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호텔] 에 대해 투자하는 비용이 늘어난 것이 사실입니다. 누구나처럼 저도 시작은 게스트하우스, 민박급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누워서 잔다는 것에 감사했던 시절이지요. 하지만 여러번 다니고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보다 다른 경험] 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던 그때부터인가... 아마 그때부터 호텔에 비용을 투자했던 것 같습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지 의아해하실 겁니다...^^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냥 누워서 자면 됐지 어째서 남들 일주일 식비 가까운 돈을 한번에 자는데 지출하냐는 것이지요. 물론 사람마다 관점이 틀리겠지만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것 또한 여행의 일환이다" 라는 말이지요.
[여행=비일상]이듯이[호텔=비일상]입니다. 그렇기 떄문에 더욱 더 이 재미에 빠져들지 모르겠습니다.
작년만 해도 프라이빗 여행의 90%는 나름 후덜덜한 곳을 이용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여행일정이 짧아진데다가 환율도 착하기 그지없어 지르기도 부담스럽지 않아서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사카쪽의 후덜덜하다 싶은곳은 이젠 대부분 이용해본듯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고 좋았던 곳은 역시 [리츠칼튼 오사카] 겠지요. 그 다음 꼽는다면 [티포인트 호텔] 이라던가 [리거로열 PT], [스위스호텔 난카이오사카] 등이 있겠습니다만...그래도 왠지 지금 이야기를 풀어갈 [한큐 인터내셔널] 을 뺀다면 단무지 없는 김밥일 것입니다.
주 : 2006년 10월에 체재했던 경험에 근거하는 글입니다. 지금 현재 호텔이 제공하는 시설이나 서비스의 내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큐 인터내셔널은 칸사이지방의 대형 사철업체인 [한큐전철] 이 운영하는 특1급 시티호텔입니다. (시티=특급이라 생각하심 됩니다). 동계열인 한큐한신다이이치호텔의 플래그쉽 호텔이기도 하지요. 구 한신전철 소유의 리츠칼튼 오사카가 있긴 하지만, 이경우는 호텔경영을 리츠칼튼에 위탁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우매다 자야마치(茶屋町) 에 위치하고 있는 이 호텔은 교통도 교통, 시설도 시설이지만 그 무엇보다도 야경이 훌륭한데다가 특1급 호텔에 걸맞는 서비스, 그리고 무엇보다도 훌륭한 것은 착한 가격입니다. 락레이트 4만엔 후반대인 슈페리어 더블룸이 17,500엔 정도에도 자주 출현하는 기적같은(?)일이 벌어지곤 하는 곳이지요 (06년 10월 이용 당시의 기준입니다).
이번에는 호텔 자체 플랜을 이용하였습니다. 항상 www.ikyu.com 을 사용했지만, 이번같은 경우는 호텔플랜이 몇백엔정도 더 저렴하게 나왔더랍니다. 객실한정, 얼리버드(조기예약) 플랜이었지만, 일찌감치 준비했던 터라 그리 어렵지 않게 방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왠지 모를 편견이지만, 특1급같은 경우는 어지간해서는 도보로 가기가 좀 꺼려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꼭 체크인할때는 택시를 이용하게 되더군요 (...). 다행히도 전에 머물던 곳이 그리 멀지않은 신오사카 인근이어서 요도가와를 건너면 바로 [한큐 인터내셔널] 이 있는 자야마치였습니다. 택시요금은 천엔 약간 넘게 나왔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아무리 엔화가 내려도 일본의 교통비, 특히 택시는 약간 살떨리는게 사실이지만서도... 그나마 이전보다는 많이 상황이 좋아진 것이 사실인듯 합니다. 엔화가 1000대만 가도 택시는 쳐다보지도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메인 엔틀런스는 2층에 있으며 1층에는 연회장 전용 엔틀런스가 있습니다. 호텔은 [자야마치 어프로스] 빌딩의 상단에 자리잡고 있으며, 중간층은 오피스로 사용되고 있는 다목적 건물입니다. 1층에는 엔틀런스 외에 보행자 출입구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요. 건물 내에 [우매다 코마극장] 과 [시이터 드라마시티] 가 있어, 영화나 연극, 뮤지컬 등이 상연되곤 합니다.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지하철 미도스지선 나까쓰(中津)역으로, 도보로 3~4분가량 소요됩니다. 지하철 우매다, JR 오사카역까지는 도보 10여분, 한큐 우매다역까지는 도보 3분가량 소요되지요. 이정도면 Access는 훌륭하기 그지 없습니다.
택시에 내리자 도어맨이 익숙하게 안내를 합니다. 문은 자동문이었습니다. 호텔 안으로 들어가자, 거기서부터는 대리석의 향연이었습니다. 새하얀 대리석으로 빛나는 실내는 압도적으로 넓거나 으리으리하지는 않지만, 아늑하면서도 화려한 분위기를 연출해 주고 있었습니다. 조용하고 침착한 분위기는, 마치 기품있는 귀부인의 자태같기도 합니다. 객실 168개의 크지 않은 규모의 호텔이라서 리셉션의 크기도 그닥 넓지는 않습니다. 옆에는 컨시어지 데스크가 준비되어 있어, 여행관련 문의라던가 기타 상담에 응하고 있습니다.
