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는 탈레스 S. 테이셰이라 저자의 『디커플링』을 같이 읽었습니다.
‘디커플링decoupling’은 말 그대로 분리하기, 해체하기, 끊어내기입니다. 고객의 소비 활동 사이에 존재하는 연결고리인 제품 탐색, 평가, 구매, 사용 중 약한 고리를 끊고 들어가 그 지점을 장악하는 것입니다. 책에서 제시한 성공한 기업들의 디커플링 사례를 살펴보면 사고의 초점을 기업이 아닌, 기술이 아닌, 고객에 맞추고 있었습니다. 이 디커플러decoupler들은 재빨리 고객의 불편한 소비 단계를 낚아채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장악했던 것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8년간 수백 개 대기업과 신흥 기업을 찾아다니며 실사례를 분석한 연구의 결과입니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대단한 기술도 없어 보이는 우버, 에어비앤비 등 신흥 강자가 시장의 판도를 뒤바꾸는 방식에는 공통 패턴이 있는 데 이것이 바로, 디커플링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오늘날 대부분의 파괴를 자행하는 주체는 신기술이 아니고, 진짜 파괴자는 소비자라고 합니다. 따라서 기존 기업들에게는 기술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의 변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다시 말해 누구를 위해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는지, 누구로부터 어떻게 가치를 확보하는지를 말해줍니다.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객에 대한 심층적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특히 고객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택하는 주요 단계, 주요 활동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즉 고객의 가치사슬customer value chain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기업들은 경쟁사와 비교하면서 자기 회사가 가장 잘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그런데 디지털 디스럽션disruption이라는 이 새로운 물결은 고객이 주도합니다. 따라서 기업은 고객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틀과 도구를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은 이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개념과 도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저자의 말 처럼 고객이 원하는 것wants, 필요로 하는 것needs이 무엇인지 살펴봄으로써 직접적으로는 고객에게, 간접적으로는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디스럽션을 관리하는 전략과 도구를 고안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1부 당신의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1장 파괴적 기업의 공격에는 공통점이 있다
고객 가치사슬CVC은 일반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고 구매해서 소비하기 위해 따르는 개별 단계로 구성됩니다. 예를 들어 평면 TV 구입을 위한 CVC에서 핵심 단계는 전자제품 매장 가기, 선택 가능한 제품 판단하기, 하나의 제품 선택하기, 구매하기, 집에서 TV 사용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고객은 이런 소비 활동 전체를 하나의 회사와 끝냈습니다. TV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제품을 비교평가한 후에 선택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구입하는 것이 가장 편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신생 기업들은 이 사슬을 끊어내어 고객에게 하나 또는 일부 활동만을 충족하게 하고 나머지 활동은 기존 기업들에게서 얻게 합니다. 이렇게 소비 사슬을 끊어내는 과정이 ‘디커플링decoupling’입니다. 옐프Yelp와 트립어드바이저 같은 리뷰 및 추천 사이트를 예로 들어봅니다. 한때 스타트업이었던 이 기업들은 업계에 급격한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이들은 전 세계 레스토랑과 호텔에 대한 수백만 건의 후기를 종합해 어디에서 먹을지, 어디에서 묵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이를 간단히 말해 평가와 선택 사이의 연결을 분리한 것입니다. 옐프는 레스토랑을, 트립어드바이저는 여행 서비스를 사용자가 검색하고 평가하게 합니다. 실제 예약은 다른 사이트에서 하게 합니다. 또한 와비파커Warby Parker(안경류), 보노보스Bonobos(의류) 같은 소매 업체에서 활용하는 팝업스토어는 제품 구매 단계와 수령 단계를 분리했습니다. 소비자는 소규모 매장에서 제품을 확인하고 구매할 수는 있지만 그 즉시 제품을 집에 가져가지 않고 제품이 배송될 때까지 집에서 기다립니다. 매장에는 재고가 전혀 또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이런 행동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답은 편의성에 있습니다. 쇼핑객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것과 동일한 상품, 특히 가구나 매트리스처럼 부피가 크거나 안경처럼 얼굴에 딱 맞고 어울려야 하는 제품을 집에서 받는 것이 더 편합니다. 온라인 소매 업체는 여러 매장에 색깔별, 모양별, 크기별로 상품을 쌓아놓을 필요가 없으니 재고유지관리비가 낮아지고 따라서 소비자에게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큰 이점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런 디커플링은 왜 일어나고 그것이 말이 되는 이유, 효과를 발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답은 ‘고객이 원하는 가치’에 있습니다.
