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 4월16일 「위스키의 롤스로이스」라 불리는 맥캘란(The Macallan) 위스키를 취재하기 위해 여행에 나섰다. 일행은 기자를 포함해 모두 9명. 맥캘란의 亞太지역 판매책임자인 마틴 레이먼(전무), 한국 판매 담당인 로버트 컬린스도 동행했다. 여정은 영국 런던을 거쳐 스코틀랜드로 직행하는 코스가 아니었다. 먼저 갈 곳은 스페인 남서부 안달루시아 지방에 있는 「헤레스」. 이곳에는 맥캘란 위스키 質의 60%를 결정한다는 오크(참나무)통 제조공장이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onthly.chosun.com%2Fupload%2F0506%2F0506_550_1.jpg) 하늘에서 내려다본 헤레스는 평평한 곳으로 야트막한 구릉까지 모두 밭으로 조성된 농촌이었다. 밭은 파종을 막 끝냈는지 아직 누렇고 검었다. 언덕 곳곳에는 흰색에 가까운 잿빛 토양의 포도밭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었다. 다음날부터 이곳에서 오크통과 포도, 위스키 원액의 관계에 대한 공부가 시작됐다. 오크통과 포도가 만나 2~3년을 같이 산 뒤 나오는 것이 「셰리(sherry)酒」다. 셰리酒가 담긴 오크통은 스코틀랜드로 보내진다. 셰리酒의 향과 맛이 짙게 배인 오크통에 스카치 원액이 담긴다. 이들의 오묘한 화학작용이 맥캘란을 세계적인 위스키로 빚어 낸다. 헤레스 시내에서 20분 거리인 「테베사」의 오크통 공장. 이곳에는 일정한 크기로 잘라진 참나무가 야적돼 있었다. 참나무는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의 루고와 산탄데르에서 벌목돼 제재소를 거쳐 이곳으로 보내진다. 헤레스에서 대체로 2년 정도 건조된다. 참나무와 관련된 全과정을 책임지고 있는 조지 애스피(53)氏는 『최소 75년에서부터 100년 된 참나무 중 껍질·잎·열매는 물론 나무의 전체 상태를 봐서 자를 나무를 결정한다』며 『주로 수액이 가장 낮은 11~12월에 벌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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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크통의 타닌은 불과 물의 합작품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onthly.chosun.com%2Fupload%2F0506%2F0506_550_3.jpg) 맥캘란이 스페인 갈리시아의 참나무를 고집하는 이유는, 다른 어느 지역의 참나무보다 가늘고 섬세해 통을 만들 때 촘촘하게 짜이기 때문이다. 최장 50년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타닌(감의 떫은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폭이 두 종류인 34조각의 나무가 쇠 굴레 3개로 한쪽만 결합된 뒤 세 시간 동안 통 내부를 연기에 그을린다. 이어 80℃의 온도로 20분 정도 구우면서 쇠줄로 밑부분을 계속 조이면 가운데가 볼록한 원통이 된다. 이 공장 직원 40명은 가족 대대로 내려오는 사람들이다. 할아버지·아버지가 같은 길을 걷고 있고, 형제·사촌 간들이 많다. 애스피氏는 『통 제작 기술이 가족 중심으로 전달되고 있어 새 사람을 고용할 때 가족 역사를 먼저 본다』며 『한결같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같은 태도와 자부심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장에서는 매일 65~70개의 통이 생산된다. 완성된 통의 높이는 115cm, 가운데 지름은 90cm, 위아래 지름은 60cm이며 무게 50kg으로 500ℓ 용량을 갖는다. 애스피氏는 오크통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크의 타닌이 연기·불을 거치며 나중에 원액과 조화하면서 나무향·丁香·계피 등의 향과 맛을 낸다. 오크통은 온도와 습도에 따라 호흡하면서 원액을 숙성하는 역할을 한다』 이 통에 포도 원액에서 가공된 셰리酒를 담게 된다. 기자 일행은 셰리用 포도밭을 찾았다. 이제 봄이 시작돼 아직 가지를 뻗지 않아 몸통만 있는 포도나무들이 3000헥타르(ha)의 밭에 열을 지어 서 있었다. 「알바리자」로 불리는 이곳의 하얀 토양은 석회질이 풍부하다. 이 흙은 물이 잘 빠져 나무 뿌리를 깊게 하고, 태양을 반사해 포도를 골고루 익게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포도 품종은 「팔로미노」로, 생산량이 높아 한 그루당 다른 품종(5~ 6kg)에 비해 많은 10~12kg을 낸다. 팔로미노는 청포도로, 셰리酒가 되지 않았다면 포도주로는 별로 좋지 않은 품종. 헤레스를 영국인들은 「셰레스」라 불렀고 여기에서 「셰리」라는 이름이 나왔다. 셰리酒는 全세계적으로 헤레스 지역에서만 나온다. 과거 영국인들은 스페인과 사이가 나빴지만 食前酒(식전주)로 셰리酒만 찾았고, 엄청 마셔 댔다.
