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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암, 영덕 여름 휴가 여행-II
차가 지나간 길
단양 IC- 중앙 고속도로- 풍기IC - 봉화 임기 마을(16:50-17:20) - 구주령 (16:12-20)- 후포 횟집 (19:14-21:10) - 해변(21:10-30) - 콘도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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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삼봉의 단양 옆으로 지나
우리는 다시 차를 타고 달렸다. 도담삼봉이 있는 단양을 왼쪽에 두고 영주시내를 지나 봉화에 들어섰다. 오지를 말할 때 전라북도의 무진장(무주, 진안,장수)을 친다면 경상북도는 BYC(봉화, 영양, 청송)를 든다. 지금은 도로가 잘 뚫려 그런 말도 앞으로는 도서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억지 춘양”의 봉화 춘양역
봉화하면 등산객들에게는 이곳에서 남동쪽 경계면인 명호면에 있는 청량산(870m)을 말한다. 12개의 기괴한 봉우리와 12개의 대(臺)가 있고 김생, 최치원 등 역사적 인물들이 들어와 공부를 하던 곳이기도 하다. 철도가 나 금강송을 실어나르던 춘양역도 지나는 길목에 있다. 금방 그 입구를 지나왔다. 이 역 때문에 춘양목이 생기고 “억지 춘양”이라는 말이 나온 곳이다. 1955년 이곳 철로를 놓을때 이 지역 출신 국회의원이 “억지”로 끌어들여 깊은 U자 모양을 하고 있는데 어떤 일을 억지로 할 경우 이를 빗대 하는 말이 되었다. 우리는 북쪽으로 깊숙이 들어가 있는 춘양역을 갔다 올 일이 없다.
“워낭 소리”들리는 듯
죽변이 아닌 후포에 가서 저녁을 먹기로 해 36번 도로를 타고 가다 남쪽으로 가는 31번 도로로 갈아탔다. 그런데 얼마 안가 갑자기 선두 차가 마을 앞에서 좌회전표시도 없는데 핸들을 꺾는다. 효진 엄마는 "뭔가 쉴 곳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이었단다. 임기 1리 마을로 정자가 하나 있다. 정말 잘도 골랐다. 지나갈 때는 몰랐는데 2009년 초 저예산 영화로 “워낭소리”의 현 실재 인물과 장소도 봉화 이 곳 소천면에서 멀지않은 곳에 있다. 산골의 노인 부부와 그들이 키우는 나이 먹은 일소의 마지막 몇 년간의 생활을 담아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던 영화다. 워낭은 소의 턱에 달아놓은 방울.
어스름 달 정자, 담월정(淡月亭)에 잠깐
정자에는 淡月亭이라고 이름이 붙어있다. 우리는 청풍에 "명월(明月)"이 있다는 것은 알았어도 이 오지 봉화 임기 마을 사람들이 담월(어스름달)을 얘기할 줄이야. 산에 둘러쌓여 달이 잘 안비쳤던가 아니면 구름이 잦아 달이 얼굴을 내밀 수 없었다는 건가... 임기역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이건만 지나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는 신발을 벗고 정자에 올라 앉았다. 효진 엄마는 썰어 가져온 파인애플 통을 내 놓는다.
상희 엄마 차에 두고 오면 어떻게 해~~~
임기리 으스름달 정자 담월정(淡月亭)
상희 엄마 언제 차에서 나오신거요...
소등(燒燈:횃불)나무의 재발견
마루에는 꽃가루가 먼지처럼 깔려있어 옷에 달라 붙는다. 정자 옆에 서 있는 큰 나무에서 날아온 것이다. 작년 여름 백암에 가서 새벽 산속을 달리고 있을 때 눈에 자꾸 띄던 그 나무다. 그래서 아침 산보하는 동내 아저씨에게 물어봐 알아두었던 건데 잊어 먹었다. 그 사이 본적이 없어 머리에서 지워진지 오래다.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 입구를 들어서 왼쪽에 서 있는 그 나무와 여러 번 눈을 맞췄건만 알 수 없다. 수진 엄마는 회화나무 아니냐고 하는데 나는 말채나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 보았으나 영 찜찜하다.
그래서 마을 사람을 찾아보기로 하고 아까 한 아주머니가 건너편 마을회관 옆 집으로 들어가는 걸 보아 혹시 인기척을 하면 나올까 하고 서성이는데 안 나온다. 그러다 아들과 아버지가 나타난다. 아버지는 꽃을 피는 이 때 쯤이면 벌들이 수 없이 날아든다고만 말할 뿐이다. 그런데 아주머니가 나오더니 소등(燒燈:횃불, 소독 또는 소동으로 알아들음)나무란다. 수진 엄마가 아이폰에서 금방 확인한다. 쉬나무라고 알려 주신다. 나는 쉬나무로 알고 있었는데 경상도 이곳에서는 까만 열매로 기름을 짜서 (횃)불을 밝혔다고 해서 나온 모양이다. 그 외에도 몇그루 모르는 나무가 있는데 건너집 할아버지가 잘 아신다기에 찾아갔더니 샤워중이란다. 할머니에게 샤워가 끝나면 정자로 좀 오시라고 부탁했는데 떠날 때가지 나타나지 않는다. 찍사 우용은 버튼을 누르느라 바쁘다.
