕을 쌓아서 심판 때 영가가 지옥에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신앙이다.
이에 따라 지옥에 떨어진 모든 중생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구제하겠다는 지장보살의 서원에 따른 지장신앙이 전개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10폭 형식은 범어사·옥천사·직지사·통도사 시왕도가 있으며, 6폭 형식으로는 불영사 시왕도, 4폭 형식으로는 표충사·흥국사 시왕도 등이 있고, 2폭 형식으로는 화엄사 시왕도가 있다.
2. 벽화(壁畵)
산 에 가면 절이 있다. 절에 가면 부처님이 계신다. 그래서 '절은 산의 마음이고 산은 절의 뜰이다.' 그러나 부처님만을 뵈러 절에 가진 않는다. 절에 가면 전각의 좌우후면을 돌아 벽화를 본다. 벽화 속에서 부처를 만나고 화상을 만나고 고승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림 속에는 이야기가 있고 교훈이 있다. 불교 벽화는 매우 다양하지만 그 중 많은 사찰이 심우도의 벽화를 그리고 있다.
심우도(尋牛圖)는 선(禪)의 수행 단계를 소와 동자에 비유하여 도해한 그림으로서, 자기의 참마음을 찾고 깨달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10단계로 나누어 그렸다하여 십우도(十牛圖)라고도 한다. 중국 송나라 때 만들어진 보명(普明)의 심우도와 확암(廓庵)의 심우도가 우리나라에 전해지는데, 대부분 확암의 심우도가 많다. 10단계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소를 찾아 나선다. (尋牛)
심우(尋牛)는 소를 찾는 동자가 망과 고삐를 들고 산 속을 헤매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것은 처음 수행을 하려고 발심(發心)한 수행자가 아직은 선(禪)이 무엇인지 참마음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지만 그것을 찾겠다는 열의로 공부에 임하는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바로 자기를 찾는 결심의 단계를 말한다.
망망발초거추심 (茫茫撥草去追尋)
수활산요로갱심 (水闊山遙路更深)
역진신피무처멱 (力盡神疲無處覓)
단문풍수만선음 (但聞楓樹晩蟬吟)
망망한 수풀을 헤치고 소의 자취를 찾노니
강물은 넓고 산은 험하여 길은 더욱 깊기만 하다.
힘이 다하고 기력이 떨어져 지쳐도 찾을 길이 없는데
다만 숲속 나뭇가지엔 매미 우는 소리만 들리네
② 소의 발자국을 발견한다. (見跡)
견적(見跡)은 '소의 발자국을 발견한 것'을 묘사한 것으로서, 참마음과 자기를 찾으려는 일념으로 열심히 공부를 하다가 보면 본성의 자취를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는 것을 소의 발자국을 발견하는 것으로 상징해서 표현한 그림이다.
수변임하적편다 (水邊林下跡偏多)
방초리피견야마 (芳草離披見也마)
종시심산갱심처 (縱是深山更深處)
요천비공즘장타 (遼天鼻孔즘藏他)
물과 나무 아래 수많은 발자국
풀이 우거졌으나 이를 헤치고 찾아본다.
비록 이곳이 산이 깊고 골짜기가 깊다 해도
요천(遼天)의 비공(鼻孔)이 어찌 그것을 감출 수 있겠는가
③ 소를 발견한다. (見牛)
견우(見牛)는 동자가 멀리 있는 소를 발견한 것을 묘사한 그림이다. 이는 오랜 노력과 공부 끝에 자기를 찾고 본성을 깨달음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음을 상징하고 있다.
황앵지상일성성 (黃鶯枝上一聲聲)
일난풍화안류청 (日暖風和岸柳靑)
지차갱무회피처 (只此更無回避處)
삼삼두각화난성 (森森頭角畵難成)
나뭇가지 위에 지저귀는 금빛 꾀꼬리
따뜻한 날 화창한 바람에 언덕 위 버들가지 푸르네.
