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교보문고(http://www.kyobobook.co.kr) 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회원님께서 2005년 을유년을 시작하시면서 "2004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경향"을 읽어보시고 많은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종합] ‘의심’, ‘모색’, ‘변화’의 추구
변화의 선상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바로 현실에 대한 의심이다. 현실에 대한 의심은 고정관념을 깨고 이제까지 가보지 않았던 길을 새롭게 탐색함으로써 접근의 채널을 다양하게 만든다. 접근의 채널이 다양하다는 것은 곧 서로 다른 곳에서 부유하던 정보 혹은 가능성들의 이종교배를 가능하게 만든다. 이런 이종교배는 뜻하지 않은 화학작용을 통해 전혀 새로운 결과물로 나타난다.
오늘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불안과 갈등, 불황의 병은 바로 이종교배의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겪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다. 이런 필요의 연장선상에서 보면 밀리언셀러의 전과를 이뤄낸 《다빈치 코드》의 흥행 이유를 이해 할 수 있다. 현실과 교묘하게 짜맞춰진 가상의 이야기들이 익히 알고 있던 사실의 성을 무너뜨리면서 의심과 모색,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상상을 가능케 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독자들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지적인 충족감을 얻는 동시에 현실의 다른 사실들을 만날 때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접근과 모색 그리고 이해 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까지 확보에 노력한다. 경제적, 정치적 불안감의 확산으로 미래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상황에서 고정관념을 깬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필수적인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다빈치 코드》와 같은 역사 추리물들이나 인문분야의 재해석, 재평가류의 책들은 대단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오늘의 대한민국 사회를 이해하는 하나의 코드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2004년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자리는 《연금술사》에게 돌아갔다. 이외에도 그의 작품이 종합 50위권 내에 3종(《11분》 6위,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28위)이나 진입해 있어‘파울로 코엘료’ 열풍이 상반기 베스트셀러 집계에 이어 하반기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신적 가치, 자아의 신화 찾기를 다룬 이 책은 작가의 독특한 문학적 감수성뿐만 아니라 현실의 각박함과 물질적 가치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위안과 정서적 만족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왜 살 것인가, 무엇 때문에 사는가에 대한 질문은 점점 기계 부속처럼 도구화되는 현대인들에게 대단히 절박한 질문일 수밖에 없고,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책이야말로 구체적인 실용서가 보여줄 수 있는 정답 이상의 가치로 독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셈이다.
《다빈치 코드》를 필두로 한 역사 추리물의 강세도 두드러졌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역사 추리물의 코드로 읽어낼 수 있는 《칼의 노래》, 《황진이》 등이 20위권 안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알고 있는 것이 깨지는 순간 독자들이 느끼는 감정은 두 가지 방향으로 나뉜다. 두려움과 통쾌함이다. 과연 독자들은 앞서 언급한 책들을 통해 어떤 감정의 방향을 맛보았던 것일까.
개인의 변화에 대한 욕구도 여전히 계속됐다. 《선물》을 비롯해 《아침형 인간》, 《10년후 한국》, 《메모의 기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등이 꾸준한 강세 속에서 상위권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2003년 하반기부터 시작되었던 《아침형 인간》의 열풍이 다소 주춤한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만한 코드가 과연 2005년에는 어떤 주제로 나타날 것인지 관심 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소설] 외국 작가들의 작품이 강세
외국 작가들의 작품이 강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파울로 코엘료의 경우 상반기에 이어 3권의 책을 분야 베스트셀러 차트에 올려놨고, 무라카미 하루키, 에쿠니 가오리의 경우도 각각 두 권씩의 책을 차트 20위권 안에 올려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작가의 경우 김훈과 전경린, 박완서가 각각 한 권씩의 책을 올려놔 한국문학의 침체기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이한 사항은 올 한해 국내작가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김영하의 책이 이 차트 안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신인작가의 역량은 여전히 독자들에게 호소력을 가질 만큼 주목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름난 중진 이상의 소수 작가들이 우리 문학계의 흐름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비소설] 위안을 주는 감동과 성찰
