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ject : 우두령에서 추풍령까지.. |
산행일자 : 2006년 11월 11일 산행구간 : 우두령 ~ 추풍령 산행인원 : 5명(이경재, 이경희, 엄재철, 이재수, 고주철) 날 씨 : 흐리다 겜, 바람때문에 많이 추웠음 산행시간 : 10시간 40여분(휴식, 식사 포함) 산행거리 : 도상거리 23.78KM 실거리 약 30KM 일기예보에 의하면 산행지의 오전 강수확률이 80%라고 합니다. 차라리 눈이 내리면 큰 무리없이 산행을 할수있지만 비라도 온다면 쉽지않은 산행이 될듯 싶어 우중산행을 대비한 배낭을 꾸려봅니다. 그렇다고 배낭무게가 많이 늘어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백두대간 산행을 시작한뒤 자주 산행을 하고싶지만 사정이 여의치않아 한달에 한번 산행을 하는데 구간거리가 결코 짧지않아 배낭무게를 줄이기 위해 꼭 필요한 최소한의 장비만 배낭에 수납해서 산행을 합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다음 구간부터는 겨울장비가 추가되기 때문에 배낭무게가 그리 가볍지만은 않을겁니다. 새벽에 일어나 매번 이용하는 김밥가게에 들렸는데 마침 김밥이 떨어져 아주머니가 급하게 김밥을 준비합니다. 분주한 아주머니의 손길을 보고있자니 덩달아 제 마음도 다급해 지는듯 싶어 천천히 해도 괜찮다는 얘길하지만 빠른 손놀림은 여전합니다. 김밥 옆구리가 연이어 터지고 칼로 써는데 잘 썰어 지지도 않습니다. 조금은 늦은 시간에 약속장소로 가니 재철형님과 주철이가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쏘랭이 불빛에 의해 먼거리에서도 눈에 들어옵니다. 추운날씨에 밖에서 떨었을 생각을 하니 미안한 마음에 김밥집에서의 사연(?)을 주저리 떨어보지만 허공에 맴돌기만 합니다. 제천에 들려 경재선배님과 경희형님을 태우고 단양으로 향합니다. 전 구간까지 이용했던 충주 대전 무주길이 이번 구간부터 단양, 점촌, 상주쪽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만큼 거리상, 시간상으로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수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함창 마트에 들려 필요한 물품을 구매한뒤 상주시로 들어가 아침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눈에 띈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그냥 지나칠뻔했는데 경희 형님이 용케 문연 식당을 발견한것입니다. 가게이름을 잊지도 않았습니다. "무봉리 토종순대국밥" 크크크크 이른시간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들어간 곳인데 주인집 아들인지 아르바이트 학생인지, 알수없는 남정네의 피곤해 보이는 인상에서 왠지모를 거부감이 느껴지더니, 주문한 국밥을 한술 뜨면서 할말을 잊습니다. 그저 산행을 위해 구겨넣듯 집어넣습니다. 채할까봐 꼭꼭 씹는건 잊지않으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이상야릇한 맛과 향~이 느껴집니다. 다른분들의 얼굴을 슬쩍보니 저와 별반 다르지 않은것 같더군요. 개운치않은 순대의 향을 한모금의 커피로 애써 가셔버리고 출발합니다. 하지만, 왠일이랍니까... 이른 새벽, 문을 연 식당이 한두곳이 아닙니다. 이곳이 "시"라는 사실을 잠시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6:30분경 추풍면에 도착해 전날 미리 전화를 했던 개인택시 기사분한테 전화를 하니 전화기가 꺼져있습니다. 