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의 구성원리
1.쿤달리니
쿤달리니에서 쿤다(kunda)는 깊은 구멍과 같은 장소를 뜻하고, 쿤달라(Kundalra)는 '소용돌이' 또는'휘감겨진 또아리'를 뜻한다. 이를 참고할 때 쿤달리는 '잠기다', '잠겨있다'로 해석할 수 있으며, 요가에서는 이것이 인체의 척추에서 가장 아래쪽에 뱀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또 이것은 시바의 부인 샥티를 의미하며 잠재하고 잠들어 있는 숨겨진 에너지를 의미한다.
요가에서는 이 쿤달리니를 깨우는 것을 반드시 필요한 과정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쿤달리니는 우리 안에 숨겨진 더 높은 발전적인 힘으로서 우리의 영적인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쿤달리니가 일깨워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에너지의 아주 적은 부분만이 우리의 정상적인 심신 기능을 유지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일단 쿤달리니가 일깨워지면, 그것은 우주적 의식에 대한 우리의 무한한 잠재력을 깨우는 것과 같은 것으로 이해한다.
쿤달리니에 대해 <요가타트바우파니샤드>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이들을 자기 몸에서 알지 못하는 자에게 어찌 성취가 있겠는가? 근저륜은 4엽(葉)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자의처륜(自依處輪)이니 6엽(葉)이다.
여기에서 쿤달리니는 인체의 척추 맨 밑에 있는 근저륜의 차크라 항문에서부터 두 손가락 위쪽의 회음부에 있는 것을 말하며, 링가(linga, 생식기)의 아래 한 손가락 밑에 위치하여 네 손가락 넓이의 둥근 수레바퀴나 둥근 식물의 구근과 같이 서려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의 각성은 동시에 차크라의 각성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쿤달리니 에너지의 각성이 곧 차크라를 일깨우는 기조점이 되기 때문이다. 즉 차크라의 체계 중에서 1번에 해당하는 물라다라 차크라(Muladara chakra)는 그 위치와 잠재되어 있는 에너지로부터의 발현이 쿤달리니의 각성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 차크라는 척추속에 있는데 이 속에 쿤달리니 에너지가 여신의 모습을 하고 잠들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여신은 곧 미완성의 샥티를 의미한다. 이것은 아직 완전한 에너지라 할 수 없는 잠재 에너지 덩어리라 할 수 있으며 실천적 요가 수행과 우주 에너지의 결합을 통할 때 실제적 에너지로서 활동이 진행된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에너지들이 척추 중앙을 뚫고 차크라 하나하나를 깨워 마지막 정수리에 다다랐을 때 마침내 시바와의 완전한 결합이 가능하다. 그리고 끝내 해탈에 이를 수 있게 된다. 이것이 궁극적인 요가의 목적이며, 삼매의 상태라 할 수 있다.
또한 쿤달리니는 앞에서 언급한 탄트라 요가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탄트라 요가는 우주 에너지와의 결합을 추구하는 실천적 요가를 말하는데, 직접적 체험을 통한 의식의 확장을 의미하는 탄트릭적 상황에서 일어나는 쿤달리니 체험과 의미에 대해 김량희의 논문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인간의 진화란, 실제로는 인간의 의식과 육체 속에서 작용하는 생명 원리의 진화를 말하는 것으로 이들의 진화에 의해 비로소 육체 속의 자아는 진정한 불사의 경지를 체험하게 된다. 인간의 진화란,전체 인격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 지능이나 이성의 발달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표면 의식과 심층의식 전반에 걸친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인체기관의 전면적인 수리와 개선이라고 하는 작업이 우선 되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보통 사람의 육체에 깃든 것보다 훨씬 높은 지성과 고도의 인격이 거주할 수 있는 그릇이 생겨나는 것이다.(유기천 역,1991)."
즉 탄트라 요가에서의 핵심은 이 쿤달리니를 활성화시켜 정수리에 있는 시바와의 합일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아직 미완숙한 인간의 정신과 육체의 수준은 샥티 에너지라는 하나의 잠재 에너지와 비유되며, 그것을 깨우쳐서 완전한 존재이자 초월의 대상인 시바를 향해 수행 정진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 고대 문헌 <시바-상히타>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스승(Guru)의 은혜로 잠들어 있던 여신 쿤달리니-샥티가 눈을 떴을 때 모든 차크라는 이 여신에 의해서 관통되며, 모든 결절도 뚫린다. 쿤달리니 샥티를 깨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과 무드라의 수습을 행하라.(4:21~22)
이상을 통해 볼 때, 쿤달리니 에너지의 잠재에너지를 깨우는 것은 삼매에 있어서 가장 원초적인 단계를 의미하며 다음에 언급할 나디와 차크라의 기조점이라 할 수 있다.