다만 이것이니 어찌 다시 회피할 것인가?
삼삼한 두각 그림으로도 그릴 수 없노라.
④ 소를 잡는다. (得牛)
득우(得牛)는 동자가 소를 붙잡아서 막 고삐를 낀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 경지를 선종(禪宗)에서는 견성(見性)이라고 하는데, 마치 땅 속에서 아직 제련(製鍊)되지 않는 금광석을 막 찾아낸 것과 상태라고 한다.
이때의 소의 모습은 검은색으로 표현하는데, 아직 탐진치 삼독(三毒)에 물들어 있는 거친 본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에서 검게 표현한다. 아직 삼독에 물들어서 거칠고 일순간의 탐욕을 다스릴 길이 없다. 더욱 정진하고 공부에 힘써야 하는 상태이다.
갈진정신획득거 (渴盡精神獲得渠)
심강역장졸난제 (沈强力壯卒難除)
시유재도고원상 (時有재到高原上)
우입연운심처거 (又入煙雲深處居)
정신을 가다듬어 소를 얻었지만
사납고 힘이 세어 다루기 어렵도다.
어느 때는 높은 산 위에 이르고
혹은 깊은 구름 속에 숨으려 한다
⑤ 소를 길들인다. (牧牛)
목우(牧牛)는 거친 소를 길들이는 모습을 묘사한다. 이때의 소의 모습은 검은 색에서 흰색으로 변해가고 있다. 삼독의 때를 지우는 단계로서, 자신을 다스리고 자기 마음을 유순하게 길들이는 단계다. 선(禪)에서는 이 목우의 단계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그래서 보조국사 지눌스님은 자신의 호를 목우자(牧牛子)라 하였다.
깨달음이란 외부의 경(境)에 의해서 오직 자신의 마음에서 생겨나는 것이므로 소의 고삐를 더욱 단단히 잡아서 늦추지 말고 머뭇거리는 생각이 싹트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마음이 곧 부처이나 아직 이 마음은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편색시시불리신 (鞭索時時不離身)
공이종보입애진 (恐伊縱步入埃塵)
상장목득순화야 (相將牧得純和也)
기쇄무구자축인 (羈鎖無拘自逐人)
채찍과 고삐를 쉼 없이 사용하여 곁에서 여의지 말라
그대가 한 걸음 한 걸음 애진(埃塵)으로 들어감이 두렵다
그러나 끌어내어 길들이고 순화되어
채찍과 고삐에 구애되지 않더라도 스스로 사람 따르네
⑥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騎牛歸家)
기우귀가(騎牛歸家)는 동자가 구멍 없는 피리를 불며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때의 소는 완전히 흰색으로서 동자와 일체가 되어서 피안의 세계로 나아가게 된다.
이때 구멍 없는 피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가히 육안으로 살필 수 없는 본성의 자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상징하고 있다. 이제 내가 내 마음을 타고 본래의 세계로 되돌아간다.
기우이려욕환가 (騎牛이麗欲還家)
강적성성송만하 (羌笛聲聲送晩霞)
일박일가무한의 (一拍一歌無限意)
지음하필고진아 (知音何必鼓唇牙)
소를 타고 집에 돌아가네
강적의 피리 소리 저녁 노을 속에 울리고 있네
한 박자 한 곡조마다 무한한 뜻이 담겨 있으니
그 지음 어찌 헛된 말하리
⑦ 이제 소는 잊어버리고 안심한다. (忘牛存人)
망우존인(忘牛存人)은 집에 돌아와서는 그동안 애쓰며 찾던 소는 잊어버리고 자기만 남아 있다는 내용이다. 본래의 자기마음을 찾아 이제 나와 하나가 되었으니 굳이 본성에 집착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기우이득도가산 (騎牛已得到家山)
우야공혜인야한 (牛也空兮人也閑)
홍일삼간유작몽 (紅日三竿猶作夢)
편승공돈초당간 (鞭繩空頓草堂間)
소를 타고 본향으로 돌아오니
소는 간 곳 없고 사람은 한가롭다
해가 석 자나 떴는데도 늦잠을 자니 오히려 꿈이려니
소용없는 고삐와 채찍은 초당간에 던져두노라
⑧ 사람도 소도 모두 본래 공(空)임을 깨닫는다. (人牛具忘)
인우구망(人牛具忘)은 소를 잊은 다음 자기 자신도 잊어버리는 상태를 묘사한 것으로서 텅 빈 원상(圓象)만을 그리게 된다.
