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책 / 클로드 부종 글, 그림
아름다운 단어에 눈길이 멈췄다.
세상을 밝혀주는 수많은 형용사가 있다.
'아름다운'의 사전적 의미는 한 일이나 마음씨 따위가 훌륭하고 갸륵한 데가 있다. 고 검색되었다. 책의 아름다움을 표지에 등장한 두 마리 토끼는 어떻게 보여줄까? 상상하며 책장을 넘겼다.
책을 발견하고 집으로 가져온 형에게 책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동생이 궁금해서 달려든다. 형은 동생에게 주의를 준다.
책은 조심해서 다루는 거야.
책은 읽는 거야. 글씨를 읽을 줄 모르면 그림을 보는 거고. 자, 형이랑 같이 한번 볼래?
둘은 나란히 앉아 책장을 펼친다.
책 속에는 온갖 놀이와 여우의 꼬임에 넘어가지 않는 대처법, 깔깔깔 웃음을 터트리게 하는 상상력, 무시무시한 상황에도 잃지 않은 대단한 용기에 대해 만날 수 있었다. 책 속 이야기에 빠진 동생이 꿈꾸듯 중얼거린다.
나도, 이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형은 동생을 흔들어 깨운다.
빅토르, 꿈을 꾸는 건 좋아. 하지만 책에 나오는 걸 그대로 다 믿으면 안 돼. 나름대로 판단해야지.
시무룩해진 동생이 묻는다.
에이, 그러면 재미없는데. 근데, 믿는 척하면서 재미있어하는 건 돼?
둘은 꼭 붙어 앉아 다시 책 속으로 빠져든다.
현실에서 토끼들을 괴롭히던 여우와 사자를 훈련 시키고, 작게도 만든다. 커다란 세상에서 아이들은 약하고 힘이 없는 존재들이다. 용감하게 자신을 지켜낼 방법을 책 속에서 만난 듯 반가웠다. 책장을 빠르게 넘기게 하고 책 속의 주인 공이 되어 여러 궁리를 하게 만든다.
그 사이 책 속에 빠진 형제에게 배고픈 여우가 살금살금 나타난다. 도망칠 수도 없고, 숨을 데도 없고, 싸울 무기도 없는 두 형제는 얼음이 되어 바들바들 떨고 있다. 그 순간, 형은 번개처럼 책을 들어 여우 머리통을 내리친다. 정신을 반쯤 잃은 여우의 주둥이에 책을 쿡 쑤셔 박아버린다.
통쾌한 속풀이를 해주는 <아름다운 책>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쓸모를 몸소 경험한 두 형제는 껍데기가 커다랗고, 딱딱한 걸로, 속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책을 구할 생각을 하며 책을 물고 줄행랑 치는 여우를 바라본다.
아름다운 발견이었다.
책이 가진 유용함과 재미와 더불어 나를 지켜내는 용기를 자연스럽게 만나게 해 준다. 또한 아이들이 가진 재치와 유머를 아름답게 버무린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