소등(燒燈:횃불)나무 = 쉬나무
찍사의 폼이 이정도는 돼야
내차는 고물차?
좀 쉬었으니 이제 일어날 시간이다. 영양의 태백 준령을 넘어 울진으로 가야 한다. 31번 도로를 따라 달리다 문암 삼거리에서 영양읍으로 가는 남쪽길을 버리고 88번 도로를 타고 꼬불 꼬불 올라간다. 선두차 4륜 구동 산타페는 네 명을 태우고 신나게 달리는데 내차는 둘 밖에 타지 않았는데 정말 힘겹게 올라간다. 만 7년에 13만 km를 뛴 차가 공회전만하니 속도가 나지 않는다. 벌써 고물이 됐나? 뒤에 오는 LPG 승표 차도 버거워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올라가다 보니 갑자기 구름이 산봉우리에 걸쳐 주춤거리고 있다.
동서의 날씨를 달리해주는 태백 넘어가는 고개 구주령(九珠嶺:600m)에서
어부인들-- 효진, 명근, 수진, 상희 엄마
이쁜 상희 엄마를 찍어줘야지 본인이 찍나요
명근 어멈 기분이 어떠신가요
찍사의 표정이 쪼께 근엄 모드로?
우리가 달려야 할 길쪽을
구름도 쉬어가는 구주령(九珠嶺:600m)
선두가 자연스럽게 선다. 내차도 힘겹게 올라왔다. 동해바다로부터 올라오는라 구름도 너무 힘든 모양이다. 어떤 봉우리는 구름을 이고 있고, 어떤봉은 어리를 휘감고 있고 마치 구름들이 춤판이라도 벌이는 듯 싶다. 구슬 아홉 개를 꿰어 놓었다는 구주령(九珠嶺:600m). 백암산(1004m)에서 흘러내린 고개의 넓은 공터에 화강암 표지석이 높이 서 있다. 차에서 내린 우리 팀원들은 산봉우리를 휘감고 있는 구름을 보며 감탄사를 연발하며 디카와 스마트폰을 누르느라 정신이 없다. 다른 여행객들도 물론 마찬가지다.
작년 백암에 왔을 때 새벽에 구주령까지 달려볼 요량으로 한화콘도 프런트에 있는 총각보고 물어보니 20km에 차로 30분 걸린다고 한다. 적당하게 가다가 올 때는 히치하이킹을 생각하고 고개 하나를 넘었다. 마을에서 아주머니한테 물으니 그냥 달려가기에는 너무 멀단다. 그래서 뒤돌아 왔었다. 그 아주머니는 자연스럽게 아홉 구슬 고개라고 해서 구주(九珠)인 것을 알았다. 그런데 주령(珠嶺)이었다는 얘기도 있다. 구실령-> 구슬령-> 구주령이 된 거란다. 하여튼 동과 서의 날씨와 온도를 바꿔놓는 태백 준령의 고개에 서 있는 것이다.
백암온천의 소태리 마을을 지나 후포로
이제는 구절 양장의 길을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길을 따라가면 내가 작년에 달리기를 하던 길이 나온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백암 한화콘도를 지나서 후포로 간다는 얘기다. 작년에 이 고개를 넘어온 줄은 까맣게 잊고 오히려 효진 엄마가 이곳으로 왔다기에 아니라고 우기기까지 했다.
우리는 온정면 소태리 백암온천을 지나 바다가 있는 평해읍쪽으로 달렸다. 작년 이 길을 달리며 활짝 핀 목백일홍 붉은 꽃에 매료되었던 게 되살아난다. 올해도 여전하다. 한여름 이렇게 아름답게 도열해 여행객을 맞는 곳이 어디 있으랴! 핀꽃들마저도 지고 마는 무더위인데. 그 유명한 목백일홍 도로다.
후포 한마음 광장
후포항 한마음광장 도착
우리는 동해 해안도로인 7번을 타고 남쪽으로 5km정도 내려가 후포항 “한마음 광장”에 차를 세웠다. 지난 2월29일부터 3월 3일까지 있었던 “2012 울진대게와 붉은 대게 축제”아취가 아직도 색이 바랜채 서 있다. 그만큼 영덕에 가까운 후포는 대게가 유명하다는 얘기다. "후포찬가"가 쓰여있는 화강암석도 아취 옆에 서 있다. 우리는 지난해 여름처럼 "후포 어시장 회도매센터"로 들어갔다. 횟감 파는 집 따로 초장 등 회와 매운탕을 해 주는 집이 따로 있는 분업형 회센터다. 우리는 큰 광어 한마리에 덤으로 준 조그마한 것하고 우럭 두 마리를 70,000만원에 샀다. 다들 지켜서서 잡는 것을 보고 있다.
