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히로시마에 다녀왔습니다.
여행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마치 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군요.
어제 하루만 덴샤 4시간 + 신칸센을 편도4 시간 정도 타니 지금도 몸은 여전히 고속 주행중..........빠라빠라빠라밤
이번 여행은 사실 가족의 의견보다는 제 맘대로 정했거든요.
저에게 있어서는 다소 추억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죠. 바로 7년전 출장으로 히로시마에서 한달간 머문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예전에 자전거 타고 다니던 곳이랑 자주 다녀온 곳을 가보고 싶어서 였습니다.
한가지 추가하자면 배를 타고 세토나이카이를 여행하는 것 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도고온천이 추가 되었죠.
자~~~ 그럼 저를 제외한 가족들의 재미없고 불만이 가득한 여행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12월 25일 일요일 크리스마스 날 (여행 첫째날)
우선 첫날은 오전 11시 히로시마에 도착했습니다.
호텔에 짐을 맡기고 오코노미야키를 먹으로 갔습니다.(사진이 없어서 죄송)
히로시마하면 녹색의 로멘덴샤 이미지가 있는데 요런 색상의 한량짜리 열차도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문화유산인 원폭돔을 둘러보고 평화기념공원으로 향합니다.
우선 한국인 원폭희생자위령비 앞에서 묵념을 합니다.
나라가 힘이 없어 이곳까지 강제 징용되어 고생하시다 결국 원자폭탄에 의해 희생자 되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부디 편히 잠드시길.....
다음은 한국인 뿐만 아니라 원폭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의 위령비에 앞에 섰습니다.
위령비 사이로 멀리 원폭돔이 보이는 군요.
이곳을 거쳐 평화기념자료관으로 이동합니다. 크리스마스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고 있었습니다.
전시물을 보고 있으니 아이들이 질문이 시작됩니다.
왜 원자폭탄을 사용했는지. 왜 일본에 떨어졌는지. 등등 호기심이 발동하는 듯 합니다.
전쟁 발발의 원인부터 제가 아는 범위내에서 설명을 합니다.
혹시 초등학교 이상의 자녀를 둔 분이라면 한번쯤 권해보고 싶은 곳입니다.
12월 26일 월요일 (여행 둘째날)
오늘은 미야지마 가는 날. 아침 일찍 로멘덴샤를 탑니다.
7년전의 기억으로는 미야지마까지 가는 로멘덴샤가 2칸으로 기억되는데 이번에 탄 것은 4칸짜리로서 몇 년전 스웨덴에서 타 본 트램과 거의 흡사하더군요.
시내권을 벗어나면 차장이 앞뒤를 수시로 왔다갔다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요.
드디어 미야지마 도착.
이츠쿠시마 진자옆에 있는 오층탑을 보니 나도 모르게 찰칵
크게 보이는 오오토리이는 이츠쿠시마 진자의 입구를 알리는 상징물입니다.
7년전에는 썰물 때 오오토리이 밑에까지 가서 사진도 많이 찍었었는데…………
사진을 찍을 때 예전이나 지금이나 저 뒤로 보이는 배경이 좀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다음은 미야지마 산정상으로 가기 위해 로프웨이를 타러갑니다.
가는 중간에 동자승(?)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こんにちは。
어른들은 나몰라라 하고 꼬맹이들만 로프웨이 타고 올라가 버립니다. 흑흑흑
산정상에 도착해서 세토나이카이를 내려다봅니다.
다른 전망대 보다 시원한 공기와 바람을 맞으며 내려다 보는 경치는 역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겨울이라 시원하다는 표현보다는 차다라는 말이 맞겠군요…쩝)
이제 미야지마에서 나와 야마구치현의 이와쿠니로 향합니다. 킨타이쿄를 보러 가기 위해서이죠.
물론 이곳도 저는 가 본 적이 있어요. 가족을 위해서 또 가는 겁니다. 저 착하죠 잉~~~
다소 늦은 시간인 3시 27분 열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맴씨 따땃한 역장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앉아보니 엉덩이가 흐뭇해 합니다. ㅋㅋㅋ
사실 여행중에 감동이란 대단한 것보다는 사소한 배려에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드뎌 킨타이쿄에 도착합니다.