객관적인 소를 잊었으면 이번에는 주관적인 자신 또한 성립되지 않는다는 원리를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이제 본성에도 집착하지 않고 나를 모두 비웠으니 자타가 다르지 않고 내외가 다르지 않다. 전부가 오직 공(空)이다.
편삭인우진속공 (鞭索人牛盡屬空)
벽천요활신난통 (碧天遼闊信難通)
홍로염상쟁용설 (紅爐焰上爭容雪)
도차방능합조종 (到此方能合祖宗)
채찍과 소와 사람이 모두 공하니
맑고 푸른 하늘 먹고 높아 소식 전하기 어려워라
끓는 솥에 어찌 흰 눈이 남아 있겠는가
이에 이르러 비로소 조종(祖宗)과 하나가 되도다
⑨ 산은 산으로 물은 물로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깨닫는다. (返本還源)
반본환원(返本還源)은 이제 주객이 텅 빈 원상 속에 자신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비침을 묘사한다. '산은 산이오. 물은 물이라.' 만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참된 지혜를 상징한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모두 하나같이 사랑한다.
만본환원이비공 (返本還源已費功)
쟁여직하약맹롱 (爭如直下若盲聾)
암중불견암전물 (庵中不見庵前物)
수자망망화자홍 (水自茫茫花自紅)
본향으로 돌아옴도 이미 헛된 공이니
모두 장님과 귀머거리와 같이 되어
암자에 앉아 앞의 것을 보지 않아도
물은 저절로 잔잔하고 꽃은 스스로 붉다
⑩ 중생 구제를 위해 저자거리로 나선다. (入廛垂手)
입 전수수(入廛垂手)는 지팡이에 큰 포대를 메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때 큰 포대는 중생들에게 베풀어 줄 복과 덕을 담은 포대로서, 불교의 궁극적인 뜻이 중생의 제도에 있음을 상징한 것이다. 표주박 차고 거리에 나가 지팡이를 짚고 집집마다 다니며 스스로 부처가 되게 하고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 불국(佛國)을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노흉선족입전래 (露胸跣足入廛來)
말토도회소만시 (抹土塗灰笑滿시)
불용신선진비결 (不用神仙眞秘訣)
직교고목방화개 (直敎枯木放花開)
가슴을 헤치고 맨발로 거리에 서니
흙을 바르고 재투성이지만 얼굴 가득한 웃음
신선의 비결 쓰지 않고
바로 가르쳐 마른 나무에 꽃이 피게 한다
3. 감로도(甘露圖)
감로도(甘露圖)는 영가단탱화 혹은 감로탱화, 감로왕도(甘露王圖)라고도 한다. 감로왕은 서방극락의 주불인 아미타불이다. 감로탱화는《우란분경》과 《목련경》의 사상을 바탕으로 극락왕생이 덧붙여져 지옥에서 벗어나 극락에 왕생할 것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그려진 불화이다.
음력 7월 15일에 돌아가신 부모(친지, 가족들)를 위하여 시방(十方)의 부처님과 스님께 음식을 공양하면 아귀도(餓鬼道)에 빠진 부모를 구해낼 수 있다는 의식이 우란분재(盂蘭盆齋)이다. 이때 우란분경상을 그려 모시는 것이 통례였는데, 대부분 감로탱화이다. 근래에는 주로 대웅전 측면에 모시지만, 옛날에는 불전 앞의 누각에 거는 경우가 많았다.