새벽에 불쑥 전화하는게 예의가 아닌듯싶어 전날 미리 전화를 했는데 새벽 세시건 네시건 상관없으니 전화만 주면 바로 달려가겠노라고 큰소리 치더니 전날 운행을 마치고 과하게 한잔 한듯 합니다. (이 사실은 우릴 태워준 기사분에게 확인 했습니다..^^) 114안내로 다른 개인택시분을 연결하니 오분만에 달려와 트렁크에 배낭수납부터 드링크 서비스와 주저리 입담까지~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갑니다. 더군다나 기사분 고향이 단양인데 그날 산행 시, 어두워질때까지 산에서 내려오지않고 쏘랭이만 홀로 추풍령 표석을 지키고 있으니 걱정이 돼서 전화를 하셨더군요. 산행중이고 배낭 깊숙한곳에 전화가 있어서 전화를 못 받았더니 다음날에도 전화를 주셨더군요. 아무튼, 우두령에 도착하니 7시10분경. 보름여만에 다시찾은 우두령은 지난번 하산때와 마찬가지로 어둠에 휩싸여 매서운 바람만 불고 있었습니다. 산행준비를 하고 7시 20분경 산행을 시작합니다. 몸이 덥혀지기 전까지 최대한 보폭에 신경써서 걸어봅니다. 먹장구름이 드리워져 있으나 동쪽하늘이 붉게 물든걸 보니 비는 오지않을듯 싶네요. 기사분 얘기론 새벽 두세시경에 천둥번개가 치면서 제법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하니 오전에 내릴비가 새벽에 내렸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비온뒤라 그런지 낙옆 밑이 상당히 미끄러워 발걸음이 조심스럽습니다. 기온도 많이 떨어졌고, 부는 바람도 매서워 코와 귀끝이 시렵습니다. 능선상에는 싸리나무가 엄청 많았는데 빗자루로 엮지 못할정도로 키가 작더군요. 8시 04분경 985.6m 삼성산에 올라서니 지난 구간의 마지막 봉우리였던 석교산이 먹장구름속에 홀로 서있습니다. 참!!! 이번 산행부터 산행기록을 메모지와 볼펜을 사용치않고 MP3를 이용해 육성으로 녹음을 합니다. 지금 산행기를 쓰면서 MP3로 녹음한 거센 바람소리와 거친 호흡소리를 들으니 마치 산행을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편하긴 편하더군요.. 8시 35분경에 1030m, 여정봉에 올랐습니다. 여정봉에서 오분여를 가면 헬기장이 보이고 무선통신시설과 버려진 군용벙커가 있는곳에 도착합니다. 주인잃은 벙커는 을씨년 스럽지만 대간꾼들에게는 훌륭한 휴식처가 될듯 싶더군요. 9시 00분 출발합니다. 바람재가 발 아래로 보입니다. 영동쪽 산사면은 지난번 비로 산사태가 일어났는데, 그 생채기가 너무나 안스럽습니다. 바람재로 내려서는 등로는 경사가 급해, 미끌어지는 발걸음을 애써 균형잡으며 9시 15분경 바람재에 도착합니다. 바람재(815m), 예나 지금이나 바람이 많이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는 하나 그 유래는 알길이 없습니다. 고갯마루 양쪽으로 나무가 없어 불어오는 세찬바람을 그대로 맞고 있으니 한기가 느껴집니다. 김천방향의 목장이 발아래에 있고 가야할 형제봉과 그 뒤로 우뚝솟은 황악산이 손에 잡힐듯 합니다. 이정표에는 우두령 4.4km, 괘방령 8.4km가 남았음을 알려줍니다. 김천시에서 설치한 태양열에 의해 작동하는 고장난 자동방송시스템을 비껴지나 황악산을 오르기 위해 준비운동으로 적당한 형제봉을 오릅니다. 9시 45분경 1040m 형제봉에 도착해 주위를 조망합니다. 김천과 영동쪽에는 많은 저수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강원도에서는 볼수없는 넓디 넓은 평야가 있어 농사를 짓기위해 저수지가 많은가 봅니다. 