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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그너머 <396> 거창 미녀봉 '裸身의 산'과 사랑에 빠진다 반듯이 누운 여인 형상 가조IC 부근 '실루엣' 또렷 능선산행 '묘한 기분' 자아내 하산길 계곡 '오아시스' 만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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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고속도로 대구 방향 가조IC 진입 직후 갓길에서 본 미녀봉. 오른쪽 머리카락을 길게 널어뜰린 채 단아한 이마, 새까만 눈썹, 오똑한 콧날, 헤벌린 입, 또렷한 턱과 목을 거쳐 볼록 솟은 젓가슴 아래로 아기를 잉태한 듯 볼록한 배의 모습은 영락없는 미녀의 누운 자태 그대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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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 이름부터가 흥미롭다. 거창 미녀봉(935m).
흔히 봉우리의 이름이 독특하면 사연이 있게 마련. 하지만 미녀봉은 겉모습이 그 사연도 잊게 만들 정도로 특이하다.
한마디로 아기를 밴 듯 배가 부른 여성이 누워있는 형상이다. 서쪽인 머리에서 동쪽 하체까지 상세히 묘사하면 이렇다. 황강의 지류인 가천을 향해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채 단아한 이마, 새까만 눈썹, 오뚝한 콧날, 헤벌린 입, 또렷한 턱과 목을 거쳐 볼록 솟은 젖가슴 아래로 아기를 잉태한 듯 볼록한 배의 모습은 여러 개의 산봉들이 빚어낸 대자연의 걸작으로 손색이 없다.
미녀봉의 형상을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는 지점은 88고속도로 대구방향 가조IC 부근. 거창휴게소~가조IC~가조면 석장리 마을어귀까지 어느 곳에서나 적나라한 여체를 관찰할 수 있다. 그중 백미는 가조IC 진입 직후 만나는 갓길. 마을어귀는 비닐하우스와 전봇대가 함께 보여 그 맛을 반감시키지만 초록 들녘과 나라꽃 무궁화가 한 화면에 들어오는 고속도로 갓길에선 대자연 속의 누드화를 보는 듯하다.
흔히 이런 모습은 보는 각도에 따라 또는 사람에 따라 인식할 수 없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미녀봉은 신기하리만치 한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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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녀봉과 주변 봉우리가 앉은 터도 재미있다. 미녀봉의 미모가 워낙 출중하다 보니 미녀봉이 뻗은 발을 무뚝뚝하게 내려다보는 두무산(1038m), 미녀의 무릎 옆에 앉아 명상에 잠긴 오도산(1134m), 미녀 머리 위로 날아오르는 비계산(1126m), 전설 속에서 미녀봉과 사랑을 나눈 장군봉(935m), 그리고 의상봉 보해산 금귀산 숙성산이 병풍처럼 둘러싸 연심을 보내고 있다. 조물주의 짓궂은 장난인지 아니면 호사가들이 꾸며낸 스토리인지 하여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산임엔 틀림없다.
미녀봉 산행길은 크게 두 가지. 가조면 석강리 음기마을에서 출발, 유방샘 등을 거치는 거창 코스와 반대편인 합천쪽 오도산 자연휴양림에서 오르는 코스가 있다.
이번 산행은 일반적인 거창 코스 대신 합천 코스를 택했다. 무더운 여름인지라 하산때 계곡산행을 맛보기 위함이다.
산행은 오도산 자연휴양림~미녀봉 주능선(이마→코→입→턱)~유방봉~헬기장~미녀봉 정상(배 부분)~오도재(오도치)~계곡(지실골)~오도산 자연휴양림 순. 3시간30분에서 4시간 정도 걸린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도산 자연휴양림에서는 오도산보다 미녀봉이 더 가깝다.
관리사무소를 지나 계곡을 따라 포장로를 10분 정도 걸으면 왼쪽에 등산로라고 적힌 팻말이 보인다. 들머리다. 주변엔 연보라 벌개미취가 한창이다. 7~8분쯤 뒤 풍화된 암석길이 나올 무렵 우측 저 멀리 미녀봉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길은 약간 오르막이지만 비교적 잘 나 있다. 20여분 뒤 정면에 큰 소나무가 서있는 주능선에 닿는다. 미녀봉을 중심으로 남서쪽의 숙성산과 동쪽의 오도산이 연결된다. 숲 사이로 거창 가조벌판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정면 금귀봉을 중심으로 왼쪽 박유산과 오른쪽 보해산이 포진해 있다. 5분 뒤 산모롱이를 돌면 첫 전망대. 날씨가 좋을 땐 뾰족한 박유산 뒤로 금원 기백 황석 거망산도 보인다.