감
로도(甘露圖)는 조상숭배 신앙이나 영혼숭배 신앙의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 윗부분에는 아미타불 일행이 지옥 중생을 맞으러 오는 장면과 지옥 중생을 극락으로 데려가는 보살의 모습이 그려지고 아랫부분에는 지옥이나 현실의 여러 가지 고통이 묘사되어 있다. 감로탱화의 가운데 아래쪽은 사바세계 촌부의 장으로서 1위 혹은 2위의 금강이 등장하고 그 위쪽에는 7여래를 모시며 좌측에는 아미타삼존, 우측에는 지장과 인로왕 두 보살을 모신다.
그 앞에 탁자를 놓아 그 위에 각종의 공양구를 나열하고, 그 아래에서는 대중들이 천도재 의식을 행하고 있으며, 다시 그 아래 화면에는 각양각색의 인간들의 생활상이 나타난다.
이 감로탱화는 천도재 의식이 들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으며, 구도에서 여러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 한 가지가 화면의 대부분이 스님들께 음식을 공양하는 반승(飯僧)의 의식만으로 구성된 그림으로, 상단에는 불·보살을 그려 천도를 통해 구제 받은 이가 태어날 정토의 세계를 나타내고, 그 아래 큰 상에 음식을 차려놓고 이들 주위에 스님과 보살, 욕계대중 및 인로왕보살이 구름 속에 배치되어 있어 지옥이나 아귀의 세계는 거의 생략된 구도이다.
또 한 가지는 윗부분에 정토세계의 불·보살과 스님들이 위치하고 그 아래 큰 잿상이 표현되고 있으며 바로 그 밑에 아귀나 귀왕이 있고 그 옆에 인로왕보살이 배치된 구도이다.
그리고 그 주위에 비구, 비구니와 궁성의 국왕, 대신, 장군 및 기타 대중들이 둘러싸고 있으며, 각종 지옥의 모습들이 펼쳐지는데, 염라대왕이 업경대(業鏡臺)에 죽은 이의 죄를 비추어 보는 장면이 있는가 하면, 톱으로 써는 장면, 캄캄한 지옥·아귀지옥·화탕지옥 등 다양한 지옥의 장면들이 전개되기도 한다.
또한 목을 베는 장면, 타향으로 떠돌아다니는 장면, 나무가 쓰러지고 담이 무너지는 장면, 부모들이 성교하는 장면 등 무수한 장면들이 천태만상으로 전개된다. 봉정사의 감로왕탱은 이들 그림 중 가장 복잡하고 가장 처참한 지옥의 그림으로, 그만큼 지옥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4. 괘불(掛佛)
괘불(掛佛)은 기우제·영산제·예수제·수륙제 등 사찰에 대중이 많이 모이는 큰 집회 때 법당 밖에서 불교의 의식을 행할 때 걸어놓는 예배용 그림으로 거대한 불화이다. 법당 바깥에 있는 괘불대에 내걸고 법회나 의식을 베푸는 것을 괘불재(掛佛齋)라고 하며, 괘불을 거는 것을 괘불이운(掛佛移運)이라고 한다.
큰 재를 올릴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그 법회의 성격에 맞는 내용의 괘불을 걸게 된다. 따라서 죽은 사람의 극락왕생을 비는 영산재를 올릴 때는 영산회상도를, 그리고 예수재나 수륙재 때에는 지장회상도나 명부시왕도를 내걸게 된다.
평소에는 법당 뒤편의 괘불함에 보관되며, 사용 시에는 옥외의 괘불대에 걸려 진다. 괘불은 석가모니불이 많은데 1위, 3위, 또는 다위의 입불, 좌불 등이 있다. 그 형태는 석가모니불을 보신불로 하여 장엄보살상으로 표현한 것이 많으며, 영산회상도와 같은 그림도 있다. 괘불의 도상적 특징은 괘불 특유의 대형화된 형식상의 문제와 영산회상의 주존에 대한 표현에 있다.