체크인은 그닥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즐거웠던 것은 현금이었지만 디파짓 청구를 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침대 업그레이드, 추가 요금이 필요했던 템퓨르 사양의 객실로 업그레이드 받았다는 것이지요... ㅎㅎㅎ
전실 26층 이상의 고층이라서 전망을 기대했습니다. 객실은 28층에 안내되었습니다. 더 높은곳이었으면 좋았으리라 생각되지만 그래도 리퀘스트대로 서쪽방향의 전망이라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참고로 말하면 이 호텔의 베스트 전망 스폿은 남서쪽, 남쪽이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템퓨르 사양의 객실인 터라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객실의 문을 열자 가장 처음 느낀 것은 "새하얗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순백색조의 벽과 문, 그리고 들어가면 넓은 창문에는 탁 트인 전망이 반기고 있었습니다. 도어맨의 객실에 대한 설명을 듣고 방 구석구석을 구경헀습니다.
옷장을 열면 두툼한 바스로브와 타올지 슬리퍼, 구두세트, 쇼핑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쇼핑백은 의외로 요긴하게 쓰이는 경우가 많기 떄문에 주의깊게 보는 편입니다. 꽤 튼튼한 재질에 깔끔하게 생겨서 저도 요근하게 써 먹었습니다. 타올지 슬리퍼의 감촉도 좋았지만, 바스로브의 감촉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적당히 두툼하면서도 무겁지 않아서 편했다고나 할까요. 객실이 42평방미터의 큼직한 규모여서 그런지 옷장 또한 커다랗습니다. (어째 집보다 더 좋은지-_-)
침대는 위에서 말했던 거와 같이, 템퓨르 사양의 객실로 업그레이드 받았습니다. (원래래도라면 2,000엔정도 추가요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호텔에서 제일 싼 플랜인데도 불구하고 업그레이드를 받은것에 대해 이자리를 빌어 감사인사 드립니다. (__)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이 템퓨르에 맛들리면 꽤나 골치아픕니다...;;; 개인적으로 시몬스나 실리 사양의 침대를 좋아하지만, 템퓨르는 그 이상의 편안함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맘만 생긴다면 들고 오고 싶을 정도의 충동을 느낄 정도였으니까요...(...).
요즘 호텔 벳팅의 유행이 [듀베 스타일] 이지만, 이곳은 아직도 클래시컬한 스타일을 고수합니다. 순백색의 린넨에 타 호텔에서 많이 쓰이는 깃털재질의 이불이 아닌 실크소재의 이불입니다. 깃털의 포근함은 없지만 매끈매끈한 실크의 감촉도 나쁘진 않습니다. 이경우는 호불호가 갈릴듯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깃털+순면조합을 좋아하긴 합니다. 하지만 실크가 약간 더 사치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침대 옆에 있는 데스크입니다. 꽤나 넓직한 공간에 묵직한 테이블이라 안정감이 더해집니다. 각종 규약들과 팜플렛, 룸서비스 관련 메뉴들이 비치되어 있으며, 그 외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데스크 위의 조화의 퀄리티가 좀 떨어진다 생각됩니다...;;; 차라리 다른 오브제 같은 것으로 바꾸는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순백색의 공간에 검정색 데스크가 잘 어울립니다.
사진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나이트 테이블에서 커텐의 개폐조작이 가능합니다. 창가 옆의 소파는 꽤 큼직한 사이즈이며, 푹신푹신한 느낌을 제공합니다. 밤에 소파에 걸터앉아 멋진 야경을 바라보며 술을 마시는것은 호텔스테이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 아닐까요^^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이 호텔의 키 포인트는 욕실입니다.
양쪽으로 되어 있는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면 순백색 대리석으로 된 밝으면서도 호화롭기 그지 없는 욕실이 나타나게 됩니다. 객실 크기만큼이나 커다란 이 욕실은 보는 것만으로 사치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리츠칼튼 오사카의 욕실도 욕실이지만, 이곳은 그야말로 [럭셔리] 의 상징같이 느껴집니다. 상급 객실인 DX TWN은 뷰바스 타입이라 욕실에서 야경까지 즐길 수 있다 합니다. 이번엔 예산문제로 접었지만 꼭 한번 트라이 해 보고 싶은 곳입니다.
물론 샤워부스는 따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샤워부스는 일반적인 사양입니다. 아직까지 오사카에선 레인샤워는 보기 힘듭니다.
좌측 서랍을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타올입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호텔을 다녀보았지만, 이곳처럼 타올이 많이 비치되어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하루종일 목욕만 하더라도 이 타올을 다 쓰지 못할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 타올의 느낌은 상당히 부드러워서 좋았습니다.
