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중앙아시아의 개념은 카스피해 동쪽 지역으로 러시아, 몽골, 중국, 아프가니스탄, 이란, 터키 사이에 위치한 지역을 의미한다. 영토의 측면에서 보면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의 5개 국가를 포함한다.
이들 중앙아시아 국가의 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대부분 우즈베키스탄을 거쳐야 한다. 수도인 타슈켄트로 들어가는 항공편이 가장 흔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앙아시아 지역의 유일한 국제공항이었다. 사정이 이러니 우즈베키스탄을 중앙아시아의 관문으로 부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게다가 타슈켄트는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국경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서 천산산맥이나 파미르로 가려면 국경을 넘어 키르기즈스탄이나 타지키스탄으로 들어가야 한다. 문제는 도로망이 열악해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여유가 있는 유럽이나 일본 트레커들은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며 이 지역 탐사에 나서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만큼 깊은 오지도 드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산꾼들도 파미르나 천산산맥은 한번쯤 가보고 싶은 탐나는 대상지다. 하지만 아직은 트레킹 여행의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지역이라 제대로 된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 고생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지 않으면 생각도 말아야 할 곳이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라던 유행가 가사처럼 기다리면 언젠가 기회가 오는 모양이다.
해외트레킹 전문업체 혜초트레킹은 중앙아시아 지역 상품개발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가장 먼저 이들 지역의 관문인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가까운 산을 공략하기로 했다. 관건은 우리 실정에 맞게 짧은 일정으로도 다녀올 수 있으면서 화끈한 산행지가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타슈켄트에서 2시간 거리의 휴양지
5월 말 혜초트레킹 개발팀의 김병구, 전종선 과장과 함께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했다. 현지 여행사를 통한 대상지 수배 끝에 찾아낸 침간산을 답사하기 위해서다. 정확한 정보는 전무한 상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인터넷을 찾아봐도 스키리조트로 리프트가 있다는 정도밖에 알 수 없었다. 모든 것은 현지에서 직접 부딪히며 알아내는 수밖에 없었다.
타슈켄트 시내에서 침간산까지는 불과 2시간 남짓한 가까운 거리였다. 이 지역 사람들의 여름 휴양지로 유명한 차르박(Chorvoq) 호수 뒤편에 솟은 3,308m의 거대한 봉우리가 바로 침간산이다. 겨울철이면 많은 눈이 내려 이 지역 사람들이 자연설 스키를 즐기는 곳이다.
침간산에 대한 정보는 현지 여행사에서 수배한 산악가이드인 그레고리(57)를 통해 처음으로 접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을 산악가이드인 동시에 헬리스키 가이드로 소개했다. 침간산은 겨울철이면 많은 유럽인들이 헬리스키를 즐기기 위해 찾는 장소라 한다. 뛰어난 설질의 자연슬로프와 고난도의 코스 덕분에 최상급 스키어들에게 인기 있다고. 이들을 안내하는 것이 자신의 직업이라고 소개했다.
침간(Chimgan)은 카자흐스탄 말로 ‘푸른 곳’이란 의미. 황량한 사막지대와 맞붙어 있는 산이다 보니 그런 이름이 나온 모양이다. 이 지역 사람들에게 풀이 자라고 숲이 있는 침간산만큼 푸른 곳은 보지 못했을 것이다. 충분히 수긍이 가는 면이 있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푸르다는 이름과는 다르게 침간산은 매우 거친 구석을 지니고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정상부 바위지대는 쉽게 무너져 내릴 듯 아찔했다. 이 산에는 총 18개의 코스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등반을 요하는 곳으로 도보로 등행이 가능한 곳은 서릉이 유일하다. 다른 코스는 러시아 등급으로 최소 4급 이상의 난이도가 나온다는 설명이다.
