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문관(無門關) *오칙(五則)
향엄상수(香嚴上樹) 향엄이 나무에 오르다.
본칙(本則 ) 역(譯)
향엄 화상이 말했다. 가령 그대가 나무에 올라가서 입으로 나뭇가지를 문 채 손으로도 가지를 잡지 않고 발로도 나무를 딛지 않고 있는데, 나무 아래의 어떤 사람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을 묻는다고 하자. 대답하지 않으면 그가 묻는 것에 어긋나고 만약 대답한다면 목숨을 잃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때에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香嚴和尚云, 如人上樹, 口啣樹枝, 手不攀枝, 腳不踏樹, 樹下有人, 問西來意. 不對即違他所問, 若對又喪身失命, 正恁麼時, 作麼生對.
평창(評唱) 역(譯)
무문이 이르기를. 설사 물 흐르듯 거침없는 말솜씨가 있더라도 전혀 소용없고, 팔만대장경을 모두 설할 수 있어도 또한 소용없다. 만약 여기에 대답할 수 있다면 이전까지 죽어있던 것을 살리게 되고, 이전까지 살아있던 것을 죽이게 될 것이다. 아직 그렇지 못하다면 곧 다음 세상을 기다려 미륵(彌勒)에게 물어보라.
無門曰縱有懸河之辯, 總用不著, 說得一大藏教, 亦用不著. 若向者裏對得著, 活卻從前死路頭, 死卻從前活路頭. 其或未然, 直待當來問彌勒.
송(頌) 역(譯)
게송으로 말한다. 향엄은 참으로 터무니없고 악독하기가 이를 데 없네. 납승의 입을 틀어막고 온몸에 귀신 눈 솟게 만든다.
頌曰香嚴真杜撰, 惡毒無盡限. 啞卻衲僧口, 通身迸鬼眼.
*사족(蛇足)
오칙(五則) 향엄상수(香嚴上樹)도 진퇴양난(進退兩難) 화두(話頭) 공안(公案)이다. 쉽게 바로 이해되면 공안화두(公案話頭)가 아니다. 은산철벽(銀山鐵壁)이라야 의문(疑問)을 갖고 살아나갈 방법을 찾는다. 천칠백(千七百) 공안화두(公案話頭)가 다 이렇다. 난제중난제(難題中難題)를 돌파(突破)하는 것이, 납자혜안(衲子慧眼)이다. 도처(到處)에 함정(陷穽) 투성인 것이 공안(公案)화두(話頭)다. 깨치고 나면 아~ 하는 것이, 화두(話頭)다. 자고 나서 세수하다 코 만지기보다 쉽다는 것이 화두(話頭)다. 향엄상수(香嚴上樹)는 나무 위에 올라가서 입으로 나무를 물고 손은 나무가지를 잡지도 않고 발도 나무를 딛지도 않았는데, 나무 밑에서 달마대사가 서쪽에서 온 뜻을 물으면 어떻게 대답하겠느냐? 다. 대답을, 안 하면 묻는 사람에게 어긋난 일이고, 입을 열고 말을 하면 천길 밑으로 떨어져서 목숨을 잃는다고 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다. 혜개선사는 송구에서 악독하기 그지없는 향엄이라, 혹평했다. 수행 납승(衲僧)들의 입을 틀어막고 온몸에서 귀신을 솟게 했다고 하였다. 모르면 화두(話頭)다. 알면 씩 웃을 것이다. 공안화두(公案話頭)는 문제제기(問題提起)다. 푸는 방법은 화두타파(話頭打破)에 있다. 머리로 말로 생각으로 알려고 하면 치자(癡者)가 아자(啞者)에게 설몽(說夢)이라 했다.
화옹송평(和翁頌評) 역(譯)
향엄상수 오칙 공안은 진퇴양난의 난 관문일세! 그러나 눈 밝은 납승(衲僧)은 말에 속지 않으니 한나라 개는 돌멩이를 쫓아가는데 사자는 사람을 물어뜯네, 그려!
*香嚴上樹五則案 進退兩難難關門 明眼衲僧不欺言 韓獹逐塊獅子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