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대한 두 번째 이야기는..
요즘 많이들 쓰시는 DSLR 카메라의 렌즈에 장착할 수 있는 필터와 그 효과에 관한 글입니다..
하이엔드 카메라나 P&S, 일명 똑딱이 카메라를 갖고 계신 분들에게는 크게 해당사항이 없는 이야기겠지만..
역시나 제가 운영하는 클럽에 썼던 글을 퍼 오다 보니.. -_-;
DSLR 쪽으로 정보가 치우쳐 있는데..
하이엔드 카메라나 P&S 카메라를 무시해서가 아니라는 점 양해 바랍니다..
연재를 부탁하신 분이 계셨는데..
이 글이 도움이 되실지는 모르겠네요..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글을 스크랩 해 가시는 분들이 꽤 많으시던데..
스크랩 하실 때는 가급적 댓글로 퍼 가신다고 말씀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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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맨 처음 살 때 샵 사장님이 렌즈 필터를 서비스로 줬던 기억이 난다. 값이 가장 저렴한 겐코 UV 필터였는데, 이건 도대체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 고민했던 기억이 새롭다. 이태경 님이 필터의 종류를 물으셔서 답글로 달았다가 굉장히 길어져서 따로 글로 쓴다. 경어체는 편의상 생략했으니 클럽장 X가지 없다는 소리는 부디 참아주세요. -_-;
1. 클리어 필터(Clear Filter) - 빛 투과율을 전혀 떨어뜨리지 않고 그냥 렌즈 보호용으로 장착하는 필터. 흔히 프로텍터(Protecter)라고도 한다. 대물 렌즈의 흠집이나 파손을 막기 위해서 주로 쓰인다. 써 본 것 중에서는 슈나이더 사의 MRC 007 Clear 필터가 지존이다. 다만 가격대에 손이 ㅎㄷㄷ할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린다.
2. UV 필터(Ultra Violet Filter) - 말 그대로 자외선 차단 필터이다. 강한 자외선이 내리쬐는 상황에서 사진의 선명도가 떨어질 수 있는데 그럴 때의 이미지 손실을 막기 위한 필터이다. 하지만 가격대가 워낙 저렴하기 때문에 대개 본래의 목적보다 클리어 필터처럼 렌즈 보호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좀 더 많다.
3. MCUV 필터(Multi Coated Ultra Violet Filter) - UV 필터와 같은데 필터 앞을 다중 코팅(Multi Coated)한 필터이다. 막연하게 UV 필터보다 좋겠지 싶지만 도대체 뭐가 얼마나 더 좋은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슈나이더 사의 경우에는 MRC(Multi Resistant Coating)이란 용어를 쓰는데, 일반 MCUV 필터에 강화 코팅을 더한 필터이다. 흠집이나 오염에 강하다. 더불어 가격도 강하다. -_-;
4. PL 필터(Polarizing Light Filter) - 편광 필터. 특정한 반사광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한다. 이 필터를 사용하면 하늘을 더욱 파랗게 만들거나, 수면의 반사되는 빛을 제거하거나, 유리창에 반사되는 빛을 제거할 수 있다. 다만 AF 작동시 AF가 잘 잡히지 않을 수 있다.
5. CPL 필터(Circular PL Filter) - 원형 편광 필터. PL 필터 사용시 AF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필터. 기타 사용상의 특이점이나 효과는 PL 필터와 동일하다.
6. ND 필터(Neutral Density Filter) - 광량 제거 필터. 렌즈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줄여주어서 노출 시간을 길게 만들 때 사용한다. ND 필터의 뒤에는 숫자가 같이 표기되는데, ND 2의 경우는 한 스톱, ND 4의 경우는 두 스톱, ND 8은 세 스톱, ND 16은 네 스톱 정도의 광량을 줄여준다. 쉽게 말해서 어떤 피사체가 조리개 16에서 셔터속도가 1초가 나오는 상황이라면 ND 2를 장착했을 때는 2초, ND 4를 장착했을 때는 4초, ND 8을 장착했을 때는 8초, ND 16을 장착했을 때는 16초로 노출 시간이 길어진다는 말씀. 노출 시간을 길게 해서 좋을 게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은 일단 생략하니 궁금하신 분들은 댓글로 질문 바랍니다.
7. 다계조 ND 필터 - 흔히 그라데이션(Gradation) 필터라고 불리는 필터이다. 필터의 모양은 대개 사각형으로 렌즈 앞에 장착할 수 있는 틀과 함께 제공된다. 필터는 상부의 농도가 짙은 부분과 하부의 농도가 옅은 부분으로 만들어져 있다. 대개 풍경을 촬영할 때, 화면 내의 노출차가 큰 경우에 사용한다. 예를 들어 정오의 하늘과 산을 한 화면에 넣고 촬영할 때 하늘은 노출이 밝고 땅은 어두운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하늘과 땅의 디테일을 같이 살리기 위한 용도로 주로 사용한다.
