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비분다리경 제3권
9. 제팔왕자수기품(第八王子授記品)
선남자야, 그때 해제 바라문이 여덟 번째 왕자인 아모구(阿摸具)에게 말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세존이시여, 저는 마땅히 혼탁한 불국토에서 보살이 되어 보리행(菩提行)을 닦고, 제일 먼저 십천(十千)의 혼탁한 불국토를 깨끗이 하여 이와 같이 청정하게 세우되 감향광명무진(紺香光明無塵)불국토와 조금도 차이가 없게 하고, 이와 같이 선근을 심어 마음을 청정히 하며,
대승을 구하는 보살들이 그 세계에 충만한 후에야 그 속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닦는 이와 같은 보리행은 다른 보살들이 능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7년 동안 한 곳에 고요히 앉아서 청정한 부처님의 공덕ㆍ불국토의 장엄ㆍ깨끗한 불국토의 공덕을 사유하고, 그 가운데서 현장엄삼매(現莊嚴三昧) 등 1만 8천 보살의 삼매를 일으켜서 닦아 익히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보살로 보리행을 닦을 때에 신파사가지유라삼매(臣婆闍伽枳由邏三昧)로 시방의 한량없고 가없는 그 밖의 세계에 현재 머물러 계시는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중생들을 풍요롭고 이익되게 하시며 설법하시는 것을 항상 보고,
또 삼세(三世) 동안 저 모든 부처님께서 일체의 불국토에 충만하신 것을 보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선삼매(旋三昧)에 들어 티끌과 같은 마음으로 대중들이 에워싼 저 모든 부처님 세존과 보살, 성문을 보고 무의삼매력(無依三昧力)으로 불국토의 티끌처럼 많은 몸마다 하나하나 빠짐 없이 예를 올리며,
위없는 여러 보배꽃ㆍ여러 향ㆍ바르는 향ㆍ가루향ㆍ머리꾸미개ㆍ음악 등과 가장 좋은 일체의 장엄거리로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기를 하나하나의 불국토마다 대해겁(大海劫) 동안 행하며,
일체수신삼매(一切修身三昧)로 한 생각 하는 사이에 모든 불국토의 티끌처럼 많은 부처님께서 행하신 것을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공덕삼매(功德三昧)로 티끌처럼 많은 불국토의 한 분 한 분의 부처님 세존을 가장 미묘하게 찬탄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불순삼매(不眴三昧)로 한 티끌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부처님께서 모든 불국토에 충만하심을 보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무쟁삼매(無諍三昧)로 한 생각 하는 사이에 모든 불국토의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불국토의 장엄을 보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수능엄삼매(首楞嚴三昧)로 지옥에 들어가 그 몸을 변화시켜 지옥의 중생들에게 설법하여 보리심을 내도록 권유하고,
지옥에서 목숨을 마치면 인간으로 태어나서 현재 세상에 계시면서 설법하시는 모든 부처님을 만나게 해서
그 중생들로 하여금 부처님으로부터 법문을 듣고 물러남이 없는 자리를 성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축생ㆍ아귀ㆍ야차ㆍ나찰ㆍ아수라ㆍ용ㆍ긴나라ㆍ마후라가ㆍ하늘의 세계에 있어도 그러하고,
이와 같이 비사사(毘舍闍)ㆍ부단나(富單那)ㆍ가타부단(迦吒富單) 가운데 있어도 그러하며,
이와 같이 사람인 전타라(栴陀羅)ㆍ장사꾼ㆍ음녀(婬女)들 가운데 있어도 그러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세존이시여, 중생들이 있는 곳을 따라서 그 형상을 받아 그 중생들의 업을 지은 인연을 좇아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겠습니다.
만약 갖가지 교묘한 기술을 지닌 자가 있다면 그 기술의 종류에 따라서 그들 앞에 나타나 설법을 하여 교묘한 말과 방편으로 중생들의 마음을 얻은 후에야 정법(正法)을 가르쳐 보이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권유하여 물러남이 없는 무상정변지(無上正遍知: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세존이시여, 저는 마땅히 그 때에 보리행을 닦아 십천(十千)의 불국토를 깨끗이 하고, 그 속의 모든 중생들의 행업(行業)과 번뇌의 해독을 없애며, 나아가서는 한 중생이 있는 곳이라도 네 가지 마군의 도[四魔道]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마땅히 이와 같이 깨끗하게 세운 십천의 불국토가 저 광명무진상신향월자재왕여래(光明無塵上身香月自在王如來)의 감향무진(紺香無塵)세계의 불국토 장엄과 같으며, 제 스스로 한 불국토와 권속들을 깨끗하게 해서 그 사자향(師子香)보살마하살이 원하는 바와 같이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이와 같은 뜻을 만족히 한다면
십천 불국토의 모든 중생들의 온갖 괴로움이 사라지고, 모든 부드러운 마음과 따라서 하는 마음을 얻어서 그들이 각각 자신의 사천하(四天下)에서 모든 부처님을 뵈며,
그 모든 중생들이 갖가지 온갖 보배와 갖가지 꽃과 향ㆍ가루향ㆍ바르는 향ㆍ여러 가지 옷ㆍ방ㆍ깃대ㆍ깃발ㆍ해가리개가 자연히 손안에 있으며, 저 중생들이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현장엄삼매력(現莊嚴三昧力)으로 직접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말을 하고 나자, 그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스스로 볼 수 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도다, 착하도다. 선남자야, 그대는 깨끗한 불국토를 널리 스스로 세웠고 십천 불국토를 두루두루 깨끗이 하였으며, 한량없는 아승기 중생들의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그리고 이와 같이 한량없는 아승기의 모든 부처님 세존을 이와 같이 한량없는 아승기의 공양구로 공양하였다.
선남자야, 이런 이유로 그대의 자(字)를 보현(普賢)이라고 할 것이다.
그대 보현은 오는 세상에 한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의 세월을 지나 두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의 세월을 조금 남겨두고, 북방으로 이 불국토와의 거리가 60개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불국토를 지나면 지수정덕(智水淨德)이라는 세계가 있는데,
그대 보현은 그곳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 명호를 사자분신금강지(師子奮迅金剛智) 여래ㆍ응공ㆍ정변지, 나아가 불세존이라 할 것이다.’
선남자야, 그때 보현보살마하살이 오체투지로 여래의 발에 예를 올리니, 보장여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한 지혜로 마음을 즐거이 조복시켜
중생들의 처소에서 굳은 서원을 하고
번뇌의 깊은 강에서 중생들을 건지니
그대는 지혜의 횃불로 미묘한 세계에서 부처가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