1874년부터 셰리 오크통 사용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onthly.chosun.com%2Fupload%2F0506%2F0506_550_4.jpg) 이어 1835년에 설립된 「곤잘레스 & 바이애스」社를 찾았다. 포도가 생산되는 매년 9월에 단 20일만 가동되는 이 공장은 인근에서 수거된 팔로미노 포도를 모아 2000만ℓ의 「포도주스」를 만든 뒤 발효를 거쳐 오크통에 보관한다. 셰리를 만드는 데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포도주스에 「피노」로 이스트를 넣어 발효시켜 화이트 와인을 만든 뒤 공기와 접촉시켜 15도의 도수로 맞춘 다음 3~5년간 오크통에 묵힌다. 이것이 「피노」 셰리酒로 「티오 페페」 상표가 유명하다. 차게 한 「티오 페페」를 마셔 보니 독특한 맛과 향취가 일품이었다. 포도주스를 발효시켜 화이트 와인을 만든 뒤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고 바로 알코올을 넣어 酸化(산화)해 18도로 만들면 짙은 고동색의 「올로로소」가 된다. 「곤잘레스 & 바이애스」社의 술 창고에 숙성 중인 20만 개 올로로소 셰리통 중 70%가 맥캘란 용으로 보내진다. 2~3년 뒤 나오는 셰리酒는 브랜디로 再가공된다. 통에 들어 있던 셰리酒는 다 비우지 않고 5ℓ 정도 남겨 배로 스코틀랜드에 보내진다. 출렁거리며 바다를 건너는 동안 통의 셰리 맛을 유지하고 건조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300년 전부터 영국과 스코틀랜드가 셰리의 최대 소비시장이 되면서 헤레스의 셰리 제조업자들은 숙성된 셰리통을 영국의 런던과 가까운 브리스톨港으로 수출했다. 이곳에서 셰리酒가 병입되면서 빈 오크통이 남게 됐다. 당시 스코틀랜드에는 현지産 참나무로 만든 오크통 외에 프랑스産 포도주통, 미국 버본 위스키통 등이 나돌아 다녔다. 「구두쇠」로 이름 높은 스코틀랜드人에게 이 통이 눈에 띄었다. 처음에는 「재활용 차원」에서 위스키 원액을 수송하는 데에만 사용됐다. 그 후 밀주 시대를 거치면서 장기간 원액이 셰리나 버본 오크통에 우연히 보관되면서 바로 오늘날 우리가 맛보는 스카치 위스키의 독특한 맛과 향·색의 원천이 됐다. 맥캘란이 피노 셰리 오크통에 주목한 것은 1874년이라고 한다. 오크통에 담겨 여러 해 보관되는 셰리酒가 남다른 맛과 향의 원천임을 알았다. 이때부터 맥캘란은 스코틀랜드에서 유일하게 「셰리 오크통」만을 고집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마틴 레이먼氏는 『1900년대 초부터 셰리酒가 헤레스에서 병입되면서 스페인에서 통을 사오게 됐고, 현재는 한 통당 제작·운송비가 500달러가 들지만 전통을 바꿀 수 없다』며 『맥캘란의 뿌리가 스페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맥캘란은 1920년대 「피노」에서 「올로로소」 셰리통으로 전환을 시작했다. 맥캘란은 1976년 헤레스의 업자들과 계약, 셰리를 계속 제조케 하면서 셰리 오크통을 구입해 오는 시스템化에도 성공했다.