다소 늦은 시간이고 추운 겨울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가족사진을 중심으로 욜씨미 셔터질 합니다. 근디 이번 여행중에 저에게 새로운 별명이 생겼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오기전에 사진을 찍어주려고 아이들에게 “여기 빨랑 서 봐 서 봐” 했더니
아이들이 저보고 “서봐 서봐” 라고 합니다. 이크~~~
12월 27일 화요일 (여행 셋째날)
오늘은 에히메현 마쓰야마시 도고온천을 가기 위해 아침 일찍 나섭니다.
히로시마역에서 쿠레역으로 가는 9시3분 보통열차를 기다립니다.
근디 거리에 비해서 30분 정도 예상했던 시간을 벗어나 50분정도 소요됩니다.
이때부터 뭔가 불길한 징조가 예상됩니다.
그래서 쿠레시에 도착하자마자 되돌아가는 시간표를 카메라에 담아둡니다.
쿠레역에서 여객터미널로 가는 길에 박물관이 있군요. 저기 잠수함도 보이네요.
데카이(デカイ)~~~
여객터미널에 도착하니 10시 8분. 이크~~~
간발의 차로 배를 놓치고 맙니다. 다음 승선시간까지는 2시간이나 남았는데 뭘 할지 막막합니다.
옆 건물의 박물관은 공교롭게도 화요일이 휴관입니다.
승선발권은 30분 전부터 하는 관계로 할 수 없이 대형매장으로 쇼핑하러 갑니다.
담에 혹시 이곳을 이용하실 분 계시면 시간표를 잘 참고하세요.
아참 운임도 꼭 참고하세요. 저는 크루징 페리를 이용했구요.
소요시간은 편도 약 2시간 정도입니다.
12시 5분 승선까지 시간이 널널하여 주변을 어슬렁거립니다.
저의 초조한 마음과는 상관없이 아이들은 그저 아무 생각없이 장난치기에 열중합니다.
드디어 우리가 탈 배가 옵니다. 관광객보다는 다른 목적으로 오고가는 사람들이 많은 느낌이었습니다.
자가용을 배에 싣고 가는 사람들도 제법 있구요.
드디어 배에 올라 그렇게도 가고 싶었던 세토나이카이를 출발합니다.
이곳은 쿠레시의 시모카마가리 부근인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조선통신사 자료관이 있는데 전시물이 웬만한 박물관 못지 않습니다. 이곳을 지나가면서 7년전의 기억을 더듬어 보고 있습니다.
나중에 부산박물관도 가보았는데 조선통신사 관련 자료가 매우 부족한 것을 보고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문화재 관련 자료의 보존이나 전시 등은 일본을 참고할 필요가 있겠더군요.
아이들은 추운 배 위에서 마냥 즐거운 가 봅니다.
배꼽이 보이는 것도 모르구요. ㅎㅎ
멀리 혼슈와 시코쿠를 연결하는 사장교가 보이네요.
반짝 반짝이는 바다 위를 바라봅니다.
겨울이라 그런지 날씨도 춥고 세토나이카이의 풍경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었습니다.
단지 2시간 내내 추운 선상에서 세토나이카이의 풍경을 카메라가 아닌 제 눈에 가득 담은 것에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드디어 마츠야마시에 도착.
도고온센이 아닌 바로 마츠야마성으로 이동합니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마츠야마 시내풍경은 평화로워 보입니다.
멀리 뱅기가 착륙을 준비하고 있군요.
나름 깔끔한 이미지를 주는 마츠야마성. 이뻐~ 아주 이뻐~
또 다른 각도에서 본 시내풍경.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도시풍경입니다.
마츠야마성 관람을 마치고 도고온센으로 가는 로멘덴샤를 탑니다.
이곳도 서울 지하철의 2호선, 동경의 야마노테센과 같은 순환선이 있더군요.
갈아 탈 때에는, 먼저 탄 열차에서 운임을 내고 내릴 때 노리카에 티켓을 달라고 하면 차장이 표를 주더군요.
