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에서 온 다이아나가
자신은 아메리칸이라고 소개를 하자
프랑스 남자 제프가 진지하게 질문을 하였다.
" 당신은 진실로
오리지널 아메리칸이라고 생각하는가 "
그때 다이아나의 대답은
콜로라도에서 태어났지만
"아니다" . .. 라고.
자신의 엄마는 미국인이지만 아버지가
미국인이 아니었다고 . . .
노우 . . . 라는 이 말이
그가 원하는 대답이었을까?
다이아나에게 끝까지
그녀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하는
프랑스 남자 제프
백인 특유의 야비한 느낌이 든다.
나의 과민한 반응일까?
.
.
.
- 시루에나 팬션의 저녁식사중에-
벤토사에서 시루에나까지
순례길 13일차
이른 아침
동녁의 하늘이 붉게 물들며 세상이 밝아온다.
숙소에서 제공되는 간단한 아침식사를 한 후
다시 길 떠날 준비를 한다.
오늘의 목적지는 산또 도밍고로 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이건 희망사항
나의 체력이 어느 마을까지 허락될 지는
내 자신도 모른다.
항상 생각하기를
절대 무리하지 말자.
힘들면 그 자리에서 멈추고
쉬었다 떠날지라도 . . .
어제 미리 보아 두었던
순례자 길을 찾아
동네를 벗어난다.
포도밭이 있는 길을 걸으며 . . .
사과나 포도송이를 신문지같은
종이로 보호 하는 것은 보았는데
포도나무 줄기를 땅밑에서 보호하는 모습은
처음이기에 신기해~
어제는 가랑비가 부슬부슬 뿌리던 날씨였는데
오늘은 화창하고 맑다.
상쾌하고 기분 좋은 아침
축복의 하루.
조용한 시골길
순례자 한 사람이 스쳐간다.
자갈길 언덕
아직은 아침 시간이어서인지
가뿐하게 통과하고 . . .
천천히 걷고 있는 나의 옆을
한 여성 순례자가 지팡이를 옆으로 들고
등엔 작은 백팩만을 매고 지나간다.
가볍게 걷고 있는 모습
살짝 부러운 마음~
평탄한 황토색 흙길
저 멀리서 보이는 건
정보통신망
저 길다란 깃대봉에
가까워질수록
나헤라 마을이 곧 나타날 것 같은 기대감.
길위에 양말 한 컬레가
빨래집게에 꼿아 있는 채 떨어져있다.
어떡하지?
이 양말을 땅에 그대로 두고 간들
주인이 되돌아와서 찾아갈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고 내가 주워서
주인에게 전해줄 수 있는 방법도 없고?
내 생각엔
포도밭을 지날 때
내 옆을 스쳐가던 홀로 걷던
그 순례자의 양말인 것 같은데
내 걸음속도로는
그 사람을 따라 갈수도 없고?
갈등끝에
일단 양말을 주워서
사람들의 눈에 보이도록 배낭옆에 끼워둔다.
길에서 음식을 파는 푸드트럭
아침시간에 내 옆을 스쳐가던 두 사람의 순례자들이
그 트럭에서 무언가 먹으며 쉬고 있기에
양말을 보여주며
당신들의 양말이냐고 물으니까
아니다? 라고.
그럼 당신들의 발걸음이 나보다 빠르니까
당신들이 양말 주인을 만날 가능성이 많아보인다며
양말을 전해주는데
순순히 오케이 . . . 한다.
누구의 양말인지 모르겠지만
주인의 손에 무사히 들어가기를 빌며 . . .
한참을 걷다가 도착한 곳.
길의 한켠에 보이는
마치 신라의 석굴암과 비슷한 모양의
돌로 된 형상?
이 곳은 롤단의 언덕이며
롤단이 이 곳에서 무슬림의 거인 페라구토를 돌멩이로 맞혀서
죽였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라고 . . .
이 롤단의 언덕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지나가는 순례자들에게
상징적인 장소가 되고 있다고 . . .
