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비처럼 비가 엄청 내리는 부산의 오후입니다, 덕분에 먹고사는 행상에는 지장을 받지만
차분히 내면을 돌아보기에는 그만인 시간들입니다
6월의 스페인 작곡가 편으로 부족하지만 몇곡을 올렸었는데 오늘은 등산텐트에 떨어지던
비소리처럼 영롱한 기타곡을 골라봅니다
너무도 유명하고 우리들 귀에 익은 타레가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이 곡은 그라나다에 위치한 오래전 무어인들이 만든 알함브라 궁전에 대한 인상을 담은
대단히 아름다운 곡으로 트레몰로라는 기타 주법의 대표곡인데 궁전 분수의 물줄기를 묘사한
것이라 하지요
제 생각에는, 단순히 분수를 묘사했다기보다는 궁전이 지닌 수많은 옛이야기들을 들려주는
듯하여 감상자 누구나 묘한 정취와 환상에 젖게 해줍니다
타레가는 오늘로부터 168년전에 태어난 스페인 작곡가로 아버지가 취미로 기타를 사주기도
했지만 3살무렵 어릴 때 보모의 부주의로 눈을 다친 게 음악의 길로 들어선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완전실명은 아니나 나중에 실명이 되었어도 먹고살 수 있도록 아버지가 타레가를 음악학교
에 보냈다는 것인데 당시 경비원으로 일하느라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을 아버지의 애타는 부정
에 저도 두아이의 초라한 애비로서 마음이 찡합니다ㅎ
특이한 것은, 스페인 음악의 최고 기타명인인 타레가와 로드리고가 모두 3세때 실명했다는 것
은 참 안타까운 운명의 장난이 아닐런지요..
타레가는 십대초반부터 식당 술집에서 연주하며 돈을 벌기도 했다는데 이렇게 힘든 어린 시절
을 거쳐 각고의 노력 끝에 마침내 '기타의 사라사테' 이자 '근대 기타 음악의 아버지' 로까지
불리는 스페인 음악의 거목이 되었으니 타레가 역시 인간승리의 사례라하겠습니다
저도 사춘기 시절부터 수없이 들어온 곡이라 다른 분들도 모두 귀에 익숙한 곡이리라 확신
하는데요, 스페인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도 많을 것으로 사료되는 바 그 여행의 필수코스였을
알함브라 궁전이니 기억을 되살리시면서 감상해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