2장 무엇이 당신의 비즈니스를 파괴하는가
20세기 대부분의 시간 동안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여러 산업 분야에서 느리게 전개되었고, 수십 년에 걸쳐 재구성되었습니다. 그에 비해 디지털 경제에서는 이런 유형의 혁신이 훨씬 빠르게 이루어졌으며 혁신은 승자와 패자, 생존자와 사망자를 단 몇 년 만에 가르는 대단히 파괴적인 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에 더해 지난 수십 년간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물결은 세 가지 형태로 밀려들며 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첫 번째는 ‘언번들링unbundling’입니다. 전통적으로 미디어 회사는 콘텐츠를 번들링bundling 또는 묶음 판매 방식으로, 고객이 각 콘텐츠를 개별적으로 구입할 때 드는 비용보다 싼 가격으로 판매해 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출했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는 소비자가 묶음에 포함된 제품을 모두 사용하지 않더라도 더 많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는 번들링을 통해 가치를 확보했습니다.
반면에 언번들링은 업계에 따라 묶음 해체, 분해, 개별화 서비스, 개별 가격 매기기, 망 세분화로 부릅니다. 예를 들면 아이튠즈 같은 디지털 서비스는 소비자가 노래를 개별적으로 구입하게 함으로써 CD를 분해했습니다. 아마존은 사용자가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통해 필요한 장을 하나씩 구입할 수 있게 해 책의 묶음을 해체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판매 방식의 전개는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EMI, 맥그로힐의 교과서 출판 부문 등 기존 업체들의 매출을 대폭 감소시키면서 묶음 콘텐츠를 판매하는 회사를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두 번째 물결은 탈중개화입니다.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에는 많은 이들이 항공권, 숙박 등을 예약하기 위해 여행사를 이용했습니다. 여행사 비즈니스는 서비스를 판매만 했지 생산하지는 않았습니다. 여행사는 중개인으로만 활동하면서 다른 서비스 제공 업체(예를 들면 호텔, 항공사, 렌터카 회사)의 고객을 확보했습니다.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여행사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넷이 부상하면서 여행사는 여행 옵션에 대해 지역 독점권을 누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고객은 여행사를 거치지 않고도 서비스 제공 업체를 이용해 스스로 예약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현지 관광 가이드의 웹사이트에 접속만 하면 타고 갈 비행기, 묵을 호텔, 전체 투어를 온라인으로 예약할 수 있습니다. 금융 서비스 업계에도 이와 비슷한 탈중개화 물결이 일었습니다. 예를 들면 웹사이트가 등장하면서 투자자가 중개인이나 자문해주는 사람 없이도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세 번째 물결은 ‘디커플링’입니다. 2012년 이후 가장 혁신적인 회사들은 고객이 평소 쇼핑 중에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특정 활동들을 ‘분리’하는 식으로 고객을 빼앗아가고 있었습니다. 버치박스는 제품 테스트 활동을 구매 활동에서 분리했습니다. 아마존은 제품 구매와 탐색을 분리했습니다. 투로는 자동차 구매와 자동차 사용을 분리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어쩌면 이전의 파도보다 훨씬 더 컸습니다. 디커플링은 어느 한 업계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었습니다. 혁신 기업의 기업가들은 충족되지 않은 소비자 욕구를 감지하고 그저 직관적으로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온 힘을 다했을 뿐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기존 회사에서 빠르게 고객을 훔쳐가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디커플링을 기반으로 하는 여러 사례 기업의 대부분은 파괴력의 원천을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두고 있습니다. 가치를 창출하고 확보하는 새로운 방법은 이런 신생 기업을 경쟁우위에 올라서게 한 힘의 핵심이며 이들이 자본을 이용하고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 것입니다.
3장 파괴의 주범은 기술이 아닌 고객이다
모든 고객은 기업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다음 세 가지 활동에 참여하게 됩니다. 첫 번째는 ‘가치 창출’로 고객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입니다. 두 번째는 ‘가치에 대한 대가 부과’로 창출된 가치에 대가를 부과하기 위해 추가하는 활동입니다. 세 번째는 ‘가치 잠식’으로 가치를 창출하지도, 창출된 가치에 대가를 부과하지도 않는 활동입니다. 이런한 활동이 디커플링과 연결되면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나타납니다.
첫 번째 ‘가치 창출 디커플링’은 두 개 이상 연결된 가치 창출 활동의 사슬을 분리하는 비즈니스와 연관됩니다. 디커플링을 하는 기업은 여러 가치 창출 활동 중 하나를 고객에게 제공합니다. 한편 디커플링 당하는 기존 기업은 분리되고 남은 나머지 가치 창출 활동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트위치는 게임을 직접하는 것이 아닌 관객으로서 얻는 경험을 제공하지만 게임을 개발하지는 않습니다. 게임 개발 활동은 일렉트로닉 아츠 같은 기존 기업의 몫으로 남겨두었습니다.
두 번째 유형 ‘가치에 대한 대가를 부과하는 디커플링’은 가치 창출 활동과 가치에 대한 대가를 부과하는 활동을 분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모바일게임 개발 업체 슈퍼셀은 소비자가 게임 대부분을 무료로 할 수 있게 합니다. 가치에 대한 대가 부과는 자사 게임에 완전히 빠진 사람들에게 앱 내 구매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사실상 슈퍼셀은 게임 구매하기(가치에 대한 대가 부과)와 게임하기(가치 창출) 사이의 연결고리를 해체했습니다. 슈퍼셀은 2016년 102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세 번째 ‘가치 잠식 디커플링’에서는 파괴자가 가치 창출과 가치 잠식 활동의 연결 사슬을 끊습니다. 비디오게임에 있어서 스팀Steam은 인터넷으로 게임을 스트리밍합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하기 위해(가치 창출 활동) 더 이상 집 밖에 나가 게임 판매점으로 향하지(가치 잠식 활동)않아도 됩니다. 그 결과 2017년 기준, 2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 10억 달러의 연 매출을 거두었으며 스팀의 시장가치는 100억 달러에 이릅니다.