전설일지라도
작은 자가
큰 자를 물리칠 수 있다는 교훈이 있기에
나름 좋은 것 같다.
그 안이 궁금해서
들어가 보니
이렇게 여러 돌들이 붙여져 있고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그 중에 인상적인 이미지를 보며 . . .
캄캄한 밤하늘
혹은 우주속의 별들의 모습
아마도
별들의 벌판인
산티아고를 표현한 듯~
조금 더 걸으니
맑은 물가가 나온다.
근처에 몇개의 벤치가 있고
몇몇의 순례자들이 쉬고 있었고 . . .
내가 길을 따라 걷고 있는데
그들이 큰소리로 나를 부르며
그 길로 걷지 말고
잔디밭을 가로 질러 가라고
가르켜 준다.
덕분에 정상적인 루트 이탈하여
길 아닌 길로 건너가는 묘미에
손 흔들며
감사하다는 말 대신에
부엔 까미노~
그들이 가르켜주는 길을 가로질러
나오니 길은 공장옆을 향해 이어져 있다.
나헤라 마을을 향해 걷는 중에
길 담벼락에 시 같은 글들이
빼곡히 적혀 있길래 . . . .
글은 잘 이해를 못할지라도
이 길에서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길 가는 순례자들의 축복을 비는
내용일 것 같다?
순레길을 걸으신
어느 신부님이 지으셨다는
글의 내용이 궁금해서 인터넷을 서치하여
해석된 글을 옮겨본다.
<Peregrino ¿Quién te llama?>
순례자여 누가 그대를 부르는가?
Polvo, barro, sol y lluvia
es el camino de Santiago
millares de peregrinos
y más de un millar de años.
Peregrino ¿Quién te llama?
¿Qué fuerza oculta te atrae?
Ni el Campo de las Estrellas
ni las grandes catedrales.
No es la bravura Navarra
ni el vino de los Riojanos
ni los mariscos gallegos
ni los campos castellanos.
Peregrino ¿Quién te llama?
¿Qué fuerza oculta te atrae?
Ni las gentes del Camino
ni las costumbres rurales.
Ni es la historia y la cultura
ni el gallo de la Calzada
ni el palacio de Gaudi
ni el Castillo Ponferrada.
Todo lo veo al pasar
y es un gozo verlo todo
mas la voz que a mi me llama
la siento mucho más hondo.
La fuerza que a mi me empuja
la fuerza que a mi me atrae
no se explicarla ni yo
¡Sólo el de Arriba lo sabe!
먼지, 진흙, 태양 그리고 비
이것이 산티아고 가는 길이다.
수많은 순례자들이
수 백 만년의 세월동안 이루어온 길.
순례자여, 누가 너를 부르는가?
너를 이끄는 이 알 수 없는 힘이 도대체 무엇인가?
별이 빛나는 벌판도 아니고
대성당들도 아니고
나바레 사람들의 용감성도 아니고
리오하 지방의 포도주도 아니고
갈리시아 지방의 해산물도 아니고
까스티야 지방의 들판도 아닐 것이다.
순례자여, 누가 너를 부르는가?
너를 이끄는 이 알 수 없는 힘이 도대체 무엇인가?
까미노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아니고
시골 풍습들도 아니고
역사나 문화도 아니고
깔사다의 수탉도 아니고
가우디의 궁전도 아니고
폰페라다의 성채도 아닐 것이다.
지나가면서 나는 이 모든 것들을 보았네.
물론 그런 것들을 보는 것은 기쁜 일이었지.
그러나 나를 부르는 음성,
그것은 내 깊은 가슴속으로부터 오는 것이라네.
나를 뒤에서 밀어주는 힘,
나를 이끌어주는 힘,
그것이 무엇인지를 나는 설명하기조차 어렵네.
단지 하늘에 계신 그 분만이 아실뿐.
- 출처: Web-
나헤라 마을 도착하기 전
쉼터가 나타났다.
Agua Fresca
맑은 물이 있다는 글자 아래
눈에 띄는 태극기 모습
날짜를 보니
그 누군가 이 길에서
나보다 며칠 앞서 걷고 있는
한국인이 있는가보다.