위스키의 어원은「生命水」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onthly.chosun.com%2Fupload%2F0506%2F0506_550_5.jpg) 이제 기자의 취재 무대는 「바람의 땅」 스코틀랜드로 옮겨가게 됐다. 런던을 거쳐 애버딘에 도착한 4월19일. 이곳 4월은 「안개가 짙고 흐리며, 바람 부는 날이 많다」는 악명과 달리 날씨는 화창했다. 북위 57도로 위도가 높아 봄이 막 시작됐으나 기온은 싸늘했다. 기자는 공항에서 목적지인 「크래겔러키」로 출발했다. 크래겔러키는 산악과 계곡으로 이어지는 하일랜드 지역의 중심부인 스페이 江邊에 위치하고 있다. 크래겔러키는 스코틀랜드語의 조상인 古代 갤릭語에서 나온 말. 뜻은 「바람 바위」. 한 시간 이상을 달리는 여정은 나무가 거의 없는 둥그런 모양의 높은 산들이 연속이었다. 울창한 나무는 주로 낮은 계곡으로 몰려 있고, 산에는 앉은뱅이 초목들이 지키고 있었다. 아직 새싹이 나기 전이어서 멀리서는 마치 불탄 산처럼 검게 보였다. 겨울에도 녹색 풀이 자라는 산 중턱 초지에는 양과 소들이 방목돼 있었고, 계곡 곳곳에는 맑은 물이 흘렀다. 해발 600m인 크래겔러키는 스코틀랜드 최고의 위스키 증류소들이 모여 있는 古都. 이곳에 맥캘란 증류소가 있다. 인구 1000명 중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위스키 제조에 관련돼 있다. 위스키에 들어가는 물의 원천인 스페이江은 北으로 흘러 北海로 들어간다. 맥캘란은 이 동네에 있는 맥캘란 교회에서 그 이름을 얻었다. 위스키 역사를 보면 교회가 위스키 제조의 원조였다. 맥캘란은 1824년 스코틀랜드에서 합법적으로 증류 면허를 얻은 두 번째 회사다. 1700년에 증류소가 만들어졌다고 하니 100년 이상을 불법 증류소로 존재했다. 교회는 폐허가 됐지만 인근의 「이스터 엘키스」 저택은 개축을 통해 잘 보존돼 맥캘란을 상징하는 상표로 등장했다. 위스키의 어원은 라틴語인 「아콰 비타이(생명수)」의 게일語인 「우스케바하」에서 나왔다. 우스케에서 위스키가 됐다. 처음 향수에 적용되던 이 기술은 432년 아일랜드를 거쳐 스코틀랜드의 서쪽 해변인 킨타이어 반도에 500년 상륙했다. 이 증류기술은 오랜 기간이 지난 뒤 프랑스 등 지중해 연안에서는 포도주에 적용돼 브랜디로 발전했고, 포도가 잘 나지 않는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는 곡물 발효酒에 채택된다. 스코틀랜드에서 「생명수」에 대한 첫 기록은 1494년에 나온다. 그 이후 1800년대 초까지 300년 정도 밀주시대를 거친다. 밀주는 위스키에 새로운 발전 기회를 극적으로 제공한다. 세금과 단속을 피해 빈 오크통에 넣어 地下 창고나 산 속에 숨겨 두었던 스피릿이 오늘날의 위스키로 발전하는 역사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모든 술은 우연의 역사로 만들어졌다』는 말이 위스키에서도 증명된 것이다. 세월이 흐른 뒤 오크통을 열어 보니 無色이었던 스피릿이 연갈색을 띤 채 여러 가지 향과 맛을 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는 스코틀랜드가 「스카치 위스키」라는 고유명을 갖는 역사적 출발점에 서게 했다.
