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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루몽은 2007년 10월 고3 전국연합 모의고사와 2009년 9월 고3 모의평가에서 출제되었다.
【21-24】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2007년 10월 고3 전국연합>
강남홍은 훌쩍 몸을 솟구쳐 허공으로 날아오르며 번쩍 칼을 떨어뜨려 도끼를 휘두르는 뇌천풍의 투구를 쪼개어 버렸다.
양원수는 참을 수 없었다. 친히 대결해 보고자 들먹들먹하는데 소사마가 앞을 가로막고 대신 나섰다. 그러나 ⓐ방천극을 잘 쓰는 명장 소사마도 강남홍의 놀라운 재주와 칼은 막아낼 도리가 없었다.
“아차!”
소사마는 극도로 긴장하였다. 강남홍의 칼에 맞아 죽나 보다 하는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강남홍은 하늘에서 나는 듯 명랑한 소리로 외칠 뿐이었다.
“㉠하늘이 내신 명장을 내 손으로 어찌 죽이리요. 살길을 열어 줄 것이니 장군은 빨리 원수께 돌아가 군사를 거두어 물러가라 하시라.”
양원수도 싸움을 내일로 미루는 수밖에 없었고, 강남홍도 군사를 거두어 돌아갔다. 그러나 싸움에 이기면 이길수록 강남홍의 고민은 컸다.
‘어찌 만왕을 위해서 나의 고국을 저버릴 수 있겠는가? 일장일졸도 내 조국의 군사를 죽이고 싶지 않으나, 그렇다고 스승의 명을 받들고 싸움터에 나와 그대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달 밝은 밤이었다. 강남홍은 옥퉁소를 가슴에 품고 산에 올라 명군의 진영을 살피며 한 곡조를 불어 보았다. 이 퉁소 소리를 듣자 명나라 진영은 일대 혼란을 일으켰다. 장수ㆍ졸병 할 것 없이 고향 그리운 우수에 잠겨서 눈물을 훌쩍거리는 자까지 있었다. 이 광경을 본 양원수는 언젠가 벽성선이 준 옥퉁소를 꺼내서 한 곡조를 불어 보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랬더니 당장에 장수와 병졸들은 명랑한 기분을 회복하고 사기가 충천해지는 것이 아닌가. 옥퉁소 소리. 어여쁜 여인 같으면서도 용맹무쌍한 적장. 양원수는 날이 갈수록 의심을 풀길이 없었다.
마침내 양원수와 강남홍은 일 대 일로 대결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양원수 진두로 내달았을 때 강남홍도 말을 타고 칼을 휘두르며 가까이 덤벼들다가, 일견해서 명나라 진영의 원수가 바로 양창곡, 양공자임을 똑바로 알아차렸다.
양원수는 아직도 강남홍을 알아보지 못하고 창을 높이 들어 찌르려고 덤벼드는 아슬아슬한 찰나.
“상공께선 강남홍을 잊으셨나이까?”
구슬같이 맑은 강남홍의 음성. 이 말에 양원수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홍은 오늘 밤에 단 둘이서 만날 것을 넌지시 약속하고 말고삐를 돌려 자기 진영으로 돌아갔다. 그날 밤 강남홍은 손삼랑에게만 알리고 명나라 진영으로 살며시 건너와서 양원수를 만났다.
양원수는 강남홍의 모습을 두 눈으로 또렷이 쳐다보면서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치 못하고 어리둥절하였다.
“홍랑! 그대 죽어서 혼이 나타난 것이 아니요? 정말 산 사람이 날 찾아온 것이요? 그대 죽은 것을 잘 알고서야 어찌 살아왔다고 믿으리요!”
강남홍은 흐느껴 울며 목멘 소리로 대답하였다.
“첩은 상공께서 사랑해 주신 덕택으로 수중고혼(水中孤魂)이 되지 않고 다시 살아나게 되었나이다. 여러 사람의 눈이 두려우니 그것만이 근심되나이다.”
