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 거룩한 밤 - 겨울, 전쟁, 평화/하재영 루도비꼬

[하재영(루도비꼬)]

고요한 밤 거룩한 밤 - 겨울, 전쟁, 평화

하재영

꽁꽁 언 겨울 날씨가 조금 풀린 날 나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았다. 따스한 공기 속에서 스펙터클한 장면에 집중할 때 겨울은 없었고, 자유와 독재, 평화와 전쟁은 화면 안에서 서로 얼굴을 부비고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 쓰레기통에 버려진 신문 제목이 눈에 띄었다.

“한국 우크라 공급 포탄, 유럽 전체 합친 것 넘어”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포탄이 우크라이나 하늘을 핑핑 날아갔다는 기사에 마트 행사 ‘1*1(원 플러스 원)’처럼 이스라엘군과 하마스군 전쟁도 떠올랐다. 꽝! 꽝! 꽝! 포탄 터진 저쪽으로 죽은 아이를 끌어안고 울부짖는 어머니들의 모습도 어른거렸다.

“싸우지 마! 싸우지 마! … 싸우지 마라니까!”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독립이 꿈이었고, 그 이후 6.25 전쟁을 겪으며 평화가 소원이었고, 가난이야말로 적이었다고 한 어른들 말씀이 내가 쓰지 않은 산문 글씨 위 방점처럼, 포탄처럼 떨어졌다. 12월 거리 옆 상점엔 성탄 트리가 서성이고,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만상이 잠든 때

홀로 양친은 깨어있고

평화 주시려 오신 아기

평안히 자고 있네 평안히 자고 있네“

[이규흥 대건안드레아]

제가 다니는 성당에도 성탄 트리를 만들었습니다. 종탑 끝까지 올라가 장식한
2023년 평화의 빛, 이웃으로 세계로 번져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