디커플링 유형을 분류할 때 중요한 것은 파괴자가 어떤 활동을 분리해서 자신이 취하느냐가 아닙니다. 오히려 기존 기업이나 다른 회사에서 계속 제공할 수 있는 활동으로 무엇을 남겨두느냐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스팀은 게임 판매점에 가야 하는 가치 잠식 활동을 남겨두었습니다. 슈퍼셀은 고객에게 요금을 부과하는 활동을 그대로 두었습니다.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남기느냐, 이 점이 바로 디커플링 유형에 차이를 만드는 핵심입니다.
단순히 신생 기업이 고객 가치사슬을 분리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가 기존 기업을 버리고 파괴자에게 달려가지는 않습니다. 고객의 활동을 열차에 비유해 생각해봅니다. 소비자의 마음속에서 작동하는 통합의 힘은 여러 차량이 서로 연결되도록 합니다. 반대로 전문화의 힘은 연결된 차량을 분리시킵니다. 디커플링, 즉 분리가 일어나려면 전문화의 힘이 통합의 힘보다 강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단일 공급자를 통해 전체 구매 과정을 수행하는 것보다 두 곳 이상의 공급자를 통해 구매 과정을 나누는 전문화에서 얻는 혜택이 더 많다고 소비자 스스로 인식해야 합니다.
어떤 쇼핑객은 편의성을 위해(통합의 힘) 자신의 모든 쇼핑 니즈를 한데로 모을 것입니다. 반면에 다른 쇼핑객은 돈을 아끼기 위해(전문화의 힘) 쇼핑 니즈를 특화된 소매점으로 분리하는 것입니다.
화장품 업계에서 세포라는 고객의 구매 단계를 통합하는 방식을 유지하면서 고객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합니다. 세포라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는 한 자리에서 여러 화장품을 확인하고 발라본 다음에 매장 내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도 언제든 매장에 들러 립스틱이나 마스카라를 추가 구입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뷰티 업계의 거인 로레알L’Oral Paris의 계열사 키엘Kiehl’s은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에게 회원 가입을 통해 특정 크림이나 일부 제품을 ‘정기 배송’ 받게 했습니다. 고객은 제품당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회비를 지불합니다. 키엘은 정기적인 우편배송으로 해당 제품이 떨어지기 전에 보충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래도 세포라(오프라인 점포)를 좋아하는 소비자라면 첫 구매는 세포라에서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제품 보충을 확실히 하기 위해 키엘의 서비스를 신청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키엘은 화장품 보충 활동을 분리함으로써 세포라에게서 제품을 재구매하는 고객들을 빼앗아온 것입니다.
뷰티 업계에서 발생하는 통합의 힘과 전문화의 힘 사이의 긴장 상태는 고객 가치사슬의 여러 단계 사이에 존재하는 일련의 연관된 이익으로 그려볼 수 있습니다. 기존 기업인 세포라는 단순성과 전문성 같은 이점을 제공합니다. 이 두 가지 특성 모두 전체 고객 가치사슬을 하나로 묶습니다. 반대로 키엘/로레알과 같은 파괴자는 편리성, 가격, 확실성의 혜택을 제공합니다. 단순성, 전문성보다는 편리성, 가격, 확실성을 중시하는 고객들은 소비 활동을 분리할 확률이 높습니다.
4장 누구나 디커플러가 될 수 있다
디커플링을 통해 시장을 파괴하는 디커플러가 되려면 다음의 다섯 단계를 반드시 수행해야 합니다.
1단계로는 타깃 세그먼트의 고객 가치사슬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고객은 소비 활동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더는 같은 기업의 제품,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그간 행해온 모든 활동을 하고 싶지 않음을 깨닫습니다. 패기 넘치는 디커플러라면 다른 경쟁자보다 한발 앞서서 고객 가치사슬 활동 중 하나 이상을 낚아챌 기회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먼저 할 일은 유사한 욕구를 가진 특정 고객 그룹, 즉 타깃 세그먼트를 파악하고 그들이 전형적인 고객 가치사슬에서 벌이는 활동을 세심하게 살피는 것입니다.
2단계는 고객 가치사슬을 가치 유형별로 분류하는 것입니다. CVC 활동은 가치 창출, 가치에 대한 대가 부과, 가치 잠식으로 분류됩니다. 디커플러가 가치 창출 활동과 대가 부과 활동을 모두 가져올 수 있다면 수익성 있는 사업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만약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만 떠맡는다면 디커플러는 살아남기 위해 가치에 대한 대가를 부과하는 완전히 새로운 활동을 도입해야만 합니다.
