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있는 옻닭은 사회적 통념과는 달리 의학적 효능이 없으며 피부자반(염) 등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중앙 아시아 고원지대가 원산지인 옻나무는 높이 3m 이상의 교목으로 동양권에서는 오래 전부터 금속이나 목공에품의 도장용 칠로 이용됐으며 허약자나 내장 계통 질환자들이 털을 뽑은 닭에 옻나무 가지를 넣어 삶아 먹는 민간요법이 성행해 왔다.
그러나 전북대 피부과 전문의 임철완(57) 교수팀과 전주 지엔미 피부과, 광주 최선필 피부과 등이 공동 연구해 5일 발표한 `옻닭에 의한 전신성 접촉 피부염의 역학적 연구'에 따르면 옻닭을 먹은 3명 가운데 1명은 피부염을 비롯해 각종 부작용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동 연구팀은 옻닭을 먹고 알레르기 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은 환자 45명과 이들과 함께 옻닭을 먹은 126명 등 모두 171명을 역추적해 조사한 결과 전체의 32.2%인 55명이 온몸에 발진과 물집 등이 생기는 전신성 접촉 피부염을 앓는 것을 발견했다.
또 옻나무에 의한 피부염을 경험한 67명 가운데 옻닭을 먹고 다시 피부염이 발생한 환자가 전체의 42%인 28명으로 나타나 면역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옻닭을 먹고 효과가 있다고 느낀 사람은 4명(7%)에 불과해 간 기능과 위장병에 좋다는 속설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보건당국에서도 옻나무나 그 추출물을 식품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우리 나라 한의학 교과서에서는 옻닭을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한 윤석권(36.전북대 피부과)교수는 '우루시울(Urushiol)이라는 옻의 강한 독성이 간경화나 고열, 오한, 피부자반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옻닭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근거가 없는 만큼 효능이 확인될 때까지 함부로 먹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