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훈이와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친구 가족 둘레사람들에게 나누는 날입니다. 훈이가 임세연 선생님께 샌드위치에 들어갈 재료와 포장할 것 부탁드렸습니다. 훈이가 잘 준비할 수 있게 선생님께서 도와주셨습니다.
샌드위치는 학교 과학실에서 만들기로 했습니다. 임세연 선생님께 주의사항에 대해서 듣고, 깨끗하게 만들 수 있도록 비닐도 미리 깔아놓았습니다. 훈이가 정성껏 만든 샌드위치로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메모지도 준비해보았습니다. 샌드위치를 그냥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훈이가 만들었으니 훈이에게 감사가 돌아가게, 훈이가 평소에 고마웠던 일이나 하고 싶었던 말을 메모지에 적어서 드리기를 바랬습니다.
신나게 샌드위치 만들기
훈이와 인사를 나눈 뒤 바로 샌드위치를 만들러 과학실로 이동했습니다. 이동하면서 '주말은 어떻게 보냈어?' '게임하고, 동생이랑 놀고 그랬어요.' 일상대화를 했습니다. 대화하다보니 어느새 과학실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훈이와 샌드위치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해보았습니다. '샌드위치는 어떻게 만들어볼까요?' '네모로 만들어요!' '근데 빵을 그대로 하면 포장하는 곳에 안 들어가니까 끝에만 자를까?' '네!'
네모 모양의 샌드위치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임세연 선생님께 일회용 접시, 칼, 숟가락을 빌려왔습니다. 훈이가 식빵 끝을 집중해서 자릅니다. 선물할 것이니 더 정성을 들이고 있었습니다. 안에 재료를 어떤 순서로 넣을지도 척척 정합니다. '빵 위에 햄 치즈 딸기잼 이렇게 만들어요!' 훈이가 동생 정우의 샌드위치를 만들 때는 또 다르게 합니다. '정우는 저처럼 치즈를 안 좋아해서 치즈 대신에 햄을 하나 더 넣을거에요.' 선물 받는 사람을 생각하며 재료를 쌓고 딸기잼을 펴발랐습니다. 벌써부터 훈이의 선물을 받을 둘레 사람들의 반응이 기대됩니다.
우다다다 뜀박질
가장 먼저 드릴 분은 안미남 선생님이었습니다. 담임 선생님께 정성스레 드리기 위해 훈이가 한 글자씩 메모지에 적었습니다. 선물 포장과 메모지까지 붙여두니 더욱 선물 같았습니다.
'선생님 근데 담임선생님 빨리 가실지도 몰라서 지금 드리고 와야 할 것 같아요.'
다 만들고 돌아다니면서 선물해드리는 것이 좋겠다 생각했지만, 훈이가 상황을 살펴 판단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보다 담임선생님 퇴근시간을 더 잘 알 것이라 생각했고, 무엇보다 빨리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보였습니다. 교실로 향하는 훈이의 뜀박질에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처음에 받으시고는 제가 드리는 줄 알았던 것 같습니다. '아녜요. 제가 만들었어요!' '맞아요 훈이가 담임선생님 드린다고 이렇게 만들고 포장까지 했어요!' 훈이에게 감사가 돌아갔으면 했습니다. 저는 그럴 수 있도록 훈이가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지 보태어 설명했을 뿐입니다. 훈이가 예쁘게 포장하고 선물 문구도 잘 정리하여 적어준 덕분입니다.
돌아와서도 신나게 샌드위치 만들었습니다. 한 번 선물드리고 나니, 샌드위치 만드는 것을 더욱 재밌어합니다.
모든 선물에 훈이가 직접 문구를 적어서 드리면 좋겠지만, 글 쓰는 것을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훈이의 정성과 나누는 마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받아적었습니다.
샌드위치 다 만들 수있을까?
훈이가 처음에는 샌드위치 12개를 만들어서 선물하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만들다보니 빵이 모자랄 것 같았습니다.
'훈아 우리 12개 정도 만드려고 했잖아. 근데 빵 개수 이렇게 세보니까 부족할 것 같아. 혹시 좋은 방법이 없을까?'
'그러면 이렇게 하면 되죠? 핫도그처럼 접어요!'
생각하지도 못한 방법이었습니다. 확실히 하나를 만들 때 빵이 하나만 들어가니 더 만들 수 있었습니다.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니 해결책이 보였습니다. 훈이의 의견만 따라가면 안되겠지만, 귀하게 대하고 가능한지 살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주의 깊게 잘 들어야겠습니다.