아무튼 대단한 한국인임엔
틀림없는 듯 . . .
쉼터의 주변은
아기자기 꾸며져 있고
좋은 물이 있다는 글자 같은데
물이 나오지 않는다. ?
다행히도 오전시간이어서인지
갈증을 느끼지 않기에
다시 길을 걷기 시작
.
.
걷다보니
어느 새 도시느낌이 풍기는
나헤라 마을안으로 들어왔다.
로터리에는
작은 분수가 시원스럽게 물을 솟구치고~
나헤라 마을은
입구에서부터 마을을 나오기까지
계속 자동차길을 따라 걸어야 한다.
그 복잡한 길을 벗어나는 순간
다리가 나오고
다리 아래에
시원한 나헤리아강이 흐르고 . . .
이 풍경을 보니
그만 이 곳에서 머물고 싶은 생각이
충동적으로 밀려온다.
더구나 눈앞에 괜찮아 보이는 호텔도 보이고?
그러나 마음과 달리
나의 발은 계속 전진을? @~~
붉고 커다란 바위산을 끼고 있는 나헤라는
라 리오하주의 주도였다고 . . . .
다리를 건너 순례자 표시를 따라 길을 걸으며 . . .
동굴속을 들어갔다 나왔다
미로를 따라 걷는 것 같은 착각이 들고 . . .
좁은 미로를 빠져 나오니
나헤라의 상징인
기사들의 회랑이 있는 광장앞에 도착.
산타 마리아 라 레알 수도원앞에
무슨 행사가 있는 듯
사람들이 부스를 만드는 모습이 분주하게 보인다.
이 광장에서
무슨 이벤트가 있는걸까?
궁금한 마음 가득하지만
머물지 않고 계속 전진 . . . .
나헤라 마을의 외곽쪽에 있는
산따 마리아 수도원의 정경
수도원 시계탑은
오후 1시 10분 전을 가리키고 . . .
뜨거운 태양이 머리위에서 빛나는 시간~
수도원 벽에 새겨있는
두 천사들을 보았다. 검을 들고 있는 . . .
그대는 세상에
천사가 있다고 믿으시나요?
네.
저는 천사들이 세상에 있다고 믿습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보이지 않는 날개를 단 천사들을
여러번 만났으니까요.
나헤라 도시를 벗어나
다른 마을을 향해 걷는다.
언덕을 오르면
길은 이어져 있다.
구불구불 . . .
산티아고까지
581킬로
숫자가 줄어들지 않는
이 느낌은?
먼 산에 눈이 보이고 . . . .
흙길이 아닌
포장된 길을 걷다보니
또 다른 마을 도착.
아소프라
마을에 도착하며 . . .
Bar 가 있기에
일단 쉬어가기로 한다.
동네에 도착하면
Bar나 카페가 보이면
그 곳에서 쉬는 걸 우선으로 한다.
왜냐하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기에 . . .
그런 후
등산화를 벗고
양말 두컬레도 모두 벗고
발을 말리는 일을 하곤한다.
이런 중요한 일을
처음부터 시행하였더라면
물집이 덜 생겼을텐데
나중에서야 터득하게 된
놀라운 나의 비법?
에휴~
그럼에도
물집은 계속 생기고
또 굳어져 가고
또 생기고 . . .
그러다가
물집이 생기든가 말든가~
하다가 . . .
물집마저도
내 육신의 한 부분이 되어버린 것 같아~
바에서 물 2병을 구입한 후
다시 길을 떠난다.
마을을 벗어나기 전 호텔이 보인다.
오늘따라 몸이 지쳐가기에
여기서 그만 쉴까?
하는 마음에
문을 열려고 하는데
안에서 잠겨져 있는지 열리지 않는다.
문을 쿵쿵 두드리니
잠시 후 사람이 나오기에
방이 있냐고 물으니
방이 딱 하나 남았다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 . .
안으로 들어가니
분위기가 아주 이상하다.