우측 서랍 상단에는 드라이기, 하단에는 빈 공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 쓴 타올은 우측 하단 서랍에 수납하면 되는 시스템입니다.
월풀 욕조(...)는 아니더라도, 욕조의 크기는 상당히 큽니다. 비지니스호텔의 유닛배스를 전전하신 분들은 마치 스파월드처럼 느낄만한(...) 커다란 크기입니다. 특급중에서도 이곳의 욕조의 크기는 꽤 큰 편이었습니다. 수압도 적절해서 입욕제 풀어넣고 노래부르면서 만화책을 보는것도 매우 즐거운 시간일 것 같았습니다(...)
리츠칼튼 클럽플로어에 비치되어 있는 욕실용 베게같은 것이 비치되어 있었더라면 금상첨화였겠지만요...^^
즐거운 바스 타임이 끝났다면 이젠 본격적인 야경 타임...^^
일단 전망을 볼 수 있는 위치부터 소개합니다.
동쪽 : 이코마산, 일출
서쪽 : 니시우매다, 요도가와, 신우매다시티 (날씨 좋을경우 롯코산, 아와지 섬, 아카시대교까지 가능)
남쪽 : 우매다, JR오사카역, HEP5 빨간 관람차
북쪽 : 요도가와, PIAS빌딩, 이타미공항방면 비행기
당초 남쪽 전망을 리퀘스트했으나, 객실 구조상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받고 서쪽으로 수정을 하였습니다. 동쪽은 그닥 볼것 없고(...), 북쪽은 비행기를 좋아하는 사람 이외에는 큰 메리트가 없을것 같았는데... 결론적으로 매우 괜찮았던 선택이라 생각됩니다.
한가운데 보이는 건물이 신우매다시티 (우매다 공중정원) 입니다.
위의 사진은 2층의 라이브러리 코너. 한큐전철 창업자가 기증한 연극, 예술과 관련된 서적들이 주요 컬렉션입니다. 마치 어딘가의 저택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군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릿츠칼튼을 가는 것이 계획이었지만, 가격대가 천정부지로 올라 대체방안으로 방문한 곳이 한큐 인터내셔널이었습니다. 이전부터 가고 싶긴 했었으나 그닥 기회가 닿지 않았던 곳이었지요. 하지만 [전화위복]이라는 말처럼 상당히 마음에 드는 호텔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시설적으로는 약간 최신 유행(듀베스타일이라던가 액정TV라던가...)에는 못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그래도 이곳에는 화려한 욕실과 멋진 야경, 그리고 친절한 직원들과 뭐니뭐니해도 최적의 잠자리를 제공하는 침대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템퓨르 룸 업그레이드는 적극 추천합니다).
릿츠의 중후한 유러피안과 달리, 한큐인터내셔널은 밝고 화려한 기분을 연출해 줍니다. 어떻게 보면 오사카의 분위기에는 한큐인터내셔널이 좀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교통도 어디하나 빠지는 곳 없으며, 전반적인 시설이나 분위기, B&F 모두 특1급에 걸맞는 시설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평일 가격 최저가 18,000엔대 (슈페리어 트윈 / 조식 불포함 / 2인 사용시 룸 기준금액) 라면 적극적으로 트라이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여담 : 어쨰 계산기 때려보니까 14만원 안팎이네요-_- 엔화 참 많이 내려갔습니다;;;
Data
大阪府大阪市北区茶屋町19-19 ちゃやまちアプローズ内 / 06-6377-2100
체크인 14:00 / 체크아웃 12:00
예산 : 40,000엔 ~ 이상 (정가 / 평일기준) / 18,000엔 ~ 이상 (ikyu.com / 평일기준)
호텔 공식HP : http://www.hankyu-hotel.com/hotels/18hhinternational/index2.html
Access
지하철 미도스지선 나까쓰역 도보 4분, 우매다역 도보 10분, JR 오사카역 도보 10분, 한큐 우매다역 자야마치출구 도보 4분거리 위치. 간사이공항에서 리무진버스로 약 80여분 소요.
첫댓글 남쪽에서 잔 나는 사진을 완전 졸작으로 만들어와서....방이 약간 다른듯 싶으이...한큐가 서비스는 참 좋았삼....(이번에 로얄파크시오도메랑 센추리 서든 갔다와보니 오사까가 제일이라 생각듬)
와~ 멋집니다! 정말 럭셔리하기 그지없네요~ 저도 맛달님과 같은 생각! 호텔에 돈 많이 쓰면 아깝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 역시 여행의 큰 묘미죠. 맛달님 덕에 멋진 곳 구경 잘~ 하다 갑니다 ^_^
도쿄에서 빈정상하는 가격에 자다보면 오사카가 많이 그립다는..생각해보면 오사카 리츠는 가격이 참 착해요
멋져요~ 그런데 크다고 하셔놓고 욕조사진이 없어서 조금 아쉽~;; 올만에 카페왔다가 좋은 후기 보고갑니다 ^^
한번가면다시찾을수밖에없는서비스네요^^
완전후덜덜이네요ㄷㄷㄷ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