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입는 법복이란? : 판사 검사 참여관 법복의 의미와 역사
[출처] 법원에서 입는 법복이란? : 판사 검사 참여관 법복의 의미와 역사|작성자 대한민국 대법원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대법원입니다.
영화나 드라마 속 재판 장면을 보면 판사를 비롯해 몇몇 사람들이 법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누가, 왜 입고 있는지, 디자인은 똑같은 것인지 궁금하셨던 분들이 계실 거예요.
법복은 어떤 사람들이 입는 것이고, 법복을 입는 이유는 무엇이며, 언제부터 법복을 입기 시작했을까요?
법복을 입는 사람들
법정에서는 법관, 참여관, 검사가 법복을 착용해야 합니다. 법복을 입는 가장 큰 이유는 공정성, 지혜, 양심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법복을 착용한다는 것은 법관이 자신의 양심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진행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법복은 검은색일까요?
검은색은 다른 어떤 색과 섞여도 변하지 않고 검은색을 유지합니다. 이는 법복을 입은 이가 다른 것에 물들지 않고 공정성을 지킬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법복의 역사
국내 법복 도입의 시작은 고종황제
사법제도 도입 이전 조선시대에는 사법업무를 담당(형조, 사헌부, 한성부, 의금부 등) 하는 관리의 관복이 법복을 대신하였는데, 관복의 흉배에 심판자를 상징하는 전설의 동물 해치가 자수되어 있었다고 해요.
대한제국 시기 반포된 ‘평리원 이하 각 재판소 사법관 및 주사 재판 정복 규칙(1906년)’을 보면 재판장, 판사와 판사 시보는 자색 반령과 자색의 속대, 금제 방뉴를 하고, 흑색화를 신고 오사모를 착용하게 하고 있었지만, 정작 법복을 반드시 착용했단 기록은 찾아볼 수 없어서 착용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출처:법복의 조형성에 대한 연구, 금기숙, 조효숙(1998))
일제 강점기 : 오동나무 꽃 수놓은 법복
실제로 법복을 착용하기 시작한 것은 1920년 [조선총독부 재판소 직원의 복제에 관한 건]이 시행되면서입니다.
당시 법복은 검은색 바탕에 오동나무와 당초무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여기서 오동나무 잎과 꽃은 일본 왕실 전용 문장에 사용하는 것으로 왕의 친임관임을 보여줍니다. 조선총독부 휘장에 사용된 무늬도 오동나무 잎과 꽃이었어요.
광복 이후
1945년 광복이 되면서 일본식 법복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일제 강점기 법복에 새겨진 오동나무 문양이 일본 왕의 친임관임을 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광복 후에는 착용하지 않고 법관 개인의 깨끗한 옷을 착용했습니다.
당시 판·검사들은 정해진 법복 없이 두루마기나 양복 등 다양한 옷을 착용하고 법정에 들어섰습니다.
짝짝이 구두에 떨어진 양복을 입은 대법관들이 태반이었지만 오히려 그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초대 법무부 장관 이인(1896~1979)
한국 최초의 ‘무궁화 무늬 법복’ 도입
첫 번째 법복과 법모를 착용한 법정의 법관
(출처: 법원사람들 2013년 3월 호)
1953년 대법원이 [판사·검사·변호사 및 법원 서기 복제 규칙]을 제정하면서 다시 법복을 입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법복 | 판사복
소매가 넓고 가슴 부위에 무궁화 문양이 수놓인 검은색 법복으로 문양의 색깔은 판사가 흰색, 검사가 황색, 변호사가 자색이었고, 법모는 무궁화 문양에 태극장이 수놓아졌습니다.
첫번째 법복 | (좌) 검사 법복 (우) 변호사 법복
하지만 오동나무 무늬가 무궁화로 바뀐 것 외에 일제 강점기 법복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에 1966년 법복이 다시 바뀌게 됩니다.
판사의 법복
1966년 법복은 대법원 규칙 제268호 [법관복에 관한 규칙]이 제정되며 변화를 맞이했는데요, 미국의 법복을 참고해서 제작되었습니다. 대학 졸업식에서 입는 학위복과 비슷한 모습으로, 법모는 이때부터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무궁화 무늬도 사라졌습니다.
이때부터 변호사는 법복을 착용하지 않았고, 판사와 검사는 넥타이를 착용하기 시작했어요. 관례적으로 검은색 바탕에 흰색 사선 줄무늬가 있는 넥타이를 사용했습니다.
여성 법관의 법복은 1973년 대법원 규칙 제517호에 의해 처음 별도로 마련되었고, 법복 모양은 남성과 동일했지만, 처음에는 넥타이 대신 검은색 벨벳 줄을 착용하도록 했어요.
1986년 넥타이 규제가 없어짐에 따라 여성 법관에 대해서도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벨벳 줄 제한이 없어졌어요. 남성은 1992년 9월 1일 이후 1998년 현재의 개정된 법복까지 무늬 없는 검자주색 넥타이를 착용하였습니다.
현재 판사의 법복
드라마 '소년심판' ⓒNetflix
드라마 '소년심판' ⓒNetflix
오늘날 법정에서 볼 수 있는 법복은 1998년 사법 50주년을 맞아 개정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전통 의복인 두루마기에서 착안하여 현재 법복이 탄생했습니다. 검은색 천에 검자주색 띠가 가미됐습니다. 띠의 앞단에는 법원 상징 문양이 새겨져 있고, 뒤쪽에는 전통적인 매듭장식을 넣어 한국적인 미를 가미하였습니다.
법복의 앞쪽, 뒤쪽에 수직의 주름을 넣었는데, 외부 영향에 동요하지 않는다는 법관의 강직함을 상징합니다.
(좌)남성용 법복 / (우) 여성용 법복
넥타이도 변했는데요. 남성 판사의 경우 짚은 회색에 법원 문양이 새겨진 넥타이가, 여성 판사에게는 두 번 접힌 모양의 회색 에스코트 타이를 착용하도록 바뀌었습니다.
검사의 법복
드라마 ‘비밀의 숲’ ⓒtvN
검사는 판사와 마찬가지로 재판에서 법복을 입습니다. 간혹 법복 대신 정장을 입고 있는 검사도 있긴 한데요, 이들은 공판검사가 아니라 수사검사입니다.
피고인을 대리하는 변호사는 법복이 따로 없는데요. 영국의 검사와 변호사는 모두 법복을 입으며 미국은 양측 모두 법복을 입지 않는 등 국가별로 법복 착용 관행에 차이가 있습니다.
검사복 변천사
(출처 : 뉴스톱 https://www.newstof.com/news/articleView.html?idxno=11456)
참여관의 법복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스틸컷
드라마 ‘소년심판’ ⓒNetflix
참여관은 법원사무직 공무원으로 재판에 참여하여 법정에서 재판의 진행 상황을 기록하는 조서 작성 역할을 수행합니다.
지금까지 법복의 유래와 역사, 직무별 법복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단순한 의복을 넘어 법복에 담겨있는 상징적인 사법의 정신적 가치를 느낄 수 있으셨나요?
앞으로도 흥미로운 사법의 역사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더 들려드릴 수 있도록 할 테니 계속 지켜봐 주세요.
[출처] 법원에서 입는 법복이란? : 판사 검사 참여관 법복의 의미와 역사|작성자 대한민국 대법원