상반기 비소설 분야 1위에 올랐던 《선물》이 연간 베스트셀러 차트에서도 그 자리를 지켜냈다. 남자와 여자의 서로 다른 심리를 읽어낼 수 있는 《그남자 그여자》가 그 뒤를 이은 2위에 올랐고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역시 상반기의 인기 몰이를 그대로 이어나갔다. 오기와 집념으로 공부의 신화를 이뤄낸 박원희의 《공부 9단 오기 10단》이 새롭게 베스트 대열에 합류했고, 최근 개봉된 영화에 힘입어 《체 게바라 평전》이 다시금 차트의 전면으로 부상해 관심을 모았다. 이 분야의 코드는 여전히 위안을 주는 감동과 성찰이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에세이와 카툰북에서부터 그 무게가 만만치 않은 성찰적 성격의 책, 그리고 대단히 실용적인 성공비법을 풀어낸 책까지 그 스펙트럼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분야 자체가 가진 폭넓은 성격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소설] 중견급 이상 작가들의 열풍 김훈, 김영하, 박완서가 각가 두 권 이상의 책들을 분야 베스트셀러 차트에 올려놨다. 특히 김훈의 경우 상반기의 흐름을 계속 이어가 《칼의 노래》를 비롯 《화장》과 《현의 노래》까지 총 세권의 책을 20위권 안에 올려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김영하는 《오빠가 돌아왔다》와 《검은꽃》을 각각 차트에 올려놨으나 그에게 쏟아졌던 문학계 안팎의 관심과 기대에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이다. 중견급 이상의 작가들이 열풍을 보인 가운데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박민규만이 유일하게 신진작가로서 베스트셀러 차트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아홉살 인생》,《연어》,《토지》,《지상의 숟가락 하나》,《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같은 스테디셀러들의 저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차트에서 20위권 안에 올랐던 귀여니의 경우 연간차트에서는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외국소설] 파울로 코엘료의 절대적인 강세 앞에 댄 브라운의 도전
파울로 코엘료의 절대적인 강세 앞에 댄 브라운의 도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외형상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총 3권의 책을 베스트셀러 차트에 올려놓음으로서 파울로 코엘료가 앞서고 있지만 밀리언 셀러를 기록한 《다빈치 코드》의 저력이 어디까지 이어지느냐에 따라 판세는 또 다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작가들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았다. 에쿠니 가오리는 여전히 《냉정과 열정사이》와 《울 준비는 되어 있다》 두 권의 책을 차트에 올려놨고, 무라카미 하루키 역시 스테디셀러인 《상실의 시대》와 《해변의 카프카》를 차트에 올려놓고 선전 중이다. 상반기에 좋은 반응을 얻었던 와타야 리사도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을 20위권 안에 올려놨고, 요시모토 바나나도 《NP》를 차트의 말석에 올려 건재함을 과시했다. 베르베르의 《나무》도 《연금술사》와 《다빈치 코드》에 이어 상위권을 지켰고 스테디 셀러인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역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 여러 시집에서 가려 뽑은 모음집에 좋은 반응
류시화, 김용택, 이해인, 정호승, 안도현, 용혜원 등이 이 분야의 주류를 이뤘다. 순수 창작집의 경우 앞선 시인들의 책이 꾸준한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그 밖에는 여러 시집에서 가려 뽑은 모음집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과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스테디셀러로 꾸준한 판매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 종교 분야 여전히 기독교 분야의 책들이 강세
종교 분야는 여전히 기독교 분야의 책들이 강세다. 스무 권의 책 중 《가장 행복한 공부》만이 유일하게 불교관련 지은이의 것이고 나머지는 기독교 관련 지은이의 것들이다. 기독교인으로서의 비전과 삶의 자세를 말한 《목적이 이끄는 삶》이 1위에 올랐고 교양적 성격의 책 《하룻밤에 읽는 성서》가 6위, 기독교적 가치관과 학습법을 연결시킨 《다니엘 학습법》, 《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공부한다》각각 9위와 14위에 올랐다.
[여성] 육아와 교육관련서가 주종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가 상반기에 이어 분야 베스트셀러 차트의 1위 자리를 이어갔다. 여전히 이 분야의 책들은 육아와 교육관련서가 주종을 이뤘다. 스테디셀러인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3위에 올랐고 독서교육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남미영의 《독서기술》이 새롭게 14위에 올랐다. 키우는데 집중했던 지난 시절과는 달리 어떻게 잘 키울 것인가가 교육과 양육의 화두로 떠오른 만큼 이 분야는 더 세분화 되고 더 구체적인 방법론을 담은 책들이 풍성하게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아] 전통적 스테디셀러들이 견고하게 포진
유아 분야 베스트셀러 차트는 진입 장벽이 대단히 높다. 전통적 스테디셀러들이 견고하게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견고한 벽을 친 책들은 권정생의 《강아지 똥》을 제외하고 대부분 외국의 것들이라는 점 또한 눈여겨 볼 대목이다. 유수의 도서전과 해외 언론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우리 책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분야의 책들이 서서히 번역서와 국내 창작의 조화를 이뤄 갈 것으로 기대한다.
