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904-0909:01 경주 상족암 남해편백 거제 외도 영월법흥

[아리잠]

상족암에 베이스캠프차리고.

집안사정으로 내가 홀로 지키는 본가를 놔두고 어머니는 경주에 계신다.

경주에 도착하고 나서야 부천에 두고온

남해인근의 각종 사이트와 자료리스트가 생각났다. 왜이러나 요즘. 아하하하하하-_-

밤중에 게임방을 찾아 다시 몇가지만 대충 추리고 잠들었다.

다음날, 날씨가 아침부터 꿉꿉하더니 결국 비가온다.

어마마마는 분명 실어온 엄청난 짐을 보시고도

출발하는 아침에서야 또다시 돌변하신다.

내가 언제 간다고 했냐. 생각해본다고 했지.

아아....

폭발....할뻔 했으나 간신히 참았다. 무한도전 인내력 테스트 편이다.

이미 빗방울이 떨어지고 남해안쪽으로 폭우주의보가 들리고 있었다.

급우울...급다운...비는 예상했으나 노친네 모시고 악천후에는 방법이 없다.

모질게 마음먹은거 다 무너지고, 허탈하게 주변 가까운데나 가자고 하셔서

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풀죽어 다시 게임방을 찾았다.

토함산 ... 이런 쟤너머 바로잖아 -_-;;;;; 기타등등 몇군데.

추려와서 어머니께 골라보시라고 하고 풀죽어 한마디 덧붙였다.

준비한게 얼만데 얼마나 준비했는데...(중얼)

더이상 가타부타 이제 고집부릴 기운도 없었다.

채비해서 나오시더니 웬걸 어디한번 가는데까지 가보자 남해로 가자신다.

이런....................................실컷 포기하니 악천후라도 괜찬타 어머니가 더 가자신다.

얼마도 전부터 원이셨던 외도를 가보자 하신다.

결국은 이렇게 자식의 저 수고하고 고생한것만 생각하여 풀죽은 모습에

할수없이 달래서 간, 시작부터 불효캠핑이 된 것이다.

강생이 가방에 쑤셔넣고,

나간다니 팔짝팔짝 뛰고 난리치다 차에 실으니 이내 가방에 쏙들어가 조용하다.

희한하고 기특하다. 어쩔땐 차에 안실어온줄 알고 깜짝깜짝 놀란다.

점심때가 다 되어서야 출발했기에 가는길을 서둘렀다.

어머니의 걱정을 덜기위해 날이 밝을때에 사이트를 구축해야하고,

강생이 동반이 곤란한 사태가 생길경우 여유시간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십수년전에 다니셨던 길들을 어찌 아시는지

워낙에 국토에 안다니신곳이 없던지라, 길눈이 참 밝으시다.

어마마마의 도움으로 상족암까지 헤맴없이 도착하였고,

가는길에 장을 보면서 큰맘먹고 맥주한병도 샀다.

비가 자꾸 온다. 속으로는 걱정이 되어 미치겠다.

상족암에 진입허니 날씨탓인지 고즈넉하고 썰렁했다.

사이트는 단하나. 인적은 없다. 어머니가 몹시 불안해하셨다.

솔직히 잠깐 그런 생각도 스쳤다.

만약, 만약 내가 아들이라면 이렇게 불안해하실까.쩝.

앞으로 며칠을 보게될 이웃. 사각타프의 중앙을 당겨 빗물을 수습한 저 뽀쓰로 보건데

내공이 상당함을 짐작하였다. 팩머리엔 하얀휴지가 도르르 말려있었다.

여차하면 인근의 숙소로 갈 생각하고....ㅡㅡ;;;;

그러는 와중에 사이트 주인가족이 돌아온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지만 반갑기만 하다.

달려가서 물었다. 여기 계속 계시는거냐고, 어머니랑 왔는데 인적이 없어서 불안해 하신다고.

- 하하 저희 여기 주욱~ 있을꺼예요.

- 다행이네요. 그런데, 강아지 한마리가 같이 왔는데, 저희가 같이 있어도 괜찮으시겠어요?

혹시 무서워하거나 불편하시지 않을까해서요.(여차하면 철수를ㅡㅡ)

- 괜찮아요. 민재야~ 강아지 안무섭지?

- 안무서워요. 강아지 보고싶어요.

다........다행이다. ㅠㅠ 여러짐 내려놓은 기분이다.

그런데 상족암 사이트의 치명적인 한가지 맹점.

군데군데에 도무지 돌판인지 (그냥 잡석섞인정도면 이렇게나 안들어갈리가 없다!!!!)

팩이 씨도 안먹힌다. 옆집에선 여자분 혼자 치세요? 하면서 놀라워 해주셨지만

나는 속이 타면서 팩 들어가는 자리 찾다가 해떨어질 지경이었다.

결국 팩 몇개는 머리를 내놓고 말았다.