이제는 오르막길. 쉽게 등정을 허용치 않으려는 미녀와 미녀 정복을 위해선 이쯤 고생은 감내해야지 하는 산꾼들의 기싸움이 시작된다. 미녀봉 능선까지는 들머리에서 대략 1시간. 지도상으론 미녀봉의 이마 부분.
지금부터는 여체를 밟고 지나가는 능선산행. 말이 능선산행이지 실제론 눈썹 코 입 턱 부분이 모두 굴곡이 심한 암릉코스로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 집채만한 바위가 길을 막고 있는가 하면 깎아지른 암벽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뭇남성들의 접근을 막으려는 미녀봉의 심술인가 보다.
다행히 밧줄이 매어져 있기도 하고 바위를 넘지 않고 에돌아 가는 길도 있으니 선택은 당사자들의 몫.
이렇게 바위 오르내리기를 수차례하면 오아시스같은 이정표가 하나 나온다. '미녀봉 0.7㎞, 왼쪽방향 유방샘 0.8㎞'. 유방봉이 이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오르막길. 패랭이와 도라지가 활짝 핀 무덤을 지나면 유방봉. 이어지는 숲길. 갈림길과 헬기장을 잇따라 지나면 미녀봉 정상. 사방 모두 숲으로 가려 전망은 없다. 헬기장에서 20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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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산 자연휴양림의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는 한 중년 여성. |
| 고백 한가지. 사실 산행팀도 멀리서 본 여인의 실루엣과 달리 막상 산속에 들어서니 어디가 눈썹바위인지 턱바위인지 유방봉인지 구별이 힘들었다. 배 부분인 정상에 도착한 후 복기를 하면서 단지 유추할 뿐이었다. 해당 지자체가 이 좋은 관광상품을 그냥 내버려두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계속되는 능선길. 30분쯤 뒤 미녀봉의 끄트머리에 해당되는 봉우리에 닿는다. 거창과 합천의 내로라하는 봉우리가 한 눈에 펼쳐진다. 우측 통신탑이 보이는 오도산, 정면에 두무산, 그 앞 비계산, 비계산 왼쪽으로 바위산인 장군봉과 보해산 금귀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동쪽인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미녀봉에서 오도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20분 뒤 오도재. 직진하면 오도산. 산행팀은 오른쪽 (휴양림)수련장 방향으로 간다. 앞서 왔던 길과 달리 숲길이 그늘지고 평온하다. 8분 뒤 '오도재 오도산'을 알리는 첫 팻말이 보일 무렵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이후 계곡류를 만난다. 이 지점이 오도산 자연휴양림 계곡의 시점이다. 계곡류가 맑고 얼음처럼 차다. 계곡에는 휴양림을 찾은 사람들이 옛 선비마냥 수박을 물에 담근 채 탁족을 즐기고 있다. 계곡에서 시멘트길로 올라선 후 15분 후면 들머리인 등산로 입구에 닿는다.
# 교통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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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나체를 연상케 하는 미녀봉의 전경(①얼굴 ②가슴 ③배 ④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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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창행 버스타고 합천 묘산터미널 하차
부산서 미녀봉 산행들머리인 오도산 자연휴양림에 가기 위해선 부산서부버스터미널(051-322-8306)에서 거창행 완행버스를 타고 합천군 묘산터미널에서 내린다. 오전 7시, 7시50분, 8시30분, 9시20분. 1만900원. 묘산에서는 거창행 군내버스를 타고 오도산 자연휴양림 입구인 권빈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오전 8시20분, 9시40분, 10시20분, 11시20분. 750원.
권빈정류장에서 오도산 자연휴양림까지 3.7㎞. 걸어서 40~50분 걸리는 제법 먼 거리다. 권빈정류장 옆 천일상회에서 택시를 부를 수도 있다.
오도산 자연휴양림에서 부산가는 방법은 두 가지. 휴양림 입구 권빈정류장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를 타면 된다. 오후 1시, 2시50분, 6시15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현풍IC~5번 국도 이용(이정표는 광주 방향 또는 성산IC 방향)~88고속도로 성산IC서 진입~해인사IC~좌회전 합천 방향~고령 18㎞, 묘산 8㎞~분기삼거리서 거창 26번 국도~오도산 자연휴양림 순.