[아동] 실용적 성격의 학습서 선호
문학류의 책보다 실용적 성격의 학습서들이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차트에 오른 문학의 경우 순수 창작집이 아닌 여러 동화를 모아 엮은 형태의 것이어서 결국 실용적 입장에서 접근한 책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주제의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공부법부터 경제교육, 리더십까지 고른 분포를 보였다. 문학을 내놓은 국내 작가의 경우 ‘황선미’와 ‘김향이’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은이 전체를 살펴보면 스무명 중 14명이 국내 작가이거나 기획집단인 것으로 나타나 다른 분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국내 작가들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획에 의한 실용적 성격의 책들이 많은 것도 한 이유일 것이고 아이들에게 우리의 정서를 통한 지식과 감동을 보여주겠다는 부모세대의 가치관이 반영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아동만화] 아동학습만화의 경우 재미와 학습의 조화는 여전히 남아 있는 숙제
《마법천자문》의 인기는 계속됐다. 그 뒤를 이어 상반기 베스트셀러 차트 6위에 올랐던 이원복 교수의 《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가 2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가나출판사의 《그리스 로마 신화》도 차트 4위에 올라 그 열기가 식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살아남기'시리즈의 경우 상반기 3위에서 5위로 다소 그 순위가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학습만화의 경우 재미와 학습의 조화는 여전히 남아 있는 숙제다. 시의성을 따른 졸속 또는 유사 출판의 문제도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법천자문》의 성공 비결을 분석해 보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정치사회] 중국의 영향력이 반영되어 《덩샤오핑 평전》이 1위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함께 쏟아졌던 미국 비판서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책으로는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하얀 가면의 제국》, 《이봐 내 나라를 돌려줘》 등이다. 중국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듯 《덩샤오핑 평전》이 이 분야 베스트셀러 차트의 1위에 올랐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실체를 보는 것과 동시에 덩샤오핑이라는 인물을 들여다봄으로써 다각적인 접근을 가능케 하는 셈이다. 인물을 중심에 놓고 역사적인 상황들을 살핀 책으로는 《롬멜》과 《리영희》를 들 수 있다. 최근의 인물평전류가 성공 스토리 중심으로 흐르고 있지만 위에 언급한 책들은 성공신화라기보다는 역사적 상황에서의 각 인물들의 의미에 초점을 두고 있어 그 맥을 달리 한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 눈여겨 볼 책으로는 인터넷상의 컨텐츠를 책으로 엮어 낸 《디알북:대한민국 사실은》으로 전형적인 웹 컨텐츠의 출판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그 내용 자체가 비주얼화 한 시사분석이라는 점 그리고 자발적인 마케팅과 홍보를 통해 지난 촛불시위에서 보여줬던 네티즌 문화의 성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 점까지 두루 독특함을 갖추고 있다.
[경제경영] 의사소통과 자기개발에 땅 테크 가세
의사소통과 자기개발이 이 분야의 주된 관심사다. 또 하나의 축은 부동산 관련 투자서다. 《집 없어도 땅은 사라》와 《한국형 땅 부자들》, 《지금 이 땅에 돈을 묻어라》가 그 대표적인 예다. 저금리의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부동산은 실패하지 않는 투자처가 되고 있는데 문제는 어떻게 어디에 할 것인가다. 앞선 책들은 주택이나 상가 등이 아닌 토지에 대한 투자를 통해 성공하는 법을 일러주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된 색깔을 가지고 있다.
[인문] 새로운 형태와 지식의 모색
독특한 주제와 내용으로 많은 독자층을 확보한 정민 교수의 《미쳐야 미친다》가 이 분야 베스트셀러 차트의 1위에 올랐다. 어떤 한 분야, 그것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대가 없이 몰두했던 조선시대 선비들에 대한 고찰이 우리시대의 마니아 문화와도 코드가 맞아 떨어지면서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 조선시대 생활사를 통해 새롭게 과거의 역사와 인물을 조명한 책《조선의 뒷골목 풍경》이 여전히 차트의 상위권에 올랐다. 스테디셀러인 《로마인 이야기》도 3위에 올랐고 교양적 지식과 백과전서류의 성격을 띤 《교양으로 읽어야 할 절대지식》이 8위에 올랐다. 2003년 미래를 예측한 예언서로 관심을 모았던 《송하비결》이 13위에 올랐고 한자 학습을 문화와 역사적 차원으로 연결시킨 《살아 있는 한자 교과서》가 10위에 올랐다. 《다빈치 코드》의 원전격이라 할 수 있는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가 11위에 올라 역사 추리물의 여파가 인문 분야에까지 미쳤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밖에 조선시대 선비들의 과거시험 문답을 통해 우리시대의 가치관을 비춰본 《책문》이 16위에 올랐다. 인문적 지식과 문제의식을 안고 있으되 다분히 실용적 성격까지 갖춘 책들이 이 분야의 대다수를 점하고 있어 새로운 형태와 지식의 모색이라는 트렌드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연과학] 교양적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
