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에틸알코올의 농도의 한계는 각국의 실정에 따라 법률로 정해져 있는데, 한국에서는 1% 이상이다. 술은 주류 전체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하는데, 시대·지역에 따라서는 특정한 술 1가지만을 가리키는 경우도 있다.
술의 종류는 원료와 제조법에 따라 달라진다. 원료에 의해 생기는 종류는 동물질의 술과 식물질의 술이다. 전자는 소·말·양 등 가축의 젖을 발효(發酵)시켜 만들어지는
유주(乳酒) 종류이다. 식물질의 술은 당질물(糖質物)을 원료로 하는 것과, 전분질물(澱粉質物)을 원료로 하는 술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그밖에 북유럽 일부 지역에서 음용(飮用)으로 제공되고 있는 펄프의 폐액(廢液)으로부터 채취한 알코올을 원료로 하는 술이 있는데, 이런 종류는 섬유소질(纖維素質)을 원료로 하는 술이다. 당질을 원료로 하는 술에는 포도주 외에 과실을 주원료로 하는 사과주·배주·자두주·모과주·매실주(梅實酒) 등과 그것들을 증류하여 제조하는 코냑·칼바도스(일명 능금소주)·키르시·슬리보비츠 등의
브랜디 종류가 있다. 그밖에는 사탕수수의 즙 또는 당분이나 당밀(糖蜜)을 발효시켜 증류하여 만드는
럼, 당밀주와 야자술
토디, 용설란(龍舌蘭)의 즙으로 만드는
테킬라 등의 식물즙액의 술, 또 벌꿀의 발효에 의해 얻어지는
꿀술[蜜酒], 미드 등도 이에 속한다. 전분질물을 원료로 하는 술에는 겉보리(맥주맥)로 만드는 맥주와 그것을 증류시켜 만드는
위스키 종류, 쌀을 원료로 하는 한국의 동동주나 청주(일본에서는 정종), 중국의
소흥주(紹興酒), 또는 황주(黃酒 : 老酒, 陳酒라고도 함), 그밖의 잡곡, 즉 옥수수·수수류 등을 발효시켜 만드는 북아메리카의
버번위스키, 네덜란드 등지에서 나는
진, 한국의 전통 소주(燒酒)와 중국의 여러 가지 순곡주류 등이 있다.
제조법에 따른 술의 종류는 그 음용의 형식과 어울려서 3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①
양조주(釀造酒) : 발효한 액을 그대로 마시는 술로 맥주·청주·소흥주 등이 여기에 속한다. ②
증류주(蒸溜酒) : 발효액을 증류기에 넣어 알코올분을 증류시켜 만드는 술로 화주(火酒)·소주·스피리츠·오두비(생명의 물이라는 뜻) 등으로도 불리는 위스키가 이에 속한다. ③
혼성주(混成酒) : 발효주, 증류주, 순수한 알코올의 수용액(水溶液)을 원료로 하여, 여기에 과실이나 초근목피(草根木皮), 한약류(漢藥類), 합성향료, 당분 기타 조미료·색소 등을 혼합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수년 동안 숙성(熟成)시켜 만든 술로 재제주(再製酒)라고도 한다. 리큐어, 베르모트, 약주 종류, 미림(味淋 : 소주에 찐 찹쌀과 쌀누룩을 첨가해 양조한 조미용 술), 백주(白酒) 등은 이에 속한다. 양조주 가운데 맥주와 청주 또는 노주(老酒) 사이에는 원료의 당화(糖化)와 발효 이 두 공정이 전후하여 이루어지느냐, 또는 동시에 병행으로 이루어지느냐의 차이가 있다.
맥주처럼 당액을 완전히 만들고, 후에 이것을 발효시켜 만드는 술을 단(單)발효형 또는 당화선행형(糖化先行型)의 술이라고 하며,
청주처럼 당화와 발효가 동일한 통 안에서 동시에 이루어지는 술을 당화발효병행형 또는 복(複)발효형의 술 등으로 부른다.
