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학교] 수창초·화원초, 오랜 세월 돈독한 동문의 정(情)… 후배 사랑으로 이어져

[아떼]

〈5편〉 수창초·화원초, 후배 사랑·동문 사랑으로 똘똘 뭉치다
수창초, 꾸준한 장학금 기탁·'꿈을 키우자' 표지석 건립 등 진행
화원초, 교육 행사 지원 및 발전 기금 기탁·'골프대회' 등 동문 활동도 활발

대구 수창초 전경.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화원초 전경. 대구시교육청 제공

사람이 홀로 살 수 없듯, 학교도 저절로 존재할 수 없다. 한 학교가 100년의 역사를 이어오기 위해선 수많은 동문의 사랑과 관심, 그리고 헌신이 필요하다. 국적은 바꿔도 학적은 영원히 바꿀 수 없다곤 하지만, 개인주의 사회에서 동문의 의미는 점점 가치를 잃고 있다. 그럼에도 학교와 후배에 대한 사랑으로 똘똘 뭉쳐 동문 활동을 이어오는 수창초등학교와 화원초등학교를 소개한다.

1923년 대구 수창초 전경. 대구시교육청 제공

◆ 순종 황제의 은사(恩賜)를 받은 학교

올해로 개교 115주년을 맞은 대구 수창초교는 1907년 '사립수창학교'로 개교했다. 수창초교의 기나긴 역사 속엔 우리나라 근·현대사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녹아 있다.

고종 퇴위, 지역 군대 해산 등으로 의병항쟁이 격렬해지자 일본은 지방 민심을 달래기 위해 조선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에게 남부 지역 순시(巡視)를 떠나게 한다. 대구역에서부터 북성로와 수창동, 달성토성으로 이어지는 수창초교 북쪽 길은 1909년 순종이 지나간 길이다.

수창초교 정문 쪽 순종황제남순행로를 소개하는 안내판. 대구시교육청 제공

순종은 그해 1월 7일부터 13일까지 대구, 부산, 마산을 순행했다. 순종을 맞이하기 위해 대구 곳곳에선 환영 준비가 한창이었다. 그 와중에 남부 지역 순행이 끝나면 순종이 일본으로 끌려간다는 소문이 지역에 퍼졌다. 당시 수창초교 학생들은 학교 북쪽에 있던 경부선이 지나는 철로로 몸을 던져 궁정 열차를 막고, 순종을 일본군으로부터 구출하자고 결의했으나 교사들의 만류로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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