일반적인 민박집 모습도 아니고
고대 영화에 나오는 캄캄한 동굴같기도 하고
뭔가 찬 기운이 으스스~ 하게 느껴지는 게
여기서 쉬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난다.
문을 열어 준 호텔직원에게
머물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하니
그 직원모습이 마치 감정이 없는 로보트처럼
무표정. @~~~
무언가 홀린 것 같은 호텔을 나와
다시 길위에 오른다.
그때에는 잘 몰랐는데
다음 마을의 시루에나에 비하면
아소포라 마을은
참으로 훌륭한 마을이었다.
그 이유는 시루에나는
순례자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는 마을이었지만
아소프라 마을엔
순례자를 위한 알베르게며 성당등이 방문하기
쉬운 곳에 위치한것 외엔 다수 등등
아소프라 마을에서 약 1킬로미터쯤 걸었을 때 보았던
돌로 세워져 있는 탑
원주라고 부르는데
이 원주는 땅에 정의를 세우는 칼을 연상시키며
악당들이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경고하는 역할을 하였다고 전해진다는데 . . .
과연 악당들이
이 돌기둥을 보면서
선한 마음으로 변하였을까?
돌기둥에 세월의 흔적이 내려앉은 모습을 보며 . . .
억겹의 세월이엇을지
순간의 세월이었을지
지금 이 모습은
그 무엇으로도 형용할 수 없는
신성함이 느껴진다.
아소프라 마을부터
다음 마을인
시루에나까지엔
아무것도 없다는 가이드북의 설명대로
이젠 그저 길속으로 빠져들어갈 뿐.
조금씩 경사진 길을 오르며 . . .
길 좌우의 억새풀들의 하모니~
여름이 다가오는 계절인데
가을을 느끼다니?
순간 센치해지는 마음은 뭐람?
상황은 영 아니건만......?
길 어디쯤 코너를 돌을 때
바위 위에 올려져 있던
분홍 꽃 한송이
누가 이토록 예쁜 꽃을 올려놓고 떠났을까?
나도 모르게 환해지는 마음~
꽃 한송이만 보아도
잠시나마 피곤함을 잊을 수 있는
꽃의 위로와 응원~
황토 흙길
그 사이의 이름모를 풀들의 행렬
시간은 늦은 오후
이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길을 걷는다.
걸어야 한다.
걷기 위해서
나는 이 길을 선택하였고
지금 이 길위에 있지 않는가!
귀에 꼿은 이어폰으로 조용히 흐르는 음악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이
풀잎되어 젖어있는 비애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사랑은 또 처음에 의상으로 돌아올까
우체국에 오는 사람들은
가슴에 꽃을 달고 오는데
그 꽃들은 바람에 얼굴이 터져 웃고 있는데
어쩌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얼굴을 다치면서라도 소리내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우울한 샹송- 길은정
지금 이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노래겠지만
그녀의 음악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노래에 의지하면서
한발 한발 걷는다.
한 걸 음
한 걸 음
언덕을 오르며 . . .
땀이 얼굴에 줄줄 흐르다가
짠 물이 눈안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
.
.
계속 걷다보니
푸르디 푸른 들판이 시야에 나타났다.
우와~~아~
탄성 한번 지르고~~
스틱을 잡은 두손에 힘을 빼며
숨 한 번 크 게 쉬 고
휴~
자갈이 있는 오르막길을 오르며 . . .
비가 올려는지 후덥지끈한 기온.
또 오른다.
힘을 내어서 . . .
아. 이젠 에너지가 모두 고갈되어 가는 것 같다.
내 가 사 람 인 가
움 직 이 는 물 체 인 가
육 신 은 그 만 걸 으 라 는 데
영 혼 은 흐 느 적 거 리 며 춤 추 는
광 대 인 가~
언덕길을 오르고 나니
나타나는 그린필드
저 멀리에서 골프하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들이 보인다.
평화로운 그림처럼 느껴지는
늦은 오후
일상의 한 부분은 평화가 있는데
길을 걷는 인생은
육신과의 버거운 실랭이로
끙끙 거린다.
