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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여자중·고등학교 이희영(57) 재단 이사장. 맨손으로 세기보청기를 세운 기업가 출신으로 7년 전 부도 직전의 성주여중`고를 인수해 최근 도내에서 주목받는 학교로의 변신을 주도한 사람입니다. 일식집 ‘유메야’에서 그를 만나 최근의 육영사업과 기업을 반석에 올리기까지 해외에서 음식 탓에 고생한 에피소드를 들어봅니다. “7년 전 일입니다. 성주여중`고의 재정이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말을 듣고 망설였으나 기업이익금의 사회 환원차원에서 결국은 학교를 인수하게 됐습니다.” 매사를 원리원칙대로 처리하는 성격인 이 이사장은 처음엔 학교재정이 너무 엉망이라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랐다고 한다. 그래서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흐트러진 교사들의 마인드를 바꿔야겠다는 것. 학교가 유명해야 교사들도 살아남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존의 오전 8시 30분이던 출근시간을 오전 7시로 앞당겼다. 학생들의 예절교육도 다시 시켰고 학교 환경도 청결히 할 것을 주문했다. 사재를 털어 급식당과 교실을 첨단시설로 증축하고 교무실 교사들의 책상도 새 것으로 교체했다. 상벌규정도 엄격히 적용했다. 그러자 교사들과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긍지를 불태웠다. 1년 만에 서울의 유수대학 합격생들이 나왔으며 교기인 하키도 전국대회를 제패했다. “학력이 올라가자 당연히 학부형들의 학교에 대한 관심도 높아갔죠. 지금은 인근 시와 읍에서 우리 학교로 입학하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적절한 투자도 중요하거니와 방침을 따라준 교직원들의 열의가 없었더라면 이같은 성과를 내기 어려웠으리라는 게 이 이사장의 귀띔이다. 약간 마른 체질의 그는 사실 특별히 즐기는 음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채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새 나물이 식탁에 오르는 봄철을 가장 행복하다고. 어릴 적 먹고 한 번 호되게 체한 적이 있어 회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제공되는 음식이 깔끔하고 그릇에 담긴 모양새가 예쁘고 단정한 일식집 ‘유메야’는 소식주의자인 그가 굳이 배불리 먹지는 않더라도 입과 눈을 즐기며 간단히 점심식사하기에 적당하다고 추천한 곳이다. 평소 입이 짧아 사업초기 기술도입을 위해 잦은 해외여행에서 겪은 먹을거리에 대한 추억도 많다. “1970년대와 80년대만 해도 해외여행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유럽을 가려해도 보통 15시간 이상씩 비행기 안에서 시달려야 했죠.” 녹초가 돼 도착한 이탈리아에서 세제를 생수로 잘못 알고 마시다가 혼쭐이 난 일이며 독일에서는 영사관에 물어 찾아갔던 한국식당에서 내놓은 된장찌개가 시쳇말로 내맛도 네맛도 없어 주방을 들여다봤더니 새까만 흑인이 주방장이었다는 웃지못할 일도 겪었다. 이러다 굶어주는 것 아니냐 던 차에 겨우 찾아 간 다른 한국식당에서 먹었던 진짜 한국식 김치찌개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입맛 없을 때면 그 때를 생각하면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된다. 오스트리아에선 좁은 세모형 지붕의 호텔 욕실에서 미끄러지면서 엉덩방아를 찧고 밤새도록 심한 통증에 시달렸고 귀국길에도 고통이 심해 이대로 비행기에서 뛰어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이 같은 독한 마음이 오늘날 세기보청기를 반석에 올려놓게 된 밑거름이 됐음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유메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성원 넥서스 뒤편 일식집 유메야는 광어, 도다리, 감성돔 등 활어회와 점심특선을 주 메뉴로 최근에 문을 연 가게이다. 하지만 가게가 좁은 대신 젊은 주인이 단골유치를 위해 좋은 횟감을 들이고 양을 넉넉하게 제공한다. 차별화를 위해 모든 음식은 주문이 동시에 조리하기 시작하며 입지조건상 아파트 주민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제철 식재료로 만든 웰빙음식을 내놓으려고 노력한다. 특히 깔끔하고 신선한 재료를 엄선해 8가지 코스로 제공하는 점심특선은 일식 특유의 정갈하면서도 시각적인 멋도 부려 인기가 높다. 규모는 작지만 바, 테이블, 룸을 고루 갖추고 있다. 문의:053)745-8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