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7차 변사또 정기산행은 나에게는 9번째의 연속산행이었다.
지금까지는 시간대별로 연속적으로 산행후기를 써 왔는데, 이번에는 주제별로 끊어서 산행후기를 적어 볼까 한다.
1. 날씨 :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된다는 뉴스도 있었고 오늘이 올 여름 들어서 제일 덥다는 일기예보도 있어서 한암대장을 비롯하여 임원진은 회원들의 탈진을 걱정하는 분위기였고 해서 한암대장은 가급적으로 "B"코스를 추천하였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마지막 하산길의 1시간여의 시간만 제외하고는 그렇게 덥지도 않았지만 특히 "안산삼거리"에서 점심을 먹을 때는 약간의 추위를 느낄 수 있는 정도로 여름날씨치고는 기가막히게 좋았다.
그래서 한암대장을 비롯하여 "A"코스를 탔던 사람들은 좀 더 많은 인원들을 "A"코스로 추천하지 못 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물론 "B"코스를 택했던 회원들도 여유로움 속에서 "십이선녀탕계곡"의 아름다움을 만끽하였다고들 한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3대 폭포 중의 하나인 "대승폭포"의 장대함과 비할 바가 있겠는가?
2. 코스와 산행 시간 : 10시5분 경에 "장수대분소"를 출발하여 0.9km 거리의 "대승폭포"에 10시35분 경에 도착하였고 약 5분간 사진촬영을 하고 다시 출발하여 "대승령"까지의 1.8km 거리를 정확하게 1시간을 걸어서 11시40분에 도착하였다.
약 10분간 사진촬영 및 휴식을 하고 11시 50분에 출발하여 1km 떨어진 "안산삼거리"에 12시20분 경에 도착하였다. (한암대장의 예상은 1시30분이었는데 예정보다 약 1시간이 단축되었다)
예정대로 "안산삼거리"에서 약 25분 동안 점심을 먹고 12시45분에 "안산삼거리"를 출발하여 첫번째 폭포가 있는 지점 (아마도 "두문폭포")에 2시15분쯤에 도착했다.
다시 여러 개의 폭포를 구경하고는 2시45분쯤에 "B"코스 사람들과 합류하고는 그 곳에서 약 25분 동안 "십이선녀탕"계곡에 발을 담그는 호사를 누렸다.
3시10분에 출발하여 정확하게 4시에 "남교리"에 도착하였다. (예정보다 1시간 일찍)
3. 이번 산행에서의 코스의 아름다움 : 지난번 산행후기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내 고향이 "강릉"이라서 지금까지 10여 번의 설악산 산행을 하게 되었지만 이번 코스는 처음이었다. 대부분의 산행들이 올라가는 길에 계곡을 만나기가 쉽지가 않은데 이번에는 "대승령"까지 군데군데 계곡물이 흐르고 있어서 그 시원함이 여름 산행의 맛을 배가시켜 주었다. 특히 "장수대분소" 초입부터 완만하면서 탁 트인 계곡이 등산객을 맞이해 주어서 첫 스타트의 부담을 말끔히 씻어 주는 것 같았다.
초입에서 "대승폭포"까지의 0.9km의 길만 계단길의 연속이었지만 그 다음부터는 계단이 없는 경사가 그렇게 급하지 않은 돌길이어서 계단길을 오르는 지루함이 없었고 한발 한발 내딛으면서 산을 오른다는 큰 부담이 없이 "대승령"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었다. 특히 "대승령"부터 "안산삼거리"까지의 1km의 거리는 정말 완만한 경사의 오르막길이었고 숲을 지나가는 길이어서 산행의 기쁨을 최고조도로 느낄 수가 있었다.
점심식사후 "안산삼거리"부터는 하산길이었는데, 약 40분을 내려 오니까 계곡이 보이기 시작했고 이 길도 돌길로서 이끼가 있는 돌을 밟을 때는 미끄러지는 것에 주의를 해야 한다고 한암대장께서 강조를 하였다. 다행히도 그렇게 미끄럽지는 않았지만 몇몇 회원들은 미끄러지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지리산삼도봉" 산행때 처음 나오고 이번에 두번째 나오신 김태중형이 미끄러져서 팔꿈치가 붓는 사고가 있었다 - 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한다)
하산길 첫 폭포인 "두문폭포" 다음부터는 철책다리와 계단으로 연결되는 길이 대부분이지만 주위의 경관과 폭포의 웅장함, 물줄기의 신비함, 그리고 맑디맑은 푸른물의 순수함에 도취되어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66 말띠의 세 아가씨 - 하산하시던 어떤 할머니께서 "아가씨"라고 부르셔서 - 는 흥겨운 노래로 내 귀를 즐겹게까지 해 주었다)
4. 산행과 먹거리 : <산행에서 먹거리를 빼놓을 수는 없다>고 XX총무께서 말씀했듯이 역시 산행 중에 먹는 점심도 즐거움을 주는 것 중에 하나인 것은 틀림이 없다. 이번에 한암대장의 뜻(?)에 따라 대부분의 여성회원들이 "B"코스를 가는 바람에 큰 밥상은 없었지만 "A"코스 <여성4인방> 중의 두분과 함께 점심을 하는 영광을 얻었는데 "수삼잣죽"과 "호박죽"을 갖고 오셔서 맛있게 "수삼잣죽"을 맛볼 수 있었다. "호박죽"도 먹고 싶었지만 이번에 미끄러지신 김태중형이 독차지하는 바람에 기회가 없었다. 김태중형이 갖고 온 "샌드위치"는 여성 두분께서 맛있게 먹는 것 같아 보기가 좋았다.