나도 이 여정이 끝나면
골프장의 사람들 보다 더 평화로운
일상을 만들리라 . . .
암~만~~~
마을 길로 들어서니
시루에나 마을 표지판이 보인다.
참으로 반갑다.
아~
이제 다 왔나보다~
사실은 산또 도밍고까지 걷고 싶었는데
산토 도밍고까지는
앞으로 6킬로미터를 더 걸어야 한다고 . . .?
그럼 2시간을 더 걸어야 하는데
그 길은 그냥 평길이 아니라
산을 넘어야 한다.
이 상태로는 아무래도
오늘은 이 마을에서 머물어야겠다.
이미 몸이 파김치가 되어버린 상태인지라 . . . .
이 마을에 머물기로 결정하였으니
무엇보다 숙소를 찾아야 한다.
그런데 마을에 사람도 안 보이고
지나가는 자동차도 없을 뿐더러
그 아무것도 움직이는 물체는 보이지 않는다.
움직이는 물체는
오로지 나 혼자
마치 꿈속에서
가위 눌린듯한 그런 이상한 느낌?
숙소를 찾는 중에
발견한 샘터와 벤치
갈증이 심한 나는 물부터 찾는데
물이 나오지 않는다.
입술이 바싹 마른 채
벤치에 가서 털석 주저 앉았다.
얼굴은 온통 일그러지고
몸은 흐늘흐늘
도마위에서 이리저리 흐느적거리는
인간 해파리가 되어
벤치에 주저앉아
목사방을 두리번거리면서 본 풍경
집들은 아름답건만
카페나 바
혹은 알베르게나 호스텔
무슨 팬션같은
아무런 안내표시도 보이지 않을 뿐더러
어디에 있는지도 알수 없고 . . .
더구나 거리엔
사람은 고사하고
움직이는 길고양이조차도
안 보이니~ ^^;;
한참을 앉아 있는데
마침 어느 한 가족이 그 앞을 지나간다.
그 가족들에게
알베르게가 어디 있냐고 물으니
한참을 더 올라가면 알베르게가 나온다고
계속 올라가라고?
숙소를 찾아가는 중
부부가 집을 짓는 모습을 보며 . . .
산티아고 순례 길을 걸으며
수 없이 스쳐가는 집들
집에 대해 관심이 많은 나는
집들을 볼때마다 그 자리에 머물면서
여러 생각들을 하곤 했다.
세상에서 소중한 말 가운데 하나인
'집'
집을 왜 보금자리 . . .라고 하는지
새삼스럽게 이해가 되고 . . .
그들만의 보금자리를 짓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인다.
아 . . .
그러나
오늘 하룻밤 묵을 나의 보금자리는
나타나지 않고 . . . .
한참을 걸은 후에
알베르게 안내표지판 발견
버진 과달루페 알베르게
이 알베르게에 대해서 리뷰를 읽었을 때
그리 좋지 않았기에
잠깐 생각하다 패쓰 . . . .
떠내려가는 강물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지만
이 마을에 또 다른 알베르게에 대한 홍보글을
걸으면서 보았던 기억이 나기에
그 곳으로 들어가지 아니하고 . . .
나헤라 마을을 떠나면서
종종 길위에서 보았던
꼬마 순례자가 길을 걷는 형상의
알베르게를 찾아간다.
드디어
저 멀리에 건물이 내가 찾던
빅토리아 사립 알베르게.
마을 끝이기도 하고
길의 끝에 위치하고 있었다
시루에나 마을입구에서
한시간을 더 걸었나보다?
빅토리아 알베르게 도착하니
마침 저녁식사 시간이 다 되었다고
바로 식사장소로 내려오라고?
그래도 샤워는 해야겠기에
샤워를 하고 자리에 가니
아는 사람들이 많다?
사진속 오른쪽에 활짝 웃고 있는 제인이
나를 알고 있다고?
어디서 나를 봤냐고 하니
우테르가 알베르게에서 보았다고?
그리고보니
와이파이 비번을 알려주었던?
