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오백리길
11코스: 추소리 서낭당-방아실 입구 8.5Km
일시: 2013년11월8일 금요일 맑음
동선
추소리서낭당→공곡재→항곡리→방아실 횟집 센터→대촌리→방아실 입구
8시23분 옥천역에 도착-그 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옥천역 앞을 좀 둘러보니 역 앞에 정지용 시인의 “고향” 시비가 있고 자전거 보관소에는 “호수” “향수”- 시와 육영수 여사의 약력이 소개되고 있고 “자전거 노선정보” “옥천관광안내도” 그리고 “옥천로 안내도”가 있다
호수-정지용
얼굴 하나야/손바닥 둘로/폭 가리지만
보고픈 마음/호수만 하니/눈 감을 밖에
고향-정 지 용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그리던 고향이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뻐꾸기 제철에 올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뫼 끝에 홀로 오르니/흰 점 곷이 인정스에 웃고,
어린 시절에 부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메마름 입술이 쓰디 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그리던 하늘만 높푸르구나.
우선 버스터미널로 가서 들머리(추소리 서낭당)로 가는 버스 시간을 알아봤다(6:30 7:00 10:00 10:30 14:00 14:30 18:40) 10시 버스를 타려면 한 시간 반을 기다려야 한 다 택시(요금 12700원)를 타고 20여분만에 추소리 서낭당에 도착하니 둥그나무집 장승이 반긴 다(장승 하나는 “사랑” 또 하나는 “화합”)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가니 황룡사 입구에 “인류원세심원”은 이런 곳이라는 안내문 있고 또 부소담악 종합 안내도와 고리산 등산 안내도가 있는데- 황룡사는 “세계인류세심운동본부”로 세계 7대 성현(단군 석가 노자 공자 예수 마호메트 쏘크라테스)을 진광전에 모셨단 다 재미있는 것은 단군 할아버지가 성현중의 서열이 수장(으뜸)이다-
새들이 요란스레 합창하면서 길손을 반기고 한동안 새 소리가 동행이 되었다 걸어가고 있는 길은 환산로 다 “국가하천 금강” 표식 다음에 보현사 입구를 지나면 수정가든이 나온다 가든 옆은 오르막이다 오르막을 따르다 보면 " Y“ 字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진행하여야 한다 포장도로는 시멘트포장도로 바뀌고 대청호수를 오른편으로 끼고 실실 가면 멋진 바위덩어리 곁에 집 한 채가 있고 비포장 잠시 뒤에 다시 시멘트포장 도로다 산자락들은 “滿山紅葉” 가을이 저물어 간 다 -어제가 立冬- 고리산 입구 표시목을 지나면 정자가 있는 예쁜 집을 볼 수 있다
환산농장이 나오고 “똥개 팝니다” “유정란 팝니다” 개들은 소란스럽게 짖어대고 닭똥 냄새가 고약스럽게 풍긴다 걷는 길 곁에서 “푸드득” 장끼가 내 발자국 소리에 놀라서 도망을 친다 약간 오르막을 올라 평지 길을 걷다 보면 “방이실 심마니농원” 알림을 볼 수 있다 다시 " Y " 모양의 삼거리에서 우측은 이평리요 좌측의 항곡리로 진행하여야 한다(방향표지판 있음) 고개가 가파르다 헉- 헉 오르니 고갯마루- 공곡재로 대청호 둘레 안내판 시그널과 팔각 정자가 있는데 고개턱에서 케른(제신탑)과 장승이 손님을 맞는다 정자는 공곡재지만 제신탑을 복원하면서 “공공재탑”이라며 호랑이를 끼고 있는 산신도 볼 수 있다
