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와 커피숍*
죽은듯이 자다가
눈 떠보니 밤 열시 이십분
아차. 뇌리를 강타하는 선물 받은 양파
까만 백지가 되어버린 머릿속
서울에서 달려온 귀한 양파를
귀갓길 들른 집앞 커피숍에 두고 유유히 떠난 이 못말릴 건망증
작은 기대 안고 종종걸음
구석진 곳에 고이 앉아
배시시 웃고 있는 양파
깃털같은 맘으로 돌아오는길 우연히 딸을 만나 다시찾은 양파 이야기
하늘엔 둥근 보름달
-엄마 달님이 양파 닮았어
눈 흘기던 가방 속 양파가 시원한 곳에 나란히 누워 방글방글 나를 보고 웃네
오늘밤은 양파 닮은
환한 만월이 내맘에 두둥실 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