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여행 답사를 다녀와서...
이름 : 정웅준
조금은 여행가는 기분으로 조금은 좋은 코스 좋은 장소로 안내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다른 선생님들은 직원조회를 들어가는데 이강기 선생님과 1학년 부장님과 나는 속초로 서둘러 출발을 했다. 고속도로로 가느냐, 국도로 가느냐로 고민을 했지만 시간이 없으므로 고속도로로 선택, 우선은 횡성에 있는 강원 민속 박물관으로 가기로 하고, 청명한 날씨 속으로 액셀을 밟았다. 길은 몰라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세상은 핸드폰이 생기면서 정말 많이 바뀐 것이라는 것에는 누구도 토를 달지 않으리라... 횡성 강원 민속박물관까지 시간을 재고, 도착, 기대보다는 못한 박물관이지만 그래도 강원도 산골에다, 밤나무에서 밤이 여물어 밤알을 토해 내고 있는 농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는 위안을 삼을 만 했다. 입장료 1000원, 관리하는 분하고 이런 것, 저런 것을 묻고, 어떻게 하면 입장료를 깎을까해서 실랑이도 하고, 900원까지 깎아준다고 약속을 받고, 오대산으로 향했다.
상원사 입구에 도착, 아 ~ 그런데 이런 낭패가 ! 상원사로 가는 길은 도저히 버스로는 통행이 될 수가 없었다. 내 고물 자동차로 간신히 갈만한 길... 그렇다고 돌아갈 수 없어 오대산을 넘기로 결정, 12만 킬로를 탄 6년생 자동차로는 조금은 무리였는지 내려가는 길에서는 앞바퀴에서 고무 타는 냄새로 조금 내려와 쉬고, 또 조금 내려와 쉬고 하면서 간신히 상원사에 도착, 벌써 시간은 4시가 가까웠다. 상원사의 범종, 월정사의 8각 9층 석탑을 관람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입장료 계산, 깎을 수 있을까 해서 관리 사무실까지 들렸으나 괜한 창피만 당하고, 경포대로 향했다. 경포대 효산 콘도는 기대한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어 속초로 향하며 눈에 보이는 아무 콘도라도 조사를 해 보기로 했다. 그러나 학생을 받는 콘도는 속초가 다 와도 보이질 않고, 벌써 어스름한 어둠이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켜게 만들었다. 대포항에 있는 동해 콘도에서 학생을 받는 콘도들의 정보를 얻어 일성 콘도로 향했다. 일성 콘도는 벌써 수학여행을 온 학교가 있어 강당에서 마지막 행사를 하고 있었다. 시설 및 학생관리 면에서도 꽤나 만족스러웠다. 과장이라는 사람이 숙소를 이용하라고 하는걸 굳이 거절하고 일성 콘도를 나오는 시간이 벌써 9시, 모두들 지치고 저녁도 굶어 배에서 꼬르륵 소리만 합창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대포항에 숙소를 잡고, 파도소리와 밤바다의 오징어 배 풍경에 쐬주 한 잔은 오늘 하루의 피로를 풀기에 너무나 적격이었다.
다음날 6시부터 기상 현대 콘도, 일성 콘도, 설악동 여관, 환선굴, 속초 엑스포를 다 둘러보고, 요목 조목 따지고, 시간 계산하고 의정부 도착을 하니 10시가 넘은 시간....
수학여행 답사가 이렇게 힘들다니... 하루 12시간이 넘는 시간을 운전만 했더니 나중에 차에서 내릴 때는 걷는 건지 운전하고 있는 건지 도무지 구분이 되질 않았다. 하지만 집으로 발길을 향하면서 마음 한구석엔, 수학여행에 한껏 기대를 품은 우리 반 놈들에게 무엇인지는 몰라도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은 뿌듯함이 밀려왔다. 비록 집에서 마누라가 늦게 와서 우리 연년생 아들놈들에게 치어 투덜거리긴 했지만....키키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