그렇다고 한다?
"아, 그랬구나~
그때 콜로라도에서
사촌끼리 산티아고 길을 걷는다고 하였었지?"
기억을 한 나는 반가운 인사를 하고 . . .
무엇보다
낯익은 얼굴은
어제 벤또사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하였던
프랑스의 크리스토프와 제프 두 사람이
이 곳에 먼저 도착해서
나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파란색 반팔입은 프랑스 남자 제프가
미국 콜로라도에서 온 다이아나에게 예리한 질문을 하는 중
다이아나는 흑인인데
자신은 아메리칸이라고 소개를 하니까
제프가 진지하게 이런 질문을 하였다.
" 당신은 진실로
오리지널 아메리칸이라고 생각하는가 " 라고. . . .
그때 콜로라도에서 태어났다는 다이아나의 대답은
"아니다" . .. 라고
자신의 엄마는 미국인이지만 아버지가
미국인이 아니었다고 . . .
노우 . .라는 이 말을
프랑스 남자 제프가
원하는 대답이었을까?
다이아나에게 끝까지
그녀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하는
프랑스 남자 제프
백인 특유의 야비한 느낌이 든다.
닭 가슴살 구이로
저녁을 먹으며 . . .
앞에 앉은 크리스토프씨가
빨간색 고추 절인 음식을 권하며
이걸 많이 먹으라고?
할리피뇨는 아닌데 맛이 괜찮았다.
느끼한 고기에 잘 어울리는 맛~
저녁식사를 마친 후
빅토리아 알베르게 바로 앞에 있는
들녁을 바라보며 . . .
오후 8시가 넘은 시간인데 아직 햇살이 조금은 남아있다.
구름이 낮게 내려오고 . . .
시루에나 마을의 성당에도 가 보고 싶었지만
오늘은 다리가 아파서
더 이상 움직이는 게 힘들다.
이른아침부터 저녁시간까지 걸은
28킬로미터
걸음수가 3만8천보를 넘었다.
우~~
생애 처음인 듯 하다.
이토록 땀을 많이 흘리면서
아무도 없던 시골 언덕길을
홀로 걸었던 건
.
.
.
벤토사에서 시루에나 마을까지
순례길 13일차를 마치고
4/30/2015
- 별 빛 속 을 걸 으 며 -
+ + +
오늘이 2020년 마지막날인 12월 31일
저의 산티아고 순례여정도 초반을 넘어서게 되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는데
응원해 주신 분들과
함께 해 주신 회원분들에게 감사 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 산드라 드림-
첫댓글 새해
순례자의 글을 읽으니 올해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 하고 생각나게 합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가길 기원해 봅니다.
새해. . . 아직은 낯설지만
내일이면 어김없이 시작될 새날을 미리 불러보는 마음도 괜찮은 듯 합니다.
저는 진정한 순례자는 아니지만 그 루트 이름이 공식적으로 순례자길 이라 하기에
순례길.....이라고 적었을 뿐이죠.
라니콘님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산드라님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도 산드라님의 남은 여정이 이곳 카페에서 계속되어지길 바랍니다.
코스모스님의 응원으로 계속 가는 중이랍니다.
언젠가 코스모스님도 그 길 오르실 때
저도 열심히 응원할거니까요~
코스모스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빌어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와우~~
해를 넘겨 2년.....벌써 그렇게나 시간이 많이 흘렀나요? @~
요즘 세계적 상황으로 외부생활이 원활하지 못함으로 올리마님이
안달이 많이 나신 것처럼 댓글에 적으셨지만
이미 한국에서 수 많은 산을 다 등반하시고 ....
뿐만 아니아 금수강산 여행까지.......??
그럼에도 순례여정을 함께 해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마지막 문구는 ..... 진정으로 그 어느 시인의 글보다 보석처럼
영롱하게 새겨집니다.......지나온 길가에 뿌려진 땀방울......(감동이 저절로~!)
올리마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빕니다........*^^*
이미 한국은 새해 새벽입니다. 산드라님 글 때문에 하루가 즐거운 사람입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계속 글 올려주세요.