2.나디
나디(Nadhi)는 생기(Prana)가 흐르는 통로를 말한다. 이것은 신경이 아니라 의식의 흐름을 위한 통로라고 할 수 있다. 플러스(+) 전류와 마이너스(-) 전류가 복합 회로를 통해 흐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프라나 삭티(생명력)와 마나스 삭티(마음의 힘)가 나디를 거쳐 몸의 각 부분으로 흐른다. 하타 요가에서는 신체를 해탈의 도구로 이해하는데, 여기에서 중요하게 간주되는 기관이 바로 미세한 몸의 통로인 나디이다. 인도 문헌에서 나디는 인간 신체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회로로 해석되고 있으며 생명력이 순환하는 고정된 통로로 이해되고 있다.
이러한 나디를 <요가추다마니 우파니샤드>에서도 기술하고 있으며 이를 정태혁은 다음과 같이 해설하고 있다.
나디는 맥이 흘러가는 관이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몸에 분포되어 생기(生氣)를 운반하는 것이므로, 신경과도 다르고, 경락(經絡)과도 다른 것으로 서양이나 동양 의학에서 해부학적으로 확인하거나 실증적으로 인식할 수 없는 또다른 제3, 제4의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겉에 나타나도 확인할 수 없고, 그것을 보거나 느낄 수도 없는 미세한 섬유 같은 생기가 흐르는 통로다. 요가에서는 나디의 개수가 많다고 하여 그것을 직관하여 인정하고, 그의 흐름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것은 나디가 '보이는 몸'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몸'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72,000개의 나디 중에는 세 가지 중요한 나디가 있는 데 이것에 대해 <고락셔샤타카>에서는 다음과 같이 언급되고 있다.
나디중에서도 10개의 나디는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것들은 이다(Ida)와 핑갈라(Pingala), 세번째의 수슘나(Sushumna)이다. 이다(Ida)는 왼쪽에, 핑갈라(Pingala)는 오른쪽에, 수슘나(Sushumna)는 중간에 존재한다.(1:17~20)
즉 이다(Ida)와, 핑갈라(Pingala), 수슘나(Sushumna)가 이들 모든 생기의 핵심적인 통로인 것이다. 이 세 가지 나디의 활성화를 통해서 차크라 센터에 잠들어 있는 에너지들이 하나씩 열리게 되며 이것은 보이지 않는 몸의 개념에서부터 시작하여 보이는 몸인 인체의 각 기관들을 관통하여 에너지를 깨우게 된다. 이는 척추 기저부에서 시작되어 척추 중앙을 따라 위쪽으로 상승하여 흐르게 되며, 이다(Ida)와 나디는 척추 기저부의 왼쪽으로, 핑갈라(Pingala) 나디는 척추 기저부의 오른쪽으로 뻗어 나온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대로 나디는 보이지 않는 몸의 것이지만 보이는 몸으로 해석을 할 때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기도 한다.
이다와 핑갈라는 일상적 생활을 조절한다. 핑갈라는 소화액, 호르몬 분비, 뇌파 그리고 몸의 모든 기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다와 핑갈라는 자연의 싸이클에 의해 작용된다. 그러나 나쁜 음식, 습관, 조화롭지 못한 생활 스타일 때문에 자연 싸이클이 방해 받는다. 때때로 한 쪽 나디가 우세해지면 다른 한쪽이 억압을 받게 된다. 이는 심리적, 육체적, 부조화를 가져 오고 그 결과 병이 생긴다. 따라서 이다와 핑갈라는 자연 법칙에 맞게 작용하도록 해야 한다. 두 나디의 조화가 생길 때 비로소 수슘나 나디는 각성된다.
즉, 이다(Ida)와 핑갈라(Pingala) 나디가 균형을 이룸으로써 샥티 에너지인 쿤달리니가 각성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각성된 쿤달리니는 정화된 수슘나(Sushumna) 나디를 통해서만 상승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한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그것이 곧 보이는 몸인 인체에서 말하는 질병이며, 정신 영역을 포함하는 인체인 보이지 않는 몸에서 말하는 영혼의 결여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생기 통로가 막히지 않게 수행에 정진해야 하며 이러한 나디 개념들은 다음에 언급할 차크라의 각성 및 활성화의 기조점이 된다.
3.차크라
차크라(Chakra)는 산스크리트어로 '바퀴' 혹은 '원형'을 말하는데 요가에서는 우리 몸 속에 영적 에너지의 중심 통로 7개가 존재하고, 이 생명 에너지들이 원형처럼 휘돌면서 각 차크라를 일깨워 궁극적으로는 영적인 각성을 가져오게 한다고 본다. 이는 보이지 않는 몸과 보이는 몸의 해석적 개념에서 볼 때 앞에서 살펴본 쿤달리니와 나디의 영향을 받아 에너지 센터가 활성되어 나타나는 보다 구체적인 에너지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차크라에는 7개의 저장된 차크라 체계가 있으며, 이들 차크라가 각성되어 가는 과정을 생리적 에너지의 각성, 정서적 에너지의 각성, 의식적 에너지의 각성, 영적 에너지의 각성으로 구별할 수 있다.
