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크리스틴 랜드마크 스토케 사장이 한국 주부들에게 자사 유모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토케 제공]
“한국 엄마들의 제품에 대한 전문지식은 정말 놀랍습니다. 인터넷을 뒤져 외국시장을 조사하고 제품을 비교하는가 하면, 유모차 각 부품의 재질까지 꿰뚫고 있더군요.”
세계적인 프리미엄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STOKKE)’의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틴 랜드마크(56) 사장의 말이다. 그는 최근 스토케의 유모차 브랜드 ‘익스플로리’ 인터넷 팬카페 고객들과 만나기 위해 임원 5명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노르웨이 기업인 스토케는 1932년 게오르그 스토케가 설립한 가족 기업이다. 의자와 침대 등 유아용 가구를 만들다가 유모차 등 프리미엄 유아용품 전반으로 사업을 넓혔다.
한국에선 유모차 ‘익스플로리’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사실 매출의 60%는 유아용 식탁의자 ‘트립 트랩’에서 나온다. 트립 트랩은 1972년 출시돼 노르웨이는 물론 독일·프랑스·스위스 등 유럽에서 아기용 의자 판매 1위인 장수 제품이다.
23일 열린 랜드마크 사장과의 모임에 참석한 30여 명의 주부들이 ‘한국 주부들은 분홍색을 좋아하니 다른 나라에는 없는 분홍색을 출시해달라’ ‘품질은 같으면서 한 손으로 들 정도로 가벼운 유모차를 개발해달라’ ‘유모차를 산 후 추가로 구입할 수 있는 익스플로리 전용 액세서리 종류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등의 의견을 냈다고 그는 소개했다.
랜드마크 사장은 “CEO가 소비자 그룹과 직접 만나는 미팅은 미국 뉴욕 외엔 한국이 처음”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공들이는 시장이 한국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부들이 해 준 얘기는 모두 노르웨이 본사 개발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모차 익스플로리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5년 만에 매출이 다섯 배로 늘었다. 랜드마크 사장은 “일본보다 한국 시장 성장률이 훨씬 높다”며 “한국은 소비자들이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찾고, 가장 앞서가는 제품을 구매하기 원하는 유행의 첨단을 걷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유아 명품을 생산하는 비결에 대해 “내부 디자인 인력에 외부 디자인팀을 프로젝트별로 뽑아 서로 경쟁하며 일을 시킨다”고 말했다. 대를 물려 쓸 만큼 튼튼한 제품을 만든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익스플로리는 어른들이 직접 앉아보는 등 4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만들었다. 랜드마크 사장은 “좀 덜 튼튼하게 만들어야 새 제품을 많이 팔 수 있지 않느냐는 말을 듣지만,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 결국 소비자들이 다시 찾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