한국은 새해가 밝았군요?
여기는 정오를 넘은 한낮이랍니다.
아직도 2020에 머물고 있는데 이 날짜가 지나가기전에
못하였던 숙제를 해야 할텐데 ... 하는 조바심도 좀 있구요.
하지만 덤덤한 마음으로 송구영신 새해 맞이하고 싶어요~
저도 아르테미스과 함께 하였던 산티아고 여정에 기쁘답니다.
새해에 더욱 건강하시고 평온하시길 빕니다.........*^^*
마치 제가 3만8천보를 해낸듯
그 성취감에 도취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봅니다.~~
바위위 예쁜 꽃한송이, 디디는 발자욱마다 동행하신 하늘에 계신자를 헤아려보는 마음이 쏟아지는 별만큼 가득합니다.
^^
비록 물집에 후시딘을 도배를하며 다녀야함을 충분히 인지했기에 나도 못할것없다는 강인함이 샘솟고 있읍니다.ㅎ
여기 시드니는 6시 1일 2021
매일 아침 멋진 사진과 글을 만나는 즐거움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감사합니다. ♡
Happy New Year!!!
3만 8천보 . . . 제 생애 첫 기록이었는데
제니님은 저보다 더 많이 걸으셨던 적이 있으시리라.....생각해 봅니다.
그 바위 위에 올려져있던 진분홍 꽃 한송이만 보아도
환해지는 마음......그런데 한편으로는....그 꽃은 제단의 희생양처럼 느껴졌는데
그건 나중에 들었던 생각이었죠.
시드니도 새해가 환하게 밝았군요~
제니님도 2021 새해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을 기원합니다.
새해벽두에 첫번째 맞이하는 카페의 글이 산드라님의 여정길인데 힘들어서 혼났습니다 ㅎㅎㅎ
힘들게 시작했으니 앞으로의 1년은 웬만한 시련이 닥쳐도 쉽게 헤쳐나갈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으로 아직은 New Year's Eve를 기다리고 있을 fake 아메리카노 산드라님에게 Happy New Year & 엄지척!^^
저는 12월 31일 마지막의 순례기인데
서울에 계시는 윤님은 새해 벽두에 대하는 시간차.....
같은 글이라도 아침에 읽는것과 오후에 읽는 것,
그리고 하루일과를 마치고 느긋한 마음으로 저녁에 읽는 것과 느낌이 다를것인데
윤님은 꼭두 새벽에 이 글을 대하신다니.....? 저에겐 영광이오나
오늘 일정은 힘든 하루였기에........새벽부터 힘드심에 괜시리 미안함이 들어요~ㅎ~
Fake 아메리카노~ . . .
그쵸........겉모양도 동양인이고 한국인이니........
그래도 그 여정중에 파란색 독수리 여권의 위력(?) 그 덕은 좀 보긴 하였답니다.
이미 윤님도 다 겪으셨을 듯 한........
캘리포니아에서 왔다고 하니....... Something.....More............^^
팬션으로 가득찬 시루에나 마을에는 골프장이 있어
그곳에는 휴가객들을 맞는 팬션들만 있다고 하더군요.
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다 다음 숙소에서 다시 만나면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을 만난것 처럼 많이 반갑더군요.
사람들도 제각각 이어서 대화하기가 힘든사람도 있는데,
그 프랑스사람, 많이 밉네요.
아무튼 길위에서 많은걸 느끼고 많은걸 배운것 같애요.
다시 가보고 싶은 그길........^^
아. 그 마을은 그런 곳이었군요?
분명 호텔같은 건물 혹은 팬션이 보이던데
도무지 문이 안 열리고.......인기척이라곤 없었는데
순례자들하고는 무관한 마을이었나봅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 . 다음 숙소에서 다시 조우하기도 하고 . . .
그럼 서로 반가워하는 모습들이 오래전 알았던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하구요.
그 프랑스 사람. . . 끈질기더군요.