술의 기원
과실, 초목의 즙액(汁液), 봉밀(蜂蜜)과 같은 당분을 포함한 것에는 토양 속에 사는
효모(酵母)가 들어가 자연히 발효가 일어나서 술이 된다. 즉
알코올 발효는 자연계에서는 가장 보편적인 당분의 분해과정이므로 인간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만 돌·나무 등에 패인 구멍이나 항아리처럼 많은 분량의 당액을 담을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술의 발생에는 나무 등에 생긴 천연의 웅덩이나 흙·나무로 만든 그릇의 발명이 선행되었을 것이다. 중국에서는 석기(石器)에 담았던 것이 시작이라는 설이 있다. 서양에서는 스위스의 신석기시대의 호상주거(湖上住居) 유적에서 과실의 씨앗이 발견되어 그 시대에 이미
과실주가 존재했었다는 사실이 추정되고 있다. 포도는 카프카스 지방과 온대 서아시아 지방을 원산지로 하고 있으며, 이들 지방으로부터 메소포타미아의 주변 지역 및 이집트로 옮겨지고 후에 그리스를 거쳐 로마에, 또한 로마인들에 의해 유럽의 중부·남부 및 잉글랜드로 전파되기에 이르렀다. 중국에는 BC 100년경 한(漢) 무제(武帝) 때에 장건(張騫)에 의해 서역(西域)으로부터 도입되었다고 한다. 그밖에 야생의 포도(머루를 포함)는 거의 전세계에 잘 알려져 있다. 이집트에서는 제1왕조시대(BC 3000년경)의 상형문자(象形文字)에 포도주 제조용 압착기나 항아리 등의 그림이 확인되고 있으며, 제5~18왕조 사이의 많은 무덤들의 벽화에 당시의 포도주 양조의 완전한 절차가 묘사되어 있다.
다음으로 곡류·감자류와 같은 전분질물의 경우에는 우선 전분이
당화되지 않으면 알코올의 발효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다소 복잡한 기술적 연구의 필요성이 생긴다. 더욱이 전분질물이 수중에서 자연히 부패하면 미생물의 작용으로 산·알코올이 발생하므로, 이로 인해 신맛이 강하고 알코올분이 적은 일종의 술과 같은 것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비슷한 방법에 의해 만들어지는 술은 멜라네시아·아프리카·남아메리카 등의 원시민족들 사이에 전해지고 있었다. 또 효모에 의하지 않고
박테리아의 작용만으로 만들어지는 술도 아프리카와 중앙 아메리카 지방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분을 당화하여 강한 감미(甘味)를 발생시키는 방법으로서 가장 원시적인 것은 타액(唾液)의 당화력이다. 어머니가 아기에게 먹을 것을 씹어서 주는 습관은 아마 원시시대부터 있었다고 여겨지는데, 곡물이나 감자류를 씹어서 그릇 속에 토해 낸 것을 자연스럽게 발효시키는 방법에 의한 술, 이른바 씹는 술은 현재에도 일부의 미개민족들 사이에 존재하며, 아프리카, 중앙·남 아메리카, 북아메리카, 시베리아와 남방의 여러 섬들에 신제(神祭) 의식으로서 남아 있다. 약간씩은 다르지만 이런 현상이 거의 전세계에 걸쳐 있는 점으로 보아 이 주조법(酒造法)이 원시시대의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현재 세계에서 널리 행해지고 있는 2가지 당화법, 즉
엿기름(麥芽)의 효소에 의한 방법과 곰팡이의 효소를 이용하는 방법은 이 씹는 술의 기반 위에서 그 민족의 문화와, 그 지방의 기후·풍토에 의해 제각기 다른 지방에서 발생하여 발달한 것이다. 전자는 메소포타미아의 초승달 지대 및 이집트에서 생겨난 맥주의 제조법을 중심으로 한 엿기름의 당화법이며, 후자는 중국을 비롯하여 한국·일본 및 그 주변의 고대 국가들의 술제조법을 중심으로 하는
누룩, 즉 곰팡이를 발생시킨 곡물에 의한 당화법이다. 그리고 그후 전자는 그리스·로마를 통해 널리 유럽 전역으로 전해졌으며, 후자는 중국·미얀마·말레이시아 및 인도의 일부와 한국·일본 등의 동양 여러 나라들의 술제조법의 기본이 되어 있다. 곰팡이를 이용하는 방법은 누룩의 제조법으로 보아 다시 2가지로 크게 나눌 수가 있다. 그 하나는 곡류를 날 것 그대로 빻아 물을 섞어 성형(成型)한 것에 곰팡이를 발생시킨 누룩과, 곡류를 쪄서 알맹이 모양으로 된 것, 즉 밥알에 곰팡이가 생겨난 누룩인데, 전자(麯子라든가 酒母 등으로 일컬어짐)는 중국·한국의 주류 제조에서, 후자는 주로 일본의 주류 제조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 전자의 누룩은 병국(餠麴)이라고도 하는 분식형(粉食型) 식품에 곰팡이가 자생한 것, 후자는 입식형(粒食型)의 고슬고슬한 밥알에 곰팡이가 나게 한 것이 기원이라고 볼 수 있다.