대량생산·포도 병충해로 세계에 진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onthly.chosun.com%2Fupload%2F0506%2F0506_550_6.jpg) 1823년부터 새 法의 제정과 세금인하로 불법 증류소가 합법화된다. 1830년대 이후 두 가지 사건이 스카치 위스키의 세계화에 기여했다. 1831년 연속증류기인 「페이턴트 스틸」이 나왔다. 이는 「그레인 위스키」의 생산을 가능토록 해 맥아 외에 여러 가지 다른 곡물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그레인 위스키는 몰트 위스키와 섞어 「블렌디드 위스키」가 되면서 공급을 압도적으로 늘리는 데 기여했다. 두 번째 기회는 프랑스에서 왔다. 1860~1890년대 프랑스의 포도밭은 병충해로 황폐화됐다. 이 때문에 1880년 초 프랑스 전역에서 포도주와 브랜디가 저장고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위스키로 수요가 대체된다. 이후 값이 싼 블렌디드 위스키가 그 세력을 더욱 확장해 갔다. 다음은 원액, 즉 스피릿을 만드는 과정이다. 맥캘란과 계약을 맺어 「몰트(엿기름)」를 가공·공급하는 「탬두」 증류소를 방문했다. 공장 곳곳에 달콤한 냄새가 넘쳤다. 맥캘란은 몰트의 재료로 수많은 보리 품종 중 「골든 프라미스」를 고집한다. 골든 프라미스는 3월 중 파종해 이제 작은 싹이 나온 상태로 9월 초에 수확한다. 몰팅의 첫 단계는 겉보리를 12~14℃의 물에 이틀 동안 하루 6시간씩 담가 놓고 보리의 잠을 깨운다. 이어 20℃로 온도를 조절하고 물을 충분히 주면서 5일간의 發芽(발아) 단계를 거친다. 보리 속의 탄수화물이 분해되는 과정이다. 세 번째 단계는 가마에 넣어 발아 단계를 중지시키기 위해 12시간30분 동안 건조한다. 60℃에서 74℃까지 열을 가한다. 과거에는 이 과정에서 泥炭(이탄)을 사용했지만 이젠 양이 달려 소량을 사용한다. 이탄은 이끼·낙엽·나무 등이 썩어 탄이 된 것으로, 스코틀랜드의 초원에서 나온다. 이탄은 찻잎을 태운 듯한 향을 몰트에 심어 준다. 마지막 단계는 몰트를 깨끗하게 하는 과정으로 뿌리와 발아 부분을 모두 제거하는 과정이다. 이것들은 고급 사료로 쓰인다.
최소한의 양만 원액 추출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onthly.chosun.com%2Fupload%2F0506%2F0506_550_7.jpg) 몰트는 이제 증류소 총책임자인 알렉산더 트위디氏의 손으로 넘어간다. 오크통 제작보다 더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첫 단계는 몰트를 찧어 하얀 녹말과 껍질을 분리한다. 이를 1배치(약 7.1t)의 양으로 발효 용기에 넣은 뒤 뜨거운 물과 혼합한다. 물은 스페이 강변에 있는 3개의 우물에서 나온다. 처음 64℃의 물에 이어 80℃, 마지막엔 90℃의 물을 부으면서 3시간30분 동안 기계가 휘저으면서 麥芽汁(맥아즙)을 추출한다. 여기서 나오는 껍질도 고급 사료가 된다. 이제 이스터를 넣어 발효 단계에 들어간다. 맥아즙의 온도를 18~20℃로 낮춘 뒤 펌프로 발효 용기에 보낸다. 6개의 용기는 1개당 3만7000ℓ를 처리한다. 개당 125kg의 이스터가 들어가며 섭씨 35~37℃로 48~56시간 발효를 거치면서 맥아즙은 거품을 뿜는다. 이때 맥아즙의 도수는 8도로, 맥주 정도다. 맥아즙은 큰 통(1만2500ℓ)에 들어가며, 알코올 성분이 증기가 되도록 가열한다. 증기는 통 내부에 꾸불꾸불하게 만들어진 냉각 부분을 통과하면서 알코올 원액으로 농축된다. 이때 나오는 알코올은 소주 정도인 22도. 이제 마지막 과정인 작은 통(4000ℓ)으로 들어가 역시 내부 냉각장치를 거치면서 알코올이 나오기 시작한다. 