3단계는 고객 가치사슬 중 약한 부분을 찾는 것입니다. 고객이 유사한 범주에 있는 여러 브랜드를 비교해보고 제품을 선택할 때는 다른 회사들을 활용하고 싶어할 수 있습니다. 미래의 디커플러라면 CVC의 중요 단계를 모두 고려한 후, 고객이 현재 단일 회사를 통해 수행하는 활동이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회사를 통해 수행할 수도 있는 활동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이렇게 약한 사슬로 묶인 활동들이 디커플링의 주요 타깃이 됩니다.
4단계는 약한 사슬을 분리하는 것입니다. 약한 사슬을 끊어내고, 고객에게 소비 활동을 분리하는 것이 그만한 가치가 있음을 느끼게 만들어야 합니다. 성공적인 디커플러는 소비자가 각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금전, 노력, 시간을 줄여줍니다. 총비용 면에서 고객이 기존 기업에 지불하는 비용보다 더 적은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5단계는 경쟁 기업의 반응을 예측하는 것입니다. 경쟁 관계에 있는 전통 기업에게서 활동을 분리하는 파괴자는 기존 기업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상한 후 선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기존 기업이 할 수 있는 대응 중 하나는 파괴자가 분리한 것을 재결합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고객에게 분리할 기회를 직접 제공하면서 선제적으로 분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디커플링 5단계는 디커플러가 파괴적인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연마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무엇을 수행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실제로 시장을 파괴하려는 기업가는 깊은 사고와 계획이 깃든 사업 모델을 만들기 위해 5단계 프레임워크를 사용해왔습니다. 또한 기존 기업 임원들은 이 프레임워크를 통해 디커플러의 배후에 깔린 기본 논리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더 좋은 점은, 이것이 기존 기업이 발생 가능한 위협을 평가할 때 필요한 통찰을 제공한다는 사실입니다.
2부 파괴자의 공격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5장 디커플러에 대응하는 2가지 방법
대응안의 첫 번째는 단순하게 재결합하는 것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의 고객 가치사슬을 끊는다면 가장 확실한 첫 번째 대응은 분리된 사슬을 다시 결합시키는 것입니다. 기존 기업이 분리된 활동을 재결합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여러 회사를 활용해 활동을 나누어 실행하는 데 드는 비용을 증가시키거나, 아니면 자사가 모든 CVC 활동에서 고객에게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비용을 감소시켜야 합니다. 즉 고객이 우리 회사와 모든 활동을 함께해야겠다고 마음먹을 만큼 고객에게 제공하는 총 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재결합이란 고객이 당신과 더 오래 머무르고 싶게 만들거나, 고객이 당신을 떠나는 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소비자 활동을 재결합하려는 모든 시도는, 만약 해당 기업이 고객 욕구를 거스르려 한다면 위험을 불러옵니다. 고객들은 분리하기를 원하고, 스타트업은 고객에게 자유롭게 깨뜨리고 나올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고, 기존 사업자들은 수문을 걸어 잠그려고 애씁니다. 따라서 어떤 재결합 시도든 다음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고객의 의사에 반해서 수문을 강제로 닫고 물길을 막아둘 여유가 있는가? 얼마나 오랫동안 견딜 수 있는가? 얼마만큼의 비용을 치를 수 있는가? 특히 강제적으로 재결합하는 데 드는 비용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합니다.
두 번째는 분리해서 리밸런싱하는 것입니다. 고객과 회사 모두에게 보상이 주어지고, 따라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선제적 재결합을 하려면 비즈니스 모델을 조정하여 리밸런싱해야 합니다. 여기서 리밸런싱은 가치를 확보하고자 하는 요소마다 가치를 창출하고,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요소마다 가치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리밸런싱을 시도하려는 기존 기업은 먼저 고객들의 전체 CVC를 펼쳐놓고 최대한 구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고객이 실제로 그 기업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어떻게 알게 되었고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다른 제품, 서비스와 어떻게 비교해서 그것을 선택하고 돈을 지불하고 사용하고 재사용하고 어떻게 처분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모든 활동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입니다.
마치 CVC가 하나의 커다란 송유관이고, 그 송유관의 도관 하나하나가 CVC 활동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결합 상태에서는 모든 도관이 단단하게 용접되어 있고, 원유(즉 가치)가 송유관의 시작 부분부터 끝부분까지 계속해서 흘러갑니다. 그런 다음, 기존 기업이 여전히 한 끝에서 다른 끝으로 가치를 균일하게 지속적으로 흘려보낼 수 있게 하면서도 송유관을 잇고 있는 도관들을 분리할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내고자 합니다. 이게 가능하려면 당연히 송유관에 누수 지점이 한 군데도 없어야 합니다. 만약 누수가 있다면 이것은 경쟁자가 몰래 침입해 누수 지점 아래에 양동이를 대고, 기존 기업이 비싼 돈을 들여 설치한 인프라나 공정 작업을 거치지 않고도 가치의 많은 부분을 확보할 기회를 얻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6장 위험에 처한 시장점유율 계산하기
기존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감소할 위험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기존 사업자는 자사의 현재 고객들이 시장에서 제공되는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에 어떻게 반응할지를 가장 먼저 평가해야 합니다.