정재승 교수의 《과학 콘서트》가 이 분야 베스트셀러 차트의 선두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 아직도 대중적인 글쓰기의 전문 저자와 책들이 독자들에게 환영받고 있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도 마찬가지의 예다. 과학분야의 특징은 교양적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저자군의 부족과 함께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균형 있게 출간, 읽힐 수 있는 조건과 방법들이 절실하게 필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건강의학] 요가와 대체의학의 전성시대
요가와 대체의학의 전성시대다. 정신적 수련과 육체적 수련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요가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문화적 코드로 떠오른지 오래다. 《원정혜의 힐링요가》를 선두로 《최운영의 요가 30분》, 《요가 139가지》, 《원정혜의 해피해피 요가 다이어트》, 《내 몸을 살리는 요가 30분》까지 다양한 책들이 20위권 안에 올랐다. 정식의학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효과와 효능이 입증된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도 무척 높았다. 《반신욕》을 필두로 《청국장 다이어트 & 건강법》, 《꾹 누르면 통증이 사라지는 지압 10분》, 《걷기혁명 530 마사이족처럼 걸어라》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예술] 서양예술에 대한 편중현상 두드러져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과 함께 대중화된 사진술 관련책과 전통적 미술 관련 책, 그리고 국내 지은이의 음악 관련 책과 미학 관련 책들이 다양하게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용적 성격의 예술서들도 여럿 눈에 띈다. 이 분야 베스트셀러 차트의 1위는 《이루마 피아노 연주곡집》이 차지했는데 이는 보고 듣고 감상하는 차원에서 직접 만끽하려는 독자들의 또 다른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서양예술에 대한 편중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예술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나 감상의 포인트를 짚어주는 책들이 절실하게 필요함을 보여준다
[취미/실용] 여행관련서와 몸만들기에 관련된 책들이 주종
여행관련서와 몸만들기에 관련된 책들이 주종을 이뤘다. 여가는 더 이상 사치가 아닌 삶의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았다. 문제는 이것을 얼마나 효과적이며 현명하게 활용하느냐다. 그 여하에 따라 재충전을 통한 창조성으로 이어질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몸만들기에 대한 관심 또한 같은 연장선 상에 있다. 과도한 몸짱 열풍에 대한 반영도 있을테지만 더 이상 정신적 건강함만으로는 충족할 수 없거나 오히려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이 육체적 건강과 아름다움임을 오늘 우리시대가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특정한 분야에 치우쳐 있다는 것은 그만큼 기획해 볼 분야들이 산재해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컴퓨터] 실무적인 활용기술이나 응용력을 요구하는 분야로 이어져
따라하면서 쉽게 자신이 원하는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책들이 여전히 강세다. 대중적 입문서이거나 구체적인 고급기술서로 양분된 상황에서 포토샵 기술을 다룬 책들이 차트의 상위권을 점령했다. 이전의 흐름들이 컴퓨터 프로그램의 기능이나 컴퓨터 자체의 이해에 있었다면 이제는 다소 복합화된 주제의 책들이 주종을 이루며 실무적인 활용기술이나 응용력을 요구하는 분야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어 / 토익 토플] 이근철이라는 새로운 주자 등장
이보영과 문단열로 양분되었던 외국어 분야에서는 이근철이라는 새로운 주자가 등장했다. 세 지은이 모두 방송을 통해 독특한 자기 강의법과 컨텐츠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자기 브랜드화 된 이런 강점들이 일반 독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줄 뿐만 아니라 실용적이며 핵심적인 기술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어 더욱 눈여겨 볼만하다. 토익과 토플분야에서는 이익훈의 《EYE OF THE TOEIC》과 《토마토》의 강세가 이어졌다. 이밖에 문법과 독해, 어휘집 등 학습의 기본적 스킬을 담은 무게 있는 학습서들이 이 분야의 주종을 이루며 변함없이 자리를 지켰다.
[기술공학] 교양적 기술 관련 책들이 주종
교양적 기술 관련 책들이 주종을 이뤘다. 특히 건축 관련 책들이 다수를 점했다. 이 분야 베스트셀러 차트 1위에 오른 《우리 세계의 70가지 경이로운 건축물》을 비롯해 《오늘의 건축가들》, 《건축 사유의 기호》,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건축 사이로 넘나들다》, 《가우디 공간의 환상》, 《우리한옥》 등이 대표적인 예다. 먹고 사는 일이 중요하게 부각되면서 사는 일 즉 잠자고 쉬는 공간과 집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단순한 주거 공간에서 예술성과 건강까지 아우르게 되는 시대적 분위기가 다양한 건축 관련 책들로 표현되고 있는 셈이다. 직접 해볼 수 있는 인테리어와 집수리, 한옥 건축 관련 책들이 여럿 눈에 띈다는 점 또한 이 분야 책들의 특징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