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 CCP항체검사로 류마티스 발생 예측 일반 건강검진 류마티스 인자검사에는 ‘위양성’ 염두에 두어야 간염 등 자가면역질환 먼저 검사 필요…‘흡연’도 발병과 관련
이신석 전남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1989 전남대학교 의대졸 1998 전남의대 내과학 박사취득 1999-현재 전남대병원 내과장
42세 남자가 최근 직장에서 시행한 정기검진에서 류마티스 인자가 양성이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찾아왔다. 현재 관절이 아프다든지 자각 증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은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앞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검사방법은 없는지도 물어왔다. 국민건강보험을 비롯해 직장신체검사, 대학병원을 비롯한 크고 작은 병원들에서 시행되고 있는 종합건강진단에서 관절염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 류마티스 인자를 검사하고 있고 위에 언급된 내용처럼 류마티스 인자가 양성으로 나와서 실제로 병원을 찾는 분들이 많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검사하는 류마티스 인자 검사방법은 토끼의 IgG가 코팅된 양의 적혈구를 사용하여 환자의 혈액에 류마티스 인자가 있게 되면 류마티스 인자가 여기에 결합하여 적혈구의 용혈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하는 것으로 Rose-Waaler법이라고 한다. 요즘 대부분의 병원들에서는 Rose-Waaler법보다 좀 더 민감한 nephelometry법이나 ELISA를 사용한 방법으로 류마티스 인자를 검사하고 있다. 류마티스 인자는 미국류마티스학회에서 만든 류마티스 관절염을 진단하는 7가지 진단기준 가운데 하나이지만 문제는 류마티스 관절염 외에 감염질환과 자가면역질환이 있을 때에도 양성으로 나올 수 있고 정상 성인의 경우 5%까지 양성으로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매독의 경우 일차 감염 시 8%, 이차 감염과 잠복 감염에서는 각각 23%, 37%의 양성률을 보인다. 증상이 없는 B형 간염 보균자에서도 20%가 양성이고 C형 간염에서는 30%가 류마티스 인자 양성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표 1). 특히 노인에서는 류마티스 인자의 양성률이 10%까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류마티스 관절염을 진단에 있어 류마티스 인자는 결코 질환 특이적(disease-specific)이지 않다.
APF검사법과 AKA검사법 류마티스 인자의 낮은 질환 특이성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검사법으로는 항 perinuclear 인자(anti-perinuclear factor, APF)와 항 keratin 항체(anti-keratin antibody, AKA)가 있다. 두 가지 다 간접 면역형광법으로 검사를 하는데 APF는 사람의 구강점막 상피세포의 핵을 둘러싸고 있는 keratohyalin에 대해 반응하고 AKA는 쥐의 식도에 있는 표피 상피에 대해 반응한다. filaggrin은 많은 양의 citrulline을 함유하고 있는데 좀 더 간편하게 AFA를 측정할 목적으로 cyclic citrullinated peptide (CCP)에 대한 ELISA 검사방법이 개발되게 되었고 이를 항 CCP 항체라고 한다. 처음 항 CCP 항체가 개발되었을 때에는 민감도가 50~70%, 특이성이 98%로 특이성은 류마티스 인자보다 개선이 되었지만 낮은 민감도가 문제가 되었다. 최근에는 낮은 민감도를 개선하기 위해 2세대 항 CCP 항체(항 CCP2 항체)가 개발되었는데 특이성은 1세대 항 CCP 항체와 같으면서 민감도가 80%이상으로 개선이 되었다. 표 2에서 보는 것처럼 항 CCP2 항체는 류마티스 인자와 비슷한 민감도를 보이면서 류마티스 인자보다 훨씬 높은 질환 특이성을 나타낸다.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와 C형 간염과 같이 류마티스 인자가 위양성으로 나오는 질환에서 음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들 질환과의 감별에 유용하다고 할 수 있겠다. APF, AKA, AFA는 낮은 민감도와 번거로운 검사방법 때문에 임상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고 근래에는 새로운 류마티스 인자라고 불려지고 있는 항 CCP 항체 검사로 대체되고 있다. 항 CCP 항체검사 항 CCP 항체 검사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에 미리 관절염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 83명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스웨덴의 연구에서는 짧게는 관절염의 증상이 나타나기 4~5개월 전부터 길게는 9년 전부터 항 CCP 항체가 양성이었다고 하였고 79명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네덜란드의 연구에서도 길게는 14년 전부터 항 CCP 항체가 양성이었고 류마티스 인자보다 더 일찍, 더 높은 빈도로 항 CCP 항체가 나타난다고 하였다.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단받을 당시 항 CCP 항체가 양성인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후에 관절의 미란(erosion)이 더 잘 발생한다고 한다. 서두의 환자로 돌아가보면, 우선은 표 1에 나와있는 질환들 때문에 류마티스 인자가 위양성으로 나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간염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 먼저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고 동반된 자가면역질환을 스크리닝하기 위해 항핵검체를 검사해야 한다. 항 CCP 항체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생을 미리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검사를 해 보아야 하고, 항 CCP 항체가 양성으로 나온다면 앞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류마티스 인자가 양성인 경우 음성인 경우에 비해 류마티스 관절염이 발생할 확률이 2배 정도되고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생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 유전인자(shared epitope)가 있는 경우에도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관절염이 발생할 위험이 2배 정도되는데 반해 항 CCP 항체가 양성인 경우 25배 정도로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항 CCP 항체가 양성인 경우에는 관절염의 발생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 류마티스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알려진 것이 없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생과 관련이 있는 거의 유일한 환경인자가 흡연이기 때문에 가급적 금연을 하도록 권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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