양원수는 누가 볼까 두려워하여 즉시로 장막을 쳐서 가리우고 그제서야 강남홍의 손을 덥석 잡았다. 강남홍도 양원수의 손을 마주 잡고 오열(嗚咽)에 젖을 뿐.
“모든 것이 꿈만 같사옵니다.”
“이상하도다. 홍랑은 여자의 몸으로 이다지 먼 곳까지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명장(名將)이 되어서 만왕을 구하러 나섰으니.”
여기서 강남홍은 지금까지의 경과를 비로소 자세히 양원수에게 설명해 들려주었다.
-「옥루몽」-
21. 위 글을 통해 짐작할 수 없는 것은?
① 양원수는 강남홍이 죽었다고 믿고 있었다.
② 강남홍과 양원수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
③ 양원수의 무예가 강남홍의 무예를 능가한다.
④ 강남홍은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위기를 겪었다.
⑤ 강남홍이 참전한 이유는 자신의 사부와 관련이 있다.
22. ㉠에 드러난 강남홍의 심리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상대방보다 실력이 부족하지만 오로지 체면 때문에 허세를 부리고 있다.
② 전쟁에 이미 승리하였으므로 굳이 상대방을 살상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③ 어쩔 수 없이 전쟁터에 나와 있긴 하지만 상대방과 싸우고 싶어 하지 않고 있다.
④ 상대방이 워낙 뛰어난 장수이기 때문에 자신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⑤ 상대방을 제압하면 오히려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돌아오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23. <보기>는 위 글 앞부분의 일부이다. [A]와 관련 지어 설명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어느 날 서로 몇 잔 술을 마시고 취흥이 일자, 벽성선은 옥퉁소를 들고 달을 향해 불기 시작했다. 묘한 재간이 숨어 있는 옥퉁소였다. 퉁소 소리 한번 일어나자, 산이 울고 초목이 진동하고 잠자던 학은 꿈을 깨어 날고 미친바람이 일고 흙이 날아올랐다. 나중에는 벽성선은 무엇을 생각하였음인지 옥퉁소를 부는 법을 양창곡에게 가르쳐 주면서 이런 말을 하였다.
“상공의 상에는 다소 살벌하신 기운이 있사옵니다. 머지않아 반드시 싸움터에 나가실 듯하오니, 이 옥곡(玉曲)을 배워 두시면 쓰실 날이 있을까 하옵나이다.”
① <보기>의 사건은 [A]의 복선 역할을 하고 있다.
② <보기>의 벽성선은 예지력이 있음을 [A]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③ <보기>와 [A]를 통해 볼 때 양원수는 적장이 벽성선임을 확신하고 있다.
④ <보기>와 [A]를 통해 볼 때 벽성선은 양원수에게 도움을 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⑤ <보기>의 옥퉁소 소리는 자연의 변화를 일으키지만, [A]에서는 인간 심리의 변화를 가져온다.
24. ⓐ에 나타난 ‘소사마’의 처지에 적용할 한자성어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점]
① 사생결단(死生決斷) ② 오월동주(吳越同舟)
③ 견문발검(見蚊拔劍) ③ 속수무책(束手無策)
⑤ 전전반측(輾轉反側)
[정답] 21. ③ 22. ③ 23. ③ 24. ③
[해설]
21. [출제의도] 글을 통해 상황을 추리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이다.
양원수와 강남홍이 대결하는 장면을 묘사한 부분은, ‘양원수는 아직도 강남홍을 알아보지 못하고 창을 높이 들어 찌르려고 덤벼드는 아슬아슬한 찰나.’밖에 없다. 즉, 승부의 결과를 알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무예의 우열이 드러나는 부분도 없다. 그러므로 양원수의 무예가 강남홍의 무예를 능가한다고 진술한 ③번이 정답이다.
22. [출제의도] 대화를 통해 드러나는 인물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이다.
글의 내용상 강남홍과 대결하고 있는 소사마는 강남홍이 그리워하고 있는 양원수의 부하이다. 그러므로 강남홍은 소사마와 싸울 생각이 없다. 사부의 명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만왕의 편이 되어 전쟁에 참전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진술을 하고 있는 ③번이 정답이다.