어떻게 대응할지는 비용, 특히 고객의 금전 비용, 노력 비용, 시간 비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소비자 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듯이 젊은이들과 저소득 계층은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노인과 고소득층은 가격에 덜 민감합니다. 노력 비용과 시간 비용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옵니다. 과거 온라인 현장 실험에서는, 패션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가장 할인을 많이 해주는 제품을 찾아나서는 온라인 쇼핑객들이 제품을 찾기 위해 검색과 클릭에 더 많은 노력을 들일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반면 가격에 민감하지 않은 쇼핑객들은 노력 비용에 매우 민감한 태도를 보입니다. 이들은 판촉용품에 몇 달러 아끼자고 온라인 상점을 오랫동안 둘러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더 비싼 제품, 할인이 많이 안 된 제품이라도 구입을 꺼리지 않습니다.
고객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 사이에서 발생하는 트레이드오프는 디커플러와 기존 기업 모두에게 중요합니다. 한 기업이 경쟁 업체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에 고객의 시간이나 노력 비용의 투입을 줄여주면서 경쟁 업체와 동일한 품질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 상태는 지속될 수가 없기때문에 그 기업은 손해를 보거나 한 종류의 고객 비용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기존 기업을 분리하려는 고객의 의향을 정량화하기 위해 우선 기존 업체와 비교해 디커플러가 제공하는 비용 차이를 계산합니다. 그다음 표적 시장에 속한 인구가 돈, 시간, 노력을 평가하는 정도를 계산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 분석은 디커플러가 어느 정도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현재의 시장점유율을 감안해서 당신은 디커플러가 얻는 잠재적 시장점유율, 반대로 기존 기업이 잃는 잠재적 점유율에 도달할 것입니다. 특정 시장에 속한 모든 기존 기업과 디커플러에 관련한 모든 데이터를 고려해서 계산하면 디커플러가 잠재적으로 모든 기업에게서 훔칠 수 있는, 그리고 전통적인 사업 모델을 사용하는 모든 기존 기업이 잠재적으로 잃을 수 있는 총 시장점유율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런 시장점유율에 있어서 디커플링에 대한 대응 여부를 결정할 때 중요한 것은 위험에 처한 기존 기업의 시장점유율입니다.
고객과 디커플러의 관점에서 디커플링을 바라보고, 그런 다음 자신의 입장에서 위험에 처한 시장을 계산함으로써 그 상황을 평가해 봅니다. 그 결과는 고객이 절약하는 부분과 디커플러가 잠재적 이익으로 얻을 수 있는 부분, 기존 기업이 위험에 처한 부분은 정확히 동일한 것입니다. 한쪽의 가치가 다른 쪽으로 이동할 뿐입니다. 이 가치의 손 바뀜 현상이 일어날 때 누가 얻고 누가 잃느냐가 달라질 따름이다.
3부 당신도 파괴적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다
7장 첫 고객 일천 명 확보하기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들의 시작 과정을 살펴보면 고객유치의 기본 원칙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중 에어비앤비는 어떻게 첫 고객 천 명을 유치할 수 있었는지의 성공 사례를 보면 다음의 일곱 가지 원칙이 작용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칙1. 고객을 대량으로 확보하라. 고객을 한 명 한 명 유치하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듭니다. 에어비앤비가 호텔방이 부족했던 콘퍼런스 기간을 이용하고 온라인 생활정보지 크레이그리스트 사용자들을 활용했듯이 소규모 스타트업은 고객을 대량으로 유치해야 합니다.
원칙2. 경쟁 기업과 정면으로 맞서지 마라. 스타트업은 기존 기업의 표적 내지는 공격 대상이 되어선 안 됩니다. 기존 기업의 고객을 노리지 않는 것입니다. 대신에 기존 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거나 제공하지 않을 고객들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사회적 이슈에 따른 주요 행사로 사람들이 몰려들면 호텔 방을 잡기가 힘들어집니다. 에어비앤비 같은 스타트업들은 이때 과잉 수요를 낚아채는 방법으로 기존 기업들의 ‘감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원칙3. 비확장형 방식을 채택하라. 에어비앤비처럼 과감하게 사람들 집을 찾아다니고 전문 사진사를 고용해 집 사진을 대신 찍어주는 등의 방법을 활용함으로써 신생 마켓플레이스는 새로 합류한 사람들이 빠르게 내부 문화를 익히고 적응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효과가 없어 보이더라도 통한다 싶은 전술, 고객의 욕구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제공하는 전술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규모 확장은 기업의 라이프사이클 후반에나 신경 써야 하는 부분입니다. 사업 초기에 고객을 충분히 유치하지 못하면 나중에 규모 확장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원칙4. 초기 고객들을 키워라. 그리고 공급 업자부터 확보하라. 한 번의 실수로도 고객들은 사라집니다. 에어비앤비의 경우처럼 고객들이 떠나지 않고 계속 머무른다면 이들은 스스로 더 많은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면서 기업 성장의 원동력이 되어 강력한 간접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수요와 공급, 양쪽을 끌어들여야 하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의 경우 수요 측을 공략하기 전에 먼저 공급 측 고객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길 권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수익성을 바라보든 확장성이 뛰어난 방법을 생각하든 관계 없이, 모든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자신의 첫 번째 고객들은 자신의 사업이 돌아갈 수 있게 돈을 지불하는 역할뿐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들입니다.