한량짜리 로멘덴샤의 내부는 이렇게 생겼구요. 바닥이 나무로 되어 있어 정겹습니다.
캐리어도 보이는 걸로 봐서 멀리서도 많이 오는 것 같네요.
자~ 도고온천에 입장하여 온천을 즐기기 전 내부사진을 한 장 찍어봅니다.
이때부터 머리속에는 온통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만을 생각합니다.
저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기도 하고, 저 또한 아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어
마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것처럼 상상속에 빠져 들었습니다.
탕 속에서 제 아이에게 애니메이션 속의 장면을 상상하는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우리 꼬맹이 하는 말………엄마 아빠는 너무 많이 먹기만 해서 돼지가 되어 버렸는데 어떻하지?...쩝
그래서 제가 꿀밤을 한 대 주면서 한마디 했죠. “온천이나 해 임마~~~”
온천을 마치고 자켓을 벗어 놓은 자리로 되돌아오니 따뜻한 오차와 과자를 주네요.
도고온센 건물 사진은 온천을 마치고 난 후 이제서야 한 장 찍어 봅니다.
사람들이 워낙 많은 관계로 건물은 이쁘게 못 찍었습니다.
이렇게 마츠야마의 단순한 일정을 마치고 오후 8시10분 배를 탔습니다.
배가 쿠레시에 도착하는 시간이 10시 5분인데 히로시마로 돌아가는 JR시간이 10시 14분에 있습니다.
이 열차를 놓치면 막차 11시 4분까지 허무한 시간을 보내기 뭐해서 가족회의를 했습니다.
배가 도착하면 열차시간까지 9분밖에 없으니 뛰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정말이지 간만에 배낭메고 꼬맹이 손잡고 뛰려니 숨이 턱까지 차오릅니다.
젠장~~ 여행인지, 훈련인지, 피난인지, 간신히 역에 도착해서 탈 수 있었습니다.
열차안에서 하루일과를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조용한 분위기속에서
우리 네식구만 미친듯이 숨을 헐떡이고 있었습니다. 헉~헉~헉~ 으으 쪽팔려~~~
첫댓글 히로시마.. 오랫만에 저도 추억을 떠올리게 하네요..ㅎㅎㅎ 재밌게 잘봤습니다. 조만간 전화한번 드릴게요-ㅅ-//
네. 고맙습니다.
전화번호는 알고 계시죠?
괜찮으시다면 식사자리 만들어 보구요.
정말... 가고 싶은 추억의 히로시마이네요..ㅠㅠ
알럽캔디님은 저보다 더 많이 그리우시겠습니다.
만나뵙고 싶은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역시 추억은 좋은 것 같습니다.
답글 감사드립니다.
올 여름 조카,큰아들하고 다녀왔어요.저는 30년전~올해까지 8번 다녀온 히로시마,보면볼수록 느낌이 다르더군요.
덕분에 다시한번 희상해보면서 잘~보고 느끼고 갑니다. 감사히~
8번이면 많이 다녀오셨네요.
잘 보셨다니 제가 오히려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배가격이
좀 비싸죠.
일본내에서 이곳저곳 다니다 보면
전체 여행경비 중에서 교통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것 같네요.
역시 일본의 비싼 교통비는 늘 부담스럽네요.
도고온천 가보고 싶네요. 꼬맹이들 좀 크면 델꼬 갈 수 있으려나...
가족들과 좋은 추억 많이 만드세요.
히로시마 많이춥나요?><? 잘보고 갑니당 ~ ㅎㅎ
여행하면서 그다지 춥다고 느끼지 못했어요.
기온은 영상 6~9정도 였던것 같구요.
기회되시면 좋은 추억 많이 만드세요. 감사합니다.
와...온천 건물 너무 예뻐요
기회되면 여행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보다 아주 맘에 드는 지역이었습니다.ㅎㅎㅎ
현재 히로시마에서 3년째 살고 있네요~언제라도 오시면 환영합니다. 090-1357-3455 이훈
반갑습니다.
좋은 곳에 사시네요.
좋은 인연 많이 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