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되는 것은 더 잘 되는 것입니다.
저는 22세때 경기도 수원시의 수원여고 앞에서 리어카를 직접 개조하여 호떡장사를 시작 했었습니다. 경험은 없었지만 그래도 장소를 잘 잡은 덕에 초기에는 제법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장사가 잘 된다는 소문이 난 것인지? 저의 영업장을 한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세 곳이나 호떡장사가 생겼습니다. 요즘으로 보면 상도덕에 어긋난 것이니 기득권을 주장하면서 싸워서라도 나의 권리를 주장해야 되겠지만, 저는 어렸고, 또한 그렇게 할 만큼의 배짱도 없었습니다. 저는 한 마디의 항의도 못했습니다. 똑같은 시장에 공급처가 4배가 되었으니 수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연신 바쁘게 호떡을 찍어댔던 상황에서 이제는 한가롭게 시간과 대면해야 했습니다. 당시 저는 대학진학을 준비하면서 검정고시 학원에 다니는 친구, 그리고 인근 대학에 입학한 동생과 함께 자취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부모를 일찍 잃은 친구와 저의 사랑스런 동생의 경제적인 후원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하여 함께 자취생활을 하게 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호떡장사가 잘 되어 모든 것이 저의 뜻대로 될 것처럼 보였지만, 곧 저의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호떡이 안 팔리니 시간의 흐름이 마치 거북이 같았습니다. 어느 날은 시간이 지루하게 흐르다보니 저는 시간과 대면하여 깊이 생각할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문득 "모든 일에 감사하라." 는 성경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상황으로 보면 분명 감사할 처지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모든’이라는 관형사는 호떡이 안 팔리는 이 상황도 포함하고 있다는 생각에 의지적으로 상황 그대로“하나님, 호떡이 팔리지 않아 감사합니다.”를 계속 읊조리며 호떡을 찍었습니다. 그 날만은 신기하게도 호떡이 잘 팔렸지만, 근본적인 상황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고, 변한 것은 모든 것을 정리하고 친구, 동생과는 뿔뿔이 헤어져야할 상황만 바뀌게 되었습니다. 내 뜻대로 안되어 헤어져야 할 상황은 분명 아픔이었지만, 수개월이 지난 후부터 안 되는 것은 더 잘되는 것임의 증거들이 보여 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이듬해에 신학대학에 입학을 하였고, 친구도 후에 명문으로 분류되는 SKY 대학에 합격을 하여 입학을 했고, 동생은 변함없이 대학생활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저의 후원이 없이도 모두 대학을 졸업했고, 현재 친구는 대기업체에서 유능한 임원으로, 동생은 공무원으로, 저는 선택받은 지역 태안에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 때는 저의 뜻대로 안 되었지만 지나고 보니 더 잘 된 것입니다. 자신의 뜻대로 되는 것이 잘 되는 것이라면, 분명 안 되는 것이 더 잘 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뜻대로 안 되는 것이 더 잘 되는 것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들마다의 자신이 할 일, 즉 사명 때문입니다. 사람들마다 자신의 뜻대로 잘 된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아마 끊임없는 욕심 때문 한 사람도 살아남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안 되어야 자기가 할 일을 자의든, 타의든 찾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야 세상은 각각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로 인하여, 모두를 살리는 세상이 되는 것입니다. 모두의 협력자로 살아가는 온 세상의 사람들은 실상은 자신이 안 된 것 때문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고, 그 자리에서 누군가를 돕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 된 것은 더 잘 된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 된 것이 더 잘 된 것은 나의 인격적인 변화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의 잘 된 것은 잠깐이지만, 인격적으로 잘 된 것은 영원합니다. 사람의 고상하고 훌륭한 인격이라는 것이 태어나면서부터 저절로 되고, 혹은 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되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 인격은 내 뜻대로 안 될 때 비로소 낮아지고 겸손해지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사람들은 과거의 안 된 것으로 인하여 현재의 내
충남대학교(행정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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