23. [출제의도] 두 부분을 관련지어 이해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이다.
글의 내용상 적장은 강남홍이다. 그리고 [A]에 보면, 양원수는 ‘어여쁜 여인 같으면서도 용맹무쌍한 적장’에 대해 ‘날이 갈수록 의심을 풀길이 없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양원수가 적장이 벽성선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는 진술은 적절하지 않으며, 따라서 ③번이 답이 된다.
24. [출제의도] 상황에 어울리는 한자숙어를 사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이다.
‘막아낼 도리가 없었다.’에서 ‘어쩔 도리가 없어 꼼짝 못함’의 의미를 가진 ④번의 속수무책(束手無策)이 답이 된다. ① 사생결단(死生決斷)-죽고 삶을 돌보지 않고 끝장을 내려고 대듦. ② 오월동주(吳越同舟)-사이가 나쁜 사람끼리 같은 장소·처지에 함께 놓임. ③ 견문발검(見蚊拔劍)-모기를 보고 칼을 뺀다는 뜻으로, 하찮은 일에 너무 크게 성내어 덤빔. ⑤ 전전반측(輾轉反側)-누워서 이리저리 뒤척거리며 잠을 못 이룸.
[27~3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2009년 고3 9월 모의평가>
[앞부분의 줄거리] 양창곡의 연인이었던 강남홍은 그와 이별 후 백운 도사에게 무예를 배워 오랑캐의 장수가 되어 남장을 하고 면나라 원수 양창곡과 전장에서 맞서게 된다.
강남홍이 옥 같은 손을 들어 화살을 쏘니 시위 소리와 동시에 동초와 마달 두 사람의 갑옷이 쨍그렁하고 깨졌다. 두 장수가 더 싸울 듯이 없어 말을 돌려 진영으로 돌아왔다.
[A] 뇌천풍이 투구를 주워 쓰고 벽력부를 휘두르며 크게 꾸짖었다. “조그만 오랑캐 장수야! 작은 재주만 무례히 굴지 말라.” 그러고는 다시 강남홍에게 달려들더니 홀연 몸을 솟구치며 말에서 떨어졌다.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구나. 다음 회를 보시라
14회 옥피리는 자웅(雌雄)의 음률을 주고받으며,
거문고의 아름다운 소리는 끊어졌다 이어졌다 한다.
각설, 뇌천풍의 분기탱천하여 도끼를 휘두르며 강남홍에게 덤벼들었지만 그녀는 태연히 웃으며 부용검을 들고 서서 꼼짝도 않았다, 뇌천풍은 더욱 화가 나서 크게 소리 지르며 힘을 다해 강남홍을 공격했다. 순산 강남홍이 쌍검을 휘두르며 허공에 몸을 솟구쳤다. 뇌천풍이 허공을 쳐다 보며 급히 도끼를 거두어들이려 하는데 갑자기 쨍그랑하는 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렸다, 날아온 칼이 공중에서 떨어지며 투구를 쳐서 깨뜨린 것이었다. 뇌천풍이 황망하여 몸을 뒤틀며 말에서 떨어졌다.
그러나 강남홍은 다시 돌아 보지 않고 칼을 거뒀다. 원래 강남홍의 검법은 깊고 얕음이 있어서 다만 투구만 깨뜨릴 뿐 사람을 다치게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뇌청풍은 이미 ㉠정신을 차리지 못하여 자기 머리가 없음을 의심하니 다시는 싸울 생각을 하지 못하고 급히 말을 돌려 자신의 진영으로 달아났다.
(중략)
강남홍은 백운 도사가 준 옥피리를 가지고 손삼랑과 연화봉으로 올라갔다. 멀리 명나라 진영을 바라보니 조용히 등불만 깜빡이는데, 삼경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렸다. 강남홍이 옥피리를 꺼내 한 곳을 희롱했다.