일반불화에 통용되는 의궤와는 달리 괘불 특유의 도상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전적으로 영산회상의 장엄한 종교적 분위기를 대형화하여 표현하였다고 풀이할 수 있겠다.
서역에서는 탱화를 탕가(Thangka)라고 발음하고 있는데, 그 발음이 우리의 탱화와 유사하고, 불화를 한자로 '幀畵'라 표기하고 이를 정화라 읽지 않고 탱화라고 발음하는 것은 그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티벳의 괘불 가운데는 30여 미터의 크기에 달하는 것도 있다.
5. 변상도(變相圖)
변상도(變相圖)는 부처님의 일대기 또는 불교 설화에 관한 여러 가지 내용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진리의 내용을 변화하여 나타낸 것이므로 변상이라 하며, 이는 도상적(圖相的) 성격을 지니므로 변상도라 한다.
변상도는 일반적으로 부처님의 전생을 묘사한 본생도(本生圖)와 일대기를 나타낸 불전도(佛傳圖), 그리고 서방정토의 장엄도(壯嚴圖)가 그 기본을 이루고 있다. 이들 변상도의 특징은 복잡한 경전이나 심오한 교리의 내용을 한 폭의 그림에 압축함으로써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뜻을 이해하고 불심을 일으키는 중생교화의 방편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변상도는 여러 가지 양식의 불교미술에 고루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주로 절 안팎의 벽화나 탱화, 사경, 단청 등 회화 형태로 표현되고 있다. 변상도의 종류는 표현된 인물에 따라서 아미타불변상도, 석가모니불변상도, 약사여래변상도, 관음보살변상도, 지장보살변상도 등의 여러 가지로 나누어진다.
특히 사경(寫經) 변상도가 많이 전하고 있는데 주된 소재로 채택된 경전은 법화경, 열반경. 금강경, 아미타경, 대방광불화엄경, 부모은중경 등이다.
6. 진영(眞影)
진영(眞影)은 덕(德)높은 스님이나 조사(祖師)의 모습을 초상화(肖像畵)로 표현한 것으로 영정(影幀)이라고도 한다. 초상화는 대상 인물에 대한 존경과 추모의 정으로 그려지는 기록화로 그의 겉모습과 내면의 정신세계까지 포함한 모든 것을 제한된 화면에 표현한 것이다.
고승 진영은 이와 같은 초상화로서의 성격을 가지면서 또 조사신앙(祖師信仰)의 예배 대상이 되는 불화로서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종파의 시조(始祖)나 사찰의 창건주를 비롯하여 역대 고승 대덕들의 모습이 비단화폭에 채색으로 그려 모셨으며, 대부분 사찰에 소속되어 있는 화승(畵僧)에 의해 전통적인 불교회화의 기법으로 그려지는데 의자에 앉거나 바닥에 가부좌한 전신상으로 그 형식이 고정되어 있고 양식의 변천도 다양한 편은 아니다.
진영은 그 인물의 본질을 의미하는 진(眞)과 겉모습을 본뜬 영(影)을 합친 말이다. 초상화에서 진(眞)은 대상 인물 가운데에 내재하는 진실함 곧 심성이 포착되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깃들어 있으며, 영(影)은 그림자로서 실물과 같지만 결코 실물이 아닌 형상을 뜻한다. 곧 초상화에서의 영은 진실이 형상화, 회화화된 것을 말한다. 고승 진영의 그림 한쪽에 주인공의 인격이나 덕망에 그것을 기리고 추모하는 글을 써넣은 것을 찬문(讚文)이라고 한다.
