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경에 이런 말씀이 나온다. 삼천 년의 구름이 응집하여 사람이 된다. 눈 내리는 날, 눈 사람으로 만든 사람의 형상을 보며 겉과 속이 같은 설승(雪僧)으로 본 시인의 시선이 예리하다. 혼란스러운 세상이다. 경쟁과 나열과 부딪히는 시간 속에서 참된 나를 발견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보려고 하지 않아서인지, 볼 수 없는 것인지 모르지만, 오랜만에 성찰이 담긴 작품을 읽으니 새삼 부끄러워진다. 참된 나는 어쩌면 내가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모습을 보려 애써야 한다. 그것이 삶이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오영록프로필)
강원 횡성, 머니투데이, 대전일보 신춘문예당선, 다시올문학 신인상외 다수 수상, 시집 (빗방울들의 수다)(묵시적 계약)(키스)(긴 사다리를 메고 자전거를 타는 사내) 외 공저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