맥주의 기원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로 알려져 있는데, BC 6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BC 1800년경에는 바빌로니아에서 상세한 제조법이 기록되어 있다. 이집트에서는 BC 3000년경의 무덤에서 볼 수 있으며, 제5왕조(BC 1500) 무렵에는 상세한 기록이 발견되고 있다. 원시시대의 맥주의 형태는 현재 누비아 지방의 부자와 이집트 각지의 토속주(土俗酒)에서 볼 수 있는데, 밀의 일부를 빻아 물로 반죽하여 일종의 빵을 굽고, 밀의 나머지 부분을 물에 적셔 방치한 것을 역시 빻아, 이것에 먼저 구워 놓은 빵을 찢어 물과 섞어 발효시키는 것이다. 이집트의 고대 벽화에 의하면 빵과 맥주는 동일장소에서 만들어졌다. 맥주는 일종의 액체 빵으로도 간주된다. 오늘날 빵을 원료로 하는 술에는 소련 지방의 쿠와스가 있다.
전설에는 각 나라들 모두에 술의 시조로 알려진 신이나 사람이 있다. 이집트에서는
오시리스 신을 맥주의 시조라 하고, 또 그리스와 중근동 지방에서는
디오니소스 혹은 이와 같은 신을 바카스라고도 불러 포도주의 신으로 여긴다. 중국에서는 우왕(禹王) 때에
의적(儀狄)이 처음으로 술을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또 일설에는 두강(杜康)이 술제조의 시조라고도 한다. 자세한 술제조법에 관한 기록은 서진(西晉) 시대의
〈제민요술 齊民要術〉이라는 책을 그 시초로 삼는다. 또 인도에서는 베다 성전(聖典)에 나오는 달의 신 소마를 술의 신이라고 하며, 같은 이름의 술 소마를 만들어 마시는 것이 중요한 의식으로 되어 있다
(→ 소마). 소마주는 인동초 덩굴의 수액(樹液)에 야생 벼의 쌀가루나 버터 등을 섞어 발효시켜 만든다. 소마는 또 페르시아의 신주(神酒) 하오마주와 일치한다고도 한다.
꿀술은 그리스·북유럽·잉글랜드 등에, 젖술(乳酒)은 중근동 및 인도 등에 그 기원이 있는 듯하다. 또
증류주류는 12세기경부터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등지에 있었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유행된 것은 16, 17세기이며,
코냑의 시초는 1630년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도 송대(宋代)에 타이로부터 들여와 원대(元代)에 이르러 널리 퍼졌다. 인도의 소마주의 경우와 같이 예로부터 주조는 종교적 의식과 결부되어 있으며, 많은 나라들에서는 주신(酒神)은 농경신과 관련이 깊다. 거품을 수반하여 발효하는 양조의 모습이 다산·비옥(肥沃) 등과 관련하여 생각되어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의
제례에 예로부터 술이 사용되어 온 것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할 수가 있다. 그리스도교의 의식(성만찬)에서 포도주를 마시는 것도 중근동 지방에 있었던 풍년을 비는 제사의식에 유래한다는 설도 있다. 이집트의 맥주의 시조라고 하는 오시리스도 농경신이었다.
근대 과학의 이론적 기초 위에서 주조기술의 개량·진보가 이루어진 것은, 미생물이 발견된, 특히 프랑스의 L.
파스퇴르가 여러 가지 발효현상이 각각 그 물질이 지닌 특유한 미생물에 의해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한 130~140년 전 이래의 일이다. 그 이전의 오랜 동안 인류는 발효의 주체인 미생물을 알지 못했고, 다만 그것에 의해서 생기는 현상, 즉 거품, 발열, 맛의 변화 등을 관찰함으로써 경험적·간접적으로 순수하게
발효가 이루어지도록 조작해왔던 것이다. 주조의 중심기술은 되도록이면 유해한 잡균을 억제하고 효모만을 순수하게 기르는 데에 있다.
