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제 1화(돌아온 신화) 를 보고 난후
정태가 돌와온 카이스트 드라마의 첫회.
난 그저 아무 생각없이 TV를 켰는데.
이상한 이름의 드라마가 하길래 보게되었다.
첫 버스에서의 장면이 나를 웃기게 했다.
난 당시 카이스트에 대해 어느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이건 작가님이 카이스트의 인지도가 얼마나 낮은지 보여주려고 한 것이 아닌가 싶다.(카이스트 방영후 인지도는 많이 올라갔지만여 ^^)
카이스트 제 1화는 역시 정태의 귀환이 주제였다.
제 1회를 보신분은 알겠지만,
영민의 죽음으로 정태는 학교를 떠나있었다.
자신 때문에 친구를 죽음으로 몰고간 것이
그에게는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정태가 돌아온후 이교수님과의 언쟁.
머 언쟁이라고도 할 수 없는 일방적인 정태의 말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 21 이교수방
책상을 사이에 두고 앉은 이교수와 정태.
이교수 그래서 일년동안 어디서 뭐하구 다닌거야.
너 부모님두 모르게 그러구 다닌거라며?
민재, 정태에게 커피 한잔 건네주고 자기도 한잔 들고 저만치 가서 책꽂이의 책들을 보는 척. (이교수는 아까의 커피가 있고)
정태 그냥.. 여러 가지 했어요.
이교수 여러 가지 뭐.
정태 공사판두 다니구요. 중국집에서 배달두 해보구. 그냥 산에두
다니구..
민재 (슬쩍 정태를 보는)
이교수 그래서 이젠 돌아올거야? 너 신형 축구 로봇 만들다가 관뒀잖아.
정태 (딱딱하게 웃는) 저 자퇴했어요. 아시잖아요.
이교수 우리 학교 방침 알잖아. 퇴학 당한 학생이라두 한번은 재입학
기회 주는 거.
정태 .... 정말 제가 돌아오길 바라세요?
이교수 (커피 마시려다 말고) 무슨 소리야
정태 돌아오면요. 뭐가 어뜩게 되죠?
민재 (심상치 않아 보는)
정태 뭐 잘해야 석사 되구. 박사 되구. 그리고 더 잘되면 교수님처럼
거기 앉아서 또 어떤 학생을 죽기까지 몰아세우겠죠.
그걸 바라세요?
민재 정태야.
이교수 ...계속해봐.
정태 ....아뇨. 제가 말실수 했습니다. (일어선다) 인사 드렸으니까
인제 가보겠습니다.
이교수 영민이 얘기하는거니?
정태 (불끈.. 참으려다가 못참고) 그럼 영민이 말구 또 있었습니까?
민재 (커피잔 놓고 정태 옆으로 오며) 나가자.
정태 (무시하고) 영민이 죽은거 교수님하고 제가 합작한 겁니다.
그거 아셨어요?
민재 야 임마.
정태 제가 여기 온거 영민이 기일이라서 왔어요. 딱 일년 됐다구요.
모르셨겠죠. 이 세상에 교수님한테 관심있는건 로봇 공식뿐이
니까. 알바 없죠. 딴것들은... 영민이 같은 건.
민재, 정태를 거칠게 끌고 밀어 밖으로 내보낸다 .
자신은 나가기 전에 이교수를 돌아보고
민재 죄송합니다. 저 미친놈 제가 꼭 사과시키겠습니다.
(말하다가 멈칫해서 보는)
이교수, 커피잔을 감싸쥔 채 조용히 민재를 보고 있다.
바로 이 장면이 가장 인상깊고 지금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공부, 학위, 학점등도 중요하지만,
인간이 살아가면서 역시 중요한 것은
그 세계에서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정태나 이교수는 당시 영민이 죽음까지 갈지는 생각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는 그들을 떠났고,
이건 그들에게 상처뿐이 아닌,
하나의 교훈으로 작용했음이 분명할 것이다.
정태가 이교수에게 남긴말들은 이교수는 감당하기 힘들었었나보다. 이교수가 처장을 찾아가서 쉬고쉽다는 말을 한 것.
# 42 처장실 내부
처장과 마주 앉은 이교수.
처장 무슨 말씀이세요. 일년을 쉬시겠다니..
이교수 아니 그냥 그 휴식년이라구 있잖아요.
우리 교수들 몇 년에 한번씩 일년쉬게 해주는거. 그거..