이번 산행에서 특별한 간식을 언급 안 할 수가 없는데, "대승령"에서 잠깐 쉴 때에 어느 남자 회원이 <복숭아 썰어 얼린 것>을 갖고 오셨는데 복숭아가 약간 얼어서 그 씹히는 맛이 환상적이었고 그 양도 많아서 10여명의 회원들이 먹고도 남을 정도였다. (열혈총무가 있었다면 인증샷을 찍어 놓았을텐데 그 사진을 보여 줄 수가 없어서 아쉽네요)
저녁에 먹은 <송어회>는 언급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강릉갔다 오면서 평창 계방산밑 "이승복기념관"부근에 있는 유명한 송어횟집에 들러서 1년에 한번씩 맛을 보곤 했는데 오늘 제대로 송어맛을 볼 수가 있었다. 맛도 맛이지만 그 양도 착해서 우리 테이블만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테이블에서는 다 먹지도 못 하고 옆 테이블로 이동하는 은혜를 베푸는 풍경도 볼 수 있었다.
지난번 <설악산 대청봉> 산행후 "황태요리"도 좋았는데 이제는 설악산만 오게 되면 맛있는 먹거리를 기대해도 될 듯 싶다.
5. 여자4인방 :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이번에 주위의 그 큰 압력에도 불구하고 "A"코스를 선택하신 <여성4인방>을 소개 안 하고는 그냥 넘어 갈 수는 없을 것 같다. 나와 점심/저녁을 함께 하신 유금자씨외 1명과 남편분과 함께 "A"코스를 타신 한 분 그리고 우리 산악회의 특공대원인 "최꼬마" .....
처음 "대승폭포"까지의 0.9km와 "대승령"까지의 1.8km를 오를 때에 잠깐 했던 후회는 눈녹듯이 없어지셨지요?
하산하고 나면 잘 선택했다고 생각할 거라고 내가 얘기했는데 인정하시지요?
한암대장님의 바로 뒤에 붙어서 쳐지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쓰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6.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이 있다 : 나는 한암대장님과 북청대장님이 함께 했던 실질적인 선두조(?)에서 시종일관 보조를 맞추었는데 우리 조보다도 약 20~30분을 앞선 간 조가 있었는데, 열혈총무님이 함께 했던 선발대, 우리가 "안산삼거리"에 도착을 하니까 이 조는 점심을 마치고 이동을 준비 중에 있었다.
그런데 이 조보다도 더 앞선 간 조가 있었으니, 그 이름하여 <윤목사님과 최꼬마>, 워낙 번개같이 움직이는 사람들이라 다른 회원들은 잘 모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윤목사님"은 이번에 송파에서 승하차하신 분이고 "최꼬마"는 지난 소백산 산행때 나와 함께 선두에 있었던 유일한 여성회원으로 하산후 만날 수 있었는데,<요샌 왜 선두에 나서지 않느냐?>고 나한테 묻기도 했다 - 이 두 분들은 인터넷에 가입을 하지 않으셔서 이 글도 보지 않을 것이다.
7. 66 말과 69 닭 : <66 말>은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지난 백운산(번암산) 산행때 친구 사이인 두 분이 처음 오셨고 또 처음 온 다른 한 분도 <66 말> 동갑이라서 셋이 친구 사이가 되어 그 동안에 별도로 단합대회도 했다고 합니다. 산행해서 건강을 유지하고 또 친구도 갖게 되어 <변사또>가 여러모로 좋은 일을 합니다.
<69 닭>은 내 친구(역시 변사또에서 알게 된) 현소가 부름을 받고 싶어 하는 호칭(?)인데, 현소는 <69 닭>이라고 해도 믿을 사람이 꽤 있을 것 같은데..... 다른 <69 닭>들은 정말 그렇게 믿게 할 수 있을까요?