효모는 높은 산성과 당(糖)농도에 견뎌내고 또한 저온에서도 잘 번식할 수가 있는데, 이 3가지 조건을 설정하여 효모만 잘 번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자연적 순수배양법이라고 한다. 일본의 청주나 서양의 옛날 알코올 제조법 등이 그 전형적인 사례이다. 파스퇴르의 연구·발표 이후에는 맥주의 경우처럼
파스퇴르-한센식(式) 등으로도 불리는 절대적 순수배양법이 생겨났다. 이것은 당화한 액을 완전히 밀폐된 발효조(醱酵槽)에 넣어 외부에서의 균의 혼입을 방지하여 무균공기(無菌空氣)를 통해 효모를 배양하는 방법이다. 맥주 이외의 근대의 발효공업도 모두 이런 형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 당화의 단계에 대해서는 당화 효소가 작용하는 최적온도의 부근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목표인데, 효소의 발견 이전에도 서양에서는 불에 달군 돌(燒石)을 투입하여 가온을 하거나, 혹은 액의 일부를 가온하여 섞는 방법 등이 오래 전부터 행해져왔다. 현재 맥주 제조에서는 온도 및 온도를 조절한 공기를 보내어 겉보리(맥주맥)를 발아시키는 통풍식 발아장치를 사용하는데, 청주의 누룩제조에도 마찬가지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또 당화도 완전한 온도의 조절하에 행해지고 있다. 이 발효가
린데의 냉동기 발명에 의해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저온 아래서 행해지게 된 것은, 고래(古來)의 주조법에 가장 커다란 변혁을 가져다 준 것으로 되어 있다. 오늘날 공장은 작업의 기계화·자동화 등에 의해 더욱더 대규모화하고, 그에 따라 주조업도 점차 대기업화해 가는 추세에 있다.
술은 과실·곡류·감자류 등의 농산물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나라 또는 풍토에 따라 특수성이 생겨 난다. 목축에만 의존하는 지방에서는 우유 또는 양유를 원료로 하고, 야자·사탕수수·꿀 등을 다산하는 나라의 술은 그것을 원료로 하고 있다. 이처럼 술의 원료는 대부분이 그 나라의 주식과 일치하며, 또 그 나라의 요리와도 깊은 관련을 가지고 발달해왔으므로 그 나라의 식생활 습관과 더 나아가서는 인정, 풍속, 문화의 수준·정도 등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양주를 생산하는 서양의 경우에도 풍토에 따른 산물의 차이나 그 나라의 역사나 전통에 따라 현저한 특징이 있다.
포도주의 경우, 일반적으로 북방의 저온지대의 포도는 당분이 적고 산이 많기 때문에 라인, 모젤과 프랑스 북부의 부르고뉴산(産)의 술은 청렬다산(淸冽多酸)하고, 남프랑스의 보르도,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술은 일반적으로 농후감미(濃厚甘味)한 경향이 있다. 또 나라에 따라 전통적인 특수한 기술로 특별한 명산주(名産酒)를 만들어내고 있다. 예를 들면 시칠리아의
마르살라는 포도즙을 증발·농축한 것을 사용하고 있으며, 포르투갈의
마데이라는 다 된 술을 가온하여 숙성가향(熟成加香)한 것이고, 포르투갈의
포트는 한창 발효중인 것에 브랜디를 첨가하여 감미를 낸 것이다. 스페인의
셰리는 술에 특별한 산화성 효모(酸化性酵母)를 번식시켜 특유한 향미(香味)를 내게 한다. 가장 근대의 미국 또는 오스트레일리아 산의 셰리에는 마데이라식(式)의 가온 처리를 하여, 이른바 베이킹하여 향미를 내게 한 유사품도 있다. 포도의 포상(圃上)에 포트리치스라는 곰팡이를 부착하여 농당소산(濃糖少霰)의 과실을 얻어내 술을 빚는 방법은 보르도 지방의 소테른, 라인 또는 모젤의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 등 널리 유럽 전지역에서 행해져 감미가 강한 술이 나오고 있다. 또 포도주는 원료인 포도의 품종이나 그 포도가 자라는 토지의 지질, 일조량, 기온, 강우량 등이 지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른바 토속주로서의 특징이 현저하다. 그때문에 프랑스와 독일 등지에서는 술병의 라벨에 기재하는 산지의 호칭이나 규정은 엄격한 제약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 코냑, 샴페인, 포트 등은 그 생산지의 한정과 명칭의 권리가 조약에 의해 지켜지고 있다. 또 포도는 생산연도에 따라 품질의 우열(優劣)과 풍흉(豊凶)의 차이가 있으므로 이른바 '좋은 해'의 포도주는 특히 존중시된다.