이때 서풍은 쓸쓸히 불고 별과 달은 하얗게 빛나는데 원숭이의 슬픈 울음소리는 타향에서 떠도는 나그네의 시름을 돕는다. 찬 이슬은 옷깃에 가득 내리고 밝은 달은 진영을 환히 비춘다. 어떤 이는 창을 베고 누워 잠이 들고 또 어떤 이는 칼을 치며 근심스럽고 슬프게 앉아 있던 때였다. 갑자기 바람결에 옥피리 소리가 아련히 반공에 퍼졌다. 처량한 곡조는 쇠와 돌도 녹이고, 흐느끼는 소리는 산천의 빛도 바꾸게 할 듯했다. 이때 명나라 십만 대군이 일시에 잠을 깨어 늙은이는 처자를 그리워하고 젊은이는 부모를 생각하여 혹 눈물을 뿌리며 탄식하고 고향을 노래하며 일어나 서성거렸다. 군중이 자연히 소란해지면서 부대의 대오가 어지러워졌다. 소유경이 깜짝 놀라 동초와 마달을 불러 군중을 단속하도록 했다. 그러나 두 장수 역시 기색이 처량하고 행동거지가 수상했다. 소우경이 급히 양창곡에게 알렸다.
마침 양창곡은 병서를 베고 잠을 자려던 참이었다. 정신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하늘에 올라 남천문에 들어가려 하니 한 보살이 백옥 여의를 들고 길을 막았다. 양창곡이 노하여 칼을 뽑아 여의를 치니 쨍그랑하고 땅에 떨어져 한송이 꽃이 되어 붉은 빛과 기이한 향기가 천지에 진동했다. 양창곡이 놀라 깨어 보니 꿈이었다. 심중에 이상히 생각하전 차에 소유경이 황망히 놀라 군막 안으로 들어와 군중의 동정을 보고하였다. 양창곡이 놀라 군막 밖으로 나가 시간을 물어보니 벌써 4,5경이나 되었다. 삼군이 왔다 갔다 하면서 진영이 들끓고 서풍은 손에 든 깃발을 불어 흔든다. 바람결에 들리는 옥피리 소리는 애원하는 듯 처절하여 영웅의마음으로도 비감해지는 것을 어쩌지 못할 정도였다.
양창곡이 귀 기울여 들어 보니 어찌 그 곡조를 모르리오. 여러 당수를 돌아보며 말했다.
“옛날 장자방이 계명산에 올라 퉁소를 불어 초나라 병사를 흩어 놓아다더니 누가 이 곡조를 부는지 모르겠구나. 내 어릴을 적 옥피리 부는 것을 배워 곡조를 기억한다. 이제 한번 시험하여 군사들의 처령한 마음을 진정케 하겠다.
그는 상자에서 옥피리를 꺼내 한 곡을 불었다. 그 소리는 평화로우면서도 호방하여 마치 천리에 펼쳐진 봄날의 물이 장강에 흐르는 듯, 삼월 조화로운 바람이 아름다운 나무에 불어오는 듯했다. 그러자 처량했던 마음은 절로 풀렸으며 다시 한 곡을 불자 호탕한 마음이 무럭무럭 생겨나 군중이 평온해졌다. 양창곡은 다시 음률을 바꾸어 한 곡을 불었다. 그 소리는 웅장하면서도 기상이 커서 군사들의 기세가 늠름해졌다. 이에 군사들은 북을 쓰다듬고 칼춤을 추면서 다시 한번 전투를 벌이고자 하였다.
- 남영로, <옥루몽>
27. 위 글로 미루어 알 수 있는 것은? [1점]
① 강남홍은 자신의 능력을 믿고 여유를 보이고 있다.
② 강남홍은 손삼랑과 함께 명나라 진영으로 잠입하였다.
③ 양창공은 꿈 내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④ 양창곡은 스스로를 영웅이라고 과시하고 있다.
⑤ 양창곡은 적이 습격할 것을 미리 알고 대처하였다.
28. ‘옥피리’연주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강남홍의 연주는 군사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② 강남홍이 연주한 곡은 즉흥적으로 지어낸 것이었다.
③ 양창곡의 연주는 강남홍의 연주와 달리 군사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④ 두 사람의 연주는 전쟁 상황에 신비감을 불어 넣고 있다.