8. "복숭아탕" 혹은 "봉숭아탕" : "용탕폭포"의 다른 애칭이라고 생각드는데 그 모습이 "복숭아" 또는 "봉숭아"처럼 닯아서 이렇게 부른다고 합니다. <복숭아탕>이 맞는 건지 아니면 <봉숭아탕>이 맞는 건지요? 이정표에는 모두 <복숭아탕>이라고 되어 있던데 우리 산악회의 안내에서는 <봉숭아탕>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어쨋든 저는 이번에 "복숭아"인지 "봉숭아"인지 전혀 보지를 못 하고 왔습니다. 누가 말해 주는 사람도 없고 유심히 관찰할 시간도 없었고요. 우리가 발을 담그었던 곳보다 위에 있었습니까?
저는 이 "용탕폭포"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 다시 이 곳에 와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이렇게 주제별로 나뉘어서 산행후기를 써서 여러분에게 보여 드리니까요?
읽어 보시고 느낌이 있으시면 댓글을 많이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산행후기 참잘쓰셨네요
역시 왕가빠님 굿~ 굿~~~ 세심하고 배려깊은 왕가빠님께 감사하고 산행후기문의 내용 리얼했슴니다^^
한암대장님, "복숭아탕" 혹은 "봉숭아탕"에 대한 제 질문의 답을 기대합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산행중에 미끌어져 걱정을 끼쳐드렀던 김태중입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까 부기도 많이 빠지고
통증은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걱정이되어 병원에가서
물리치료 받고나니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그리고 점심시간에 호박죽 한그릇과 수삼잣죽 반그릇을 혼자서 다먹어서 미안했었는데 그게 후기에
올라올줄이야 ?
암튼 왕가빠님 지난번 지리산 산행과 이번 설악산 산행을 같이 했는데 많은 배려와 관심가져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체력관리 잘해서 앞으로 산행에
열심히 참석토록하겠습니다.
"큰코스모스"라는 닉네임으로 등록된 사람이 형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번과 이번에 연이어서 함께 산행과 저녁을 하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부상이 크지 않아서 다행이고요 자주 산행에서 뵙기를 기대합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산행중에 미끌어져 걱정을 끼쳐드렀던 김태중입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까 부기도 많이 빠지고
통증은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걱정이되어 병원에가서
물리치료 받고나니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그리고 점심시간에 호박죽 한그릇과 수삼잣죽 반그릇을 혼자서 다먹어서 미안했었는데 그게 후기에
올라올줄이야 ?
암튼 왕가빠님 지난번 지리산 산행과 이번 설악산 산행을 같이 했는데 많은 배려와 관심가져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체력관리 잘해서 앞으로 산행에
열심히 참석토록하겠습니다.
그리고 김미자.유금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맛있는 호박죽과 수삼잣죽 좋았구요.
다음에도 부탁드려요^^
주제별로 나눠서 나열해 주신 왕가빠님의 후기 참으로 재미있게 읽었네요.
선두 산행과 멋진 모습으로 분위기 유도해 주시면서 이렇게 세심한 후기까지,,,ㅉㅉㅉ!
그래도 이번에는 "B" 코스에 합류하는 편이 훨씬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유상님의 사진과 글을 보고 나서입니다.
뒤풀이때 지난번 산행후기가 없었다는 한 말씀 듣고 이번엔 걸심하고 작성해 보았습니다. (끙끙끙)
A코스함꼐한기분이들정도로자세히주제별로써주신왕가빠님감사합니다덕분에에이코스회원님들동정을그대로읽을수있었습니다그리고봉숭아탕이아닌복숭아탕이 마습니다꼭복숭아와흡사하니까요
네, 저도 "복숭아탕"이 맞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가끔씩 카페나 블로그에서도 "봉숭아탕"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있었습니다만,
바쁘실 회장님께서 댓글까지 주시고 영광입니다.
왕가빠님 답을 일찍드리지 못해 죄송했습니다...제가 개인적인 일로 다니다보니 까페에서 오늘에야 보게되었고 마침 회장님께서 답을 주셨네요. 사실 제가 잘못 알고 있었던것 인정하고 다음산행에는 실수 없도록 하겠습니다..충고 감사합니다^^
한암대장님,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어쨋든 카페에서 이렇게 서로들 얘기를 나누니까 참 좋네요.
산행에서 나누지 못 했던 정담들을 카페에서 나누다 보니까 정이 더 드는 것 같기도 하고요.....
복숭아탕이 맞습니다 맞고요 후기문!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왕가빠님의 글솜씨 최고에요
매번 산행에서 멋진 사진들을 올려 주시는 북청형님 덕분에 제 산행 사진앨범이 풍부해지고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