첫날은 가벼운 트레킹 코스를 걸으며 외곽에서 침간산을 감상하기로 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가이드인 그레고리를 앞세우고 산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사막기후라 건조하다고 들었는데 산악지대는 예외였다. 밸더사이드 리조트 밑의 리프트 승강장에서 소나기를 만났다. 굵은 빗줄기와 함께 천둥 번개도 쳤다. 예상과 달리 전혀 가볍지 않은 트레킹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비가 잠시 멈춘 사이 배낭을 메고 산길을 올랐다. 오늘 코스는 침간산 서쪽의 기상관측소가 있는 봉우리 사면을 한 바퀴 돌아오는 일정이다. 하지만 초반부터 경사가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비까지 내려 보통 미끄러운 것이 아니다. 어렵사리 경사길을 통과해 리프트 밑을 통과해 왼쪽 허릿길로 방향을 틀었다. 계곡을 건너 올라서자 주변 조망이 한눈에 드는 시원한 산길이 나타났다.
경치 구경도 잠깐.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다시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거의 폭우 수준이다. 비를 피하기 위해 나무 아래 서서 한참을 기다렸다. 가이드는 이 시기에는 많은 비는 내리지 않으니 금방 지나갈 거라고 안심을 시켰다. 하지만 이미 옷과 신발은 다 젖어버린 상태였다.
비가 잦아들 즈음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산허리를 돌아 숲을 빠져나오니 정면에 침간산 서쪽의 깊은 계곡이 눈앞에 나타났다. 구릉지에서 칼날 같은 산봉으로 이어지는 산의 푸른 모습이 인상적이다. 구름 속을 드나들던 정상의 암봉도 신비롭게 느껴졌다. 알프스의 평화로운 산록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산을 내려와 계곡을 건넌 뒤 다시 고갯마루 하나를 넘었다. 중간에 소를 몰고 산을 넘어오는 목동들도 만났다. 여기 저기 보이는 소와 말의 정체를 이제야 알 것 같다. 이곳 사람들은 그 옛날 스위스의 산간지대와 똑 같은 삶의 방식을 고수하며 살고 있었다. 나무 밑 바위 위에 친 목동의 천막에서 묘한 친근감을 느꼈다.
눈 덮인 바위지대에서 길이 사라져
고개를 넘어갔을 때 산책(?)이 이대로 끝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우리 앞에는 좀더 까탈스런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행은 그제야 그레고리의 내공이 보통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는 이런 봉우리 몇 개쯤은 가볍게 산책 삼아 넘어 다니는 괴력의 사나이였다. 이미 이 지역에서만 10년 넘게 활동해 누구보다 지형에 익숙한데다 체력 또한 뛰어났다. 러시아 산악구조대 출신의 클라이머로 침간산 등반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력도 가지고 있었다. 스키 실력만큼이나 뛰어난 산악경력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이 날 가벼운 트레킹이라는 말만 믿고 멋모르고 따라나섰던 일행은 초주검이 됐다. 밸더사이드 리프트 승강장에서 출발해 고개 두 개를 넘고 계곡 세 개를 가로 질러 침간 마을 부근의 도로까지 내려오는 데 4시간 반이 넘게 걸렸다. 산행거리는 총 10km. 거의 쉬는 시간도 없었고 비까지 흠뻑 맞았다. 우리는 완전히 속았다.
침간 마을의 빌라에서 출발한 것이 새벽 4시. 정상까지 거리가 약 7km로 왕복 6시간은 족히 걸리는 먼 거리기에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새벽 5시경, 마을 앞 스키리프트 승강장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했다. 곧바로 해가 떴고 강렬한 햇살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깨끗한 날씨였다. 직선거리로 쳐도 4km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침간산 정상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인다.
예상대로 처음부터 가파른 오르막이다. 서릉에 오를 때까지는 잠시 숨 돌릴 틈도 없는 된비알의 연속이다. 나무가 듬성듬성 자라고 있는 능선에서 해를 피해 쉬어가며 정신없이 올랐다. 1시간 가량 발품을 팔고 나니 산길은 왼쪽 사면으로 비스듬히 방향을 꺾으며 숨을 죽였다. 잠시 뒤 서릉 상의 널찍한 평지에 올라섰다. 표고차 600m 이상의 고도를 올린 것이다.
“아이고 죽겠다. 여기서 좀 쉬었다 가자고요.”
