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에서 한 달‘ 그리고 15년이 지난 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으로 한창 덜썩이는 중국으로 유학을 결심하였던 은보미.    그 후 15년이 지난 지금    얼마전 문자를 받았다. 또 다른 도전을 하는 보미에게 응원을 보낸다!     잘지내시죠? 엄마한테 선생님 광주 왔다가셨다는 이야기 들었는데 전화를 못드렸네요 ㅎㅎ  키야~~ 중딩 보미가 쓴 글 ㅋㅋㅋㅋ 15년 지난 지금 봐도 훌륭한데요? 어린 친구가 생각이 깊었구만… 푸하핫ㅋㅋㅋㅋㅋㅋ 선생님 엄마한테 들으셨겠지만 제가 또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어요  인생 3막인가? ㅎㅎㅎㅎ  남편이 UCLA에서 MBA를 시작하게 되어서  아이와 함께 올 7월에 떠날 것 같아요. 그곳에서 지내는 기간은 아마도 3~5년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도 내년 9월 입학을 목표로 석사 준비하고 있구요  지난 5년 면세점에서 근무해보니 유통업이랑 꽤 잘맞았는데  마케팅쪽에 더 깊이 있게 공부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요 ㅎㅎ  영어도 좀 더 배워오면 나중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고… 그런 시점에 스스로 유학길에 올랐던 저 글을 읽게 되니 참 새삼스럽네요  그때와 많은게 달라졌지만 또 가장 근본이 되는 마음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구요 두번째 유학이니ㅎㅎ 더 잘할 수 있겠죠…? 돌이켜보면 제가 어린 시절에 하얼빈에서 공부하면서 언어뿐만 아니라  열린 마음, 삶을 대하는 진취적인 태도를 배워올 수 있었던 데에는 선생님과 저당선생님의 영향이 컸던거 같아요.  이제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장에서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시기에  저를 이끌어주셨던 두 분… 항상 마음 한 켠에 감사함과 애틋함이 있는데  자주자주 연락 못드려 죄송한 마음이예요 그래도 제 진심은 이러하니 알아주시길….ㅎㅎ 저당선생님께도 안부 전해주세요!     가져 옴2008년 은보미가 쓴 '하얼빈에서의 한 달' 가족회의때도 말했지만, 중3 이제 곧 고등학교 들어갈나이에, 다른 친구들은 정석이다, 수1, 수2, 영어도 꽉 잡고 올라가려고 다들 선수학습이 한창일 때 한달이란 시간을 중국에서 보낸다는 결정이 부모님도 그랬고, 저도 쉽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름방학이 되기 몇달 전 부터,  어렸을 때 부터 원해온 유학이 너무 가고싶어서 네이버에서 유학을 쳐보고...중국, 호주, 캐나다, 일본, 미국...여러나라들중에서 중국을 선택하고, 또 중국안에서 북경, 상해, 광저우....이런 많은 지역들의 홈스테이 까페, 홈페이지도 가보고...또 그중에서 하얼빈을 선택하고....하얼빈 홈스테이를 찾다,  우연히 우리홈스테이 네이버블로그에 들어가게되었고 그곳에서 처음 미련선생님과 쪽지를 나누고, 다음까페로 들어오란 말씀에 다음 까페로 들어왔는데...!!! 캬~~~ 딱 제가 원하던 홈스테이 방식에 다른 유학비용보다 덜 부담스러운 가격에 안전도 보장되어있고, 홈스테이 식구들도 좋은것 같아서 한 두달 동안 까페를 요리조리 뒤적뒤적 뒤지면서 아..정말 내가 갈수 있을까...고민하고있었는데, 마침 한달 단기연수생을 모집하시길래 오기 일주일 전에 정말 고민하면서 엄마아빠께 말씀드렸습니다. 평소에 유학을 반대하시던 (아무래도 딸이다 보니까, 안전문제 때문에....특히 사랑넘치는 우리아빠ㅋ) 부모님 정말 특히 아빠..! 께 조심스럽게 말씀드려보니, 까페 여기저기를 둘러보시고 미련선생님과 통화도 하시고 (미련 선생님의 경상도말투가 신뢰성 50점 획득!!!! 경상도 아줌니 우리 엄마말씀..ㅋㅋ) 아빠는 별로 탐탁치않아하셨지만 엄마의 적극후원에 한달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올림픽 때문에 비자도 시간이 걸리고, 비행기표도 시간 맞추기 어려웠는데  아빠후배중, 하나투어 사장님이 계셔서 한방에~~ 다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결정후 일주일만에 비행기를 탄 내 자신을 보면서 아 정말 행운아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엄마아빠께 감사드린 것두 많이 있었구요ㅎㅎ 7월 19일 늦은 밤, 하얼빈에 도착했고 미련선생님과 인영언니, 정은언니를 만나서 홈스테이로 가는 중에   하얼빈의 가장 중심에있고, 경비도 있고, 밥도 정말 맛있다는 먼저 온 언니들의 이야기에 두근반 세근반 설레임으로  가득 찼었습니다. 