바로 요기가 후포항 회 도매센터
흥정의 대표선수 효진 엄마가 전면에 나서
광어 몸집이 있어 횟감 좀 나오겠네...
어부인들 어디 맛 있읍니까?
광어회와 매운탕 안주에 소주를
낮에는 메기 매운탕에 막걸리였는데 저녁에는 광어, 우럭회와 매운탕에 소주가 제격일 수밖에. 효진 엄마가 대리운전기사 불러 준다면서 명근 엄마보고 마음껏 소주를 마시란다. 마음이 놓이는 듯 했다. 그런데 대리기사가 거의 없다는 주인의 얘기다. 택시가 한 대 추가로 따라가 두 대 값을 받는단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과 달리 콘도에 들어가면 타고 나올 차가 없지 않은가. 하여튼 무산은 됐지만 다들 맛있게 먹은 듯 했다. 알뜰하게도 회와 매운탕을 먹어 치웠다. 기분들이 좋다.
해변에서 바닷바람을
배를 채웠으니 이제는 가라앉혀야 한다. 그래서 해변으로 이동했다. 해변 나무 그늘에는 텐트족들의 텐트가 줄지어 서 있다. 물에 발을 담가보니 미지근해서 물속에서 놀아도 좋을 성 싶다. 그러나 다들 물속을 거닐맘은 없는 듯 하다. 승표, 영호가 남쪽으로 텐트거리를 따라 간다. 벤치가 있는 곳에서 멈춘다. 그런데 벤치가 흔들의자처럼 앞뒤로 흔들거린다. 아이디어 제품 같아 구청에 건의하면 어떠냐는 승표와 나의 얘기에 나머지 일행은 시큰둥하다.
콘도로 가 하루의 피로를 풀어야 시각이다. (9:30) 체크인하고 들어오니 방이 깨끗하고 좋다. (10:30) 내일 아침 등산쪽이냐 달리기쪽이냐를 결정하느라 프런트에 내려가 아가씨한테 물어보니 해안쪽으로 가는 도로에서 달리는 것은 위험하단다. 길을 잘 아는 동내 사람들이 속도를 많이 내기 때문. 그래서 산에 오르기로 했는데 산이 큰 매력은 없어 보였다.
휘황찬란한 후포해변
흔들벤치에서 흔들어보는 기분이 어떠십니까?
콘도는 리모델링한 4층이 제일 좋아
왜 우리에게 “죽을 4자”가 세 개나 되는 444번 방을 주었냐고 농담을 건냈더니 다들 가져가고 마지막으로 남은 모양이란다. 그런데 4층은 최근에 바닥과, 화장실 주방을 모두 리모델링해 가장 깨끗하단다. 그 말을 들으니 좀 기분이 업되어 올라가자마자 이 기쁜 소식을 모임에 알렸다. 마지막 남은 여자 핸드볼, 여자 배구, 리듬체조 손 연재 선수의 일정이 남아 있다.
브라질-멕시코 경기 끝까지 못보고 잠자리에
우리는 안방에서 브라질-멕시코 결승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에어컨을 틀어 놓으니 남정네들이 춥다고 하니까 여성들은 요 때다 하고 찬스를 잡는다. 에어콘이 없는 저쪽 조그만 방에 가서 자란다. 자기들은 에어콘을 틀어놓지 않으면 그 방에서 잠을 잘 수 없다며 방을 바꾸자고 해 꼼짝없이 작은 방으로 밀려나야만 했다. 나이 60이 되니 어부인한테 밀리는 것이 이것 뿐이랴... 12시 30분이 되어 어부인들이 잠을 자야 한다기에 멕시코가 1-0으로 리드하는 가운데 그걸 다 보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어야만 하는 신세. 아~옛날이여~~~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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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구주령은 백암산 (1004m) 자락에 위치한 9개의 준령(600m) 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풍광이 아주 아름답다.
산을 넘어오는 구름이 휘감아 도는 아름다운 광경이란 정말 빼어난 산수화이다 (중국 황산에 못지 않을 가 ?)
펄떡펄떡 바구니를 뛰어 넘어 달아나는 몇 KG 되는 커다란 광어와 돔, 등 8명이 수만원으로 배불리 먹고 ,
해변가 바람을 맞으며 후포항 모래사장 바닷가에서 흔들 벤치에 앉아 내자와 같이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딴지 하나..왜 여성분들의 고유 이름이 있는데 누구 누구 엄마 이렇게 불러야만하는 겁니까? 여성분들 고유 이름 불러주기 운동이라도 해야하지않을까요, 네? 너나 잘하라고요? 네, 아, 네..네 춘포
그러네요.... 누구 어부인처럼 이름이 쉬우면 부르련만.... 영희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