황악산을 향하다가 9시 55분경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산객을 만났습니다. 커다란 배낭과 덥수룩한 수염 등 행색을 보니 대간을 일시종주 하는것 같습니다. 부럽다는 생각과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교차합니다. 10시경 황악산과 형제봉 사이에 있는 직지사로 내려가는 능여계곡 갈림길을 지나 10시 05분에 1111m 황악산 정상에 오릅니다. 악(岳)자가 붙은 산이지만 산행내내 부드러운 육산의 형태라는걸 알수가 있습니다. 아마도, 진부령에서 시작된 대간의 줄기가 속리산에서 부터 황악산 사이에 1000m가 넘는 산이 없던차에 황악산이 1111m라 악(岳)자를 붙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황악산 정상은 대간의 줄기를 그려놓은 표지판과 케언이 있고 특이하게 '훌라후프' 몇개가 걸려있는게 보입니다. 정상에서 두번째 산객을 만납니다. 직지사에서 올라오셨다는 어르신께 사진을 부탁드려 봅니다. 잠시 머문뒤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10시 30분경 간식을 먹을겸해서 30여분의 조금은 긴 휴식을 갖습니다. 11시경 출발, 백운봉지나 직지사 삼거리까지 계속 내림짓 입니다. 직지사에서 황악산을 오르는 등로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정말이지 남녀노소 할것없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황악산을 오릅니다. 등로는 다져져서 거의 반짝거리는 정도입니다.. 과장 보탠겁니다.. 11시 20분경 직지사 갈림길을 지나 여시골산으로 향합니다. 11시 30분경 680m, 운수봉에 올라섭니다. 계속 내림짓만 하다가 운수봉까지 살짝 올려쳤다고 호흡이 가쁩니다. 11시 48분경 여시골산을 지나 수직굴을 봅니다. 여시는 경상도 사투리인데 오래전 이곳에 여우가 많이 살았는지 알수는 없지만 수직굴이 여우굴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시골산을 지나 괘방령까지 고도 300정도를 내려서야 하는데 그중 20여분이 소요되는 180여미터는 경사가 엄청나게 급합니다. 비온뒤라 미끄러워 상당히 위험했는데 만일 눈이 내리는 겨울철에는 오름과 내림이 상당히 부담스러울듯 싶습니다. 12시 35분경 괘방령에 도착합니다. 좌로는 충북 영동군 매고면 어촌리요, 우로는 경북 김천시 대항면 향천리 입니다. 괘방령은 옛날 과거를 보러가는 사람들이 추풍령 대신 넘나들었다고 합니다. '추풍낙엽'을 연상시키는 추풍령보다는 당연 괘방령을 넘었을 겁니다. 침목으로 집을 짓는 현장에서 식수를 보충한뒤 가성산을 향합니다. 계획은 가성산을 지나서 점심을 먹을려고 했지만 식후 가성산을 올려치는 힘듬보다는 배고픔이 더욱 커, 가성산 오름짓 바로 전 안부에서 여유로운 점심을 먹습니다. 늘 그렇듯 1시간여동안의 점심식사를 한뒤 14시 10분 출발합니다. 가성산을 오르는 등로주변은 채 입이 떨어지지않아 완연한 가을의 모습입니다. 하늘은 높고 푸르고 잠시지만 바람도 멈추었고, 노랗고 빨갛게 물든 단풍잎이 이쁘더군요. 15시 20분경 가성산(657m)에 올라섭니다. 657m.. 이거 우습게 볼 고도가 아닙니다. 괘방령부터 살짝 살짝 오름, 내림짓을 하더니 안부부터는 대단한 오르막 이더군요. 가성산 정상은 콘크리트로 덮어놨는데 전에는 초소가 있었는지 귀퉁이에 기둥을 박을수있는 구멍도 보입니다. 멀리 경부고속도로가 보이고 앞에는 장군봉과 눌의산이 보입니다. 15시 30분 가성산을 내려서는데 이곳 역시 내림짓이 장난 아닙니다. 이곳부터 무릎 슬게골에 이상이 생겨 간헐적으로 통증이 옵니다. 