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봄을 잡으려 뒹굴다
신새벽 詩
누군가 꽃의 등을 떠밀었다.
향기는 방향을 잃었고
서운해 할 틈도 없이 마침표를 찍고 낙화다
아직 피우기를 멈추지 않은 목련의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시샘 많은 벚꽃은 붉은 모란 때문에 서러워 운다
살다간 자리 빠르게 비질 해버린 바람은
염치도 없이 허겁지겁 허기 채우기를 반복한다
눈빛 그윽하기도 전에 시들어가는 체온
무더기 지어 날아오르는 꽃 시체
흉몽을 꾸었는지 허공을 향해 짖어대는 강아지
이미 닫혀버려 허망한 계절의 핏줄
아플 틈도 주지 않고 서둘러 달아나고
배꼽을 닮은 흉터가 선명해지는 나무는 슬프다
삐죽이며 돋아나는 푸른 잎에 꿈틀대는 빛 벌레
나도 하얀 꽃 무더기 안고 비탈길을 구르듯 달려간다
아카시아 향기야
조금 천천히 따라와...
*
2021년 시집 '파랑 아카이브' 중에서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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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새벽의 파랑 아카이브
가파른 봄을 잡으려 뒹굴다, 신새벽 詩
장재영
추천 0
조회 56
23.04.03 00:0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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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 카페 신새벽님 ^
오모모~~~ ㅋ
일본 오사카 갔다가 지금 공항에서 버스타고 오는길입니다
깜놀..,@@
비온후 정말 아쉬운 봄풍경이네요
선생님...부족한 글..
실어주시어 감사 드려요^^
사찰 여정이라고 하신듯 기억 ^^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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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보라색 아카시아를 봤어요
반가운 봄 시
신새벽시인님 시
즐감하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