# 떠나기 전에
- 이름만큼 아름다운 전설 가득
미녀봉과 관련된 전설.
옛날 바다였던 이곳에 장군이 탄 나룻배가 표류하고 있었다. 이를 본 옥황상제가 장군을 구하기 위해 도력이 뛰어난 자기 딸을 지상으로 내려보냈다. 하지만 옥황상제의 딸과 장군은 첫 눈에 반해 둘은 사랑에 빠졌다. 장군을 구해주고 돌아오기만을 기다린 옥황상제는 이를 보고 노해 "너희 둘은 영원히 산으로 변해 누워 있으라"는 형벌을 내렸다. 그래서 미녀봉이 지금의 이 자리에 생겨나고 그 북쪽에 장군봉이 솟아나게 되었다.
두 봉우리는 가조 들녘을 중심으로 마주보고 있다. 장군봉은 바위봉으로 한눈에 남성적임을 알 수 있고 미녀봉은 말그대로 여성적이다. 두 봉우리의 해발고도가 935m로 같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오도산 자연휴양림(055-930-3733)을 추천한다. 거창군과 인접하고 합천댐과 해인사의 중간 지점에 있다. 가족과 함께 등산, 야외 물놀이, 삼림욕을 하며 편안하게 쉴 수 있다. 참고 하나. 오도산 자연휴양림쪽에서는 미녀봉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없다. 미녀봉의 전체 윤곽을 보기 위해선 휴양림에서 나와 우회전, 거창 가조 방향~가조온천 방향 우회전~석강리~가조IC 순으로 가면 된다. 석강리에서 미녀봉 윤곽이 보이기 시작하며, 가조IC 진입 직후 고속도로 갓길에서 가장 또렷하게 볼 수 있다.
근교산&그너머 <473> 합천 의룡산~악견산 '악!'소리나게 헉헉 오르면 그림같은 합천호 풍광 '아~' 다소 낮지만 거칠고 옹골찬 바위산 발 아래 호반은 다도해인지 '착각' 가파른 암릉길… 빼어난 경관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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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견산 정상에서 바라본 합천호 전경. 그 뒤론 뾰족봉인 금귀봉 등 거창의 고봉준령이 시야에 들어온다. |
| 합천땅 서쪽에는 국내에서 다섯번째 규모인 내륙의 바다 합천호가 사시사철 관광객을 유혹한다. 특히 벚꽃이 절정을 이루는 4월이면 백리 벚꽃길이 나라땅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는 산과 무관한 장삼이사들의 생각.
그럼 산꾼들에게 합천호는 어떻게 비칠까. 대략 이렇게 시작되지 않나 싶다.
합천군 서부에 위치한 합천호 주변에는 철쭉산으로 유명한 황매산을 비롯, 소룡 의룡 악견 금성(봉화) 허굴 인덕 논덕 강덕산 등과 거창쪽의 월여 감악 숙성산 등 크고 작은 아름다운 산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다. 이중 대병면에 위치한 황매 의룡 악견 금성 허굴산은 이른바 '대병 5악(惡)'이라 불린다. 암팡지면서도 옹골찬 암봉을 자랑하는 이들 대병 5악은 합천호의 푸른 물결과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대병 5악은 해발 1108m의 황매산을 제외하곤 의룡 악견 금성 허굴산 모두 400~600m대의 고만고만한 봉우리. 해서, 혹자는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황매산 대신 황강 북쪽의, 대병면과 이웃한 용주면의 또 다른 암봉인 소룡산을 넣어 합천호반 동쪽의 옹골찬 다섯 암봉이라 칭하기도 한다.
하지만 물좋고 정자좋은 명당은 없는 법.
'악!'소리 나는 이들 산은 덩치가 왜소해 대부분 3시간이면 거뜬히 산행을 끝낼 수 있어 건각들에겐 허전함마저 느껴진다. 참다못한 산꾼들이 인접 봉우리를 이어보려고 해도 능선이 도로 등 개발의 여파로 끊겨있어 아쉬움만 남는다.
