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제품, 위탁 판매로 날개를 달다
그동안 중고 제품은 자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 곧 버려야 할 물건 등으로 인식되어 왔다.
‘나에겐 필요하지 않아도 다른 누군가에겐 필요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좋은 곳에 기부하려고 해도
막상 실천에 옮기려면 시간이며 품이 꽤 들기 마련이다.
차라리 어디에다 내다 팔고 싶어도 어디서 어떻게 팔아야 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 ‘위탁 판매’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위탁 판매 숍은
주인의 물건 혹은 주인의 취향으로 사들이는 물건이 판매되는 일반 중고 상점과는 달리,
자신의 물건을 팔고 싶은 사람들이 내어 놓는 물건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에 물건의 범주 또한 다양하고 독특하다는 특징이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어 운영자가 직접 관리하는 곳도 있고,
운영자는 공간만을 제공하며 판매자가 직접 판매 공간을 꾸리는 ‘숍인숍’ 형태로 운영되기도 한다.
그 판매 분야 또한 다양해지고 있는 위탁 판매의 분야별 트렌드에 대해 알아보자.
인터넷 종합 위탁쇼핑몰
특별히 정해진 분야 없이 다양한 종류의 물건을 파는 인터넷 쇼핑몰과 같은 곳이다.
오픈마켓처럼 모든 분야의 물품을 판매하지는 않으며
개인의 소량판매가 쉬운 의류, 잡화, 생활용품 위주의 쇼핑몰이 많은 편.
최근에는 다양한 종류의 물품을 다루는 쇼핑몰이 많아지면서
쇼핑몰 하나하나의 규모 또한 커지고 있는 추세다.
대개 숍인숍 형태로 운영자가 마련해주는 공간 안에서
개인이 자유롭게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판매 후 월별 정산을 거쳐 판매수익을 돌려받을 수 있다.
Shop4989
의류, 잡화, 생활용품 등을 주로 취급하는 쇼핑몰.
홈페이지 회원가입만으로도 상담을 거친 후 바로 위탁 판매가 가능하다.
숍인숍의 형태로 운영자의 개입을 더욱 줄이고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거래를 할 수 있는 직거래숍을 운영하기도 한다.
또한 판매자가 운영하는 쇼핑몰이나 블로그의 링크를 연결하여
2차 판매를 할 수도 있는 링크숍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판매가 이루어지면 수수료 50%를 제한 판매금액을 돌려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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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가게
의류, 잡화, 서적, 전자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역시 50%의 수수료를 받고 위탁판매를 하는 곳으로,
최소 20개 이상의 위탁물품을 택배로 보내면 확인 후 판매하는 과정을 거친다.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해 궁금한 상품에 대해
운영자 혹은 판매자에게 문의할 수 있는 상품문의 게시판이 따로 있는 것이 특징.
주 판매 물품인 의류의 경우 계절을 고려해 타 계절의 제품은 판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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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명품
중고 명품은 위탁 판매가 가장 자리잡고 있는 분야이다.
싫증 난 제품의 판매가 목적이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사용빈도가 낮은 명품을 되팔아 현금을 마련하려는 이른바 ‘명품 재테크’의 구실도 톡톡히 하고 있다.
가방, 지갑, 시계 등의 스테디셀러 잡화가 주로 판매되며
최근에는 주 고객인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의 구매도 증가하는 추세다.
타 물품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이 많은 것이 특징.
직접 와서 보고 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구구스
총 11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을 만큼 대규모의 중고 명품 위탁 판매 숍이다.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년의 위탁 기간을 주며,
판매 수수료는 제품의 가격대별로 공짜에서부터 18%까지 책정된다.
판매된 금액을 주별로 받아볼 수 있어 수익을 손에 쥘 수 있는 시간이 비교적 빠르다.
고가의 제품은 오프라인 매장, 중저가 제품은 인터넷 쇼핑몰에서의 판매율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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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블
파인주얼리, 시계, 가방, 의류 등의 명품을 위탁 판매하는 곳.
판매가격 20만원 이하의 제품에는 일괄 3만원, 20만원 이상의 제품에는 18%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위탁기간은 2개월. 압구정과 대치동, 상암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두고 있어 제법 큰 규모로 운영된다.
판매 물품을 맡길 때는 매장 방문, 택배 배송과 함께
서울과 분당 지역에 한해 직접 판매 물품을 픽업하러 오는 서비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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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쇼핑몰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위탁판매의 참맛은 직접 물건을 갖다주고 판매되는 모습을 눈으로 지켜보는 것에 있다.
이런 재미를 채워주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들은 홍대와 통인동 등 문화ㆍ예술의 골목에서 사람들의 발걸음을 기다린다.
분위기 또한 재미있게 꾸며 사는 사람의 입맛 또한 당기고 있다.
주로 넓지 않은 공간에서의 판매가 이루어지다 보니 아기자기한 소품 위주의 물품이 많으며,
신진 작가가 직접 만든 제품을 파는 경우도 많다.
이층집 그놈의 플리마켓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에 자리한 위탁 판매숍.
