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채땅에서 곤액이 심하니, 도를 행하느라 그런것은 아닐세..망령되이 누추한 골목에서 무슨일로 즐거워하느냐고 묻던 일에 견주어 본다네. 이 무릎을 굽히지 않은 지 오래되고 보니, 어떤 좋은 벼슬도 나만은 못할 것일세. 내 급히 절하네. 많은면 많을수록 좋으이. 여기 또 호리병을 보내니 가득 담아 보내줌이 어떠하실까?
곤액:여러날 굶음(뜻)
<기초정>, 즉 박제가에게 보낸 박지원의 짧은 편지다 . 언뜻 보아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이대로 굷어 죽을 수는 없고 돈좀 꿔달란 소리다..내친김에 술병까지 딸려 보냈다. 이왕이면 술까지 가득 담아 보내달란 뜻이다. 당연 박제가는 공방 2백냥을 보내며 약주는 빈병으로 보냈다.. 술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빈속에 술을 마시
는것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답대호> 박지원의 답가
달라는 것과 주는 것 중 어느것이 싫겠습니까? 그야 달라는 것이 싫지요. 주는 사람의 마음으로 하여금 진실로 달라는 것이 싫지요..주는 사람의 마음으로 하여금 진실로 달라는 사람이 남이 주지 않는 것을 싫어하듯 하게 하여, 이제 내가 구하지 않았는데도넉넉하게 내려주심을 입게되니 그대가 주는것을 즐거워함을 믿겠구려..
조금 오래전 읽은책중에서 정민선생의 조선지식인의 내면읽기--미쳐야 미친다-중에서 발췌했습니다.
박지원은 이렇듯 돈꿔달라는 편지를 자주 썼다는군요..
울 카페를 알았다면 모셔왔을텐데요..안타깝군요..시대를 잘못 타고 나셨네요.
주식으로 휘컴샀다가 팔았어도..이런 궁상은 안떨었을텐데요..
박지원은 학문을 즐기며 한평생 절대 궁핍속에 살았다는 슬픈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