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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2016 글로벌문화콘텐츠학회 하계학술대회, 2016.7, pp101-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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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몸짓언어 연구 - 시바를 중심으로
-몸짓언어란 일정한 형태의 몸동작이 기호로서 기능하여 체계적, 구체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몸짓을 무의미적 몸의 움직임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일
정한 기호적 체계 속에서 언어적 의미를 표출하는 것으로 보는 개념이다. 본고는 이러
한 몸짓언어연구에 있어 타 문화권 나라 중에서도 인도를 그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인
도는 동양에서 가장 오랜 전통의 문화권이며 몸짓언어의 본질을 예술로 형상화 한 요가
와 무용에 관해 고도로 양식화된 특유의 몸짓언어들이 전승되어 왔다. 뿐만아니라 수
많은 신들의 이야기를 인간의 삶으로 끌어들여 이야기를 만들고 그것을 몸짓을 통해 표
현하고 있기에, 인간이 가진 몸짓의 본질을 가장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인도 몸짓언어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요가와 인도무용의 공통기원인 ‘시바’에 대해 알
아보고 시바 활동의 본질이 나타나있는 ‘나트라쟈’형상물을 해석해 보기로 한다.
2. 시바의 내향적, 외향적 몸짓언어
인도 몸짓언어에 관한 전통은 그들 문화권의 ‘신화’에서 비롯되며 ‘요가’와 ‘무용’은
인도 몸짓언어를 대표한다. 이것은 인도의 몸짓언어연구에 있어 수많은 신들1) 에 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하며 요가와 무용의 근원을 잇는 신에 대한 고찰 또한 필요하다. 그
렇다면, 이 모든 전제를 이어주는 신은 누구일까. 그것은 바로 시바2)이다. 시바는 인
1) 인도 신은 베다 신과 힌두 신으로 크게 나뉜다. 베다에 등장하는 신들 가운데 대부분은 하늘·땅·태양·새벽·
바위·산·비·천둥·번개와 같은 여러 가지의 자연물과 자연 현상의 배후에 있는 신비적인 힘을 신격화 한 것이
고 힌두 신은 브라흐마·비슈누·시바 등 삼 신이 주신(主神)이다. 베다의 신은 아리아 족의 유목 문화가 이뤄
졌던 인디아 대륙에서 기원전 10세기경 베다를 중심으로 창출되었고,7~8세기경 현세적 이익과 관련을 맺음
으로써 힌두신을 대폭적으로 수용하게 되었다. 기원전6세기에 이르러 불교와 자이나교 등의 새로운 종교운
동이 시작되면서 베다 신들이 거의 쇠락하고 농경문화에서 행해지던 비슈누와 시바의 토착신앙이 힌두교
안으로 대략 흡수 되었다.
이은구, 2003, 『인도의 신화』, pp.1-4. 요약.
2) 시바(산스크리트어: शव Śhiva, 영어: Shiva)는 힌두교의 주요 신들 중의 하나로 힌두교의 트리무르티(삼주
신) 중의 하나이다. 시바라는 낱말은 본래 힌두교 경전 《리그 베다》에 등장하는 바람과 폭풍우의 신 루드라
(Rudra)의 별칭 또는 존칭이었다. 본래 시바는 부와 행복, 길조를 의미하는 신이었으나 후에 창조와 파괴
의 신이 되었다. 인도의 삼신 중에서의 역할은 파괴이고 자연현상의 파괴적이고 거친 면을 신격화한 것이
다. 시바를 최고신으로 숭배하는 힌두교 종파를 시바파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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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 삼신3)중 하나로 파괴의 신이다. 그는 새로운 세상의 재창조를 위해 무지한 것을
파괴시키는 활동을 한다. 이러한 시바의 파괴 활동은 곧 재창조의 행위이며 두 가지 형
태로 구현되고 있는 시바의 몸짓언어를 살펴봄으로써 시바의 존재 목적인 파괴의 본질
적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하나는 수행을 하는 위대한 고행자 ‘마하요기
(Mahāyogī)’4)의 모습을 한 시바이다. 이는 요가 아사나(Yoga asana)5)를 토대로 나타
나는 시바의 내향적 표출에 관한 근거라 할 수 있다. 고행자로 있을때의 시바는 내향적
표출로 요가를 하며 이는 몸짓 구현에 있어 매우 정적인 특성의 몸짓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춤의 왕 ‘나트라쟈(Naṭarāja)’6)의 108가지7) 의 모습을 한 시바이다. 이
는 춤의 몸짓언어를 토대로 나타나는 시바의 외향적 표출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두 가
지 의미를 추론해 볼 수 있는데 첫째, 개별적 문화로 인식되어 온 요가와 무용이 ‘시바
신앙’에 의한 근원적 동일성을 증명하며 같은 기원을 토대로 발전해 온 것이라는 점이
다. 둘째, 요가와 무용에서 나타난 몸짓언어의 특성은 본질적인 한 존재에서 내향적, 외
향적 표출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의 발견이다.
