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승선한 선박은 참치를 잡는 선박이었습니다.
참치는 횟감용 참치와 캔용 참치를 잡는 선박이 다릅니다. 우리가 흔히 참치 원양어선이라고 하면 횟감용 참치를
잡는 어선을 말합니다.
횟감용 참치는 주낙으로 한마리 한마리씩 낚아올리는 방법이고 캔용은 그물로 포획합니다.
저는 캔용 가공을 위해 그물로 포획하는 선박에 근무했는데 흔히 퍼세이너(purse seine) 라고 부릅니다.
<1500톤급 퍼세이너 선박>
참치를 잡기 위한 제일 중요한 것은 참치 어군을 찾는 것입니다.
참치어군은 물아래에서 움직이다가 먹이를 (주로 멸치) 쫒기 위해 수면위로 올라와서 화끈한 추격전이 벌어집니다.
표면상에에 하얀 물거품이 일면서 멸치를 쫒고 하늘에서도 그 멸치를 먹기위해 갈매기들이 함께 쫒습니다.
조업지가 무풍지대로 많이 알고있는 적도부근이라 바다는 잔잔한 편입니다. 위 선박사진에서 보다시피 배 중앙 최상단에
코퍼라고 불리는 망루대가 있고 고성능 망원경이 있습니다. 숙련된 선원중에서 선발하여 하루종일 망원경으로 멀리 새떼를
찾습니다. 새떼밑에 어군이 있으니까요~~
코퍼에서 새떼가 보인다고 하면 조타실에서 그쪽으로 접근하고 어군이 확인되면 곧 바로 전 선원 스탠바이가 걸리고
그물을 내릴 준비를 합니다.
조업은 크게 낮에하는 스쿨피쉬 (school fish-해수표면의 어군조업 ) 와 바다에 떠 다니는 유목을 잡아서 집어등을 키고
밤을 세운후 동트기전 어두울때 유목주위로 그물을 돌려서 작업하는 유목작업이 있습니다.
스쿨피쉬 작업은 정말 액티브하게 움직입니다.
참치는 대장 참치 한마리만 빠져나가면 모든 참치가 그물에서 빠져 나가기 때문에 참치리더군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타이밍을 잘 맞쳐서 그물을 내려야 되는데 이 타이밍이 맞지 않으며 흔히 말하는 물방이 됩니다
물방은 물만 올라온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입니다^^
잡히면 다 잡히고 못잡으면 물만 잡으니 정말 긴장되겠죠^^
캡틴이 가장 신경이 날카로울때가 이때이며 이럴때 신경 잘못건드리면 바로 재털이 날라오죠 ㅋㅋ
이 타이밍 한번에 1-2억원 정도의 어획고를 올릴수도 있으니까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 순간입니다.
제가 있을때 가장많은 어군을 포획한건 대략 500톤 정도 규모를 잡았던적이 있습니다. 너무 많이 잡혀서 300톤 정도는
건져올렸고 나머지는 시간이 오래되어 흐물흐물해지고 상품가치가 떨어져서 버렸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한 이틀 잠 못잤던걸로
기억이 납니다 ㅎㅎ
100톤 이상의 대형어군은 배에서 보면 저 멀리 수평선에 하얀 거품이 이 쪽으로 몰려오는것 같고 정말 죽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죠~
의외로 많은 분들이 참치캔에 들어가는 고기가 참치라고 생각하는데
참치캔용 참치는 영문명 skipjack 한국명 가다랑어(가짜 다랑어라는 뜻) 를 주로 사용합니다.
<캔용으로 주로 쓰이는 가다랑어 - Skipjack>
횟감용 참치는 옆에 노란선이 있는 황다랑어(yellofin) 눈이 큰 눈다랑어(big eyed), 일본에서 혼마구로라 불리는
참치의 황제 참다랑어(bluefin) 등이 있는데 저가 프랜차이저 참치집들은 가다랑어나 주로 새치종류가 많이 섞여 있습니다.
여기서 황다랑어는 고급 참치캔용으로 만들어 지기는 합니다.
< 옐로우핀 yellofin >
<눈이 큰 빅아이 -big eyed>
<참치의 황제 참다랑어 - blue-fin>
여기서 잠깐 이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욕들어 먹을 이야기를 드리면..
작업은 정말 고되었습니다. 바람한점 없는 적도의 바다에서 몇시간씩 참치를 끌어올리다보면 입에서 단내가 풀풀나는데
한가지 좋은것은 한마리에 80-120kg 가는 참다랑어,눈다랑어가 올라오면 가장 맛있는 부위인 배살 조금 떼고 나머지는
그냥 버려버립니다 ㅋㅋ 저희는 주로 황다랑어와 가다랑어를 상품으로 하기때문인데 그게 한국이나 일본으로 넘어가면
소한마리를 그냥 버려버리는거죠^^
방금 잡아서 뱃살을 한점 먹으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고 향긋한 수박향기가 여운으로 남습니다 ~
얼마전에 구정때 가족들 모였을때 손위동서가 참치대가리 먹으러 가자고 하더라구요..
10명 이상 모여야 본전 뽑는다고 하면서 20-30만원 정도 한다고 하던데..
예전 생각이 나더라구요 식당에 큰 그릴이 있었는데 항상 큰 참치대가리를 훈제해서 먹곤 했었거든요^^
맛은 일품이었습니다~
어떨때는 며칠동안 어군을 찾아서 태평양을 헤매고 다닐때가 있고 어떨때는 여기저기서 꽃이펴서 ( 우리는 어군이 일으키는
하얀거품을 일명 꽃이핀다라고 표현합니다) 어떤곳에 그물을 던져야 할지 고민일때도 있습니다~
돌이켜생각해보면 그때는 너무 힘들어 돈이고 뭐고 고기 안잡혀서 좀 쉬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만 했던것 같습니다 ^^
근데 낮에 조업하는 스쿨피쉬는 그래도 양반인데 밤에 조업하는 유목작업은 정말 사람 잡는 일입니다.
왜먀하면 낮에는 잡어가 잡히지 않고 참치만 잡히는데 밤에 집어등을 키고 고기를 모아서 잡으면 온갖 잡어들이 같이 올라옵니다.
상어도 많이 올라오고 고래며 쥐치며 ...온갖 잡어들이 그물코에 걸리면 이거 떼내는데 몇배의 시간이 걸리니까요~
다음번 연재때는 유목작업시 상어와의 혈투(^^)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To be contineud......
첫댓글 좋은경험 하셨군요..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