맥캘란은 처음 흘러나오는 부분과 마지막 부분을 취하지 않고, 다시 재증류로 돌린다. 처음은 불순물이 많아 마실 수 없고, 마지막은 도수가 낮기 때문이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onthly.chosun.com%2Fupload%2F0506%2F0506_550_8.jpg) 그 중간인 「크림」이라 불리는 두 번째와 세 번째 부분을 택한다. 전체 양 중 16%에 불과하다. 이를 「컷」이라고 한다. 맥캘란은 위스키 회사 중 가장 작은 양의 「컷」을 선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알코올 도수는 최고 76도로 평균 68도쯤 된다. 마침내 먼 길을 달려온 셰리 오크통과 원액이 만날 때이다. 숙성 단계에 들어가는 것이다. 스코틀랜드의 법은 최소한 3년을 숙성해야 위스키로 인정하고 있지만 싱글 몰트인 맥캘란은 최소 10년 이상 숙성한다. 법으로 「원액은 94.8도 이하, 700ℓ 이하의 오크통, 甁入은 최소 알코올 도수 40도 이상」을 규정해 놓고 있다. 맥캘란도 이 법에 따라 첨가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자연 그대로를 수백 년간 지키고 있다. 맥켈란의 숙성 창고는 거대했다. 스코틀랜드에서 단일 지붕 창고로는 가장 크다고 한다. 현재 500ℓ 통 11만 개가 「숙성의 잠」을 자고 있다. 각 통마다, 각 열마다 바코드가 부착돼 관리 중에 있었다.
증발하는 알코올,「천사들의 몫」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onthly.chosun.com%2Fupload%2F0506%2F0506_550_9.jpg) 숙성 창고는 지붕이 낮은 돌집으로, 흙 바닥으로 돼 있다. 흙으로 인해 일정 온도 속에 습도가 높고 차게 유지된다. 통은 3개를 쌓는 방식이었다. 트위디氏는 『통은 같은 창고 내라도 위치에 따라 숙성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여름은 습도가 높고, 겨울은 길지만, 해양성 기후인 스코틀랜드가 위스키의 숙성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법은 10년간 숙성할 때 원액 45ℓ 기준으로 年間 2도 정도의 도수 하락을 규정하고 있다. 줄어드는 알코올을 「천사들의 몫」이라 부른다. 숙성이 인간의 능력을 벗어난 것이기에 이처럼 멋진 詩句를 붙인 것일까. 「천사들」에게만 놔둘 수 없어 맥캘란에는 「위스키 메이커」인 밥 달가노氏의 코가 준비돼 있다. 1981년 업계에 들어와 창고 관리를 맡으면서 후각 능력을 인정받은 달가노氏는 2000년부터 위스키 메이커로 임명돼 맥캘란의 품질을 책임지고 있다. 셰리 오크통에 들어간 원액은 18개월~2년 후부터 샘플링의 대상으로, 달가노氏와 「친구」가 되거나 「敵」이 돼야 한다. 달가노氏는 2000년 1월부터 지금까지 보관 중인 모든 통을 샘플링해 평가해 왔다. 그중 556통은 질이 낮은 것으로 판명돼 다른 용도로 돌렸고 2000통 이상은 폐기 처분했다. 그의 하루는 샘플링의 연속이다. 통별로 10mg씩 들어내 향과 맛을 코로 검사해 DB化하고 이를 바탕으로 출시할 술을 결정한다. 이날 달가노氏의 「친구」가 된 숙성 12년의 44개 통이 직원들에 의해 「매링(결혼)」하는 작업을 볼 수 있었다. 44개 통은 기초 조사에서 가장 공통적인 맛·향·색을 가진 200개 통 중에서 최종 선정됐다. 결혼한 위스키 원액은 3~6개월 동안 통 속에서 再숙성을 거친다. 40도의 도수 조절을 위해 물도 탄다. 이들은 再검사를 거쳐 최종 병입 여부를 결정한다. 이것이 「싱글 몰트」로, 한 회사에서 같은 연도産만을 서로 섞어 내는 위스키를 뜻한다. 「블렌디드 위스키」는 몰트 위스키를 모체로 2~3종의 그레인 위스키를 섞어 혼합한 위스키를 말한다. 