3. 나트라쟈 108몸짓 형상물 해석
앞 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시바는 춤의 왕으로서, 나트라쟈(Nātraja)로 불린다.8)
나트라쟈(Nātraja)는 춤추는 시바를 나타낼 때의 이름으로, ‘나타(Nāt)’는 ‘춤추는 이’를
의미하고, ‘라자(Rāja)’는 ‘왕’을 의미한다.9) 이러한 시바 곧 나트라쟈는 우주적 춤을 출
위키대백과사전.
3) 브라흐마·비슈누·시바 이 삼신은 삼위일체적으로 ‘삼신관(三神觀, trimutti)이라고 불리며 각각 우주의 창조·
유지·파괴를 주관한다. 이 가운데 브라흐마는 명목뿐이고 신자도 거의 없으나, 비슈누·시바 두 신은 많은 신
도를 모아 힌두교의 2대(大) 종파를 형성했다. 그리고 이에 관한 수 많은 신화가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하
나의 신격(神格)에 전승(傳承)을 달리하는 경우도 있다.
이은구, 2003, 앞의 책, p.5.
4) 마하요기(Mahāyogī)’는 고행자, 요가 수행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시바가 요가 수행자로 나타 날 때의
이름이기도 하다. 현대 요가에 이르러 ‘요기니(yogjna)’라는 말은 여성수행자를, ‘요기(yogi)는 남자 수행자
및 통상적으로 요가인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5) 아사나(āsana)는 산스크리트 어원의 ‘√ās’로부터 왔으며 ‘앉다’라는 뜻을 가진다. 이는 육체적인 의미로
서의 ‘앉은 자세’와 ‘본래의 상태를 확립하다’라는 형이상학적인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그리고 실제 수
련에 있어서도 아사나는 두 가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째, 앉아서 수련하는 사다카(śadhaka)의
‘앉다’라는 의미를 지니는가 하면 또한 요가-사다나(yoga-sādhnā,요가의 실천적 수행)를 하는 동안 사
용하는 ‘몸의 자세’를 의미하기도 한다.
박설민, 2011,「실천철학으로서의 하타요가」, 동의대학교 석사학위논문, p.28.
6) 나트라쟈(Naṭarāja)에서 나트(Nat)는 나띠야(Natya)의 준말로 예술을 하는 사람을 통칭하는 표현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춤추는 이를 뜻하며 라자(rāja)는 왕을 뜻한다. 즉, 춤의 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7) 인도 남부 치담바람에 있는 나트라쟈 사원의 외벽에는 시바 곧 나트라쟈의 108가지 몸짓이 부조상으로 나
타나 있다. 이는 시바가 우주적 춤을 출 때 파괴의 성격으로 나타낸 춤의 몸짓들이며 현재 인도무용의 기
원이 된다.
8) 본 장에서 나트라쟈(Nātraja)는 시바와 동일한 의미이다.