원칙5. 간단하고 단순한 기술, 오프라인 도구를 활용하라. 에어비앤비는 이벤트 조직하기, 현장에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활동 만들기, 사용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아는 사람들에게 알리도록 장려하기 등 오프라인 고객 유치 수단을 적극 활용해 초기 성장을 가속화했습니다. 온라인 채널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방법은 시간이 지나 사업 성장률이 어느 정도 안정된 후에 사용합니다.
원칙6. 처음에는 기술보다 활동을 장려하라. 에어비앤비는 첫 번째 임대주를 구하기 위해 집집마다 찾아다녔습니다. 그리고 설득당한 임대주가 방이나 집을 등록하면 에어비앤비 직원들이 그 공간을 빌릴 사람들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플랫폼 매니저는 반드시 구매자와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게끔 공급자를 확보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구매자와 공급자가 연계되지 않을 수 있고, 그렇게 한 번 플랫폼을 떠난 사람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한 번에 하나씩 고객에게 어필해야 합니다. 그 단계가 지난 후에야 기술의 도움을 받아 과정을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원칙7. 고객의 눈으로 자신의 비즈니스를 보라. 에어비앤비의 경영자들은 구매자들이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알아보고 경험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자사의 서비스를 직접 이용했습니다. 그들은 집을 임대해봄으로써 공급자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파악했습니다.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라면 누구나 온전히 고객 입장에서 바라볼 줄 알아야 하며, 두 유형의 고객이 지불하는 노력, 시간, 금전 비용을 낮추기 위해 사업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 확보된 초기 고객은 내부 직원보다 더 많은 일을 합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고객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자신이 과연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초기 고객을 현명하게 선택하고 이들에게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한다면 스타트업은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에어비앤비의 초기 고객들은 회사가 플랫폼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창업자들에게 무엇이 효과가 있고 그렇지 않은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초기 고객은 또한 실수에도 더 관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회사가 자신의 의견에 귀 기울여주기 때문에 개선이 이루어질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실패는 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첫 번째 요인은, 신규 사업체가 충분한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또한 ‘적절한’ 고객을 충분히 확보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적절한 고객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문제가 스타트업 실패의 두 번째 요인이 됩니다. 때로 새로운 벤처들은 고객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긴 하지만 비즈니스를 유지할 정도로 충분한 몫을 확보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런 가치 누수의 일부를 제거하는 일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거쳐야 할 필수 전제조건입니다.
8장 천 명의 고객에서 백만 명의 고객으로
벤처 기업이 첫 번째 고객 유치를 통해 자사 사업 모델의 장점을 증명했다면 그다음 과제는 성장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사업체가 빠르게 성장하려면 경쟁우위 달성을 목표로 시장을 선택하고 핵심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장에 진입해야 합니다. 즉 인접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우버는 사람들을 차에 태우고 다니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여러 도시에서 여러 유형의 차(처음에는 콜택시나 임대 차량black cars, 그다음에는 개인 소유 차량)로 더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다니면서 사업을 성장시켰습니다. 2016년 우버는 성장에서 범위 확장으로 방향을 전환합니다. 우버는 자사의 주요 승차 공유 사업을 위해 개발한 지도와 경로 알고리즘을 다른 사업에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버이츠UberEats라는 음식 배달 서비스와 우버러시UberRush라는 우편물 배송 서비스가 바로 그것입니다. 우버는 전 세계 4,000만 명에 이르는 기존 운전 인력을 신규 비즈니스에 투입했고, 운전자들은 자투리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승차 고객이 없는 시간에는 피자를 배달하고 단 몇 달러라도 벌 게 된 것입니다. 우버는 아예 모든 주문형 사업을 관장하는 우버에브리싱UberEverything 사업부를 신설했습니다. 이 부서의 목적은 승차 공유 비즈니스에서 얻은 핵심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인접 기회를 찾는 것입니다.
이처럼 초기 고객에게 인접 활동을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면 다음에는, 새로 제공하는 활동과 원래 제공하던 활동 사이에 고객 측 시너지가 강력하게 연결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새로운 활동을 수행할 권리를 얻을 수 있을진 몰라도 자칫 원래 활동을 제공할 능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통합 비용을 관리함으로써 당신이 제공하고 있는 일련의 활동들의 연결고리를 강화해야 합니다. 고객이 새롭게 조합된 활동을 당신과 모두 수행할 때 드는 비용이 다른 곳에서 수행할 때 드는 비용과 비교해 더 적은지 확인해보아야합니다.