정자(공곡정)에서 쉬면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셨다(이젠 찬물이 아니라 보온통을 챙기니 커피도 마실 수 있다) 지그재그- 구불구불한 내리막을 걷는다 적막이 흐르고 평온이 가슴을 채운 다 Kt에서 011번이 010번으로 바꿔야 한단다-신문기사로 봤던 거- 또 꿩들이 떼거리로 날은다 민요에 까투리타령이 떠 오른 다
까투리 까투리 까투리 까투리 까투리 까투리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후여 후여 까투리 까투리 까투리 까투리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
닭소리가 들리면서 고리암 앞을 지난다 고리암은 양옥으로 기도 도량이랴 면서 “굿당”-이다 “굿” 하면 대감놀이와 이은관씨의 “배뱅이 굿”이 좋지- 서천사 방향지시표가 눈에 띄고 좌측으로 노거수(老巨樹)를 지나치면 2차선 포장도로를 만나고 항곡리항골이정목을 만난다 영동 옥천 그리고 항곡리 방향표식을 볼 수 있는데 우측도로(수생식물학습원)를 따라 가면 목적지를 편하게 갈 수 있지만 나는 이정목 전에 우측으로 시멘트로 포장된 농로를 따르기로 했지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 차라리 도로를 따라 갔어야 했는데 이정목에 부소담악 6.4Km 수생식물학습원 4.5Km- 우측으로 개울을 끼고 농로를 한 없이 따라가면 빨간 지붕 기와집에서 농로는 끝나고 호수가로 걸었다 길은 희미하고 잡풀이 욱어졌다 호수에서 고기들이 튀는 소리가 들린다 검은색 바위지대가 나오면 길이 없다 요령껏 길을 찾아야 하고 그물 친 곳도 넘어야 한다 바위지대를 어렵사리 통과하면 좌측으로 수상스키장이 보이고 그쪽으로 진행하여야 한다 대박식당 매점이 있고 “Water Ski Wake board"- 환타 파인 클럽 이란다 클럽을 지나면 곧 소로를 만나는데- ”국가대표 김용일 프로선수 훈련 캠프장이고 대전광역시 스키& 웨이크보드연합회 훈련장“ 이라는 긴 광고문을 볼 수 있고 다 읽으려니 숨이 넘어 갈 듯하고 좌측으로 진행하면 편안할 터지만 우측으로 진행했다가 고생을 바가지로 당하면서 골탕을 먹었는데- 스키장입구에서 진행하면 길은 끊기고 차단기가 설치 된 곳에서 차단기를 넘으면 콘테이너 박스가 있고 진행해야 할 대나무숲은 입구를 막아 놨지만 겁도 없이 타고 넘으니 보도 불럭이 엉성하게 깔렸고 오르막이다 묘지와 묘지가 보이고 길이 없다 묘지 사이를 흔적을 따라 잡목을 뚫고 오르니 폐 임도가 보이는 데(잘 살펴야 할 것) 역시 잡목이 욱어졌다 넝쿨들을 제치면 낚시터가 보인 다 어렵사리 잡목을 헤치니 임도(시멘트로 포장된 소로) 끝자락이고 우측방향에 낚시터가 있는데 ”금오골하우스민물장어낚시터“ ”금오골 사계절 낚시터“라고 요란한 홍보문을 읽을 수 있다 다시 2차선 포장도로와 접속하고 우측으로 진행하여 대정보건진료소를 지나면 금오골 버스정류장(대전에서 62번)으로 (←증약 대전→) 정자도 보인다 옥천군에서 대전시로 넘어왔다 대전 방향으로 잠시 진행하면 (← 대전 청주. 방아실 → )300m 전방에서 그냥 도로를 따라도 되는 것을... 또 우측 농로를 따르다가 또 농로를 만나면 우측으로 진행하여 호수가 가림길에서 좌측으로 진행 했더니 방아실 굿당과 별장도 지나 잠시 후 고갯마루에 올랐다