이에 산행팀은 무명에 가까운 의룡산을 악견산과 새롭게 묶어 이어 보았다. 의룡산(485m)은 해발고도로만 보면 동네 뒷산군으로 분류되지만 들머리가 거의 해발 50m 정도에 불과한 데다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속담이 연상될 정도로 아주 거칠고 옹골차다. 정상에서 합천호의 일부밖에 볼 수 없지만 대신 합천댐에서 흘러내려온 황강물을 막아 만든 조정지(調整池)와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지로 유명한 합천영상테마파크를 바라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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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의 황포 돛대바위와 크기와 모습이 쏙 빼닮은 돛대바위(왼쪽). 정면의 봉우리는 앞에서부터 악견산 금성산 황매산. |
| 악견산(岳堅山·620m)은 이름 그대로 바위덩어리로 이뤄진 악산.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막기 위해 쌓은 악견산성의 흔적이 일부 남아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의룡산과 마찬가지로 천길단애를 이루는 곳이 많으며 무엇보다 산행 내내 늘푸른 합천호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산행은 용주면 용문유원지(용문정)~V자 홈통바윗길~돛대바위~의룡산 정상~사거리 임도~밤나무밭~평학마을 갈림길(삼각점)~통천문(구멍바위)~악견산 정상~철계단~동광가든 입구 순. 순수 걷는 시간은 4시간10분 안팎이지만 주변 경관이 빼어나 예상보다 전체 산행시간이 길어진다.
들머리는 용문유원지. 영상테마파크에서 차로 2분 거리에 위치한 송림. 이곳은 진양 유씨 문중땅으로 조선 후기에 세워진 용문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주차장도 넓다. 도로를 기준으로 우측에 있으며, 좌측은 황강 물줄기를 뒤로 하고 의룡산이 우뚝 서 있다.
용문정슈퍼 맞은 편으로 도로와 계류를 잇따라 건너면 지계곡의 큰 바위가 앞을 막고 있다. 오른쪽으로 돌면 암반길이다. 곧 갈림길. 왼쪽 급경사 오름길로 바로 치고 오른다. 길은 다행히 또렷하다. 곧이어 이번엔 오른쪽으로 치고 오른다. 주변 바위 규모로 봐선 지리와 설악이 연상될 정도다. 발아래는 방금 달려온 15번 군도와 황강이 나란히 달리고, 용문정 수자원공사 영상테마파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용문정 뒤 봉우리는 소룡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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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부터 혼을 쏙 빼놓는다. 홀로 오르기엔 다소 벅차다. 네발로 엉금엉금 기어오른다. 잠시 호흡 조절용 송림길이 이어지다 다시 바위 오름길이 반복된다. 밧줄도 아쉽게 끊겨있다. 이렇게 엉금엉금 55분. 점차 시야가 넓어지며 주변 합천의 산이 조망되기 시작한다.
집채만한 바위 사이 V자 홈통길로 50m쯤 오르면 왼쪽 전망대, 오른쪽엔 황매산의 황포 돛대바위를 연상케 하는 돛대바위가 눈길을 끈다. 이어 송림길을 2, 3분 살짝 우회하면 정면에 의룡산 정상이 근접해 있다. 의룡산 우측 악견산과 그 뒤 금성산, 그 왼쪽 허굴산, 악견산과 금성산 사이 저 멀리 황매산도 보인다.
이제부턴 발길 닿는 곳이 전망대. 부부묘를 지나면 오른쪽이 천길단애인 암릉. 비로소 합천호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자연스럽게 상봉에 닿는다. 들머리에서 대략 1시간30분. 가깝게는 방금 올라온 암릉과 향후 악견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악견산이 한 눈에 가늠되고 멀게는 거창의 산들도 확인된다. 영상테마파크 뒤 탑이 서 있는 오두산과 우측의 두무산, 그 사이 매화산이 보인다. 두무산 오른쪽으로 가야산, 오두산 왼쪽으로 미녀봉 숙성산, 그 왼쪽 뒤 양각산 흰대미산 보해산 금귀봉도 보인다. 합천호 뒤론 덕유산도 확인된다.
하산은 암릉길로 직진한다. 4분 뒤 갈림길.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10분 뒤 사거리. 왼쪽은 산골마을 오동골, 직진한다. 잠시 송림길로 호흡을 가다듬으면 이내 암릉길. 하나 그리 힘들지는 않다. 십자바위 삼층바위를 지나 집채만한 암봉 앞에서 왼쪽으로 에돌아 내려서면 임도 사거리. 의룡산 끝, 악견산 시점이다. 정상에서 45분.
악견산으로 직진한다. 주변이 온통 밤나무밭이다. 소문과 달리 부드러운 육산으로 시작된다. 20분 뒤 갈림길. 오른쪽은 평학마을 하산길, 왼쪽 급경사길로 오른다. 평학마을 가는 10m지점에 삼각점이 있다. 참고하길.
