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서당에서, 훈장님의 강독이 끝난 시점에 학생들 간에 토론이 벌어졌다.
김: 어찌하여, 공자님은 이 세상의 모든 이치를 다 알게 되신 걸까?
이: 아마도 ' 태어나면서부터 그렇게 된 것이겠지.
박: 에이, 말도 안 되는 소리.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이: 아니야, 옛 사람들도 공자님을 두고 '生而知之(태어나면서부터 알게 되었다)'라고 했다지 않아 ?
박: 네가 지금 제정신이니?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
이: 아니, 그러니까 (우리와는 다른)공자님이지 !
학동들의 토론을 지켜보던 훈장님께서는
그래, 자네들의 이야기 잘 들었네, 다만, 나도 '공자님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야. '生而知之'라는 말도, ‘태어나면서부터 알았다’로 해석하기 보다는, '살아가면서 배워 알게 되었다'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이야. 그리고 공자님께서 학문의 높은 경지에 올랐던 비결은, 단지 이 세 마디에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야. 박학지(博學之), 심문지(審問之), 신사지(愼思之), 즉 공자님은 공부하실 때의 그 자세가 남달랐다는 것이지.
곧, 공자님은 평소, 널리 배우려고 애를 써서, 책을 많이 읽거나 남의 말을 듣기에 열심이었고, 공부를 하다가 문득 의문이 생기면, 그것이 풀릴 때까지 묻기를 그치지 않았으며, 말을 할 때는 한마디라도 조심하여, 가려서 하셨다는 말씀이야.
그러니, 내 생각엔, 누구든 저 말의 뜻을 분명히 알고, 굳은 심지로 노력한다면, 못 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야.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저런 경지를 스스로 터득하지 못하고, 그저 공자님의 흉내만 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그게 걱정이란다. * 그림은 강원도 동해시 북평여고의 교정에 있는 '공자님의 어록비'
발로 쓴, 한국의 인문지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