⑤ 두 사람의 연주한 곡조는 자연물을 활용하여 묘사되었다.
29. <보기>에서 [A]에 활용된 것만을 있는 대로 고른 것은?
<보기>
고전소설에 구현된 관습적 장치는 고전소설의 중요한 형식적 특징이자 독서법에 대한 일종의 약속이기도 하다. <옥루몽>에 사용된 관습적 장치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ㄱ. 각 회의 첫머리에 놓여서 우발하거나 이후 전개될 내용을 선전하는 문구
ㄴ.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하거나 이후 전개될 내용을 선전하는 문구
ㄷ. 인물의 행위나 상황에 대한 서술자의 심정적 동조가 들어간 논평
ㄹ. 전 회에서 서술된 사건을 부연ㆍ반복하여 앞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대목
ㅁ. 작품 혹은 각 회의 첫 장면이 시작되거나 배경이 바뀌어 새로운 사건이 시작될 때, 이를 알리는 상투어
① ㄱ, ㄴ, ㅁ ② ㄱ, ㄷ, ㄹ
③ ㄱ, ㄴ, ㄹ, ㅁ ④ ㄴ, ㄷ, ㄹ, ㅁ
⑤ ㄱ, ㄴ, ㄷ, ㄹ, ㅁ
30.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뇌천풍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② 뇌천풍은 기사회생(起死回生)하여 본진으로 돌아갔다.
③ 뇌천풍은 적에게 패하자 삼십육계(三十六計)를 놓았다.
④ 뇌천풍은 강남홍의 칼 솜씨에 혼비백산(魂飛魄散)하였다.
⑤ 뇌천풍이 강남홍을 대적한 것은 이란투석(以卵投石)이었다.
[정답] 27. ① 28. ② 29. ③ 30.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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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평가원 이의 제기 답변이 있는 문항 2009년 9월 고3 모의평가 29번]
이 문항의 취지는 고전소설에 흔히 활용되는 다양한 관습적 장치 중에서 『옥루몽』에 실제로 구현된 것을 수험생이 찾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이 문항에 대한 이의 제기는 <보기>의 ‘ㄷ. 인물의 행위나 상황에 대한 서술자의 심정적 동조가 들어간 논평’을 [A]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의 제기 내용은 대체로 뇌천풍이 말에서 갑자기 떨어진 뒤 이어지는 표현인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구나.”에서 서술자의 심정적 동조를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전소설에서 ‘인물의 행위나 상황에 대한 서술자의 심정적 동조가 들어간 논평’이란 “슬프다. 자고로 좋은 일에는 궂은 일이 많은지라. 이 소저의 액운이 중하고 조물주가 야단스러워 한바탕 사단을 만드니 안타깝도다.”(『화문록』권1)와 같은 것을 말합니다. 그렇지만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구나.”에서는 말에서 떨어진 뇌천풍의 상황에 대하여 슬퍼하거나 안타까워하는 등의 심정적 동조를 읽어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 표현은 뇌천풍이 말에서 떨어진 이유에 대한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고전소설에는 서술자가 개입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때 서술자가 개입하는 방식과 양상은 다양합니다. 서술자는 인물의 행위나 상황에 대해 가치 판단·감정 표출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하며, 현재까지의 줄거리를 요약하거나 미래에 일어날 사건을 간략히 제시하기도 합니다. 또한 서사의 흐름을 의도적으로 차단하는 발화를 통해 이야기의 전개를 고의로 지연시키기도 합니다.
14회의 첫 단락에서 ‘어찌된 일’에 해당하는, 뇌천풍이 말에서 떨어지는 과정을 곧바로 서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구나.”는 뇌천풍에 대한 심정적 동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서술은 “다음 회를 보시라.”와 짝을 이루어 작중 인물이 아니라 독자와의 관계 속에서 기능하는 관습적 표현입니다. 이는 회를 바꾸기에 앞서 급박하게 이어지는 사건을 일시적으로 중단시켜 이어질 내용에 대한 독자의 궁금증을 증폭시키기 위한 서술적 장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