물과 함께 맛을 위해 캐러멜도 섞는다. 맥아로만 만드는 몰트와 달리, 그레인 위스키의 원액 제조에는 귀리·밀·호밀 외에 여러 종의 보리를 사용한다. 달가노氏는 『도수를 맞추는 것보다 같은 향·맛·색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며 『여러 통 중 한 통이 조금만 튀어도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해진 공식은 없고, 오랜 경험과 자기만의 노하우로 결정하며 해를 거듭할 수록 늘어나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맥캘란은 숙성기간에 따라 10·12·18·25·30년産을 내고 있다. 10·12년産은 40도지만 나머지는 43도다. 18년産은 지난해 「위스키 매거진」誌가 주최한 국제대회에서 「세계 최고의 몰트 위스키」로 선정됐다. 맥캘란이 자랑하는 것은 최소 30년 이상 숙성된 빈티지(연도産)로 이를 「파인 & 레어(맛이 뛰어나고 희귀한)」로 분류, 시장에 내놓는다. 현재 맥캘란이 보유하고 있는 最古 빈티지는 1926년産. 「파인 & 레어」 책임자인 데이비드 콕스(52)氏는 『1926년産은 1986년에 한 통에서 나온 40병만 병입해 이제 한 병만 남아 우리가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2년 5월 에딘버러에서 열린 희귀 위스키 전문인 「맥티어스 경매」에서 1926년産은 2만 파운드(한화 4000만원)로 위스키 사상 최고가격에 팔렸다. 「파인 & 레어」는 다른 통의 것은 섞지 않고 한 통의 것만 담기 때문에 같은 빈티지라도 맛·향·색깔·도수가 서로 다르다. 1941~1944년産은 제2차 세계대전 때로, 보유 물량이 없어 병입되지 않았다. 맥캘란은 2002년에 1945년産부터 1972년産까지 대규모로 병입했다. 이 중 1947년産, 1956~1957년産, 1960~1963년産은 물량이 없거나 최고 품질이 아니기 때문에 병입에서 빠졌다. 이처럼 다양한 빈티지 보유도 맥캘란의 자랑이다.
상업화에 늦었지만 랭킹 4위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onthly.chosun.com%2Fupload%2F0506%2F0506_551_1.jpg) 콕스氏는 『2002년에 대규모로 병입을 한 이유는 오래 가지고 있으면 병입량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만 숙성이 최고일 때 하는 것이 중요한 기준』이라며 『증발에 따라 통마다 나오는 양이 달라 500ℓ 한 통당 74~550병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 병들에는 책임자가 직접 일련번호와 몇 년이 됐는지를 써 넣는다. 물론 담당자의 사인도 들어간다. 맥캘란의 「파인 & 레어」는 이제 마시기보다는 투자대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맥캘란은 다른 유명 몰트 위스키社와 달리, 상업화가 늦었다. 300년 역사에서 주인이 다섯 차례 바뀌었다. 위스키 시장의 本流를 타지 못하고 자기 식의 몰트 위스키만을 고집해 매출이 적었기 때문이다. 맥캘란은 1965년부터 10년간 집중적으로 시설을 확대했지만 1980년까지 시장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 후 맥캘란은 생산량을 늘리면서 몰트 위스키를 찾는 소비성향에 합류했고, 1990년 중반부터 명품급 위스키로 인식되면서 판매가 늘어났다. 2003년에는 全세계적으로 390만 병을 팔아 몰트 위스키 판매 4위에 랭크됐다. 맥캘란은 「파인 & 레어」 외에 「캐스크 스트렝스」, 「맥캘란 레플리카」에 이어 「싱글 캐스크」, 「엘레강시아」 등의 다양한 제품 群을 내놓았다. 지난해 여름에는 병의 모양과 디자인을 바꾼 「파인 오크」 패키지를 출시했다. 참나무에서 나온 오크통, 청포도에서 나온 셰리酒, 겉보리에서 추출된 원액이 서로 만나 빚어 내는 맥캘란 위스키. 알렉산더 트위디氏는 『우리 우물물을 쓰고, 보리와 효모를 직접 생산하며, 오크통만 사는 것이 아니라 숲에 가서 나무를 고르는 등 철저하고 세심한 디테일이 맥캘란만의 품질우선주의이고 장인정신』이라고 말했다. 300년 이상 지속된 역사와 정신은 스코틀랜드의 작은 시골 마을인 크래겔러키에 그대로 살아 있었다.●