무릎을 털며, 앉았다 일어서면 계속 내려서는데, 내려서는게 문제가 아니라 장군봉까지 올려칠 생각을 하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거의 바닥까지 내려서 가성산을 바라보니 몸을 말고 굴러내려오면 1분안에 도착할듯 합니다. 16:00 장군봉을 경유해 16시 49분 눌의산(743.3m)에 도착하니 서산에 해가 기웃거립니다. 추풍령 마을은 반이상이 어둠에 물들었고 나머지는 저녁햇살을 받아 붉게 물들었습니다. 해질무렵이라 그런지 기온이 많이 떨어진듯 합니다.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또다시 급한 내림짓 입니다. 이번 구간은 높낮이가 그리 심한편은 아니지만 워낙에 많은 오름과 내림짓을 해서인지 육체적인 피로보다는 오히려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구간입니다. 17시 40분경 경부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 포도밭 사이로 난 콘크리트 길사이를 걸어 철도 건널목을 건너 추풍령 표지석에 도착하니 18시 정각이더군요. 다음 구간은 추풍령에서 큰재까지 도상거리 약 18km에 조금 모자랍니다. 아마 날짜는 12월 9일이 될듯 싶네요. 회비사용내역 회 비 : 200,000원 + 69,700원(전 구간 잔액)=269,700원 김밥 8,000원 라면 2,400원 훼미리마트 9,500원 '무봉리토종순대' 25,000원 우왕장터국밥 43,000원 기름값 39,000원 택시비 30,000원 = 156,900 잔액:112,800원 추풍령콜개인택시 장 성주 기사님 043-742-1810, 016-404-1098 ![]() ♣ 우두령에서 산행준비를 하면서.. ![]() ♣ 무명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 ♣ 오름짓과 내림짓의 진수를 보여준 산행.. ![]() ♣ 여정봉... 이경재 선배 다리.. 지나가려다가 카메라를 들이대니 멈춰서시더군요.크크크 ![]() ![]() ♣ 바람재 무선안테나와 폐 방카... ![]() ♣ 폐 방카 앞에서.. ![]() ♣ 형제봉과 황악산... ![]() ♣ 바람재로 내려서면서 영동쪽에 난 산사태.. ![]() ![]() ![]() ♣ 바람재를 내려서면서.. 그리고 바람재.. ![]() ♣ 형제봉에서 잠시.. ![]() ♣ 1111m 황악산에서.. ![]() ♣ 황악산에서 바라본 직지사 계곡과 김천시내.. ![]() ♣ 맨뒤쪽, 둥그스런 산이 덕유산이다.. ![]() ♣ 황악산 헬기장에서, 하늘은 높고 푸르지만 바람은 거셌다. ![]() ♣ 황악산 헬기장 억새밭을 내려서면서.. ![]() ♣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을 먹고있다. ![]() ♣ 운수봉에서... ![]() ♣ 여시골산 부근의 수직굴...여우굴??? ![]() ♣ 괘방령으로 내려서는 곳이 매우 가파르다.. ![]() ♣ 괘방령... ![]() ♣ 조촐한 점심상... ![]() ♣ 가을의 정취를 느꼈던 가성산 오름구간.. ![]() ♣ 가성산.. ![]() ♣ 가성산에서 바라본 경부고속도로.. ![]() ♣ 마시는 물의 성분은 아무도 모른다.. 그것이 산삼물인지 뭔지..확인해야겠다.. ![]() ♣ 고도표를 보는 주철이.. ![]() ♣ 끓여온 녹차를 마시려는 경희 형... ![]() ![]() ![]() ♣ 해질 시간에, 눌의산 정상에서.. ![]() ♣ 어둠에 휩쌓여가는 추풍면 일대... ![]() ♣ 추풍면에 내려섰을땐 해는 이미 졌다.. ![]() ♣ 표지석에서 기념촬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