오밤중에 들어간 우리홈스테이의 느낌...사실 피곤해서 뭐가뭔지도 모르고 그날은 바로 씻고 언니들과 이야기하다가 스르르륵 인영언니 옆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둘쨋날 일어나보니!! 어제 보지도 못했던 남자들이 4명이나 몽땅 나와있고, 와...집에선 남자라곤 아빠뿐이였는데 딱 일어나서 보이는게 다 남자들........속으론 내심 당황했답니다.ㅎㅎㅋ 그날이 일요일이라서 아침에 스스로 공부 좀 하고, 종현오빠와 주현이 아버지께서 사주시는 맛있는춘빙을 먹고 그렇게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갔던 것 같아요. 그후로의 본격적인 홈스테이 생활!!  아침엔 가끔 새벽시장가서 빠오즈와 또우푸나우를 먹었는데, 처음엔 또우푸나우 진짜 못먹을껏 같았는데 한달 지나니 어느새 정은언니와 한그릇 뚝딱ㅎㅎ 그리고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이어지는 스파르타식 과외 수업! 1교시, 3교시는 위라오셜과 찌아오청 수업을 2교시는 두꺼비선생님...(이름이 ...ㅎㅎ)과의 수업이였고 4교시는 남자선생님과의 펜글씨 수업시간.. 위라오셜은 영어전공이셔서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서 재밌었는데, 두꺼비선생님은 영어는.....휴..ㅋㅋ중국어만 잘하시는 선생님이셔서 처음엔 정말 그 수업이 싫었던것 같아요. 어느 정도 지나고 나니까 두꺼비 선생님의 말씀이 조금씩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마지막쯔음엔..두꺼비선생님 시간은 훌쩍훌쩍 빨리 지나갔던것 같아요. ......그리고 4교시 펜글씨 수업..........한국에서도 한문은 딱 질색이라 엄마가 그렇게 하라고 해도  하기 싫어서 매일 내팽겨쳐놓고, 학교시험에서도 점수 잘 안나오는 과목이었는데, 중국에선 한문을 못하면 아무것도 할수 없기에, 나름 독하게 마음 먹고 시작했으나.. 이거 원 써도써도 안외워지니..휴 한국에서 한문안한게 정말 얼마나 후회가 되던지...ㅋ 아 남자선생님이 제게 한문 이렇게 못쓰는 사람 처음 봤다고 한거 기억나세요?ㅎ 저상처받았어요....그때...........,,T.Tㅋ 그래서 한자 더 예쁘게 쓸려고 노력했어요ㅋㅋ 매일매일 오전은 이렇게 빡씬 과외수업으로 보내고 오후엔 언니들과~ 선생님과~ 오빠들과~ 여기저기 쏘아다니면서 이것 저것 구경하고, 쇼핑가서 깎는 재미도 보고, 학교도 가보고, 하면서 잘때 쯔음이면 혼자 조용히 많은 생각도 하고.. 엄마아빠가 믿어주시는 만큼, 많이 알아보고 내 인생에 갈림길에 서서, 한 2주정도는 많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가장 고민한것은 중국에 오면, 한국에 있는 아이들이 고등학교때 배우는 기본 상식이 되는 공부들을 저는 배울 수 없기에  나중에 사회생활을 할 때, 상식이 얉은 사람이 될까봐,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교때 유학올까..라는 생각이였는데, 남자선생님께서, 중국에서 공부를 하면 한국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상식과는 또 다른 상식을 배울수 있고, 중국의 문화,  생활같은 것을 배우는 것도 괜찮다는 말씀도 해주시고, 여자선생님께서는 니가 맘만 먹으면 그런 것쯤은 책으로  다 알수 있다는 말씀도 해주셔서..제 고민을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것같습니다. 그리고 제게 더 무거운 고민을 얹어줬던건, 항상 너가 원하는데로 하되,  니 선택에 책임을 지라는 엄마아빠의 교육방식이였습니다. 한국에선 항상 내가 원하는 데로 밀어주기만 하던  엄마아빠의 방식이 좋았지만, 정말 큰 갈림길에 섰을때마저도 내게 모든것을 맡기는 엄마아빠 덕분에 더 깊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멋진 인생을 보내려면 지금이 제일 중요한 시기인 것 같았고, 한국에서 생각했던 유학생활과는  또 다른 유학생활을 보며 어딜가나, 자기가 열심히 해야 뭐든 이룰수 있다는 것을 느꼈던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하얼빈에서의 생활에 젖어들었던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일주일에 3~4번씩 있었던 카스쌤과의 영어수업도 처음엔 별로 재밌는지 몰랐었는데 너무 잘생긴 선생님과 함께했던 영어수업이 점점 재밌어졌었습니다. 