생긴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인테리어와 친근한 이미지로 벌써 입소문을 타고 있다.
물품별로 20~35%의 수수료를 책정하거나, 물품이 많다면 칸칸이 놓여있는 선반을 하나 대여해 판매하는 형식.
액세서리, 서적, 소품 등 물품의 종류에 별다른 구애를 받지 않고 판매할 수 있다.
홍대 유즈드 프로젝트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매장은 카페 ‘제너럴 닥터’ 한 켠에 들어앉아 있다.
위탁받은 물품과 함께 새 제품도 디스플레이 되어 있어 헌 것 새것의 구분이 딱히 없을 정도로 깔끔하다.
카페 옆에 있다 보니 아기자기한 그릇류나 인테리어 소품을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특징.
통인동 문화실
사람들의 다양한 문화를 모으고 싶어 이름 지었다는 ‘문화실’은 통인동 어귀에 자리잡고 있다.
동네 사람들이 이용하던 곳에서 점차 입소문이 퍼져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추세라고.
30%의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월요일과 목요일은 휴점이라고 하니 영업시간을 잘 체크한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위탁 판매 시 주의점!
위탁 판매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곳이 가격.
대부분 직접 가격을 매길 수 있기 때문에 초보 판매자는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편이다.
내가 직접 사용했던 물건들이라 애착이 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비싸게 책정하면 물건은 팔리지 않기 마련이다.
또한 수수료도 고려해야 할 부분. 대부분은 30% 전후의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의 판매 금액을 책정해야 내게 돌아오는 금액이 적당한지를 고려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중고 위탁 판매인 만큼 ‘어차피 중고니까 어떤 제품이어도 상관없겠지’ 하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위탁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운영자는 될 수 있으면 ‘깨끗한’ 제품을 추구한다.
새것과 함께 진열해 놓아도 판매될 만큼의 양호한 물품들이 그 선발 기준인 셈.
대신 사용감이 많은 제품이어도 빈티지한 매력이 있다면 판매 가능하니, 이 기준 하나를 마음에 꼭 새기도록.
‘이 제품이 시중에 나왔을 때 나라면 살 것인가?’
중고 위탁가게를 찾다, 창성동의 헌책방 ‘가가린’
2008년 6월 오픈해 벌써 4년째 경복궁 옆을 지키고 있는 ‘가가린’.
얼핏 보기에는 헌책방에 아기자기한 소품 몇 가지를 판매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안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판매되고 있는 물품 모두가 위탁받아 판매하고 있는 것들이다.
각종 일반 서적에서부터 디자인 서적, CD, 비디오 등의 물품을 판매하고 있는 이곳을 직접 찾아가 보았다.
-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 기본적으로 회원가입을 해 물건을 판매할 수 있습니다. 처음 물건을 위탁할 때 회원가입을 하는데, 1년 회원은 2만원, 평생 물건 위탁이 가능한 회원은 5만원의 회비를 내죠. 따로 정해진 위탁기간 없이 자유롭게 물건을 전시해두고 판매할 수 있습니다. 매겨진 물건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지불하며, 판매금액은 2개월에 한 번씩 정산하여 계좌로 입금하고 있어요.
- 주로 어떤 물품들이 들어오나요?
- 책과 비디오 위주, 그리고 소품들이 판매되고 있어요. ‘헌책방’을 모토로 하고 있는지라 주로 책을 많이 받으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의류나 신발도 많이 판매하려고 했었는데 가게의 규모가 그리 큰 편이 아니어서 현재는 책이나 CD, 비디오 외의 소품류는 부피가 작은 것들 위주로 받으려 합니다. 또한 소품은 신진 작가나 아티스트 분들이 직접 만든 것들이라면 감사하게 받고 있지요.
- 위탁하는 사람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인가요?
- 공동투자의 형식으로 가가린의 문을 열었던 4명의 사람이 예술 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예술 계통에 종사하는 지인들의 물품을 우선 받아서 운영했지요. 그래서 디자인 서적이나 보기 어려운 서적들이 많은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입소문을 타면서 다양한 회원들이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신진 작가가 직접 만든 물품, 팬시 종류를 받는 것도 많이 하려고 하고요. 또한 최근에는 주변의 관공서에 근무하는 분들, 혹은 동네 주민들까지 관심을 두시고 판매를 많이 하고 계십니다. 특히 가가린의 최연장자 회원(!)분이 계신데, 책을 모으는 걸 좋아하셨던 70대 할아버님이 지속적으로 책 판매를 하고 계세요. 2주에 한 번씩 책을 한아름 들고 오시는데, 판매율도 좋은 편입니다. 물론 지방에서도 택배로 물건을 보내 판매하고 계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 회원 개개인의 대략적인 수입 정도가 궁금합니다.
- 수입 정도는 위탁 물품의 수량과 종류에 따라 그야말로 천차만별입니다. 1000원짜리 물건만 내놓으신 분들은 2개월분의 정산에서 딱 700원만 가져가시는 경우도 있고, 많게는 3~40만원까지 가져가시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적당한 가격 책정과 재미있는 물품 위탁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첫댓글 틈새시장이라는 말이 생각이 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