'악견 본색'은 이때부터 드러난다. 밧줄에 온 몸을 맡겨야 하는 암릉길의 연속이다. 동시에 합천호의 맑은 물줄기가 한 눈에 들어온다. W자 합천호 사이 뒤로 뾰족봉인 금귀봉도 보인다.
집채만한 바위들이 길을 대신한다. 이 놈들은 서로 쌓이고 엉켜 좁은 틈을 만들기도 하고 아예 너른 굴을 만들기도 한다. 마침내 정상. 평학마을 갈림길에서 28분. 정상석은 제법 너른 제단같은 바위 위에 기대있다.
직진한다. 5분쯤 뒤 갈림길. 어느 길을 택해도 15번 군도와 만난다. 오른쪽길은 군도 입구에 '악견산 등산로'라 적힌 안내도가 서 있는 익히 알려진 길. 해서, 왼쪽길로 내려선다. 발아래론 합천댐과 창의기념관이, 머리 위론 금성산이 점차 가까워온다. 암릉절벽의 요소요소에 악견산성의 흔적도 남아 있다. 급경사 철계단도 지난다. 40분쯤이면 산을 벗어나 소로를 거쳐 동광가든 인근 15번 군도에 닿는다.
◇ 떠나기전에 - 인근 임란의병 충절 기린 창의기념관
악견산성은 임진왜란때 권양 박사겸 등 합천의 선비들이 의병을 모아 축성, 왜적과 싸웠던 역사의 현장이다. 또 날머리 동광가든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엔 역시 임란때 정인홍 의병장을 비롯한 의병들이 목숨을 걸고 싸운 것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합천임란 창의기념관(창의사)이 있다.
악견산과 금성산이 관련된 전설도 전해온다. 내용은 이렇다. 당시 왜적들이 장기전을 꾀하자 이웃한 금성산 바위에 구멍을 뚫어 악견산과 줄을 이은 다음 그 줄에 홍의(紅衣)를 입힌 허수아비를 매달아 달밤에 당겼다. 이를 본 왜적들은 신장(神將)이 하늘에서 내려온줄 알고 혼비백산하여 패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악견산에서 금성산으로 가기 위해선 도로를 따라 30분정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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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집 한 곳 소개한다. 합천호반 회양관광지 내 선착장 인근 황강호식당(055-933-7018). 일명 합천 똥돼지라 불리는 토종 흑돼지(사진) 전문점이다. 합천 토박이 주인 장태경(60)씨가 직접 키워 생고기로 판다. 일반 돼지가 5개월이면 150근 나가는 데 반해 이 흑돼지는 11개월을 키워야 겨우 110근이 될 정도로 육질이 야물어 쫄깃하다. 맛으로 승부하기 때문에 참기름이나 파무침 대신 소금과 된장 새우젓, 그리고 묵은 김치만 나온다. 1인분 6000원. 이 흑돼지는 수육으로 먹으면 더 맛있다. 수육(대) 3만원.
황강호식당 인근에는 지난해 12월 문을 연 합천호 청정사우나가 있다. 워낙 물이 좋아 합천읍에서 군민들이 일부러 찾아올 정도다. 목욕비 2500원.
◇ 교통편 - 합천서 대병행 버스타고 용문정 하차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합천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 7시50분, 8시30분, 9시10분에 출발한다. 2시간20분 걸린다. 9000원. 합천터미널에선 평학 대병(용주 대병행은 아님)행 완행버스를 타고 들머리인 용문정 버스정류장에서 내린다. 9시30분, 10시, 10시30분에 있다. 1400원.날머리 동광가든 인근에서 합천터미널행 버스는 오후 3시20분, 5시20분, 5시40분에 있다. 합천터미널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오후 4시, 4시30분, 5시10분, 5시50분, 6시20분, 7시(막차)에 출발한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남해고속도로 군북IC~의령 79번 국도 우회전~합천 의령~의령군 의령읍 안내판~의령 관문 통과~합천 대의~진주 단성~가례 합동주차장 우회전~합천 가례~진주 단성~합천 대의~대의고개쉼터~대의교차로서 고령 합천 33번국도 우회전~합천군 삼가면~쌍백터널 통과~로터리 지나~다리(제2남강교) 지나자마자 좌회전~합천호~합천영상테마파크~수자원공사~용문정 주차장 순으로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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