고객에게 유리한 두 가지 활동을 통합하는 경우 CVC를 따라 바깥으로 이동하면서 인접 활동을 계속 붙여갈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이 ‘결합’을 통한 성장의 근본을 이루게 됩니다. 이론적으로 결합 과정은 파괴자가 기존 기업에게서 모든 활동을 다 가져오면서 자신이 새로운 기존 기업이 될 때까지 계속됩니다. 물론 기존 기업의 위치에 올라선 다음에는 그 역시 다른 파괴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새로 결합한 활동들을 단단히 묶어둘 수 있는 통합력 또는 통합의 힘을 증가시켜야 합니다.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비용 시너지를 전달하면 고객은 자신의 활동들을 당신과 함께 결합하고 싶어할 것입니다.
따라서 디커플링 이론은 우리에게 성장에 접근하는 대안적인 방법을 알려줍니다. 첫째, 핵심 활동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한 번에 하나씩 초점을 맞춰가며 인접 활동으로 확장해 나갑니다. 새로운 인접 활동으로 진출하기 전에 새로 제공하는 인접 활동의 연결고리를 강화합니다. 이렇게 하면 성장 과정은 훨씬 더 체계적이고 예측 가능해지며, 결과적으로 성공 가능성은 더 높아집니다.
9장 한 번 더 성장하기 위한 선택: 고객 중심 기업으로 다시 세팅하기
혁신의 결여는 연구개발 문제가 아니라 고객 중심적 사고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사내 제품 개발자들에게 ‘무조건 혁신’을 요구한다고 해서 성장 정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혁신을 하려면 먼저, 리더와 관리자에게 존재하는 고객 중심적 사고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해야 합니다.
동기심리학 분야의 학자들은 사람은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원하는 일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기술과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둘째는 일을 할 능력도 있어야 하지만 그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직원들에게 고객의 욕구에 집중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려면 기업은 직원들이 그렇게 할 수 있게 준비를 갖추어주어야 합니다.
직원들이 고객의 진화하는 필요와 욕구에 부응할 수 있게 준비시키려면 기업은 직원들이 알아서 할 수 있게 많은 일을 맡겨야 합니다. 즉 직원이 고객을 관찰하거나 연결할 기회, 고객을 이해하고 그들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지적 접근, 고객을 대신해 회사 내부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내부 프로세스, 마지막으로 고객을 대하는 실제 경험이 필요합니다.
또한 직원들이 생각하는 우선순위와 고객의 욕구를 한 줄로 일치되도록 재조정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여러 종류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직원들이 금전적 보상(급여, 상여금)과 승진 등의 혜택을 확보할 수 있게 합니다. 둘째는 이미 고객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임원이나 관리자들을 불러들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같은 사람들을 쓰면서 인센티브를 바꾸든지, 아니면 사람을 바꾸든지, 방법은 둘 중 하나입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고객 중심 기업으로 재정비하기 위해서 리더는 관리자들로 하여금 자원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다시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리더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회사의 주요 자산을 활용하려는 관리자에게 벌칙을 가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만약 책임자가 새로운 아이디어나 혁신안을 진행하지 않고 깔고 앉아 있다면 그들의 예산을 삭감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변화하는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면 여타 자산의 개발과 사용을 장려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리더는 관리자들이 이런 새로운 자산에 투자하는 대가로 받을 수 있는 내부 리베이트를 도입함으로써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경영진은 직원들이 고객의 변화하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새로운 자원을 구축하거나 획득할 수 있게 자금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너스 책정 기준을 바꿔야 합니다. 여기에 관리자가 자신의 예산을 사용해 새로운 영역과 계획 개발에 얼마나 도움을 주었는지도 포함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면 혁신 사업을 직접 담당하지 않는 직원들도 회사의 새로운 계획에 동참하고 싶은 자극을 받을 것입니다. 운용 가능한 자원을 지닌 관리자라면 새로운 계획에 대해 더욱 열린 태도를 갖고 지원에 나설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고객 중심 기업에는 특별한 리더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고객의 욕구를 더욱 잘 충족시킬 수 있도록 사내에 추진력을 제공합니다. 고객 중심적 기업에는 또한 신속하고 단호한 행동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리더가 있습니다. 경영진은 성장 정체 현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회사는 완전히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10장 다음에 밀려올 파괴의 물결은 무엇인가
일반적인 가정에서 1년 동안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는 그 품목이 수백 가지에 이르지만, 2016년 미국에서 발생한 지출을 살펴보면 전체 지출의 94퍼센트라는 압도적인 숫자가 단 일곱 개 범주에서 발생했습니다. 이 범주들은 ‘빅세븐big 7’이라 부릅니다. 빅세븐 카테고리는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할 수밖에 없는 일련의 소비 선택들을 포함하는데 다음과 같은 활동 범주를 말합니다.