길을 걸으며 이런 저런 각국의 사람들과 마주하다보니
다양한 사고방식을 가졌다는 걸 느끼곤 하였답니다.
엄지님은 이미 2번이나 걸었던 그 길
다시 가고 싶으시다니.......아......얼마나 좋으셨으면.......*^^*
우선 새해는 이미 누리시는 복에 복을 더하는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걷기를 숨쉬기와 같은 것으로 간주하는 제게는 길 위에 있을 때 가장 자유롭고 행복합니다. 한국에서 나고 미국이란 땅으로 베이스 캠프를 옮겨 같은 고장에 사시는 산드라님의 길 위의 여행기에 눈과 마음을 모아 동행해 봅니다...
걷기를 숨쉬기처럼......길위의 행복......완전 까미노 체질이신듯~ 아톰님은............^^
한국은 30대 중반까지 머물고 지금까지 미국에 터를 잡고 살고 있지만
언젠가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랍니다. 고국에 가면
전국 여기저기 캠핑카 아니더라도 비슷한 큰 밴으로 유랑하고픈 꿈........그 소원이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어요.
새해의 복을 빌어주심에 감사 드리며
아톰님도 온 가족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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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야의 종소리는 아니더라도
새해를 향한 카운트다운 되어가네요
르아님도 올해 수고 많으셨어요,
새해 더욱 행복하시고 건강을 빕니다.
산드라님이 땀흘리며 걷는 길을 검지 손가락으로만 걸으려니..마우스 사용 ㅎㅎ
갑자기 인생은 나그네 길..하는 노래 가사가 생각납니다.
존 번연의 천로역정이란 소설도 머리를 스치구요.
저렇게 주변의 경치를 즐기고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황홀한 광경이 나오면 감탄도 하고,
이렇게 걸어야 하는데, 앞만 보고 걸어오며 주변의 경치를 많이 놓치고 지나온 아쉬움이 생깁니다.
인생도 목적지에 도착해서 다시 돌아가는 길을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생각해 봅니다.
아, 인생은 나그네길......하숙생 제목이었죠 아마?
그 천로역정.......맞아요. 그 이야기처럼 길이 이어지는 듯 하더군요.
주변의 경치도 즐기고.....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소소한 대화도 나눌려면
자전거로 하는 것보다.....두 발로 걸어서 하는 게.......아무래도.......^.^
마지막 부분이 포인트네요. 인생도 목적지에 도착해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산티아고 여정은 그 마지막에서도 다시 돌아서 집에들 가던데......우리네 인생은.....
거기까지라니........이기자님이 연구하셔서 우리들 인생도 다시 리턴할 수 있도록
해 주시면 안될까요? ^^ (진지하게 적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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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집짓는 부부의 모습......귀촌??
그 부분은 전혀 생각지 못하였는데 트비렉보님의 시선은
역시 다르시네요~
집 짓는 부부 보면서......집이 얼마나 소중하고 좋은건지를
길위에서 새삼 또 깨달았어요.
여기는 이 아침 새해 맞이하였어요.
그런데 저도 잘 감이 안 오긴해요.
어제처럼 같은 시간에 기상하고.....커피 내리고.....
그리고 순례여정이야기를 이어서 올리고..........
그래도 달력은 새로 걸다보니
2021 숫자가 보이네요.
트비렉보님도
새해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
새해에도 우리에게 열심히 읽으며 함께 걷게 하여 주시는 산드라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세종시 캐빈님댁에 떡국 초대를 받고 후딱 연재를 읽고 떠날 채비를 합니다... 새해에도 쉬지 않으시고 글 올려 주심에 무한감사 드립니다....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신년축하기념으로 떡국식사초대~!
행복하셨겠어요~~^^
캐빈님은 카페 단골 모델로 기억하고 있답니다.
특별한 헤어스타일과 함께~ ^^
제 글은 후딱 읽으셨을지라도 떡국만큼은 후딱 드시지 말길요~
천천히. . . 떡국씨알 하나 하나 . . . 2021 새해가 다 지날때까지 아껴두엇다가 . . . @~~
아구아님도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