호수가엔 강태공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고개를 넘어 방아실 회 타운에 도착하여 오늘의 마침표를 찍었다 12시16분으로 3시간 넘게 걸었다 방아실은 대전에서 출발하는 62번 종점이다 횟집 주인에게 물었다 ” 몇 시에 대전 나가는 버스가...“ ”어이구야~ 조금 전 12시에 출발했는디유...” 서둘렀으면 탈 수 있었다 “다음 버스는...” 시간을 물었는데 “ 버스 한 대가 왔다 갔다 하는데 아마도 15시를 넘어야 할 거요...” “택시를 콜 하면...“ ” 2만냥이 더 나 올래 나~“ 횟집에서 타령이나 하면서 다음 버스를 한없이 기다릴 것 없이 방아실 입구로 걷기로 하고 가파르게 고개를 오르려니 도로 따라 오는 둘레길이다 그러니까 농로 갈림길부터 한 바퀴를 도는 것- 列婦南陽洪氏之碑가 보였다 비문을 읽어 보니 대충 이렇다 “ 홍 부인이 시집와서 남편과 시부모를 지극정성으로 섬기며 딸 하나 낳은 뒤에 남편이 갑자기 죽어 젊은 청상과부가 되었기에 남편 따라 죽으려다가 딸 키우고 시부모 섬기려고 목메는 것 접고 양자를 입양하였는데 양자도 홍 부인처럼 효성이 지극했고 후손들도 잘 되었다는” 내용이다
列婦는 전국 곳곳에 있어도 列夫(列男)는 눈을 곱게 씻고 찾아봐도 없으니 내가 列夫가 되면 뭐라고들 할 가... 고갯마루에 芳花亭 있고 마을을 지나려니 대촌리다 대촌 버스정류장을 지나서 와정 정류장으로 가려니 큼직한 돌에 마을자랑비와 문화유씨세거지가 보인다 와정버스장에 도착하여 구멍가게에서 “이슬이” 한 병 챙기고 타박타박 아스팔트길을 걸어 방아실 입구 정류장에 도착하여 이슬이 병마개를 따려는데 63번 버스가 온다
황급히 Stop- Stop“ 손을 흔드니 지나가려다가 멈춘다 ”대전행 맞제“ 12차 때 들머리 방아실로 가려면 62번 버스를 타야 하는데 배차 시간 간격이 길고 택시 요금도 2 만냥이 넘을 거- 63번은 대전역에서 한 시간 간격으로 방아실 입구에서 내려서 방아실 회 타운까지는 보너스로 더 걸어야 할 거다 어쩐 다 “ 꽃순이에게 물어 봐야지” 방아실 입구에서 대전역까지는 40분정도 걸렸다 14시21분발 KTX를 탔더니 서울역 도착 15시17분- 아하 옥천까지 가서 4시간을 걷고 집에 돌아와도 한나절뿐으로 행복한 하루가 되었다
P.S
10코스를 트레킹 한 뒤 지독스러운 감기에 걸려 콧물 기침이 심하여 결국은 약을 3일치 사다가 하루분만 먹고 이틀 쉰 뒤에 또 배낭을 메려니 마누라 하는 말이... “감기도 다 뿌리 뽑지 않고 또 가려느냐고...” 힐책을 했는데 대전역으로 오려니 “하니~ 하니” 라 핸드폰 시그널 음악이 울린 다
“야~ 너 어디 있어”
“응 대전에...”
“감기 걸렸다면서... 너 또라이로군-” 이라고 중동 김 대감이 문책하면서 “너~내일 12시까지 7호선 하계역 6번 출구”로 나오란 다 酒遊所 차리겠다니 마지못하여 허락 했는데 나는 핸드폰 시그널 음악을 한때는 “한강수 타령”으로 했더니 딸랑 딸랑 울릴 때 마다 주위 사람들이 흘깃거렸기에 핸드폰을 바꾸면서 “하니. 하니. 하니”로 바꾸었더니 아무리 딸랑거려도 처다 보는 사람 주위에 없다
행복한 하루
홀로
대청호 둘레길 11코스를 걷고
KTX 타고 집에 돌아오니
마누라가 오리 고가 쌈 입에 쏙~
또 한잔 걸치고
국악방송 들으려니
윤극영의 동요
“반달”
“푸른 하늘 은하수에 하얀 쪽배엔...” 가슴이 울컹거리고
백락천의 람경희노-라
行年六十四 이제 내 나이 예순 넷이니
老亦何足悲 늙는 것 또한 어찌 슬퍼할 일이리오!
生若苟可戀 사는 것이 진실로 사랑하는 일이라면
老卽生多時 늙음은 곧 그만큼 오래 살았음일세
내 나이 망 팔십이라 백락천 보다 10년을 더 살았기에
風雲流水가 되어
“막비운명” 이라 공감하고 “알랑 알랑 뽕~” 祝詩 나발대고
“벌거숭이로 살자”며 “홀로 아리랑” 부르고
김삿갓 형님의 돈 타령에
“ 남은 돈 일곱 푼도 아직 많으리라 생각하고 흐 뭇 해-”라니 불쌍쿠나
내
배낭 속엔 막걸리 통 언제든지 그득허고-
방송에선 강원도 아리랑
“아리 아리 아리 아리랑 고개로 넘어 간다”
가슴을 채우고
신선들의 “바둑” 훈수에 도끼자루 썩는 내 삶이다
2013년11월8일 금요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