처장 그걸 할래믄 지난 학기에 벌써 신청을 하셨어야지요.
이교수 그게..그렇죠?
처장 게다가 이교수님은 이제까지 휴식년 그거 한번두 신청한 적이
없는 걸루 알고 있는데요.
이교수 그게..아마 그랬을거에요.
처장 말씀해보세요.
이교수 예?
처장 이렇게 개학을 한달 남기구 느닷없이 그런 말씀을 하실 때에는
이유가 있을거 아닙니까. 그 이유를 말씀해보시라는 겁니다.
이교수 이유라는 게 그러니까..
공부를 좀 더 해볼까하구요.
처장 하아 참. 지금 무슨 말씀을 하구 계신거에요? 그럼 평소에는
공부구 연구구 안하구 계셨단 말씀이세요?
이교수 그거 말구..그러니까 음.. 교육학 이런걸 공부해볼까 하고..
처장 뭘 해요?
이교수 (주눅이 들어서) 교육..학..
처장 전자과 교수에 로봇공학의 권위자께서 뭘 하신다구요?
이교수 교...육..
이교수는 자신이 영민의 기일조차
잊고있었다는 것이 많은 죄책감으로 시달렸을 것이다.
그렇게 자신 때문에 떠나간 한 제자의
기일 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자신.
그래서 그는 처장에게 가서 쉬고쉽다고 했을지도 모른다.
정태는 영민의 기일을 챙겨주고 친구들도 그를 도와준다.
정태가 다시 시작을 하려는 몸부림을 보인다.
그에게서 영민이란 아이는 지울수는 없지만,
그를 위해서 정태가 할 수 있는일은
결국 정태 자기자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 48 옥상 밤
촛불이 켜진다.
옥상에 작은 젯상을 만들어놓고 있는 중이다.
초라하고 격식에는 안 맞는대로 과일 몇개와 북어도 올려져있다.
채영이 상 뒤에 스냅 사진 한 장을 세워놓는다.
민재와 채영과 정태, 그리고 영민이 나란히 서서 갖은 포즈를 잡으며 웃고 있는 사진이다.
채영과 만수와 민재가 둘러 서있다.
만수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는 듯 괜히 아나운서멘트 식으로)
에.. 그럼 지금부터 고 강영민군에게 보내는 메시지 낭독이 있겠 습니다. 참석하신 여러분께서는 각자 한마디씩 해주시죠.
먼저 금녀의 남자기숙사에 목숨을 걸고 잠입해 들어오신
박채영양.
채영 (좀 웃고 으음.. 망설이다가)
영민아. 거기 안춥니? 여긴 무지 춥다야.
음... 넌 거기서두 아직 여자 친구 없니? 사귀게 되면 너
아주 잘해줘야된다.
(말이 떨어졌다. 옆에 섰던 민재를 쿡쿡 찌르는)
민재 어... 나 민재야. 뭐 별루 할말은 없구.. 잘 먹구 잘 살어라.
채영 야 거기서 뭘 먹냐 먹긴.
만수 어 정태야.
모두 돌아본다.
입구 쪽에 정태가 기대어 서서 보고 있다. 손에는 비닐 봉지를 하나 들고 있다. 모두가 바라보자 어색한대로 앞으로 나오더니 봉지에서 뭔가를 꺼내어 상에 놓는다. 군고구마다.
정태 너 이거 좋아했지. 식기 전에 먹어라.
모두 조용히 보는데... 물끄러미 사진을 바라보던 정태. 이윽고.
천천이 무릎을 꿇어 앉더니.
정태 영민아. ....나 이 말 하러 왔어. ... 미안하다. ...용서해줘.
숙연히 바라보는 모두. 촛불이 바람에 흔들리고... 그 앞 사진에서 웃고 있는 친구들..
첫댓글우연히 에수비에수를 틀었는데 정태가 복도를 막뛰어가는 장면이였죠. 영민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에 압도당해서 담에 또봐야지 했었던.. 근데 그냥 흥미나 재미보다는 뭔가 마음의 안식처가 되는 그런드라마였어요. 근데 매주 봤었던거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나네.. 치맨가...;;;;;;;
첫댓글 우연히 에수비에수를 틀었는데 정태가 복도를 막뛰어가는 장면이였죠. 영민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에 압도당해서 담에 또봐야지 했었던.. 근데 그냥 흥미나 재미보다는 뭔가 마음의 안식처가 되는 그런드라마였어요. 근데 매주 봤었던거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나네.. 치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