입에서 한숨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하지만 선두를 지키고 있는 그레고리에게선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조용히 미소를 짓고 있는 그에게 육포를 건너자 “스파시바” 하며 조심스레 받아들었다. 신기하게도 그는 자신이 가지고 온 요구르트 외에는 하루 종일 물을 마시지 않았다. 역시 고수는 고수인 모양이다.
고갯마루에서 본 주변 산군의 풍광은 정말 일품이었다. 서쪽으로 어제 우리가 올랐던 산자락이 한눈에 펼쳐졌다. 산꼭대기의 기상관측소도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그 뒤로는 끝이 없을 것 같은 광야가 펼쳐졌다. 시야를 남쪽으로 돌리면 하얀 갓을 쓴 듯한 침간산 부근의 3,000m급 봉우리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푸른 산과 흰 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바람이 차갑게 느껴질 즈음 주섬주섬 짐을 챙겼다. 아직 갈 길이 먼데 여기서 지체할 수는 없었다. 주능선에 올라선 뒤로는 크게 가파른 구간은 없었다. 유순하게 이어진 능선을 따라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었다. 나무가 없는 고래등 같은 능선을 1시간 가량 걸어 오르니 주변에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
눈밭을 보자 해발 2,800m가 넘는 고지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완만한 설사면을 가로질러 오르는 동안 갑자기 겁이 덜컥 났다. 이곳에서 미끄러지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설사면 아래쪽에는 천길 벼랑이 버티고 있어 생각만해도 아찔했다. 하지만 이것은 오늘 등반의 서막이 불과했다.
첫 번째 장애물은 눈으로 덮인 기존 코스를 우회해 암봉을 직등하는 곳이었다. 정상부에 작은 십자가를 세워둬 길을 찾을 수 있게 해두었다.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온 산을 가득 채운 바위들 분위기에 약간 긴장됐던 것은 사실이다. 이곳을 지나 사면을 트래버스하면 작은 동굴이 있는 큰 바위 아래 도착한다.
그레고리는 이곳을 식당이라 불렀다. 그리 넓지는 않았지만 비바람을 피할 수 있어 중식장소로 안성맞춤인 위치였다. 악천후나 위급시에는 비박지로도 훌륭한 장소였다. 바위에는 동판이 두 개 붙어 있었다. 이곳에서 사고를 당해 사망한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산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식당을 지나면서 길은 더욱 거칠어졌다. 정면에 보이는 큰 암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한 뒤 곧바로 치고 올라 고도를 높였다. 경사는 갈수록 가팔라져서 거의 등반하듯 손발을 써야하는 구간이 점점 많아졌다. 바위 상태는 마구 부서져 내리는 형태로 불안했다. 조금만 발을 잘못 디뎌도 돌이 떨어져 앞에 가는 사람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눈도 깊어져 설벽을 치고 올라가는 곳도 있었다.
능선이 거의 끝날 즈음 잠시 쉴 수 있는 테라스 같은 공간이 나타났다. 차르박 호수가 가물가물하게 보일 정도로 높이 올라왔다. 침간 마을 옆에 성벽처럼 솟아 있던 작은 침간산이 뒷동산처럼 보일 정도다. 주변 산세는 황량하고 거칠어 3,000m 높이의 바위산성 위에 올라선 것 같은 분위기다.
중간 중간 뚜렷한 길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레고리는 아직 시기가 이르다고 말했다. 눈이 완전히 녹으면 훨씬 안전하고 좋은 길은 많기 때문에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산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예전에 여덟 살짜리 아이와 함께 이 코스로 침간산을 오른 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정상 바로 아래 구간은 완전히 눈으로 덮여 긴 설벽이 형성되어 있었다. 어떤 곳은 눈이 단단하지 않아 허리까지 빠지는 곳도 있었다. 그래도 노련한 가이드가 앞에서 길을 잡아준 덕분에 큰 고생 없이 정상에 섰다.