카스샘 다시 파키스탄으로 돌아가셔서 아쉬워요ㅠㅠ....... 제일 좋았던 기억은.. 백두산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내 또래들이 쉽게 보고 느끼지 못할 것들을 경험했는데...정말 백두산은 제가 본 광경중에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정말 정말 너무 너무 멋있고 장엄한 풍경에 할말을 잃을 정도였습니다.  천지를 보는 순간에 가슴이 펑~~~ 뚫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 정말 고3인 우리언니가 봤으면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라갔을텐데...하는 마음과 나중에 진짜 꼭 다시한번 엄마아빠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궁금하신분은 백두산여행 사진첩에 들어가 보시구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제일 힘들었던 것은....한자 외우기였습니다ㅋㅋ 아 정말 내머리가 컴퓨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그냥 한번 입력하면 계속 영구히 기억할 수 있다면 정말 중국어 실력이 빠르게 늘었을텐데ㅎㅎ 말은 되는데 쓸 수 없는.........비극....ㅠㅠㅎ 받아쓰기 시간에 종현이오빠껄 힐끔힐끔 쳐다볼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ㅎ 한국에 있는 2달이란 시간동안 한자를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했습니다. 다른 힘든일 없었구요ㅎㅎ 한달동안 하루하루 알차고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매해 방학때마다 수학학원, 영어학원, 과학학원....학원들만 왔다 갔다하면서 앉아서 공부하고, 친구들과 놀러다니기만 반복했는데,  이번 방학때는 공부보다 더 값진 무언가를 얻고 돌아온것 같습니다.  제 미래에 대한 설계도와, 조금 더 성숙해진 내 자신...? 이랄까...ㅎㅎ 하얼빈에서의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함께 즐겁게 생활해 준 우리정은언니, 나영언니, 우리 따거종현오빠,  민규오빠, 아지, 평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ㅋㅋ...평화.....전 절대 평화를 싫어하지않습니다!! ㅋㅋㅋㅋ전 평화가 좋아여...티격태격 장난치고 한게 다 평화랑 친해지고 싶어서 했던 건데.. 평화가 서운했다면 이제와서 사과하겠구요...ㅎㅎ 하얼빈에서 너무 좋은 사람들과 친해진것 같아서 매우 기쁩니다! 다들 두달뒤 다시 볼때까지 건강했으면  좋겟어요! 앞으로 전 일단 한국에서 중국어 공부 열심히하고, 영어공부도 소홀히 하지않고, 책도 많이 읽으면서 두달을 보내려고 합니다. 그리고 중국으로 돌아가서 일단 중3으로 1년을 다니면서 말을 빨리 트이게하고 싶구요.. 고등학교때는 학교공부도 조금 따라 가고 싶습니다. 그렇게 3~4년동안 중국어에 올인하고, 대학때는 다른 언어 (러시아어와 아랍어)을 배우고 싶습니다. 흑대 러시아과가 중국에서는 손꼽히는 좋은 학과라 들었는데..그 학과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제꿈이 호텔리어인 만큼, 많은 언어를 구사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꼭 성공해서 절 믿어주신 엄마아빠께 효도하는게..제 마지막 목표랍니다ㅎㅎ 그럴려면 중국 유학을 가서 계획적으로 공부하고, 엄마아빠가 믿어주시는 만큼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생활하려고 합니다. 지난 한달동안은 물론 공부도 했지만, 정말 많이 논거 같고 노는 것은 거기까지,! 이제 본격적인 유학생활로 접어들면 공부위주의 생활패턴을 잡아가겠습니다. 그럼 그때까지 안녕히계세요^0^       대한민국, 광주에서 은 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