현전하는 진영으로 호림박물관 소장 원효·의상조사 진영과 하동 쌍계사 진감선사 진영, 구례 화엄사 연기조사 진영, 순천 선암사 도선국사 진영 등 삼국 통일신라시대의 고승진영과 고려시대의 고승을 그린 것으로 선암사의 대각국사 의천의 진영, 대구 동화사 보조지눌 진영, 은해사 백흥암 홍진(弘眞) 진영, 순천 송광사 16국사 진영 등이 대표적이다.
04. 법구(法具) 불교입문 77쪽-80쪽
법구(法具)는 즉 불구(佛具)라고도 하는데, 불법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모든 도구를 의미하며, 또한 불전을 장엄하는 여러 가지 사물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법구는 법답게 다루어야 하며 필요한 때만 법식에 맞춰 사용해야 합니다.
1) 불전사물(佛殿四物)
법구 중에서도 조석예불 때 울리는 법고, 운판, 목어, 범종이 있습니다. 이것을 불교의 사물이라고 합니다.
법고(法鼓)는 법을 전하는 북입니다. 법고는 보통 쇠가죽으로 만드는데 짐승을 비롯한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기 위하여 울린다고 합니다.
운판(雲板)은 청동 또는 철로 만든 넓은 판으로 원래 중국의 선종사찰에서 부엌이나 재당에 달아 놓고 대중에게 끼니때를 알리기 위해 쳤다고 하나 차츰 불전사물로 바뀌었습니다. 운판이 울리면 공중을 날아다니는 중생을 제도하고 허공을 헤매며 떠도는 영혼을 제도하기 위하여 울린다고 합니다.
목어(木魚)는 나무를 깎아서 물고기 모양을 만들고 배부분을 파내어 두 개의 나무막대기로 두드려 소리를 냅니다. 목어를 치는 이유는 수중에 사는 모든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울린다고 하고, 물고기는 언제나 눈을 뜨고 살기 때문에 수행자는 늘 깨어 있는 상태에서 부지런히 정진해야 된다고 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범종(梵鍾)은 일명 대종, 경종이라고 하며 조석예불과 사찰에 큰 행사가 있을 때 사용한다고 합니다. 아침에는 28번을, 저녁에는 33번을 울립니다. 범종을 울리는 근본 뜻은 천상과 지옥중생을 제도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2) 그 밖의 법구
①목탁(木鐸)
목어와 같이 주로 깨우침의 뜻이 있습니다. 목탁은 대중을 모으는데 사용하는 신호이기도 하며 모든 의식 집전에 가장 많이 쓰이는 법구 입니다. 처음에는 쇠로 만들어 사용했으나 나중에는 나무로 만든 것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법구들은 거의 중국의 선종사찰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합니다.
②죽비(竹篦)
죽비란 중국 선원에서부터 대나무 통이나 뿌리로 만들어 쓴 것인데, 목탁과 같이 선방에 앉고 일어서고 입선과 방선, 그리고 공양 할 때 행동 통일을 알리는 도구로 사용합니다. 선방에서는 언제나 정숙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목탁보다 조용하고 간편한 법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③발우(鉢盂)
발우는 부처님 당시부터 공양할 때 쓰던 밥그릇인데 오늘날에도 스님들이 소중하게 쓰시는 법구입니다. 즉 불기(佛器)와 같이 소중한 그릇입니다.
발우(鉢盂)는 사찰에서 승려가 쓰는 밥그릇을 가리키는 말로, '수행자에 합당한 크기의 그릇'이란 뜻을 지니고 있으며, 발(鉢)은 산스크리트어 의 patra (발다라)의 약칭 이며, 우(盂) 는 그릇을 뜻하는 중국어가 합해져서 발우(鉢盂)라고 불리게 되었으며, 바리때 . 바루 . 발다라(鉢多羅) . 항용발(降龍鉢). 응기(應器)라고도 부릅니다.
④요령(搖鈴)
요령은 남방계통에서는 볼 수 없는 법구입니다.