어디에서 살 것인가(주거, 가정용품, 유지 관리), 어떻게 이동할 것인가(항공 및 육상 교통), 무엇을 먹을 것인가(음식과 음료, 음식 준비), 무엇을 입을 것인가(패션, 화장품, 몸치장), 어떻게 배울 것인가(정규 및 비공식 교육), 어떻게 즐길 것인가(미디어, 전자, 스포츠), 그리고 어떻게 자신을 치유할 것인가(건강관리, 신체적 및 정신적 치료)입니다.
만약 자신이 속한 산업이 어떻게 변할지 알고 싶다면 이 일곱 가지 범주를 살펴서 변화의 초기 징후를 찾아내야 합니다. 빅세븐을 잘 살피면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고 좋아하고 행동하는 것들에 어떤 주요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발생한 한 곳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범주, 다른 업계에까지, 물론 자신이 일하는 업계에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빅세븐을 대상으로 작업할 때는 미래가 아니라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현재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현재를 기준으로 파괴의 초기 물결을 포착하는 프레즌트-캐스팅은 기본적으로 세 단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빅세븐 영역을 들여다봄으로써 관리 가능한 범위에서 시야를 넓히고(1단계), 어느 부분에서 큰 비용이 발생하는지 알아낸 다음(2단계), 이후에 지속적으로 유지되면서 자신이 속한 업계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 높은 큰 변화를 식별해내기 위해 여러 영역에 걸쳐 벌어지는 현상 또는 추세를 읽어내는 것입니다(3단계).
빅세븐 중에서도 어떤 영역은 주어진 활동에 소요되는 노력 시간과 실제 사용 시간 사이의 격차가 더 큰 반면 어떤 영역은 다른 영역보다 훨씬 더 높은 금전 비용을 필요로 합니다. 이 두 요인 모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혁신을 바라는 억눌린 수요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 잠재 수요는 시장을, 자신이 속한 업계까지 포함해서 파괴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게 됩니다.
소비자 행동은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물결을 포착하기 위한 과정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실행하게 해야 합니다. 1, 2년에 한 번씩 빅세븐 영역을 대상으로 프레즌트-캐스팅을 실시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프레즌트-캐스팅 프로세스를 자신의 업계 사정에 맞게 조정해야 합니다. 만약 고객 취향이 빠르게 변하는 시장이라면 더 자주 실행하게 합니다. 만약 노인 고객이나 정부를 상대로 하는 시장이라면 자주 할 경우 매번 똑같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으므로 실행 빈도를 줄여도 됩니다.
실행 빈도와 관계 없이 실행 과정에 산업 관계자뿐만 아니라 외부자도 포함시키도록 합니다. 해당 업계에 만연한 견해와 편견을 갖고 있지 않은 외부인은 자신의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편 내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업계에서 고객의 비용이 매우 높게 발생하는 곳을 더 잘 식별해냅니다. 업계 내부자와 외부자가 함께하면 해당 업계와 다른 업계 사이에 발생하는 흐름을 더 잘 읽어낼 수 있습니다. 외부자의 넓은 폭과 내부자의 깊이가 합쳐지면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다음 파괴의 물결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결과는 반드시 최고경영자에게 보고해야 합니다. 최고경영자는 다가오는 폭풍이 얼마나 강력하고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경영진이 다가오는 태풍에 열성적으로 대처해야 하는지 적당히 넘어가도 되는지 결정하고, 대응을 갖춰야 한다면 배치할 자원의 종류와 사용할 자원의 적정 수준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상황마다 가변적 요인을 고려해서 CEO를 필두로 한 팀은 책임지고 구체적인 대응과 실행 계획을 제안해야 합니다.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물결 포착하기 시스템이 계속해서 유용한 분석을 제공한다면 회사는 예상치 못한 혼란과 재앙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차피 나중에는 변화에 적응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훨씬 더 차분하게 정확한 정보에 입각해 적응해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다음에 밀려올 파괴의 물결은 그리 파괴적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이로써 3부 10개의 장을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디커플링은 전통적으로 기존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인접 소비 활동 사이의 연결고리를 분리하는 것, 또는 깨뜨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특정 시장에 상당히 파괴적인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한 가지 가정에 기초합니다. 그것은 고객의 결정으로 인해 디지털 파괴가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고객들과 그들의 선택 과정에 관심을 집중하라고 강조합니다. 여기서의 과제는 과도한 금전 비용, 노력 비용, 시간 비용으로 인해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활동이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활동, 약한 사슬로 엮인 활동은 파괴자에게 공격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기존 기업은 이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겠습니다. 이 책을 통해 그 답을 찾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마인드 맵으로 전체 보기 〉
───────────────────────────────
매일매일 해가 뜨고 지는 일이 늘 반복되지만
그래도, 어제보다 좀 더 나은 내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더불어 함께, 새로운 오늘을 충실히 잘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남과의 비교가 아닌,
어제 나와의 비교를 통해 하루하루 성장하는 나를 만나고 싶습니다.
-새날 드림/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