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사건 조작 내용 정리(makefile님의 글 펌)
블로그 접근이 차단된 makefile님의 글들이 다른 블로그에 옮겨진 것이 있어서 다시 퍼 왔습니다.
쓰신 글들이 너무 많아 부득이하게 이 곳에는 전체 사건이 정리된 내용만 다시 올려드립니다.
이렇게 철저히 막는 걸 보니 내용에 대한 확신이 한층 더 드네요. 게다가 daum은 데이타베이스까지 조작하고... 역시 농협 해킹에 이어 아예 원본 삭제 기술까지 전파하는 이 정권의 종말을 꼭 헐리우드식 엔딩으로 봤으면 합니다. (꼭 나쁜 놈들은 법으로 얌전하게 정리하지 않고 폭파를 시키든 스스로 뻘짓해서 죽게 만들든지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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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모두 27편의 글을 통해 미네르바 조작 사건을 조망해 보았습니다. 청와대로부터 검찰, 변호사, 언론, 인터넷 포털, 미네르바팀까지 이어진 이 조작의 파노라마를 우리는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고 정리해야 할지요.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이 있지만, 저렇게 얽힌 상황에서는 어느쪽도 쉽게 나서진 못할겁니다. 약간의 강제력이 필요하겠지요.
모 주간지 기자 말마따나 일간지들이 "종편의 노예"가 돼버린 측면도 있습니다. 종편(종합편성채널) 방송을 준비중인 일간지 신문사만 대여섯 곳이 넘는데, 그게 무슨 노다지라도 될 듯 정권 입만 쳐다보고 있는 신문사들 처지도 애처롭지요. 케이블 방송 자체가 M&A다, 구조조정이다 해서 실질적인 막차 상황인데 말입니다.
어찌됐든 결자(結者)에게는 결자의 업이라는게 있습니다. 그건 검찰, 언론, 다음커뮤니케이션, 미네르바팀 모두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이지요. 공공성(公共性)의 망실로 인한 공기(公器)로서의 자격 박탈, 지금은 그 마지노선을 두려워해야할 때입니다. 90년 역사의 동아일보가 오늘날에 처한 막장의 상황, 그것은 한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는 상징일 테니까요.
미네르바 사건 조작과 관련해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을 정리해 봅니다.
1. 미네르바가 2008년 9월 2일 폭로했던 내용에 따르면, 이명박 정권은 산업은행으로 하여금 리먼 브라더스를 인수토록 하고 민영화 과정을 거쳐 정권 사모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2. 미네르바는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가능성에 대해 여러차례 경고했으며(당시 국내 금융/경제 제도권에서 그와 같은 의견을 제시했던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결과적으로 산업은행의 리먼 브라더스 인수를 막아냈다. 1년이 더 지나서야 드러난 리먼 브라더스의 실제 부실 액수는 미네르바가 추정했던 액수보다도 10배 가량 많은 8,000억 달러(약 1,000조원) 규모였다.
3. 이명박 정권은 미네르바가 폭로한 정권 비자금 조성 계획을 물타기하고 인터넷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기 위해 미네르바를 전형적인 찌질이 백수인 박대성이란 30대 초반 인물로 바꿔치기하는 조작을 감행했다.
4. 청와대에서는 이동관 국정홍보 수석과 김철균 청와대 뉴미디어 홍보 비서관 등이 기획안을 준비했고 검찰, 박찬종 변호사, 언론,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에 걸쳐 사건 조작의 전반을 관리해왔다.
5.서울중앙지검 형사 5부가 미네르바 사건 내사에 들어간 후 2008년 12월초 다음커뮤니케이션으로부터 제출받았던 미네르바의 신원정보는 박대성이 아닌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6. 형사 5부는 검찰 상부의 명령으로 다음으로부터 건네받은 신원정보를 폐기하고 미네르바 사건을 마조부(마약/조직폭력 수사부)로 이관했다. 이 과정에서 미네르바의 신원정보를 제외한 형사 5부의 다른 수사기록은 마조부로 넘겨졌다.
7. 서울중앙지검 마조부는 박대성을 미네르바로 조작하기 위해 허위 수사를 진행했으며, 이를 지휘한 검사들은 김수남, 최재경, 김주선, 이두식 등이다.