본래 밀교계통에서 사용하던 도구로서 북방계통의 사찰에 전해져 지금은 모든 의식 집전에 없어서는 안 될 법구입니다.
절에서 의식을 치를 때 오른손으로 잡고 흔드는 놋쇠로 만든 작은 종 같은 물건이다. 염불 의식 절차에 요령을 잡은 사람이 법주가 되고 목탁을 잡은 사람이 바라지가 된다. 법주란 의식 절차를 주도한다는 뜻이다. 요령 사용법에는 일자 요령, 심자(心字)요령, 상하 요령이 있다.
⑤염주(念珠)
염주는 부처님께 기도하거나 절을 하면서 참회할 때 그 수를 헤아리기 위해서 사용하는 법구인데 보통 108개로 되어 있습니다. 본래 부처님의 깨달음의 상징으로 신앙되고 있는 보리수 열매로 만들어 사용했으나, 지역에 따라 독특한 나무나 그 밖의 재료(율무열매, 용안주, 금강주, 다양한 보석 등)로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는 법구입니다.
염주는 글자 그대로 생각하기 위한 구슬이다. 불자가 항상 생각하는 것이 부처님이므로 이 염주는 부처님을 생각하면서 돌리는 염불하는 도구다. 염주는 수주(數珠)라고도 하니 이는 염불을 하면서 그 수를 헤아리는데 사용하는 구슬이란 뜻에서다. 이는 염불을 할 때에 다른 잡념을 없이하고 오직 전념 몰두할 수 있도록 염주를 사용하여 조금도 어긋남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1)염주의 유래 염주의 시초는 부처님 당시부터인데, 불설목환자경(佛說木患子經)에 보면, 난국(難國)의 왕 파유리가 부처님께 사신을 보내어서 사뢰기를, 세존이시여! 저희 나라는 해마다 도적과 병과 흉년으로 백성들의 고통이 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편할 날이 없습니다.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부처님, 부처님의 가르침은 깊고 넓어서 저와 같이 일이 많은 사람은 닦아 행할 수가 없으니 특별히 자비를 베푸셔서 저 같은 사람들도 쉽게 수행할 수 있는 간편한 방법을 가르쳐 주소서 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가르치셨다. 만약 번뇌의 장애와 업보의 장애를 없애고자 하거든 무환나무 열매(木患子) 백여덟개를 꿰어서 항상 지니면서 걷거나 앉거나 눕거나 간에 늘 흩어짐이 없는 지극한 마음으로 불, 법, 승 삼보의 이름을 부르면서 하나씩 돌려서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계속하라. 그리하여 만약 몸과 마음이 산란함이 없이 이십(二十)만 번을 채우면 백팔 번뇌가 끊어져 버릴 것이니, 이제 비로소 생사의 흐름에서 벗어날 것이며, 마침내 열반에 나아가서 영원히 번뇌가 없는 최상의 과보를 얻으리라. 라고 하셨다.
부처님께서 예배할 때 손에 걸거나, 손으로 돌리며 부처님을 간절히 생각하는 수를 헤아려 잡념을 없애고 정신을 한 곳에 집중시키려는 데 사용하는 구슬이다.
2)염주의 종류 염주를 만드는 재료에 따라 자거 염주, 목환자 염주, 진주 염주, 율무 염주, 보리자 염주, 시우쇠 염주, 구리 염주, 수정 염주, 연자 염주, 등으로 부르고, 또 염주의 숫자에 따라 백팔 염주, 천 염주, 단주(손목에 거는 7개, 16개, 21개)등이 있다.
제일 큰 것을 1080주로 상품주(上品珠)라 하며 108염주를 최승주(最勝珠)라 하여 염주의 대표적이며 54주를 중품주 27주를 하품주라 한다. 백팔 염주를 자세히 말하면 12로 나누어 "최초의 머리 한 개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표하고, 4개는 네 보살, 6개는 육바라밀, 8개는 팔금강, 28개는 이십팔사, 또 28개는 28수, 4개는 사대천왕, 2개는 토지신, 18개는 18지옥, 그리고 마지막 1개는 염주를 가진 제자니라."고 하였다. 수주경(數珠經)에서...
