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술 이야기_“내가 예술가입니다. 삶이 예술입니다”
♧ 첫 번째 나의 예술 이야기 “사회적 공생과 나눔”
1. 김병훈: 의술에서 아름다움을 보고 펼치는 25번개미
(귀로 마음 듣기)
(눈으로 마음 듣기)
안녕하세요, 25번 개미 김병훈입니다. 저는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에 재학중이었으나 현재는 휴학중인 본과 3학년 학생입니다. 우선 귀한 자리에 제 이야기를 들려 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 감사드립니다.
여기 계신 대부분의 분들께서 아시겠지만, 올해 들어 의료계가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의사도 아닌, 아직 학생에 불과한 제가 의학과 관련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꽤나 조심스럽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드리는 말씀의 초점을, ‘의대생 김병훈’ 이 아닌, ‘김병훈이라는 사람 속 의학이 차지하는 의미’에 맞춰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의료계의 공백을 채워주고 계시는 수많은 교수님들과 선배 의사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발표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의학에 흥미는 커녕 반감이 더 컸던 학생이었습니다. 그 당시 편협한 시각을 갖고 있던 제가 생각한 의사는 의술을 상업적으로 행하는 의사나, 삶을 의술에 바쳐 한없이 고생하는 의사, 두 부류로만 나눠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기의 이익만을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나, 타인을 위해 자신을 바쳐가며 사는 삶 모두 저에게 매력적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애당초에 의학은 제 진로에서 고려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대학 입시가 끝나갈 무렵, 저에게 무겁고 부담스러운 선택권이 찾아왔습니다. 대단히 하고 싶은 것도, 명확한 장래희망도 없던 저에게 원하는 전공을 골라야 한다는 것은 꽤나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제 삶에 대해 제가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했고, 그 때 저는 제 삶의 기준과 가치관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꽤나 갑작스러웠지만 그동안의 삶을 미루어 봤을 때, 저는 중간을 유지하길 좋아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전 대립된 상황 속에서 치우치기보다 중립적이며 평화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을 지향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나를 위한 선택이자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자’는 일종의 이기심과 ‘타인에게 이로울 수 있는 삶을 살자’는 일종의 이타심, 이 2가지 기준을 세우게 되었고 이 둘을 골고루 충족할 수 있는 삶을 살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결국 저는 앞으로 저 스스로를 위해 살아갈, 어쩌면 이기적일지도 모르는 삶 속에서 이타심을 잃지 않고 이를 충족하며 살아갈 수 있는 의학에 아름다움을 느껴 이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나아가 저는 의학의 이타심을 빌려, 환자를 치료하며 베푸는 삶을 통해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한 현 사회 속에서 서로에 대한 혐오가 줄어들고, 조금 더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조금 더 이타적인 사회가 되어 우리의 삶과 세상이 아름다워지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없이 이타적인 삶 또한 행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인간에게 자기만족과 자기행복은 중요하게 작용하니까요. 따라서 저는 이기심과 이타심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기심은 천성으로 인간이 갖게 되지만 이타심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타심은 후천적으로 사회화와 학습을 통해 얻어지는 마음입니다. 따라서 이기심과 이타심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선 이타심이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고, 이를 길러야 할 것입니다. 저에게 이타심을 가르쳐준 것으로는 거창고등학교 십계명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납니다. 거창고등학교 십계명을 보면 꽤나 극단적인 삶을 추구하고 말합니다. 저는 이 정도로 극단적이고 이타적인 삶을 살 자신은 없지만, 이러한 삶을 살아오신 고 전영창 선생님의 모습이나, 이를 추구하며 살아오신 수많은 선배님들의 삶, 그리고 이를 통해 현재까지 내려오는 십계명과 거창고등학교 정신들 덕분에 이타심을 제 삶 일부이자 중요한 가치관 중 하나로 자리잡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졸업 후에는 이 십계명을 자주 복기하거나 떠올릴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성인이 된 후 오랜만에 이타심을 몸소 느낄 수 있었던 공간이 노을공원이었습니다. 나무심기로써 숲을 가꾸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삶을 살아가는 많은 분들을 보며 다시금 이타심의 중요성과 이타적인 삶을 살아가는 분들에 대한 존중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 앞에서 저의 미래에 대한 다짐을 이야기한만큼, 앞으로도 이타심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지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하고, 소중한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의대생인 25번 개미 김병훈이었습니다.
★ 제2회 '숲의響然_자연의소리' 공연 전체 보기 https://cafe.daum.net/nanjinoeul/r2W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