[인터뷰] 亞太지역 판매 담당 마틴 레이먼 『맥캘란, 지난해 한국시장에서 100% 성장』
『룸살롱 마담이 술을 고르는 게 희한하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monthly.chosun.com%2Fupload%2F0506%2F0506_551_2.jpg) 마틴 레이먼(52)氏는 2002년 에드링턴 그룹의 亞太지역 판매 책임자(전무)로 임명돼 상하이에 근무 중이다. 에드링턴 그룹은 맥캘란을 모태로 「하일랜드 팍」,「페이머스 그라우스」 등의 위스키를 생산한다. 그는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 출신이다. ―맥캘란은 어떤 회사인가. 『독립적인 스카치 메이커다. 맥캘란의 株主는 오직 스코틀랜드 사람들이다. 모두 300년 역사의 무게와 자부심을 갖고 있다』 ―매출액은 얼마인가. 『매출액은 회계연도인 2003년 4월~2004년 3월까지 영국 출고가 기준만으로 총 5500만 파운드(42만 상자·한화 약 1100억원) 쯤 된다. 이익금의 일부를 아동복지·교육·해양구조 등 자선사업에 사용한다』 ―세계 시장에서 맥캘란의 인지도는 어느 정도인가. 『스카치 위스키는 가장 많이 유통되는 술이 됐다. 해외 여행이 많아진 것이 주원인이다. 처음 블렌디드 위스키를 마시던 사람들은 차츰 몰트 위스키로, 이어 싱글 몰트 위스키로 발전하게 된다. 그에 따라 맥캘란을 찾는 사람이 늘게 됐다. 맥캘란은 현재 全세계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기 때문에 공급과 유통에 관한 한 선택이 자유롭다. 매년 생산되는 전량이 모두 소비되고 있다』 ―한국시장은 어떤가. 『실례지만 한국인들은 아직 스카치 위스키에 대한 이해 및 선택의 문화가 낮다. 한국內 대기업이 수입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다양하지 못하다. 위스키를 많이 소비하는 룸살롱에서 마담이 술을 선택하는 것이 특이하다. 맥캘란은 소비자가 직접 선택해 마시는 바 문화의 브랜드이다. 한국은 위스키의 세계적인 시장으로 한 해 평균 700ml 기준으로 12병들이 250만~300만 상자 규모의 시장이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위스키 소비가 40% 떨어졌지만 맥캘란만 100% 성장한 유일한 브랜드이다』 그는 한국의 위스키 시장이 지난해 수량에서 세계 5위, 매출액 기준에서 4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위스키는 2000년부터 수출액에서 20억 파운드(한화 약 4조원)로 영국의 수출품목 중 부동의 5위에 랭크돼 왔다. 에딘버러에 있는 스카치위스키협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출은 총 9억5300만 병으로 이 중 몰트는 5500만 병을 차지하고 있다. 2003년보다 몰트 수출은 가격에서 15%, 양으로는 12%(610만 병) 각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레이먼氏는 『맥캘란의 생산량 중 90%가 해외에서 소비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