3)염주의 공덕 염주가 표시하는 것은 불보살의 위신력을 다툼이니 염주 구슬은 보살의 수승한 과보요, 꿰는 줄은 관세음보살을 표시하며 모주(母珠)는 무량수(無量數)를 표시한 것이니 함부로 밟거나 넘어가지 말라고까지 하셨다. 또 문수보살이 말씀하시기를 염주의 재료는 다른 어떠한 구슬보다도 보리수의 열매로 하는 것이 가장 수승하여서 이 염주로 염불을 모시면 그 공덕은 이루 말할 수 없고, 법다운 염불을 못하는 자라도 다만 지니기만 하는 것으로도 커다란 뜻이 있다.고 하셨다.
일반적으로 염주에는 모주(母珠 큰 구슬)가 있어 부처님이나 보살을 표시하여 모시게 되는 것이니 백팔 염주를 가지고 염불을 하게 되면 우리 중생이 지니는 과거. 현재. 미래의 고통과 슬픔인 백팔 번뇌를 모두 소멸하고 안락을 얻게 되는 첩경(지름길)이 되는 공덕이 있는 것이다.
염주는 염불을 하는데 수를 헤아리는 수주로서만 아니라, 염불을 모시는데 일념이 되도록 도와주는 법구로서, 나아가 불보살을 상징하는 공덕주로서 몸에 지니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안정되어 모든 잡귀들이 보기만 하여도 도망쳐서 화를 쫓고 복을 부르는 신비한 영험까지 지니게 되며, 악한 자는 저절로 착한 마음을 지니게 되는 공덕을 나게 하는 것이다.
05. 사리장엄(舍利莊嚴)과 복장물(服藏物) 불교입문 81쪽-82쪽
사리장엄이란 부처님이나 스님의 법신을 다비하고 나온 사리를 봉안하는 갖가지 장엄으로 사리를 담는 사리구와 이 사리구를 탑 속에 봉안하는 사리장치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사리는 진신사리와 법신사리로 구분된다. 진신사리는 부처님의 육신에서 나온 것을 말하고 법신사리는 부처님이 설하신 가르침, 즉 대. 소승불교의 모든 경전을 말한다. 일반적인 사리장엄으로는 사리를 담는 사리병이 있고 다시 그것을 보호하기 위해 바깥에 합이 있다.
사리병은 신라시대에는 유리와 수정으로 만들었으나 고려시대에 와서는 금속재가 많이 쓰여 졌다.
복장물(服藏物)이란 불상을 조성하면서 불상 속에 사리, 불경 등을 넣는 것으로 넓은 의미로는 불상, 보살상, 나한상 등의 여려 존상 내부에 봉안되는 갖가지 불교적 상징물 또는 그것을 넣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사리(舍利)는 처음에는 탑에만 봉안해 오다 불경이나 불화, 불상 안에도 봉안하게 되었다. 보통은 불상을 처음 조상할 때 복장을 넣지만 후대에 와서는 불상을 수리하는 개비 때나 금칠을 다시 하는 개금 때에도 복장을 넣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복장 유물은 해당 불상 조성 또는 개비(개금) 당시 불교신앙의 경향, 사경미술, 불상조성의 유래. 그것을 만든 장인. 발원자의 신분 등을 이해하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이상으로 오늘 수업한 내용을 반복하여 공부하셨습니다.
도반님, 오랜 시간동안 근념(勤念)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眞虛 성종(性宗) 합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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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_()_ 스님, 근념 하셨습니다_()_
어제 조퇴해서 못 들은 강의 감사히 들었습니다._()_
복습합니다.
감사합니다. _()_
감사합니다..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