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충남 태안의 예쁜 이름을 가진 해수욕장 몇곳을 소개할까 한다. 설령 휴가를 휴가답게 보내지 못했다 하여 이제서야 해수욕을 즐길 수는 없고 조용히 석양을 등지고 해변을 거닐어보는 운치있는 코스이다. 충남 태안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해수욕장이 즐비하다. 물론 여름 휴가철에는 해수욕을 즐기는 인파들로 북적였지만 휴가철이 끝나면서 썰물처럼 빠져나간 해변에는 한산한 기운마저 느껴진다. 가을이 되면서부터 서쪽 해안으로는 멋진 낙조를 보기 위해 오후 늦은 시간에도 적지않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어은돌해수욕장 」 그중 어은돌해수욕장은 어촌 마을 앞에 펼쳐진 작고 아늑한 해수욕장이다. 해안 풍경이 요란하지도 않으면서 아름다워 아늑한 느낌을 한껏 풍기는 곳이다. 해변의 북쪽으로 작은 언덕이 이어져 있어 이런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해수욕을 즐기기보다는 이런 아늑한 어촌의 정취를 찾는 사람들에게 더 어울리는 곳이라 할 수 있다. 한여름에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은 가벼운 한나절 해변 나들이로 적당하다. 「파도리해수욕장」 파도리해수욕장은 어은돌해수욕장과 이웃하고 있는 작은 해수욕장이다. 이름은 해수욕장인데 해수욕장으로의 입지는 별로 좋지 않다. 해변도 넓지 않고 모래도 거친 편이지만 그래도 경치가 매우 좋다. 태안 일대의 해수욕장들이 대개 백사장이 넓고 주변이 밋밋한데 비해 이곳은 해안가에 급하게 솟은 언덕 아래에 있어 주변에 해안 바위도 많고 절벽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급경사도 있다. 해수욕을 즐기기에는 적당치 않은 곳이고, 해안 산책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라 할 수 있다. 파도리에는 해옥전시판매장이 있다. 바닷가에서 주은 돌들을 가공해 작고 예쁜 색의 조약돌로 만든 것을 해옥(海玉)이라 부르는데, 이 해옥이란 이름은 이 사업을 하는 안정웅 씨가 붙인 이름이다. 아직 사업의 규모가 크진 않아 가내수공업 정도로 보이는데, 파도리를 찾았을 때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 「꽃지해수욕장」 꽃지해수욕장은 안면도 내에서는 아주 유명한 해수욕장이다. 해안의 풍광이 아름답고 백사장의 모래가 고와 안면도를 대표하는 해수욕장이었는데, 지금은 좀 달라져 있다. 물론 꽃지해수욕장의 해안 풍광은 여전히 아름답다. 해수욕장 바로 앞에 둥실 떠 있는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가 독특한 정취를 빚어내고, 멀리 보이는 섬들도 아련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선다. 이런 해안 정취로 꽃지해수욕장은 국내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일몰 명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해변은 많이 달라졌다. 이곳에서 2002년 국제꽃박람회가 개최되고 또 해변 남쪽으로는 리조트가 들어서는 바람에 해변을 따라 시멘트 제방을 쌓고 대형 주차장을 만들었는데, 이 제방이 해안의 경관을 망친 듯 싶다. 백사장의 폭이 아주 좁아졌고, 제방을 쌓은 이유로 좁은 백사장의 모래마저 쓸려 내려가고 있다고 한다. 남쪽으로는 그런대로 해수욕을 즐기기에 적당해 보이는데, 주차장이 있는 곳은 별로 적당해 보이지 않는다. 해수욕장 북쪽으로 젖개포구와 모감주나무 군락이 있다. 젖개포구에서는 대하와 꽃게 등을 싸게 살 수 있어, 해산물을 즐기기에는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