8. 크로스 필터(Cross Filter) - 화면 내에 있는 조명(예를 들면 크리스마스 트리의 전구 등)의 불빛이 네 갈래 혹은 여섯 갈래 등으로 나뉘어지게 만드는 필터. 다른 기능은 전혀 없고 그저 사진을 좀 더 예쁘게 보이도록 만드는 역할을 한다. 기능이 그래서 주로 크리스마스 시즌 한 철에 반짝 쓰이고 대개 잘 쓰이지 않는다.
9. 소프트 필터(Soft Filter) - 화면 전체가 뿌옇게, 흔히 하는 말로 뽀샤시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필터이다. 웨딩 사진들 보면 소프트 효과를 준 사진들이 종종 보이는데 바로 그런 효과를 주기 위한 필터이다. 필름 시절에야 당연히 웨딩 사진에서 많이 쓰였지만 요즘은 기술의 발달로 포토샵에서 쓱쓱 하면 다 해결되기 때문에 굳이 돈 주고 사기 아까운 필터 중 하나이다.
10. 흑백 필름용 컬러 필터 - 흑백 필름을 사용할 때 컨트라스트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필터이다. 필터에 전체적으로 색이 들어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노란색, 오렌지색, 빨간색, 녹색을 주로 많이 사용한다. 해당하는 색의 보색을 더욱 더 진한 회색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흑백 사진에서 컨트라스트가 강조된다.
11. FL 필터 - 형광등의 색 온도 때문에 형광등 아래서 사진을 찍으면 푸르스름한 사진이 나올 때가 많은데 그러한 푸른 기를 없애기 위한 필터이다. 역시 요즘의 디지탈 카메라의 경우 캘빈값을 조절한다거나 화이트 밸런스를 조절해서 없앨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있어봐야 돈만 아까운 필터이다. 뭐 나같은 필름홀릭에게는 필요하지만.. -_-;
그 외에 피사체가 여러 갈래로 나뉜다거나(예전 영화의 유치했던 장면들을 떠올리면 될 듯) TV 화면을 찍을 때의 색을 잡아준다거나 하는 기기묘묘한 필터들이 많으나 지금에 와서는 구하기도 힘들고 구해 봐야 한 때의 즐거움의 용도밖에는 안 될 테니 힘들게 구하려고 하는 번거로움을 굳이 감수할 필요는 없다. 자신에게 편집증이 있는 게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필터에서 가장 사람들이 손꼽는 필터는 슈나이더(Schneider, B+W) 필터이다. 타 필터에 비해서 성능 면에서 월등히 좋고, 오염이나 흠집에 강하다. 필터 테두리도 황동을 사용해서 마모나 충격에 강하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가격도 강하다. (-_-;) 칼자이스(Carl Zeiss)에서도 필터가 나오는데, 자사의 코팅 이름인 T* 코팅을 한 필터들을 판매 중이다. 사진가에게는 나름 로망이 될 수 있는 T* 코팅이지만 슈나이더보다 한 수 더 위인 가격대로 이미 아웃 오브 안중이 될 확률이 높다. 슈나이더의 대안이 될 수 있는 필터 브랜드들은 호야(Hoya), 겐코(Kenko) 등이다.
개인적으로 UV 필터나 MCUV 필터 혹은 클리어 필터는 투자를 하는 게 좋다는 편이다. 사진을 찍어보신 분들께서는 다들 아시겠지만 저 필터들은 특별한 경우(예를 들면 야경을 찍으려는데 필터 때문에 고스트가 생긴다든가)가 아니라면 거의 대부분 장착 이후 잘 빼지 않는다. 그리고 불의의 사고로부터 렌즈를 보호해준다. 그래서 처음에 살 때 투자를 하는 게 낫다는 주의이다. 고가의 렌즈를 실수로 떨어뜨린다든가 했을 경우 필터를 희생하고 렌즈를 살려 본 경험이 있다면 100%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그 외의 다른 필터들은 사실 쓸 상황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굳이 비싼 돈을 들여가며 고가의 필터를 살 필요는 없다고 본다. 뭐 나는 가진 게 돈밖에 없어서 상관없다는 분들은 예외.. 그런 분들은 꼭 친하게 지내자. -_-;
나름 긴 시간 들여 썼는데 막판은 저질 개그.. -_-; 다들 도움이 되셨길..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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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여행을 가실 때 풍경 사진을 많이 찍으실 듯하니..
기본적으로 렌즈 보호 역할을 할 클리어 필터나 UV 필터는 렌즈 전면부에 장착해 두시는 게 좋고..
풍경을 찍기 위한 CPL 필터와 ND 필터, 다계조 ND 필터 등이 있으시면 풍경 사진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다른 필터는 있으면 짐만 될 확률이 높으니 굳이 챙기시겠다면 말리진 않겠으나 가급적 안 그러셨음 좋겠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