8. 박대성의 변호인인 박찬종 변호사와 그의 보좌역 김승민은 처음부터 박대성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박대성 진짜 미네르바로 만들기에 앞장섰다. 채권추심과 사건 브로커 배경을 가진 김승민은 사건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 사건 주변인들에게 공갈협박을 일삼는 등 미네르바 사건 조작의 행동대장이었다. (김승민은 사건 브로커 시절 사건 의뢰인이었던 여성에 성폭행을 시도했다 미수로 그친 일이 있는 등 보통 사람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인간 말종이다.)
9.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백주성 개인정보보호팀장은 2009년 1월 중순 시점에 내부 DB를 조작해 미네르바 계정의 명의자를 박대성으로 바꾸었다.
10.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정지은 홍보팀장은 언론사의 미네르바 인터뷰 요청을 전달하기 위해 2008년 9월초부터 박대성과 전화통화를 했다는 허위 사실을 언론에 확인해 주었다. 이는 다음측이 박대성을 진짜 미네르바로 공식 인정한 것으로 언론에 받아들여졌다.
11.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백주성 팀장은 다음이 검찰에 미네르바의 IP 주소를 제출한 적이 없다고 언론에 여러차례 확인했지만, 실제로는 IP 주소를 제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법을 어기면서까지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넘겼다는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12. 월간조선은 신동아에 기고했던 미네르바의 신원정보와 관련해 조직적으로 허위 보도를 이어갔다. 여기에 연루된 인물은 김연광 당시 월간조선 편집위원, 김용삼 월간조선 편집장, 이상흔, 김정우, 김성동, 백승구 기자 등이다. 이는 당시 신동아에 기고했던 미네르바를 가짜로 몰아가기 위한 조작 보도였다.
13. CBS는 신동아가 2008년 9월초 박대성에게 인터뷰 요청을 했었다는 허위 사실를 (허위 사실임을 확인한 상태에서) 보도했다. 이는 당시 신동아의 도덕성을 흠집내기 위한 조작 보도였다.
14. 동아일보 본사는 신동아 2009년 2월호에 편집권을 행사해 당시 신동아가 미네르바팀 하부 소속원인 김재식을 인터뷰했던 내용을 (김재식을 마타도어하는 방식으로) 각색해 내보냈다. 이 과정에서 동아일보 경영진은 김재식의 인터뷰 전문을 검찰에 팩스로 전송하고 어떤 내용을 넣고 뺄지에 대해 검찰과 협의했다.
15. 동아일보 본사는 자사 매체인 신동아가 취재했던 내용을 무시하고 날조된 진상조사를 거쳐 신동아 편집장을 파면 조치했다. 그 후로 동아일보 경영진은 신동아에 미네르바 사건과 관련한 일체의 취재를 금지하고 함구령을 내렸다.
16.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정철원 PD는 "미네르바의 진실게임"편에서 박대성의 집 IP 주소가 미네르바의 그것과 일치한다는 조작된 시연을 연출하는 등, 박대성 진짜 미네르바 만들기를 위해 철저하게 조작된 방송을 제작해 내보냈다.
2009년이 지나기 전에 미네르바 사건이 정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2부 연재를 시작했는데, 한국 언론의 수준은 제가 기대했던 것에 훨씬 미치는 못하는 듯 합니다. 자정(自淨)을 못하길래 타정(他淨)을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그조차 못한다면 멸종(滅種)하는게 또 자연의 섭리가 아닌가 싶지요.
그럼 저는 2010년 경인년 새해에 "미네르바 사건 이야기" 3부와 함께 찾아뵙겠습니다. 관심과 격려에 늘 감사드리며,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2009년 한 해를 정리하는 뜻깊은 하루 보내시기를 소망합니다.
PS: 읽어내려가기 수월한 형태로 정리하다 보니 제 연재에는 사건과 관련한 상세한 내용이 여럿 빠져 있습니다. 담담당당님께서 "무탄초난(毋憚初難)" 연재를 통해 이번 사건의 경과를 훨씬 더 촘촘하게 기록하고 계시니, 더 자세한 내용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