9) 시바의 다른 이름은 다음과 같다. 마헤슈바르(Maheśvar, 大自在天), 영광스러운 신이라는 의미의 이슈바라
(Īśvara), 세계의 종말이 올 때 만물을 파괴하는 자라는 뜻의 하라(Hara), 세계를 파괴할 때에 검은 옷을
입고 나타나 죽음을 관장하는 거대한 흑이라는 뜻의 마하카라(MahāKāla, 大黑), 머리에서 갠지스 강이 흘
러내린다는 뜻의 강가다라(Gangadhara), 가축의 주인인 파슈파티(Paśupati)라고도 일컬어지며, 뱀을 머리
에 두른 나가쿤달라 또는 해골을 머리에 쓴 문달라말라, 파괴를 즐기는 두려운 살상자라는 뜻의 바이라바,
악귀의 주인 부테슈바라, 죽음을 정복한 자라는 므리튱자야라고도 불리며, 또한 은총을 베푸는 자라는 뜻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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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끊임 없는 순환구조10)로 파괴와 창조11)를 의미하고 표출한다. 남인도 치담바람12)에
는 이러한 나트라자를 모시는 사원이 있는데 나트라자를 숭배하는 이 사원이 창건된 시
기는 12세기 촐라 왕조 때로 추정된다. 바로 이 사원의 남쪽과 북쪽, 동쪽 고푸람(문
탑)에 ‘108가지’ 시바 무용의 형상물13)이 부조상으로 새겨져 있다. 오랜 시간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문자로 옮기는 작업과 그것을 이미지화 하는 작업을 시도해 왔으며, 그것을
구체적인 몸짓으로 구현해 나가는 과정들을 통해 일부는 무용의 동작으로 구전 답습되
어 내려 왔다.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 하는 근거로 인도 예술에 있어 최고의 문헌인
『나띠야샤스뜨라』14)를 들 수 있다. 『나띠야샤스뜨라』에는 108가지 시바의 몸짓언
어에 대해 자세한 명칭과 동작 설명 등이 기술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무용 동작과 연
극에 쓰이는 32종의 몸 동작을 일일이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현재까지도 인도 무용수
들에게 교본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인도의 전통 무용15)에 일부는 원전과 동일하게 그대
로 반영되고 있기도 하다. 나트라쟈 형상물의 몸짓언어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샹카라(Śaṇkara)라고도 불리며, 땅의 주인 부바네슈바라 등 수많은 이름으로 칭송되고 있다.
10) 인도의 ‘순환적 시간관’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윤회 사상’을 뜻한다. 인도인들은 우주와 인간의 삶이 무한
히 되풀이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현재는 자신이 행한 과거 행위의 결과에 따라 결정 된 상태이며
이것은 계속적으로 ‘윤회’ 되고 있음을 믿고 있다.
11) 여기서 말하는 ‘파괴 와 창조’는 파괴 이전의 ‘창조-유지’의 상태가 이미 지나 온 상태이고, 후자인 ‘창조’
도 마찬가지로 ‘유지-파괴’가 다가 올 것을 의미한다. 즉 ‘창조-유지-파괴’의 ‘순환구조’이다. 이런 맥락에서
시바는 파괴의 신이지만, 파괴를 통한 재장조를 상징하고 있으므로 ‘파괴의 신’이라는 이름에는 비슈누신의
성향인 유지와 브라흐만신의 창조적 성향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것은 인도의 삼신 개념이 곧 하나를 의미
하는 一자 개념이기도 하다.
12) 인도 남부, 타미르나 두 주(州) 중부의 뱅갈 만에 가까운 도시. 나타라쟈를 본존으로 하는 시바 사원은
10~17세기의 수많은 건물을 보유. 본전은 10세기경 창건되고 수차례 부분적인 개수가 있었다. 동쪽의 고푸
람에는 1250년 경의 판디야 조(朝) 순다라 왕(Sundara)의 각문(刻文)이 있고 북쪽의 고푸람은 1520년경
비쟈야나가르 왕국의 크리슈나데바라야 왕(Kṛṣṇadevarya)에 의하여 세워졌다. 파르바티 당(堂)은 14~15세
기, 1000본의 기둥이 있었다는 만다파(前殿)는 17세기의 건조되었다. 위키백과, 미술대사전, 1998)
13) 여기서 시바신의 형상물은 시바신의 형상을 나타내는 동시에 시바 역사의 전승구조로 봤을 때 시바 전
승물과도 같은 의미를 지닌다.
14) 『나띠야샤스뜨라』는 바라따(Bharata)라는 성자가 창조의 신 브라흐마(Brahma)로부터 직접 전수받아 백
명의 아들들에게 가르친 경전으로 춤, 연극, 음악, 분장, 문학 등 인도 예술에 관한 백과사전적 규범서이다.