어머니가 아직도 텐트치고 있냐고 하신다.

(아 식은땀 -_-;;;;엄마 아직 타프치고 있어요....)

타프를 치고나니 황당해 하신다. ㅡㅡ;;;;; 어디서 자냐고.

엄마 이제 텐트 칠꺼예요.ㅠㅠ

뭐? .................................................(털썩!)

사이드쪽으로 텐트입구를 두려고 바닥깔고 있는데

엄마가 한사코 텐트가 지붕밑에 들어가야 한단다.

지붕밑에 -_-

지붕밑에 온전히 -_-;;;;

풍수지리나 주택구조관점에선 어찌보면 일리있는 말씀이지만,

그럼 앞마당 없어지는데 ㅡㅡ;;;;

어쩔수없다. 비온다고 꼭 지붕밑에 들어가야만 안심이 되시겠단다.

ㅠㅠ 각잡는것도 줄잡는것도 이번만큼은 포기다. 포기 엉엉.

이눔 개�은 멋모르고 아까부터 좋아라 비맞고 뗘댕기고 있다.

그 와중에 똥까지 치우고 텐트를 마저 쳤다. 비에, 땀에, 이런, 여긴 샤워장이 없군화 ㅠ.ㅠ

(여름철용 해변 유료샤워장은 있음) 왜 하필 그토록이나 많은짐을 챙겨오면서 샤워기는 안들고 왔을까-_-

개눔 -_- 느네 엄마는 지금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니 다 젖은 니 발은 니가 닦고 텐트 들어오등가 햇!!!!!

해가 꼴까닥 할때쯤 사이트 구축이 끝나고 뽀르르 밥끓여 삼겹살 구워 먹고

반주로 어머니와 함께 맥주를 한잔 했다.(밤새 속이 좋지 않았다 ㅋㅋㅋㅋ)

치우고 자리깔고, 개눔 씻기고, 어느글인가에서 개수대 근처에서 씻기는거

보기싫다는 분이 계셨던거 같아 가져간 물통에 물받아 캠프장 앞으로난 배수로 있는데서 씻겼다.

씻기다 보니 옆집도 텐트안에 있는듯 아무도 없는데 혼자서 오버인것 같기도 하다.

찬물인데 별 미동없이 무던히 있는다. 착한눔.

씻겨 던져놓고 잠자리를 펴는데 하늘이 쿠릉쿠릉하더니 이내 쏟아진다.

밤새에......도록. 미친듯이.

내가 다 설치하고 준비할테니 걱정마시라니 걱정스런 눈길로 보시곤 쌀이라도 씻는다고

비 뜸한새에 가셨다.

보리도 나를 버리고 쪼르르 엄마를 따라가버렸다.

최악의 사태에 대비한 2중팩고정 -_- (뭐 이게 맞는지 신빙성은 없고 그냥 나름 해봤다)

혼자다니면 지붕날라가믄 갔지 귀찮아서 저렇게까진 안하겠지만.

초간단 키친테이블과 투버너(뭐이게 나로선 다지만 -_-a 다른분에 비하면 ㅋㅋㅋㅋ)

하나더있는 테이블에 아이스박스와 잡동사니 올리고 천냥마트 낚시의자를 사용하면

앉은자리에서 동선이 수습되고, 작업높이도 딱 좋다. 콜X 어쩌구저쩌구 이름도 몹시 긴 이 테이블

만족도 계속 상승중 ㅡ.,ㅡ;;;;;

지쳐서 쪼큼 집안이 어수선하다. ^^ 텐트에서 불편하실까봐 등받이 각도조절 의자도 들고갔다.

보이는것 전부 마티즈에서 나왔다. 마티즈에....안실리는것은 없다. ㅡㅡ;;;;;;(2인승차)

보이지 않는곳에 쌓인 침낭이 4개다.ㅡㅡ;;;;;;

비가 들이치는 방향으로 대문도 수습해놓고...

음. 밥상밑에는 꼭 신문지를 깔아야 한다고 하셔서...이번에도 져드렸다. -_-;;;;

신문지를 싸오시다니.(털썩!!!!)

사이트 구축후 지쳐 던져놔서 집이 너저분하온점 양해바랍니다 ㅡ.,ㅡ;;;;

이제사 사진보니 정말 난민촌이군요. 발포밑에는 매트가 2겹더 있습니다. 거기다 + 텐트바닥 + 바닥시트

그리고 발포위에는 다시 파란 에어매트리스가 양쪽으로 포진.

중앙이 리...리....리빙쉘. ㅡㅡ;;;;;;(암턴말이다.)

새벽녘에 발시리실까봐 구비해간 딩굴고 있는 극세사 보온양말 -_- 내가 잘썼다. ㅡㅡ;;;;;;;;;;;;;;;;;

  8000 톨비이리저리대충

13000 맥주한병 삼겹살 등

11000 휴게소 점심

  1300 게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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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