활동 마무리
훈이와 샌드위치를 만들던 중 훈이가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고 했습니다. 활동하던 중 이렇게 아팠던 것은 처음이라 많이 걱정되었습니다. 일단 임세연 선생님께 가서 여쭤보고, 보건실로 향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종종 있는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당황한 나머지 대처를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당황했을 때, 훈이가 더 당황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훈이는 보건실로 향했고, 저는 과학실에서 훈이를 기다렸습니다. 훈이가 보건실에서 할머님과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다 만들지 못했지만, 머리가 아픈데도 훈이가 끝까지 만들고 싶어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선물하는 훈이의 모습은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만든 데 까지 정리하고, 집에 가는 길에 돌봄 선생님과 돌봄 친구에게 선물하러 갔습니다. 돌봄 선생님께서 훈이가 준 선물에 고맙다며 훈이를 안아주셨습니다.
남은 샌드위치를 힘겹게 드는 훈이를 보고, 돌봄 선생님께서 담아갈 수 있는 봉투를 주셨습니다. 어떤 봉투가 훈이가 들고가기 편할지 여쭤봐주셨습니다. 덕분에 주신 봉투에 예쁘게 담아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과학실도 빌린 것이기에 물티슈로 의자를 닦고 쓰레기도 박스에 정리하여 나왔습니다. 훈이와 분리수거도 잘 했습니다.
다음 활동 계획
훈이와 다음 활동은 6월 27일에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그동안 선배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의 사례발표회와 여름 방학 실습 합동연수를 다녀옵니다. 훈이에게 잘 설명하고, 27일에 무엇을 하면 좋을 지 이야기 했습니다.
지난 번 서서울호수공원에서 돌아오는 길 이야기 했던 과자 파티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자고 하였습니다. 훈이가 준비해서 친구를 초대하는 활동이기에 같이 친구들이 좋아할만한 과자도 준비해보고, 놀 수 있는 프로그램도 계획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과자 파티'라는 구실로 훈이가 친구들을 초대해보고, 직접 준비도 해보기를 바랍니다. 훈이가 주도하여 준비하는 파티에 친구들과 어울림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직접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훈이가 이 일의 주인이 되고, 거기서 비롯되는 태도가 친구들에게 변화로 와닿았으면 좋겠습니다. 훈이와 친구들의 관계가 생동할 수 있도록, 과자 파티를 잘 준비할 수 있게 도와야겠습니다. 한 주 동안 어떻게 하면 잘 도울 수 있을지 비슷한 사례를 참고하여 준비하려합니다.
훈이가 직접 만들고, 포장하고, 쪽지까지 적었습니다.
첫댓글 [강점 문자]
안녕하세요~ 훈이랑 함께 멘토링하고 있는 김태인입니다. 이번에는 훈이랑 샌드위치를 만들었어요! 훈이가 샌드위치를 만들고 예쁜 포장용기에 담아서 선물을 드렸습니다.
훈이가 선물로 줄 샌드위치를 만들 때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할지 많이 고민하였어요. 주고 싶은 사람에 비해 빵 개수가 부족해보였는데 훈이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줘서 더 많이 만들어 선물할 수 있었습니다!
활동하면서 훈이가 나눠주는 것, 선물하는 것을 잘하고 좋아한다고 느낍니다. 자기 소유를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나누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는 어려울 수 있는 일인데, 먹고 싶은 욕구를 꾹 참고 신나게 뛰어가 샌드위치를 선물한 훈이에게 많이 배웁니다.
다음 활동은 제가 학교 일정이 있어 6월 27일에 하기로 했습니다. 훈이가 친구들을 초대하여 과자파티를 하고싶어 하는데, 잘 준비하는 시간을 가질겁니다!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도록 옆에서 거들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
훈이가 담임선생님께 샌드위치 드리러 빠르게 가는 모습이 상상됩니다.
얼마나 신이 났을까요?
아마 훈이가 스스로 준비하고 마음 담은 선물을 선생님께 드린 경험이 많지 않았을 겁니다.
훈이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훈이가 메시지를 다 적지는 못했군요.
다음에는 좋아하지 않더라도 훈이가 할 수 있게 하면 좋겠습니다.
왜 훈이가 직접 해야 하는지 더 잘 설명하고 단호하게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훈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는 무척 적극적이지만, 싫어하는 일이나 조금 힘든 일은 쉽게 포기하거나 하기 싫어합니다.
훈이가 멘토링 활동 때, 조금 힘든 것도 끝까지 해내는 경험을 연습하면 좋겠습니다.
그때, 옆에서 선생님이 응원하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기다려주면 좋겠습니다.
또 다른 생각은, 훈이에게 그런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받아 본 경험이 없어서 받는 사람이 얼마나 기쁜지 모를 수도 있겠습니다.
훈이와 샌드위치를 서로 만들어 나누어 먹을 때,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메시지에 적어 나눠보는 것도 좋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