천산산맥 한눈에 담는 멋진 조망
침간 마을에서 정상까지 거의 5시간 가까이 걸렸다. 4시간 정도라던 그의 설명은 순수하게 산행에만 걸리는 소요시간이었던 모양이다. 정상에는 커다란 삼각형 철제 구조물이 세워져 있었다. 러시아어로 쓰인 간판과 군복을 입고 있는 산악인의 추모 동판도 붙어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침간산 중앙봉 정상이고, 실제 정상은 남쪽으로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솟아 있었다. 두 봉우리는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져 있어 40분 정도면 다녀올 수 있는 거리였다.
정상 능선에서 보니 동쪽 멀리 하얗게 눈이 쌓인 산줄기가 눈에 들어왔다. 얼핏 봐도 3,000m는 훌쩍 넘을 것 같은 고봉들이었다. 이들 설산은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즈스탄 국경 즈음에 형성된 천산산맥이었다. 푸른 산들 뒤로 솟은 설산을 보니 히말라야와 다를 바 없는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침간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멀리 떨어지지 않는 곳에는 널찍한 고산평원이 솟아 있었다. 남서쪽을 제외한 모든 사면이 절벽으로 이루어진 절묘한 지형이 눈길을 끌었다. 이곳은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단 한 가닥으로 외곽의 트레킹 코스를 도는 데만 이틀이 넘게 걸리는 지역이라고 한다. 우즈베키스탄에도 이런 산행지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정상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끝내고 하산에 들어갔다. 얼마 전에 지나온 길인데도 까마득한 경사에 오금이 저렸다. 가이드는 올라올 때와는 다른 길을 택해 하산을 시도했다. 주로 설사면을 곧바로 치고 내려가는 코스로 하산했다. 바위지대는 낙석이 심해 위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도 안전한 것만은 아니었다. 정상 아래 500m 지점에서 옆 능선으로 트래버스하는 지점은 생각만해도 아찔했다. 경사가 50도 가까이 되는데다가 발밑은 끝이 보이지 않는 설벽이 펼쳐졌다. 아이젠도 피켈도 확보줄도 없었기에 긴장된 순간이었다.
“발을 세게 차서 눈 속에 박으면 괜찮아요.”
설벽을 먼저 넘어간 그레고리는 여전히 여유가 넘쳤다. 하지만 마음의 준비도 없이 나선 일행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사람, 두 사람, 차례대로 트래버스를 모두 끝내고 나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목이 타들어가고 심장이 벌떡거렸다. 이제 끝났다는 생각에 순식간에 긴장이 풀렸다.
동굴에서 점심을 먹고 곧바로 하산을 시작했다. 십자가가 있는 작은 암봉을 넘어서면 길은 좋아진다. 시원하게 조망이 터지는 능선에는 많은 길이 나 있었다. 올라오는 도중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왔다. 산양처럼 가볍게 뛰어가던 그레고리는 언덕에 서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2시간 반에 침간산을 오른다는 그의 말이 허풍이 아님이 분명했다.
동굴에서 침간 마을까지는 정확히 2시간이 걸렸다. 왕복 14km 거리에 7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는 곳이다. 천산산맥의 해발 3,000m가 넘는 봉우리를 이렇게 짧은 일정으로도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침간산은 알프스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풍광에 모험적인 등반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모험을 즐기는 트레커라면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새로운 산이다.
산행길잡이 정상부의 가파른 바위 구간은 주의 필요해
침간산은 중앙아시아의 관문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천산산맥의 봉우리다. 타슈켄트에서 차로 2시간이면 접근할 수 있다. 침간산은 부근의 차르박 호수와 함께 이 나라 사람들의 인기 여름휴양지다.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 스키장으로 변하고, 리조트와 별장 등이 밀집해 있어 숙박과 식사를 해결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다.
침간산은 정상으로 오르는 트레킹 코스는 서릉을 타는 것이 유일하다. 그밖에도 여러 코스가 있지만 모두 등반해야 한다. 산 아래 침간 마을에서 출발해 정상까지 오르는 데 4~5시간, 하산에 2~3시간이 소요된다. 정상 바로 밑의 상단 구간이 거칠지만, 초보적인 암릉 등반실력은 갖춘 이들이면 무난히 오를 수 있다. 위험한 구간이 많으므로 반드시 가이드를 동반해야 한다.