또한 이것은 인체의 영역에서 보았을 때 생리적, 정서적, 의식적, 영적 의식의 확장과도 관련이 있다. 요컨대, 쿤달리니 샥티 에너지와 나디, 차크라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단계적 에너지 센터를 형성한다. 우선 쿤달리니 샥티 에너지가 각성되어 수슘나 나디의 가장 밑 부분에서 생기 기류를 만나면 차크라의 제1번 물라 다라 차크라의 에너지 센터를 열게 하고, 그 기운이 상위의 차크라를 열고 나아가면서 마침내 수슘나 나디의 최고에 위치한 7번 사하스라라 차크라까지 오르게 되었을 때 비로소 샥티 에너지와 시바 에너지의 결합이 완성되면서 해탈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몸과 보이는 몸의 영역을 더하여 요가 수행 정진에서의 끝없는 노력과 우주적 에너지의 결합들이 모여 마침내 완성되는 것으로서 요가 수행의 전과정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차크라의 위치와 효능에 대해서 경전에서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5-87. 이것은 근본 차크라이며, 그 태궁의 모양은 둥글다. 이 연꽃의 꽃잎 4장은 바(va)에서 사(sa)에 이르는 4개의 빛나는 문자로 빛난다.(ShivaSamhita, 5-87)
5-103~104. 제2의 차크라는 성기의 뿌리근처에 있다. 이 연꽃에는 바(ba)에서 라(la)자에 이르는 6개의 문자가 기록된 꽃잎 6장이 빛나고 있다. 이 연꽃은 스바디스타나(기의 위치)라고 불리며 진홍빛을 띈다. 그곳에 살고 있는 달인존자는 발라, 여신은 라키니이다.(Shiva Samhita,5-103~104)
5-109. 제3의 차크라는 마니푸나(보석의 도시)라고 불리며, 배꼽 부위에 있다. 황금빛을 띠며 그 꽃잎 10장에는 다(da)에서 파(pha)에 이르는 문자가 빛나고 있다.(Shiva Samhita, 5-109)
5-114. 심장에는 나나하타(파괴되지 않는 것)라는 제4의 연꽃이 있다. 이 연꽃에는 카(ka)에 서 타(tha)에 이르는 문자가 기록된 꽃잎 12장이 달려 있다. 그 색은 진홍이고, 바람의 종자인 얌(yam)을 갖추고 있으며, 환희의 처소라고 불린다.(Shiva Samhita, 5-114)
5-122~123. 비슈다(청정)라는 이름의 제5차크라는 목구멍에 있는 연꽃이다. 황금빛을 내고 모음 16개를 모두 갖추고 있다. 이곳에 달인존자 차가란다와 그것(목 차크라)을 지배하는 여신 샤키니가 있다.(Shiva Samhita,5-122~123)
5-129. 아즈나(명령) 연꽃은 미간에 위치하고, 하(ha)와 크샤(ksa) 문자가 기록된 꽃잎 2장이 있다. 전체가 백색으로 빛나며, 달인존자인 위대한 칼라와 여신 하키니가 그것을 주재한다.(Shiva Samhita, 5:87~129)
이는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가)물라다라 챠크라(Muladhara Chakras): 척추의 항문 근처에 놓여있는 에너지 센터로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 센터이고 그 주위에 쿤달리니가 잠들어 있다.
(나)스와디스타나 차크라(Svadhistana Chakras): 생식기 부근에 있는 에너지 센터로 생식(生殖)에 관여한다.
(다)마니푸라 차크라(Manipura Chakras): 태양신경총 근처에 있으며 힘(power)에 관련된 에너지 센터이다.
(라)아나하타 차크라(Anahata Chakras): 심장 부근에 있으며 감성과 관련된 에너지 센터이다.
(마)비쉬다 차크라(Vishuddha Chakras): 갑상선 부위에 있는 에너지 센터로 소통(communication)에 관계되는 센터이다.
(바)아즈나차크라(Ajna Chakras): 미간에 존재하며 직관지를 통한 지혜를 얻는 장소이기도 하다.
(사)사하스라라 차크라(Sahasrara Chakras): 마지막 해탈을 할 때 열리는 에너지 센터로 범(梵)의 동굴이라 불리는, 정수리에 있는 에너지 센터다.
즉, 차크라는 신체의 7부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위치에 따라 각성되는 내용이 다르며 쿤달리니 에너지가 잠들어 있는 몸의 가장 아래에서부터 정수리까지 위치하고 있다. 이들은 보이는 몸에서 교감신경, 부교감신경을 말하는 자율신경계와도 상호 관련성이 있으며, 인체의 주요 부분과 긴밀히 연결이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들 차크라를 각각의 단계에서 활성화시키는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요가 수행이 전제되며 각각의 단계에서 보이는 몸과 보이지 않는 몸을 활성화시키는 몸짓언어가 이를 각성시켜나간다.
<시바전승물로 본 인도 요가와 무용의 몸짓언어 연구/ 최효정 경상대학교대학원 민속무용학과 박사학위 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