맥주는 병·캔 포장의 유행과 더불어 품질도 세계적으로 균일화되어 가는 경향에 있는데, 그래도 나라에 따라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면 영국 맥주는 상면(上面) 발효 맥주로서 경수(硬水)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쓴맛이 많고 거품이 적은 데 비해, 독일 등 유럽 대륙의 맥주는 거의 모두가 하면(下面) 발효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거품도 많이 일고 맛도 짙다. 그중에서도 뮌헨의 물은 경수이기 때문에 단맛나는 흑맥주에 적합하며, 피르젠의 물은 쓴맛나는 담색(淡色)에 적합하다. 빈은 그 중간적인 성격의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질(酒質)의 차이도 옛날처럼 두드러지지는 않으며 뮌헨의 맥주도 대부분은 피르젠 타입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덴마크, 네덜란드 등도 지금은 맥주의 명양조지로 알려져 있다. 맥주에는 또 토속주에 해당하는 지방적인 명물의 술이 있다. 예를 들면 영국의 스타우트와 포터, 독일이나 기타 대륙의 나라들에서 계절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맥주 등인데, 향에는 물론 색깔의 농담(濃淡), 알코올의 강약, 감산(甘酸) 등 그야말로 가지가지이다.
증류주 중에서 예로부터 유명한 것에는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프랑스의 코냑, 아르마냑, 서인도 제도의 럼, 멕시코의 테킬라, 소련의 보드카, 중국의 고량주(高梁酒)·분주(汾酒)·모태주(茅台酒), 한국의 소주, 일본의 아와모리 주[泡盛酒] 등을 들 수 있다. 이밖에도 세계 각국은 어느 나라나 국민대중이 애호하는 일상의 증류주를 가지고 있다.
혼성주도 나라에 따라서 특징이 두드러지는 술이다. 유럽의 진, 리큐어, 베르모트에 대항해 중국에서는 각종 한약재로 만든 약술의 종류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소련에도 보드카·브랜디 등을 토대로 한 알코올 농도가 낮은 특유한 리큐어류가 많이 있다. 칵테일은 즉석의 혼성주라고도 볼 수 있으며, 매실주와 일반 가정에서 손쉽게 담근 과실주 등은 일종의
리큐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중국의 소흥주·황주, 일본의 정종(청주)은 모두가 쌀로 빚은 양조주로서, 맥주와 나란히 세계의 3대 명주라고도 할 만한 것들이다. 일반적으로 술은 요리 또는 식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식전에 마시는 술을
아페리티프, 식후에 마시는 술을
디저트와인 등이라고 하며, 그 주질(酒質)에는 각각 특징이 있다. 포도주는 흔히 식사와 병행하여 마시는데, 이 경우 주질과 요리 종류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예로부터 일정한 관습이 있다.
한국에서는 부족국가시대부터 영고(迎鼓)·무천(舞天)·동맹(東盟) 등과 같은 제천의식 때 술을 마시며 가무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에 술을 빚은 것이 확실하지만 종류와 성격은 알 수가 없다. 오늘날 전해지는 술은 대개 고려시대에 정착된 것으로 보이나, 문헌상 그 제조법이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은 조선시대이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한국 고유의 술은 크게 다음 3가지이다. ①
막걸리 : 탁주(濁酒)·농주(農酒)라고 하며, 빛깔은 유백색이고 알코올 농도 5~6%이다. 제조방법은 주로 찹쌀·멥쌀·보리쌀·밀 등으로 지에밥을 지어 밀가루와 물을 섞어서 발효시킨 뒤, 그대로 걸러 짜낸다. 이때 거르지 않고 그대로 밥풀이 담긴 채 뜬 것을
동동주라고 한다. ②
약주 : 청주(淸酒)라고도 한다. 술이 다 된 탁주독에 용수를 박아 맑은 술을 떠낸 것을 이르며, 알코올 함량 12% 내외이다. 여기에 인삼이나 다른 초근목피를 섞어서 빚기도 한다. ③
소주 : 쌀·밀·보리·고구마 등을 원료로 한 양조주를 증류하여 받아내는 무색 투명한 술로 노주(露酒)·화주(火酒)·한주(汗酒)라고도 한다. 알코올 85% 이상 되는 주정에 물을 섞어 20~30%로 희석시켜 만든다.
이밖에 중요무형문화재 제86호로 지정된 향토술에 서울의 문배주, 충청남도의 면천두견주(沔川杜鵑酒), 경상북도의 경주교동법주(慶州校洞法酒)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