한겨울에는 완전히 눈으로 덮여 실질적으로 등반은 불가능하다. 트레킹도 눈이 완전히 녹은 뒤인 6월부터 가능하다. 10월부터는 우기로 접어들어 비가 자주 내린다. 여름부터 초가을까지가 등반 적기다. 우즈베키스탄 침간산 등반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혜초트레킹(02-6263-2000)으로 문의하면 된다.
침간산
침간산은 천산산맥 서쪽 끝의 사막과 맞닿아 있는 곳의 봉우리다. 천산산맥은 중국의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키르기스스탄을 거쳐 우즈베키스탄 동부까지 뻗어있는 산맥으로, 길이는 2,000km, 너비는 400km이다. 최고봉은 포베다(7,439m)며 칸텡그리(6,995m) 등의 높은 산들이 많이 있다. 침간산이 있는 서쪽은 날카로운 봉우리와 빙하가 많은데 비해 동쪽은 두루뭉술한 편이다.
침간산의 스키장은 우리나라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다. 스키리프트라 해봐야 3개가 전부다. 안전시설이나 슬로프 표시 같은 것도 없다. 그냥 자신이 알아서 코스를 잡고 활강하는 것이 이곳 스타일이다. 초보자용 코스가 하나 있긴 하지만 그것도 경사가 급하고 사방이 절벽이라 위험하기 그지없다. 설질도 우리나라와 많이 달라 한번 넘어지면 일어설 수도 없을 정도로 푹푹 빠진다.
이곳은 주로 헬리스키를 즐기는 상급자들 위주의 리조트라고 볼 수 있다. 헬기는 예약해서 이용해야 하며, 17명씩 태워 1시간에 3번 운행할 수 있다. 헬기 사용료는 시간 당 2,100달러로 여러 사람이 나눠서 분담하기도 한다. 헬리스키에 관한 정보는 이 지역 리조트에서 얻을 수 있다.
여행정보
■우스베크스탄은 한국과 4시간 시차가 발생한다. 그곳의 새벽 5시는 우리나라의 오전 9시와 같다.
■화폐 단위는 솜(Som)으로 미국 달러를 공항이나 호텔 등에서 환전해준다. 타슈켄트는 달러 사용이 용이하나 시골에서는 어렵다. 사전에 필요한 만큼만 바꿔두도록 한다. 1솜은 한화로 1원 정도.
■한여름 기온은 40℃ 넘게 올라간다. 하지만 건조해서 그늘에만 들어가면 큰 더위를 느끼지 못한다. 산에 오르면 기온은 더욱 떨어진다. 햇볕은 따갑지만 바람은 차다. 방수방풍재킷, 선블록, 챙 넓은 모자, 선글라스, 등산용 스틱은 필수품이다.
■GSM 방식의 네트워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려면 로밍이 필수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통화료가 부과되니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타슈켄트 시내 관광은 대형 바자르(시장)나 공원 정도로 단순한 편이다. 1966년 대지진으로 구시가지가 파괴되어 대부분 다시 건설했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의 옛 유적 관광은 사마르칸트나 부하라가 유명하다.
■중앙아시아 지역은 엄청난 일조량과 건조한 기후 덕분에 과일이 잘 된다. 수박, 메론, 체리, 오디 등은 엄청난 당도를 자랑한다. 가지고 올 수는 없으니 머무는 동안 많이 먹어두도록.
■우즈베키스탄은 빵이 주식이라 큰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다. 그밖에 양고기 꼬치인 샤슬릭도 먹을 만하다. 특히 침간산 주변의 목초지에서 키운 양은 육질이 부드러워 훨씬 맛이 뛰어나다.
/ 글·사진 김기환 기자 ghkim@chosun.com
[출처] [특파원 르포] 우즈베키스탄 침간산 |작성자 동성
[출처] [특파원 르포] 우즈베키스탄 침간산 |작성자 동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