그러나 이것은 실제 존재하는 한 사람의 창작물이 아니라 인도 고대의 시학(詩學)전통에서 내려오던 것을
‘바라따’로 칭하는 많은 편저자들이 라사(Rasa)학파의 입장에서 정리한 것이다. 이는 기원전 2세기에서 기
원후 2세기 사이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되며, 수세기 동안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형성된 인도 극학(劇學)
전통의 최고 경전이며 동양예술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이재숙, 2004, 『나띠야샤스뜨라』, 소명출판, p.25.
15) 인도의 전통 무용은 그 기원이 되는 지역에 따라 여덟 가지로 나뉜다(Tamil Nadu) 지방의 바라타나티얌
(Bharatanatyam), 께랄라(Kerala), 지방의 까타깔리(Kathakali), 마니뿌르(Manipur) 지방의 오딧시
(Odissi), 안드라프라데쉬(Andrapradesh) 주의 쿠치뿌디(Kuchipudi)와 께랄라 지방의 모히니아땀
(Mohiniattam)이 전통춤으로 인정되어 포함되었다 1952년에 설립된 인도국립기관인 상기트 나딱 아카데미
(Sangeet Natak Akademi)는 2002년, 아쌈(Assam) 지방의 사뜨리야(Sattriya)도 전통춤에 포함되켰다.
임은주, 「인도 전통춤 까탁댄스의 공연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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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나트라쟈 형상물16)
첫째, 펼쳐진 사위의 왼손 위에 들고 있는 것은 최고의 장고 다므라를 볼 수 있다.17)
이것은 언사의 전달수단이며 계시와 전승과 주문과 주술 및 신적인 진리를 전달하는 수
단인 소리를 뜻한다. 게다가 인도에서는 소리가 다섯(五大) 원소 중 첫 번째 요소인 에
테르와 연관되어 있다. 에테르는 신적인 실체의 근원적인 현현인 동시에 가장 정묘하게
편재되어 있는 현현이다. 그것으로부터 우주 진화의 모든 다른 요소들 즉 공기, 불, 물
그리고 흙이 전개된다. 따라서 다므라는 태초의 우주 발생적 힘 속에 있는 절대자의 생
산적 에너지인 최초의 진리를 잉태한 창조의 순간을 의미한다.18)
둘째, 펼쳐진 사위의 두 손에 각각 들고 있는 장신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른손
은 『나띠야샤스뜨라』9장에 기록되어 있는 손 제스춰 가운데 아르다찬드라
(ardhacandra-mudrā)라는 반달을 의미하는 제스춰를 취하고 있으며 그 위에 올려진
것은 불꽃이다. 불19)의 일반적 상징은 죽음, 파멸, 소멸이다. 또 불은 <지상의 태양>
이라고 하며, 수정력이나 정화력 등의 속성이 태양과 같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여기
에서의 형상의 의미는 창조와 파괴라는 이율배반적인 요소를 함께 가진 종합체로 파악
된다.20) 즉 불이 가지고 있는 낮은 차원의 상징은 태워버림으로써 파괴를 위한 파괴가
되는 것이지만 의식적 차원에서 파괴는 창조를 위한 파괴로 이는 곧 재창조를 목표로
둔 파괴를 의미한다.
이를 통하여 결과적 의미를 도출해 보았을 때 장고를 든 팔과 불을 든 팔은 각각 창
조와 파괴의 상극 지점에 있으나 우주적 무용의 경쾌한 에너지를 서로 주고 받으며 새
로운 세계의 창조를 구현해 나가고 있음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안쪽으로 겹쳐진 사위의 두 팔과 손 제스춰는 손목 부위에서 함께 모아져 있지
만 그 각각의 의미하는 바는 다르다. 보는 이의 중앙에서 보면 팔을 둥글게 굽혀 손바
닥을 앞으로 내밀어 보이고 있는 동작은 ‘두려워 말라’는 동작(abhaya-mudrā)을 취하
16) 이은구, 2003, 앞의 책, p.202.
17) 이것은 형상물에 따라 조금씩 크기와 모양이 다르며 학자들 마다 ‘장고’외에도 ‘북’, ‘소고’등의 해석이
있다.
18) 하인리히
....<이하본문;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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